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과 정착이주민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축제의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사람로컬복덕방 

열여섯 번째 손님 : 김쿼카


복덕방의 진짜 뜻 알고 있나요? 복 복(福), 큰 덕(德), 방 방(房)- 말 그대로 복과 덕을 나누는 방이에요. 큰 복과 덕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구한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옛날에는 거처를 구하는 일이 연륜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복덕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삶의 지혜나 가르침, 마음의 안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마치 사랑방처럼요.


2024 로컬복덕방은 탐방러들의 이야기를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에요. 여러분의 고민을 탐방에 남겨주시면, 탐방레터에 담기고 한 주 동안 많은 탐방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다음 탐방레터에 공유해요. 집단지성- 머리를 모으면, 생각지도 못한 지혜와 응원, 위로, 복과 덕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열여섯 번째 손님, 김쿼카

❝ 원주민과 정착이주민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축제의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


😀 김쿼카 (울산 출생, 귀향한 2년 차 문화기획자)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5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로컬 콘텐츠 제작이나 축제 기획을 하는 2년 차 문화기획자 김쿼카입니다.
  • 도시 생활에 피로감을 느끼고, 고향으로 돌아와 제가 느낀 로컬의 매력을 소소하게 공유하려고 SNS를 시작했어요.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활동을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생겼고, 감사하게도 작은 마을 축제 기획 제안도 받았죠.
  •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다 보니 이주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요. 새로운 공간과 지역 커뮤니티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더라고요.


😔 김쿼카의 고민 

  • 제가 기획하는 마을 축제를 원주민과 이주민이 서로 가까워지는 기회로 만들고 싶어요. 물론 한번에는 어렵겠죠. 이후에도 마을 안에서 이주 청년들이 무사히 정착할 수 있게 돕고, 원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요.
  • 이럴 때 하면 좋은 마을 프로그램이나 축제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좋은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주민과 원주민이 함께 하는 마을 행사에서 생긴 에피소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쿼카님에게 답장이 도착했어요.

울산에 사는 ‘지글지글’, 청주에 사는 ‘김푸릇’ 님의 답장을 전해요. (답장의 내용은 탐방이 일부 수정, 발췌하였어요.)



💌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해 보세요.

프로그램 축제를 진행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교류할 기회를 먼저 만들어보세요. 저는 울산에 정착한 지 10년이 되었어요. 산청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후, 마을 분들 도움 덕분에 정착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웃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먼저 다가가야 하지만, 저처럼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이주민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미 형성된 무리 속에 껴서, 대화를 나누기는 더 어렵기도 하고요. (세상에 외향인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먼저 용기를 내, 스몰 토크를 하러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날씨, 맛집, 농사일 등등 몇 가지 주제를 준비하고 기계적으로 묻고 다녔죠. 처음엔 조금 어색했는데요. 이제는 뭐 말이 술술 나온답니다.


그러다 주민분들이 주말에 즐길게 없다는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어요. 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몇 상인분과 함께 행사를 기획했죠. 지역에 새로 온 친구들을 발견해, 초대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마치 시골판 ‘유퀴즈’ 같은 느낌을 추구했지만… 가끔은 청문회 같기도… 좀 하다 보니 동네 소문이 나 많이들 오셨어요. 물론 운영하는 사람이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너무 이주민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도 좋지 않아요. 그래서 생일인 원주민들도 모아 축하해주는 순서도 만들었죠. 또 원주민과 이주민 모두 낯선 프로그램도 효과가 좋아요. 명상, 쿠키만들기, 라탄공예 등등 함께 배워보는 거죠. 다같이 모르니까 소외될 일도 없고 대화 거리도 생기는 효과가 있어요.

from, 🤠 지글지글 탐방러
(울산에 사는 14년 차 자영업자)



💌  세대간의 어우러짐, 마을 자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안녕하세요, 청주에 정착한 지 5년 된 청년 농부 김푸릇입니다. 저도 이곳에 와서 처음엔 지역 주민들과 소통이 쉽지 않았는데요. 특히 세대 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어요. 하지만 농업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조금씩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선, 주민과 정착이주민은 생활습관이나 삶의 방식이 다르고 세대 간 문화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처음부터 마음이 맞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데 의미가 있는 거 아닐까 싶어요.


아직 프로그램·축제의 테마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마을의 자원과 연계하여 공통 관심사가 있는지 찾아보세요. 교육이나 마켓을 진행해봐도 좋겠죠. 저희 마을은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농업이라는 같은 관심사가 있다 보니 함께 농업 기술을 배우는 ‘농촌 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학교를 운영하며, 어르신들은 전통 농업 지식을 청년들에게 전수하고, 청년들은 새로운 농업 기술이나 온라인 마케팅 방법을 공유했어요. 이 과정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확장할 수 있었어요.


또 하나, 농사철에는 일손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 지역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삶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농사처럼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상황은 아닐 수 있지만, 지역 주민들이 도움이 필요한 문제를 찾아 함께 해결하는 기회로 삼아 보는 건 어떨까요? 원주민과 정착이주민을 구분짓지 않고 각자가 문제 해결을 위해 존중하며 대화한다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from, 🤠 김푸릇 탐방러
(청주에 사는 5년 차 농부)



✍️ 탐방의 참견

농촌마을 갈등은 오랫동안 귀농귀촌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로 여겨져 왔어요. 심지어 전라북도는 변호사와 노무사로 구성된 농촌마을 갈등 조정 지원단을 운영하기도 했죠. 탐방이 만난 귀농귀촌인이 추천하는 것은 ‘단계적 이동’이에요. 처음부터 시골마을에 들어가 살기 보단, 도시에서 시골로 차근차근 이동해가는 거죠. 마치 찬물 들어갈 때 손발부터 적셔 들어가는 것처럼🏊 시간은 조금 걸려도, 귀농귀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랍니다.


1️⃣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지역 탐색하기 ㅣ이주살이,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월요일 탐방레터의 <탐방아, 로컬해>를 눈여겨 보는 것도 방법!

2️⃣ 군청 근처 등 시가지에 살면서 시골 마을 탐색하기 ㅣ 한 통계에서는 바로 시골집 살이를 한 귀농귀촌인보다, 시(읍)내의 아파트/다세대 주택으로 이주한 귀농귀촌인의 정착이 더 성공적이었대요.

3️⃣ 시골 마을에 작은 텃밭을 얻고 ‘왔다 갔다~’ 마을과 교류해보기ㅣ 무엇이든 실험과 경험이 필요한 법! 마을사람들과 대화할 거리, 텃밭보다 좋은 건 없을 걸요?

4️⃣ 여기다 싶으면 GO, 아니다 싶으면 STOP ~ 다른 마을로! ㅣ평생 직장은 없듯이, 평생 거주지가 있을까요? 언제든지 더 맞는 곳, 더 좋은 경험이 있다면 떠나도 괜찮아요.


🔽 탐방 인터뷰, 이주 선배들의 경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아래 텍스트를 클릭하면 인터뷰로 연결돼요)

📍상주(조우리 탐방러) “남편이 갑자기 귀농하자는 거예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강릉(김나훔 탐방러) “인생이 정착이라는 것도 없고 크게 보면 다 여행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속초(정다흰, 이주영 탐방러) “강릉, 양양, 속초를 많이 돌아다녔죠. 그중 속초가 우리한테 알맞은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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