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입니다.

제주도│조여름(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인터뷰 ep.58



*이 콘텐츠는 미디어창비로부터 광고비를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복잡한 대도시를 떠나려면 많은 걸 포기해야 한다고 하죠. 그중에서도 우리를 가장 주저하게 하는 건 먹고사는 방법, 일자리가 아닐까요? 지역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직업의 수도 적어지는 것 같거든요. (;´・`)>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 여름님은 서울을 떠나, 6년 동안 작은 도시를 옮겨 다니며 직장 생활을 했대요.(서울에서 상주, 의성, 제주까지!) 농업, 창업이 아닌, 봉급 생활자로서의 로컬살이. 여름님은 자신의 경험을 온라인 플랫폼, 브런치에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누적 33만 뷰라는 기록을 세웠죠. 편견을 깨뜨리는 여름님의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는 가능합니까?> 브런치 시리즈가 책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로 출간되었어요. 봉급 생활자에서 작가로 거듭난 여름님을 만나보아요.


책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탐방



스스로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죠.


대학부터 직장까지 10년 정도를 서울에 살았어요. 직장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잠시 전주에 살기도 했고요. 하던 일을 내려놓고, 고향인 상주로 간 지 이제 딱 6년이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작가를 꿈꾸다 보니 공공기관에서도 글쓰기와 관련한 일을 해왔는데요. 서울, 상주, 의성, 제주까지 10년의 직장 생활을 지나, 얼마 전부터는 작가의 삶을 시작했어요. 직장을 그만둔 이유요? 빌딩 숲속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고 회사가 어려운 적도 있었죠. 그래서 당시 다른 동료들도 퇴사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때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졌죠. ‘내가 평생 여기서 살 수 있을까? 내가 도시에서, 과연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더군요. 주변만 봐도 능력 있는 사람들이 흔했거든요. 하지만, 대도시에 머물고 공공기관에서 정년을 보내는 게 어쩌면 나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보게 된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트리거가 된거죠.(웃음) 영화를 보면 시골에서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정말 행복하게 지내잖아요. 어렸을 적 상주에서 생활이 떠오르더라고요. 그 행복이 뭔지 알고 있었던 거죠. ‘굶어 죽지는 않을 테니, 한 번 해볼까?’ 스스로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골로 갔죠.


굶어 죽지는 않을 테니, 한 번 해볼까? ©탐방


안정적인 삶을 좋아해요. 시골로 과감하게 떠난 것도 고향이었기에 가능했죠. 안정적인 삶이 가능한지 나름 계산했거든요. 대도시가 오히려 위험부담이 커요. 높은 집값뿐만 아니라, 커리어도 그래요.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커리어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시골에서도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대도시에는 스펙 좋은 사람들도 많고 경쟁도 심하잖아요. 반면 시골에서는 눈에 띄는 사람이 돼요. 워낙 젊은 사람들이 없다 보니 필요한 사람이 되고, 그에 맞는 대우도 받고요. 

좀 더 현실적으로 말씀드려볼까요?(웃음) 예전부터 저는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서울에서도 책과 관련된, 글로 홍보를 할 수 있는 업을 찾았어요. 그렇게 문화 관련 공공기관에 취업했고, 그 분야에서 꽤 월급을 잘 주는 편이었음에도 한 달에 230만 원 정도를 받았죠. 그런데 시골에 갔더니, 거의 2배의 월급을 받았어요. 한곳에만 머무르면, 그곳의 방식으로만 사고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울의 평균임금이 시골의 평균임금보다는 훨씬 높겠죠. 하지만, 내 임금은? 나의 능력이 발휘되는 정도는? 그건 평균과 다를 수 있어요.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요.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중에서도 한 빵집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빵집을 운영하는 그 친구는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8년을 일했어요. 그리고 신도시에서 창업했는데, 사람이 너무 적었대요. 그때 생각했죠. ‘아, 여기는 입지가 안 좋다!’ 근데 막상 인구수가 적은 의성에 내려왔는데, 장사가 너무 잘되는 거예요. 언론에도 소개되고, 단체 계약도 지속적으로 생기고요. 알고 보니, 하나의 빵집당 전체 인구수가 의성이 훨씬 많았던 거예요. 대도시의빵집보다 의성군의 빵집에 찾아올 사람들이 더 많았던 거죠. 의성에는 빵집이 손에 꼽힐 만큼 적으니까요.


의성군의 빵집 이야기: 인구수가 적은 의성에 내려왔는데, 장사가 너무 잘되는 거예요. ©탐방



'봉급 생활자'를 선택했어요.


대도시를 떠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 있잖아요. “나, 농사지어야 하나?” (웃음) 시골의 농사를 만만하게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도시에 대기업이 있듯이, 시골에는 그만큼 정말 스펙 좋은 농사 전문가, 농부가 있는 거예요. 아무런 경험도 없는 초짜가 그들과 경쟁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 생각은 용기보다는 오만이죠. 서울을 떠나 상주에서 농사를 지었던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들릴까요?(웃음) 책에도 나왔지만, 저의 농사경력은 거의 20년이에요. 농부의 딸이죠.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농사를 접했어요.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이 있었고요. 이런 저조차 막상 농사를 지어보니, 너무 어렵더군요. 농업 기술도 많이 배워야 하고, 자본도 있어야 하고,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하더라고요. 귀촌한다고 해서 꼭 농사를 지을 필요는 없어요. 각자 하던 일, 업은 아니었어도 잘하는 일을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봉급 생활자’를 선택했어요. 농사, 창업을 할 깜냥도, 그에 맞는 능력도 없었거든요. 내가 생각하는 삶의 방향과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았죠. 일단, 저는 공공 분야의 일을 좋아해서 오랫동안 했고, 두 번째로 글을 쓰거나 문화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상주에서 임기제 공무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된 거예요. 보도자료와 각종 홍보 메시지를 쓰는 업무였는데, 저에게는 최상의 일자리로 느껴졌어요. 글을 쓰는데 공공의 일이기도 했으니까요. 지역에는 전문 분야를 맡아서 하는 임기제 공무원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공무원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던데, 능력자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일단 경쟁률 자체가 도시보다 훨씬 낮아요. 또, 공무원은 지역사회에 빠르게 스며들 수 있어요. 이주민이라면 이 부분이 가장 큰 장점 같아요.


여름님의 제주살이  (좌 ©탐방  우 ©조여름)


서울의 봉급 생활과 작은 도시의 봉급 생활은 달라요. 서울에서 집과 직장은 보통 꽤 많이 떨어져 있죠. 하지만, 작은 도시에서는 보통 회사 근처에서 살아요. 힘든 출퇴근이 없어진달까요? 삶이 단순해지죠. 회사에서 일에 집중하고, 회사 밖에서는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건물도 높거나 빽빽하지 않고, 자연이 가까이에 있고요. 자연이 주는 치유는 참 대단해요.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지치셨던 분들도, 시골에 머물면 금방 낫더라고요. 의성에서 살던 집도 창문을 열면 바로 산이었거든요. 특히 비 내리는 날이면, 멍하니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느낌이라니까요.

도시보다 건강한 음식을 먹을 확률도 높아지죠. 지역 농산물이 많으니, 가격부터 저렴하잖아요. 서울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너무 비싸요.(웃음) 가격이 아니더라도, 바쁜 일상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만 찾게 되고요. 저도 서울에서 인스턴트 정말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작은 도시로 가면, 인스턴트 음식을 파는 가게부터 찾기 어려워요. 그만큼 하나로 마트에 더 많이 가게 되는데, 신선한 로컬푸드가 가득하고 가격도 저렴하죠. 건강한 음식을 도시보다 더 쉽게, 자주 접하는 거예요.



지방살이에 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어요.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는 지방살이를 꿈꾸지만, 막연한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정답은 아니지만, 제 경험과 글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방살이에 농업과 창업. 오직 두 가지 길이 아닌,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지방의 임기제 공무원의 생활은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잖아요.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말하고 싶었던 건 ‘지방살이에 관한 편견’이었던 것 같아요. 일자리가 가장 대표적인 편견 중의 하나고요.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교육 문제에서도 편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족을 꾸리면 자녀 교육을 위해 꼭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더 많은 정보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실제로 명문대에는 서울 출신의 입학생 수가 압도적이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빵집과 비슷한 오류가 있을 수 있어요. 저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주변에 의대, 서울대, 연고대 등 좋은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이 꽤 많거든요. 물론, 전체 학생 수는 아주 적죠. 고향인 상주시 전체에 한 학년이 600명밖에 안 되거든요.* 이 수치가 서울의 학생 수와 비교가 되겠어요?(웃음) 단순히 서울대 입학생 중 서울 출신이 몇 명, 상주 출신이 몇 명이라고 비교할 수는 없는 거죠. 부모 입장이 아니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교육에도 분명 지방살이에 관한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상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상주시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501명, 중학교 입학생 수는 652명이었어요. 반면, 2023년 서울시의 초등학교 입학생은 6만 6,324명이었어요. 


지방살이를 꿈꾸지만, 막연한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탐방


지방살이를 꿈꾸는 분들께 꼭 당부하고 싶은 건, 지방살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개척자가 되어야 한다는 거대한 다짐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새로운 지역, 분야, 집단에 대한 개척도 물론 좋죠. 그런데, 그것보다 먼저 스스로를 잘 들여다보시길 바라요. 나의 경험, 능력, 성향, 목표를 섬세하게 살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편견 없이 이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지역을 탐색한다면, 분명 저도 몰랐던 그 분만의 지역살이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 책 선물 이벤트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여름님의 책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를 선물로 들고 왔어요. 여러분도 여름님처럼 다른 도시에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나요? 있다면 떠오르는 도시와 이유를 탐방에 남겨주세요. 잠깐이나마 생각을 기록하는 것 만으로도 로컬로 향하는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요. 20명을 선정해 책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를 보내드릴게요. 

*이벤트는 7월 23일(화) 낮 12시까지 참여할 수 있어요.


 내가 살고 싶은 작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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