(📍함양) 로컬 에디터, 횬 |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로컬라이프는 어떨까? 고령친화형 청년마을 고마워, 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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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횬,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로컬라이프는 어떨까? 고령친화형 청년마을 고마워, 할매



안녕하세요, amazing aging 의 김의현입니다. 오늘은 ‘고령친화형 청년 마을, 고마워 할매’를 소개합니다. 


혹시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사업에 대해 아시나요? 지방소멸지역에 청년을 유입하기 위해, 총 3년의 기간 동안 청년마을을 지원하며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입니다. 


‘고마워, 할매’는 2022년부터 해당 사업에 참여 중인 곳으로, ‘고령친화형’ 청년 마을이라는 것은 amazing aging의 해석이에요. '고마워, 할매'의 활동이 청년의 지역 정착을 돕기도 하지만 지역 주민인 할머니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로컬라이프는 어떨까요? 고마워, 할매의 이야기 함께 읽어봐요. 



'고마워, 할매'의 인터뷰를 생생한 목소리로 듣고 싶다면? 

amazing aging Ⓒ



반갑습니다. 먼저 ‘고마워, 할매’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엄지 언니 고마워 할매는 ‘시골 할매와 도시 손녀의 맛있는 이야기’라는 슬로건 아래,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토박이 할머니들과 함께 외지 청년이 창업 실험을 해보는 청년 귀촌 자립  3개년 프로젝트예요.

푸름 언니 ‘숲속언니들’을 주축으로 고마워 할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숲속언니들’은 저희를 포함해서 현재 모두 다섯 명인데, 20대 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이루어져 있어요. 


‘맛있는’ 이야기라면 요리를 매개로 할머니들과 청년들이 만나고 있는 걸까요? 


엄지 언니 정답입니다. (웃음) 청년이랑 할머니, 요 관계를 들여봤을 때 살아 온 기간과 시대가 다르잖아요. 청년들과 할머니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대관계를 맺을 방법이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었어요. 할머니들이 속해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찾아보면서 분석해 봤을 때, 할머니들께 익숙하면서도 청년들도 관심을 두는 분야가 요리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요리로 두 세대를 연결해 보기로 했어요.



실제로 할머니들과 청년들의 반응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요리가 가교 역할을 잘 해주었나요?

 

푸름 언니 매개체로 요리를 선택한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저희 프로젝트가 세대도, 사는 곳도 다른 남남이 갑자기 만나는 일이라, 다른 활동 할 때는 다들 조금 어색해하고 낯설어하기도 해요. 그런데 요리할 때만 되면 청년들도 친근하게 다가가고 질문도 많아져요. 어떻게 레시피를 완성하게 되셨는지, 언제부터 드셨는지 질문이 끊임없이 나오거든요. 또 할머니 중에서 낯을 가리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요리할 때 만큼은 서먹함 없이 굉장히 잘 알려주시고요.


할머니 한 분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서 저희에게 제안을 주시기도 했어요. 청년들한테 새로운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고요. 그래서 청년 참여자가 할머니들께 MZ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요리를 가르쳐드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죠.


 

숲속 언니들 Ⓒ



그런데 왜 할머니들이었나요?
청년이 지역을 경험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한다고 할 때, 여러 방식이 있을 텐데
그중 왜 ‘할머니들과 교류’를 선택했는지 알고 싶어요.


푸름 언니 저희가 할머니들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처음부터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방향으로 기획을 정하고 준비했는데 저희를 도와주셨던 지역 주민 대다수가 할머니들이었거든요. 

한 가지 더는, 아무래도 도시 청년들은 개인주의나 경쟁 사회에 익숙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청년들이 함양에 와서 할머니들 개개인의 레시피, 지역 농산물을 바탕으로 지역을 접하게 되면 지역에 좀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되면 일반적인 귀촌 프로그램보다는 더 단단하고 따뜻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라고 기대했고요.



고마워, 할매가 ‘나이듦에 친절했던 순간’


혹시 함양 할머니들과 도시 청년들 사이에 이루어진 공감대가
지역이나 할머니들께 미친 긍정적인 영향이나 기여가 있을까요?


엄지 언니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뒤돌아보니 저희 프로젝트가 고령 친화적으로 작용했던 순간이 있어요. 작년에 프로그램을 함께하셨던 할머니들을 마무리하는 자리에 초대하면서 약속 시간을 말씀드렸어요. 모두 오신다고 하셨는데 그중 할머니 한 분이 안 오셨어요. 그래서 ‘숲속언니들’에서 할머니들과 소통을 맡는 언니가 할머니 댁에 찾아갔는데 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계셨어요. 다행히 빠르게 발견해서 할머니께서 고비를 넘겼던 기억이 있어요.


만약에 저희가 행사를 열지 않았고 만나기로 한 시간을 정하지 않았더라면 할머니를 찾아뵐 일이 있었을까, 할머니의 건강과 안전을 챙길 수 있었을까, 그 일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숲속 언니들 Ⓒ


고마워 할매를 통해 지역 내에 자연스럽게 사회관계망이 형성됐고,
그 사회관계망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던 거네요.


푸름 언니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게 아니긴 했어요. 할머니와 청년, 두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게 요리니까 그럼 요리를 같이 배우고 할머니들의 레시피를 기록하는 걸 해보자고 시작했던 거기 때문에 이 활동을 통해서 알게 된 노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할머니들도 고마워 할매가 지속되기를 원하시는 것 같은데 어떻게 지속되면 좋을지도 같이 해결해야 할 것 같고요. 기분좋은 책임감이 생기고 있어요. 



할머니들도 기다렸던 '고마워, 할매'와의 시간


할머니들도 프로젝트가 지속되기를 원하신다는 이야기가 참 반가워요.


푸름 언니 할머니들께 가볍게 소감을 받고자 프로그램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할머니들이 하셨던 말씀이, 고마워 할매 팀이 늘 할머니들한테 감사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할머니들이 저희한테 감사하다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 소감에 눈물바다가 연출이 됐던 적이 있어요.

할머니들이 적어준 소감을 저희가 가져왔는데 읽어드리고 싶어요.


“참여 안 할 때는 할머니끼리 그냥 마을회관에 앉아서 수다떨고 이렇게 했는데 요새는 청년들이 오면서 다 같이 시간 보내고 하니까 재밌어지고 뭐 할지 기대되고 그런 시간이 있었다.”

“좀 밝아졌다고 그럴까. 세상 사는 거, 다 똑같이 느껴졌는데 이렇게 즐겁게 놀고 많이 웃으니까 좀 활발해진 것 같고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보면 되게 반갑다.”. 


“우리는 시골에서 농사만 할 줄 알았지, 다른 건 잘 모르는데 우리도 레시피 알려주지만, 우리 손녀들도 우리가 생전 보지 못했던 음식을 해주니까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 느껴요.”


 

숲속 언니들 Ⓒ


제 마음도 따뜻해지네요.
할머니들과 이렇게 끈끈해질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특별한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푸름 언니 비결이라기보다는 할머니들이 저희와 함께하면서 조금 편하다고 느끼시는 점이 할머니들을 전담해서 소통하는 담당자가 저희 내부에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해요. ‘숲속언니들’에서 대외협력팀장을 맡고 있는 50대 반지언니가 할머니들이랑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뇌졸중 때문에 쓰러져 계셨던 할머니를 발견한 건도 반지 언니였어요.



로컬에서 고령친화 상생모델이 지속되려면,


고마워 할매가 지역에서, 특히 할머니들께 점점 더 든든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고마워 할매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엄지 언니 처음에 고마워 할매가 3개년 프로젝트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올해 2024년이 그 3개년의 마지막 해라서 이제 곧 행정안전부에서 받는 지원이 끝나요. 누군가의 지원 없이도 할머니들과 지속해서 함께하려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봤을 때 일단은 수익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계속 고민했던 게 할머니와 비즈니스 관계를 이뤄낼 수 있는가, 지역민들과 협업해서 수익이 일어날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가였어요. 작은 시도로서 밀키트나 식당을 운영해 보기도 했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저희도 아직 탐구하는 과정이지만 지속 하고 싶다! 는 마음입니다.


푸름 언니 중장기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의 부재도 꼭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역이 보통 단기적으로 머무를 숙소는 갖추고 있지만 한 달 이상, 두 달, 석 달, 혹은 그 이상 동안 지역을 경험해 보고 싶은 참여자들을 위한 공간이 거의 없어요. 지역과 중장기적인 접근이 굉장히 어려워요.


로컬에서 고마워 할매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지역민들과 교류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생각보다 되게 많거든요. 하지만 머물 공간이 없으니까 아예 시작해 보지도 못하고 떠나버리는 사람들이 실제로 꽤 많거든요. 지역에 청년들이 많이 찾아오게 하려면 물론 인적인 면도 그렇고 행정적인 면도 분명히 더 필요하지만 일단 머물 공간이 없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주거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고마워, 할매 모델이 다른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

숲속 언니들의 생각 자세히 들어보기



앞으로 ‘숲속 언니들’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일단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청년들이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을 공유하면서 화목하게 사는 마을을 이루는게 저희의 최종 목표예요. 새로운 창업 아니면 창직의 길을 모색하는 그런 공간을 가꾸고 싶어요.

‘고마워 할매’를 다녀가는 로컬 청년들이 많아져서 저희 함양뿐만 아니라 다른 인구 소멸 지역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청년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숲속 언니들 Ⓒ


인터뷰/글  횬, 연선
사진 출처 숲속 언니들



‘고마워, 할매’ 프로젝트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나이듦에 관한, 특히 멋져버리는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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