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일도 고려해야 할까요?

 사람로컬복덕방 

스물두 번째 손님 : 워닝


복덕방의 진짜 뜻 알고 있나요? 복 복(福), 큰 덕(德), 방 방(房)- 말 그대로 복과 덕을 나누는 방이에요. 큰 복과 덕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구한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옛날에는 거처를 구하는 일이 연륜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복덕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삶의 지혜나 가르침, 마음의 안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마치 사랑방처럼요.


2024 로컬복덕방은 탐방러들의 이야기를 구독자들과 함께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에요. 여러분의 고민을 탐방에 남겨주시면, 탐방레터에 담기고 한 주 동안 많은 탐방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다음 탐방레터에 공유해요. 집단지성- 머리를 모으면, 생각지도 못한 지혜와 응원, 위로, 복과 덕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스물두 번째 손님, 워닝

❝ 로컬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일도 고려해야 할까요? ❞


😆 워닝 (충주 출생, 지역살이를 꿈꾸는 8년 차 연극인)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무대공연과 관련된 여러 일을 하고 있는 8년 차 연극인입니다. 기획과 연출 그리고 배우로서 무대에 오를 때도 있는데요. 틈날 때마다 가장 중요한 관객으로도 공연을 즐기려고 하고 있어요.
  • 요즘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역에 정착해 활동하는 청년분들을 보게 되는데요. 혼자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거나, 크루를 만들어 재밌는 프로젝트를 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지역에 의미를 더하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이런 분들을 만날 때면 저도 지역살이에 대한 꿈이 아예 없지는 않더라고요. (원래 제 고향이 꽤 시골이기도 했고요.)
  • 다만 연극 일은 혼자 해내기 쉽지 않기에 막막하기도 해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역에서 혼자 무대를 이어간다고 생각하면 막연해지기도 하고요.


😔 워닝의 고민 

  •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려면, 지금 하고 있는 무대공연 일 이외에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까요?
  • 다양한 예술문화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하던 일을 가지고 지역에 내려가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무대공연 분야가 아니더라도, 여러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워닝님에게 답장이 도착했어요.

많은 탐방러들이 답장을 보내주셨는데요. 그중에서 김해·창원에 사는 ‘누누’, 광주에 사는 ‘무구’ 님의 답장을 전해요. (답장의 내용은 탐방이 일부 수정, 발췌하였어요.)



💌  결국 연극 무대와 관객은 어디에나 있어요.

안녕하세요. 같은 연극인으로서 너무 공감되어 답장을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 역시 비수도권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도권의 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연극 과정을 마쳤어요.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서울에서 연극을 이어가기 어려워, 잠시 쉬고자 내려왔어요. 처음에는 제가 사는 고향에서 연극을 가르쳐야겠다는 꿈을 안고 내려왔다가(돈+예술적 커리어 함께 이어갈 최적의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경제적인 이유로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는데요. 연극 수업의 예산이 작고, 여러 학교를 다녀야 하다 보니 차가 없다면 현실적으로 아예 활동 자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틈나는 대로 작품을 만들고 연극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경쟁이 적은 건 지방의 장점이라 생각해요. (좋다면 좋고, 안 좋다면 안 좋지만...) 공공 기관들과 신뢰가 쌓이면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어지는 것도 있고요. 관객 또한 평가 위주가 아닌, 더 공연에 관대하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분들이 많았어요. 결론적으로, 발품을 열심히 팔면 길은 생깁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먼저 극단을 운영하거나 팀을 꾸리기보다는 단발적인 프로젝트 형태로 공모전이나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는 것이죠.

from, 🤠 누누 탐방러
(김해·창원에 사는 7년 차 연극인, 스타트업 7개월 차 회사원)



💌  문화예술은 어디에나 필요해요. 한 발씩 내디뎌 보세요.

안녕하세요 워닝님! 무대공연 일을 하신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저는 주요 분야가 문학이긴 하지만 연극도 함께 겸하고 있어요. 원래 수도권에서 활동하다 결혼을 계기로 소도시로 내려왔죠. 워닝님보다 연차가 적지만, 비수도권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몇 자 적어보아요.


확실히 비수도권에서 문화예술 분야의 일을 한다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에요. 수도권에 비해 시장도 작고, 제공되어 있는 판도 작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다만, 저 같은 경우 애초에 수도권에서 안정적인 수입도 없었고, 1인 활동을 중심으로 작업을 해왔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현재 저는 지역문화재단과 국가사업의 지원사업에 주목하며 비수도권에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비수도권 생활 2년 차인 지금, 총 세 개의 국가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죠. 또 다른 지역의 문화행사도 눈여겨보고, 거리가 있는 문화행사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 참여해보고 살펴보게 되었어요.


문화예술을 꼭 수도권에서만 향유하라는 법이 있나요? 비수도권에도 문화예술은 늘 필요하다고 믿어요. 어딘가에는 분명 워닝님과 함께할 동료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처음부터 기존의 인프라와 같은 환경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차근차근 한 발씩 내딛는 마음으로 비수도권에서 예술가로 살아보는 일, 어떤가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from, 🤠 무구 탐방러
(광주에 사는 4년 차 프리랜서 작가)



✍️ 탐방의 참견

‘창직’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자기 주도적으로 기존에 없는 직업이나 직종을 만들어가는 활동을 의미해요. 특히 비수도권 정착자에겐 다양한 시도가 자연스러졌어요. 문화예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고요.


비수도권은 기회가 적지만,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어요. 제주도에서 씨앗바람연구소(📍제주도ㅣ강나루 탐방러 “씨앗을 심고, 나누고, 연결하고 있어요.”)를 운영하는 ‘나루’님 처럼요. 강나루 탐방러는 ‘씨앗 매개자’라는 이름으로 창직 중인데, 전통적인 틀을 넘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대전에서 재작소(📍대전ㅣ박재만 탐방러 “기술로 지속가능한 일상을 만들고 있어요.”)를 운영하는 ‘재만’님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요. 스스로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생활 제조 거점’을 멋지게 운영해요. 우리 일상에 필요한 그것이 곧, 직업 아닐까요?


씨앗매개자 '나루'님 / 재작소 '재만'님


무대나 공간을 찾는 것만큼 자신의 고유한 역할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해요. ‘씨앗매개자’나 ‘재작소’처럼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의 영역을 확장하고, 그에 맞는 네트워크와 생계도 챙기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죠. 전국에 문화소외지역이 많은데요. 워닝님의 연극이 다양한 로컬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앞으로의 앞날을 탐방이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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