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엄마와 일년살이,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사람로컬복덕방 

열세 번째 손님 : 파이리


복덕방의 진짜 뜻 알고 있나요? 복 복(福), 큰 덕(德), 방 방(房)- 말 그대로 복과 덕을 나누는 방이에요. 큰 복과 덕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구한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옛날에는 거처를 구하는 일이 연륜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복덕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삶의 지혜나 가르침, 마음의 안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마치 사랑방처럼요.


2024 로컬복덕방은 탐방러들의 이야기를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에요. 여러분의 고민을 탐방에 남겨주시면, 탐방레터에 담기고 한 주 동안 많은 탐방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다음 탐방레터에 공유해요. 집단지성- 머리를 모으면, 생각지도 못한 지혜와 응원, 위로, 복과 덕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열세 번째 손님, 파이리

❝ 퇴사 후 엄마와 일년살이,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


😀 파이리 (서울 출생, 서울에 사는 13년 차 디자이너)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퇴사를 앞둔 직장인입니다.
  • 10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니,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날 때부터 서울에 살았더니 서울도 이제 지겹고 답답하기만 하고요.
  •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요. 훌쩍 1년간 혼자 떠나볼까 하니, 괜히 혼자 남을 엄마가 걱정되기도 하더라고요. 얼마 전, 이효리가 엄마와 단둘이 여행가는 TV 프로그램을 봤는데 엄마와 함께 떠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귀농·귀촌에 뜻이 있는 건 아니고, 1년 뒤에는 서울로 다시 돌아올 예정입니다. 정말, 휴식과 여행이 주요한 목적이죠. 또, 엄마와의 추억도 중요하고요.


😔 파이리의 고민 

  • 엄마와 1년살이!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농촌도 좋고, 바다가 있는 곳도 좋아요. 다만, 산속은 좀 무서울 것 같아요. 60대 엄마와의 1년살이 장소라 더 고민이 되네요.
  • 여러분은 장기간 여행을 하면 보통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1년살이 정도면, 지역의 커뮤니티에도 참여할 수 있을까요?



파이리님에게 답장이 도착했어요.

많은 탐방러들이 파이리님에게 답장을 보내왔어요. ‘제주’에 사는 ‘마코리’님과 ‘서울’에 사는 ‘감자’님의 답장이 도움이 되길 바라요. (답장의 내용은 탐방이 일부 수정, 발췌하였어요.)



💌  관광지와 로컬의 매력을 갖춘 제주도 구좌읍을 추천해요.

제주도, 그중에서도 구좌읍 부근을 추천해요. 저는 현재 5년 차 이주민으로 제주에서 거주하고 있는데요. 구좌읍에 거주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근 지브리샵, 런던베이글뮤지엄 등이 생기고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라 진입장벽은 낮은 것 같아요. 관광객들이 늘어나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아졌어도, 여전히 농사를 짓는 등 제주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요. 제주라는 지역 특성상 자동차가 필수적인 것은 단점이지만, 차가 있다면 성산, 제주 시내 모두 30분 정도 소요 되어 도시에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아요. 또 (한라산), 바다(함덕, 월정리 등)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게 제주의 장점인 것 같아요!


제주에는 '괸당*'이라는 문화가 존재하는데요. 최근에는 정착한 이주민분들이 늘어나면서 타지인을 배척하는 문화는 사라지고, 서로 끈끈하게 뭉치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농부들의 커뮤니티를 알아보시면 지역 정보나 문화 활동을 빠르게 알아볼 수 있답니다! (농부가 아니어도 지역에 관심만 가진다면 농부들과 친하게 지내기 OK!)


*’괸당’이란 친척을 뜻하는 제주방언이에요. 육지의 친척이 보통 혈연관계만을 의미하는 거라면, ‘괸당 문화’는 혈연을 넘어 지연, 학연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공동체 문화를 말해요.

from, 🤠 마코리 탐방러
(제주에 사는 5년 차 대학생)



💌  서울에서 공항으로 갈 수 있는 여수 어떠세요?

1년살이라면 여수를 추천해요. 저는 서울에 살다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남편과 함께 여수로 한달살이를 떠났는데요. 자차를 가지고 떠나긴 했지만, 김포공항에서 1시간 정도면 여수에 갈 수 있어서 급한 일이 있을 땐 공항을 통해 서울에 다녀오기 편하더라고요. 서울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KTX로 3시간 정도이기도 해요. 여수 중심가로 1년살이 집을 구한다면 큰 불편함은 없으면서도 소도시의 여유로운 삶도 다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여행지로 유명한 여수지만, 찾아보니 덜 알려지고 조용한 여행지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이 여수로 놀러 오셨을 때, 가족과 느긋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다 왔는데요.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여수 갯벌노을마을, 봉황산 자연휴양림 추천해요. 여수 중심가에서 가까운 오동도도 좋고요. 여수엔 금오도, 거문도, 장도 등의 많은 섬이 있어서 도시와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짧은 시간이라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한달살이 준비하면서 로컬콘텐츠 기업이나 여수 로컬살이를 기록하시는 분에게서 여수 여행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요. 로컬크리에이터나 로컬 콘텐츠 기업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지역 커뮤니티와 접점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from, 🤠 감자 탐방러
(서울에 사는 9년 차 교사)



✍️ 탐방의 참견

부모님이 제주도 일년살이를 고민할 때, 도와드린 적이 있어요. 열띤 토론 끝에 결국, 한달살이를 여러 지역에서 해보는 것으로 방향을 바뀌었지만요. (제주에서 한 달, 속초에서 한 달, 여수에서 한 달~) 가장 고민되었던 건 ‘집’을 고르는 것이었어요. 당연히 만족할 만한 제주도의 집을 1년을 빌리는 가격은 꽤 비쌌죠. 그렇다고 전세가 가능한 2년살이는 부담이 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부모님은 한달살이를 꽤 만족해하셨어요. 서귀포의 외진 곳에서, 바다도 실컷 보고 힐링도 제대로 하셨답니다. 미용실이나 병원 같은 편의시설 이용도 한 달 정도는 참았다가 할 수 있으니, 무리는 안되더라고요. 적응이 되셨는지 지금은 파이리님처럼 1년살이를 준비하고 계신답니다.(자신감 뿜뿜) ‘파이리’님도 너무 고민이 된다면 일단 한 달간 여행하는 걸 추천드려요.


마코리님과 감자님이 추천한 도시들도 좋을 것 같아요. 제주와 여수에는 비슷한 여행자도 많고 주변에 여행할 곳도 많기 때문이죠. 엄마와 둘이 긴 여행을 떠난다니! 부러운데요. 나중에 꼭 탐방에 후기 들려주세요. 아참! 편집디자이너이시니까, 경험을 책으로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베스트셀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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