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서울을 떠나고 싶어요. 근데, 먹고 살 수 있을까요?

  사람로컬복덕방  

첫 번째 손님 : 루루


복덕방의 진짜 뜻 알고 있나요? 복 복(福), 큰 덕(德), 방 방(房)- 말 그대로 복과 덕을 나누는 방이에요. 큰 복과 덕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구한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옛날에는 거처를 구하는 일이 연륜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복덕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삶의 지혜나 가르침, 마음의 안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마치 사랑방처럼요.


탐방의 로컬복덕방은 작년에, 로컬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자며 야심 차게 문을 열었어요. 단 2회 만에 막을 내렸지만요… ꒰⸝⸝•。•⸝⸝꒱ 하지만, 작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더욱 ‘업그레이드’ 된 로컬복덕방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2024 로컬복덕방은 탐방러들의 이야기를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에요. 여러분의 고민을 탐방에 남겨주시면, 탐방레터에서 담기고 한 주 동안 많은 탐방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다음 탐방레터에 공유할게요. 집단지성- 머리를 모으면, 생각지도 못한 지혜와 응원, 위로, 복과 덕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첫번째 손님, 루루

❝ 복잡한 서울을 떠나고 싶어요. 근데, 먹고 살 수 있을까요? ❞


😀 루루 (서울 거주, 서울 출생, 편집디자이너)

  • 서울 토박이로 지내다 서울 탈출을 꿈꾸고 있어요. 제주와 강릉의 한달살이를 하며 ‘한 번쯤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몇 년 살아보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요.
  • 책이나 인쇄물을 만드는 편집디자인 일을 5년 정도 해왔고,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해요. 만약 로컬로 떠난다면 저만의 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루루님의 고민 

  • 아무래도 너무 시골보다는 제주, 순천, 강릉 등등 소도시 느낌의 로컬로 이주하고 싶어요.
  • 로컬로 떠나고 싶은 이유는, 제 커리어에 한계가 온 탓도 있어요. 매번 반복되는 일, 기계적인 업무도 그렇고, 자아실현의 욕구, 살짝 온 번아웃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어요.
  • 지방에는 디자인 사무실이 아무래도 서울보다 많지 않으니 개업을 하고 열심히 하면 먹고살지 않을까? 하지만 무지한데 용감하기만 한 저의 착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런 저에게 맞는 로컬은 어디일지, 난생처음 사무실을 내서 먹고 살 수는 있을지 걱정이에요. 또, 연고 없는 곳에서 디자인 일은 어떻게 의뢰를 받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네요.



루루님에게 답장이 도착했어요.

많은 탐방러들이 루루님에게 답장을 보내왔어요. 수많은 답장 중 재치, dung, 다나 탐방러의 답장을 공유해요. (답장의 내용은 탐방이 일부 수정, 발췌하였어요.) 루루에게 용기와 희망, 도움이 되는 정보와 의견을 보내준 모든 탐방러들 고마워요. ٩( ๑╹ ꇴ╹)۶



💌  B2G와 정책지원을 집중 공략해보세요.

춘천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어요. 루루님과 달리 더 작은 소도시에서 살다가 대학 생활을 위해 춘천에 정착해 지금까지 17년 정도를 살고 있죠. 지금은 두 번째 회사를 운영하며, 구성원들과 나름 알콩달콩 이런저런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는 10년 차 기획자예요.

함께 일하고 있는 서울 출신 친구는 경계인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으로 춘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 속에서 긍정적인 면들을 많이 찾아줘요. 물론 부정적인 것도ㅎㅎ. 일에 늘 진심이고, 방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주고요. 대표인 저보다 더 좋은 감각이 있어요(자랑)서울 인프라에서 얻은 경험과 영감들이 지역에서 큰 능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분야가 콘텐츠나 디자인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지역의 정체성도 중요하겠지만 먹고사는 문제 만큼은 트렌드도 중요하니까요.

루루님이 만약 창업한다면 일은 어떻게 하며 살아갈까, 막막하시죠? 제 주변에 디자이너들은 B2B나 B2C보다는 B2G 대상으로 일을 많이 하세요. 저희 팀도 마찬가지로 중간지원조직, 지자체 일이 대부분입니다. 공공이다 보니 대금 지급이 명확하고 업무의 난이도가 많이 높지 않은 것 같아요. 쉽다는 건 절대 아니고, 매년 반복되는 업무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아쉽게도 '파이'가 명확하죠. 확장성이 없는?

정리하면 지역으로 오세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다양한 정책지원이 있고(서울에 비하면 경쟁률 매우 낮습니다…) 좁다 보니 조금만 노력하시면 네트워킹이 쉬워요(좁은 게 안 좋은 것도 있겠죠…) 공공과 디자인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페이퍼 작업도 익숙하면 좋을 것 같고요! 이런 거로 불안감을 잠식시키면서? 나만의 브랜딩이나 제품 개발을 지속한다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모르는 다른 모델들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주변에서는 이러한 지향점으로 살아가고 계신 것 같아요.

from, 🤠 재치 탐방러
(춘천에 사는 10년 차 기획자)



💌  기존 서울의 거래처는 가져오세요.

지역(전주)에서 디자인, 일러스트,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소도시로 내려오시더라도 서울에서 거래하던 거래처는 가지고 내려오시는 걸 추천해요. 지역에서 일을 바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밥벌이는 크게 1인 출판(책판매), 굿즈 판매, 워크숍, 디자인(일러스트) 외주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디자인 일의 경우에는 지역에서 창작 지원사업을 받게 되면서 알게 된 인연으로 소개받아 기관 일을 하고 있어요. 단행본, 포스터를 주로 작업하죠. 서울에서 다녔던 출판사에서도 일을 받아서 하고 있어요. 일이 없는 시기에는 개인 프로젝트(1인 출판)나 만들고 싶은 굿즈를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 총 3번 텀블벅을 통해서 신간을 소개했습니다. 만드는 책이 창작 실용서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워크숍 수업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단행본은 독립서점, 온라인 서점과 거래하며 가끔 독립출판페어에 나가서 책과 굿즈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자택입니다만, 지역에서 아마 지원사업을 통해서도 사무실을 구하는 것도 가능하기도 합니다. 청년이면 도전해 볼 만한 지원사업이 더 많고요. 아무래도 서울권보다 경쟁이 낮은 편이라서... 붙을 확률이 높은 편이 장점이라면 장점일까요? 마찬가지 이유로 좁기 때문에 누가 뭘 하는지도 금방 알게 됩니다. 내려와서 오프라인 모임 등 다양한 루트로 이주한 것을 알리고, 그리고 가능하면 청년 이주 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어떤 지역은 한달살기 지원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주거 비용 지원하는 지역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잘 알아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from, 🤠 dung 탐방러
(전주에 사는 15년 차 디자이너)



💌  1달 살아보기, 이주를 위한 투자예요.

올드한 느낌의 단어일 수 있으나, 귀농·귀촌 세계에서 어른들? 또는 귀촌을 하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무작정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거기서 한 달이라도 살아보라고 조언합니다. 저는 별다른 직업 없이 속초에 '그냥' 와서 살고 있는데요(아무런 연고 없음, 정착할 생각 아직 없음). 지방은 개인의 직업이 없다면 알바로 먹고살아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속초는 관광지라서 이렇다 할 직업군이 없어요. 서비스직이 끝이더라고요.

작은 분식집을 내려고 해도 시장조사가 필요하듯이 무작정 오는 것은 좀 무모하다고 생각합니다. 와서 몇 달이건 살아보며 이 지역의 특성,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실현 가능한지를 살펴보세요. 저는 속초에서 약 1년 8개월 정도 살았는데, 겉으로 보이는 것과 정말 다른 도시랍니다. 그나마 외지인에 대한 배척이 없는 곳인데, 양양, 강릉의 경우 정말 세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지역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가서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가보세요. 더 많은 것을 잃기 전에 약간의 투자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긴 대부분 재택이 가능한 직업군을 가진 분들이 와서 살아요. 그리고 지역 청년들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죠. 나와 맞는 도시는 따로 있을 수 있어요. 편집 디자인 관련해서는 제가 아는 게 없지만,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속초 월세 웬만한 서울이랑 같아요. 지역이라고 집값이 저렴하다는 생각은 금물!

from, 🤠 다나 탐방러
(속초에 사는 2년 차 그루매니저)



✍️ 탐방의 참견

  • 재치님의 서울 출신 친구가 가진 ‘경계인의 시선’이란 말이 인상 깊었어요. 다른 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익숙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또, B2G 사업의 필요성도 공감이 가요. 지역에서 문화 활동의 기회가 적기에, 지역의 문화 소외 현상을 줄이기 위한 공공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고, 그에 맞춰 디자이너의 일감도 많아지고 있어요. 디자이너라면 지역에서 공공의 일을 원활히 수주할 수 있는 조건과 홍보를 준비하는 게 필요하겠어요.

  • dung님은 디자이너로서 아주 실용적인 조언을 해줬어요. 서울에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기부터 디자인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밥벌이를 생각하기, 서울에 비해 낮은 지원사업 경쟁률까지. 앞서 재치님도 언급하셨지만, 서울에 비해 낮은 지원사업 경쟁률도 로컬의 매력이에요. 공간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업 자금도 일부 지원 받을 수 있어요. 또 지원사업에 참여하면 지역 관공서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면서 외주 일을 의뢰받을 가능성도 커질 수 있어요.

  • 다나님은 이주하기 전에 한 달이라도 현지에서 생활해보길 조언해요. 로컬에서 하려는 일이 실현가능한지 미리 가늠해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속초와 같은 관광지는 직업군 서비스직이 대부분이라 그 외 직장을 찾기 힘들다고 해요.(제주도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주민들은 대부분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고 그게 아니라면, 정부지원 사업 등을 통해 길을 개척해야 하죠. 슬프지만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하는 법! 로컬에서의 직업 선택지가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2024년 복덕방의 첫 번째 손님, 루루님 덕분에 디자이너가 서울에서 소도시로 이주하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재치, dung, 다나님은 공통으로 B2G와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인구 규모가 작을수록 공공의 역할이 커지는 것 같아요. 이외에도 이직보다는 창업, 프리랜서로서의 루루님을 응원한다는 답장이 많이 도착했어요. 탐방도, 루루님만의 로컬을 찾아 일상을 채워나가길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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