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맞는 로컬을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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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맞는 로컬을 찾고 있어요.

얼마 전, 탐방 인스타그램에 부여에 대한 사랑을 한 아름 쏟아낸 분이 있었어요. 고향이 부여인가 싶었는데, 부여에서 N달 살이를 하는 로컬생활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는 전주, 그전에는 제주, 거제, 해외 도시에도 살았던 “프로 로컬생활자”였죠. 지금 로컬생활자 소피님은 부여안다의 아지트인 소행성에서 살고 있어요. 여러 지역에서 살아가 보는 일상은 어떠할까요? 왜 소피님은 로컬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부여안다의 아지트, 소행성 Ⓒ탐방여기에서 꽤 오래 살 수 있겠다.로컬생활자 소피예요. 부여에 오기 전부터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살아가고 있죠. 코로나 이전에는 외국에서도 N달 살이를 경험했어요. 부다페스트, 헝가리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한인 민박에 연락해서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죠. “제가 가서 일하고, 살아보겠습니다.” 하고 냅다 살아봤어요. 특별한 뜻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웃음)로컬생활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 덕분이죠.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라는 책이에요. 책에는 로컬 기획자, 로컬 크리에이터 등 로컬 관련 일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했어요. 그들은 하나같이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더군요. 당시에 저는 ‘어떤 직장에 소속이 되고, 어떤 역할을 부여받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제 고민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느꼈죠. 보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고, 고민은 제가 속할 직장을 찾는 것에서 살고 싶은 로컬을 찾아보는 것으로 이어졌어요.하지만 어떤 곳이 저에게 맞는 로컬인지는 모르잖아요. 본격적으로 취업하기 전에 인턴을 하듯이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봄으로써 내가 살만한 곳인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죠. 그렇게 로컬 생활이 시작되었어요. 작년 여름부터 거제도, 제주도, 전주를 거쳐 지금은 부여에 있네요.(웃음)다양한 지역에 살아봄으로써 내가 살만한 곳인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죠. Ⓒ탐방사실 잘 모르는 지역에 무턱대고 살아보는 건 쉽지 않아요. 숙소를 구하는 일부터 막막하죠. 게다가 저는 빠르게 지역과 사람들을 알아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욕구를 해결해 준 게 체류 지원 프로그램이었어요. 2020년에는 서울시의 ‘연결의 가능성’ 사업을 통해 전주에서 6개월 살이를 했고, 21년엔 거제도에서 행정안전부의 ‘청년 마을’ 사업을 통해 3개월 살이를 했어요.제가 경험한 프로그램들은 여러 청년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져갈 수 있었어요. 독서나 음악 같은 취미부터 지역에서의 다양한 실험,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클래스까지 참 다양해요.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공동체로 조금씩 들어갈 수 있달까요? 그렇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꽤 바빠요. 한 달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나중엔 조금씩 주도권을 잃는 느낌이 들었어요. 커리큘럼을 따라가다 보니 스스로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안 하고, 여기 있는 것들을 즐기고만 있는 저를 발견했죠. 지원 프로그램의 장점이자 단점이랄까요? (웃음) 그렇지만, 그곳에서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늘려가고 활동하는 청년들을 보니 나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지역살이를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제주와 전주로 떠났어요. 쉽지는 않더군요.(웃음)다시 청년 마을을 알아봤죠. 청년 마을은 보통 8~9월에 2주 살이나 한 달 혹은 두 달 살이 참가자를 모집해요. 시간이 떠서 어디서 머무를까 고민하던 차에 지인이 부여에 있는 청년문화예술공동체인 부여안다와 그들의 아지트인 소행성을 소개해 주었어요. 부여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숙소를 운영한다는 게시물이 딱 하나 있더라고요. 혹시 한 달을 살아도 될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너무 환영한다면서 여기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소개해 주셨고, 연결해 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또,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데 같이 하고 싶다면서, 마을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안내해 주셨죠. 그때 딱 생각했어요. “여기에서 꽤 오래 살 수 있겠다.”벽에 걸려있는 부여안다의 소중한 추억들 Ⓒ탐방새로운 지역들을 많이 경험하고 싶어요소행성에 처음 왔을 때만 하더라도 한 달 살이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벌써 석 달이 되었죠. 부여에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된 이유는 제가 원하는 로컬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이곳저곳, 로컬 생활을 하게 된 이유는 저에게 맞는 지역을 찾기 위함이었잖아요. 지금도 그 조건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세 가지는 알게 되었죠.서울에서 로컬살이를 꿈꾸던 때부터 자연환경이 가장 중요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현실을 모르고 감성에 한껏 취했던 거죠. 매일 아침 보는 풍경이 어떠할지만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래도 여전히 자연환경은 저한테 중요해요. 서울 같은 대도시와 다른 환경 속에 살고 싶어 떠난 거니까요. 두 번째는 ‘머물고 싶은 동네인가?’예요. 집 주변에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한 공간들이 많은 지가 중요하죠. 마지막은 함께 일하고 놀 사람들이에요. 지역에서 살아갈수록 두 번째, 세 번째 조건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는 것 같아요.부여에 오래 살게 된 이유도 이 세 가지가 충족됐기 때문이에요. 탐방에 추천한 부여제철소나 제가 자주 가는 책방세간처럼 발길을 잡는 곳들이 꽤 있어요. 거기에 제가 지내는 소행성에서 벌어지는 매일매일의 이슈들이 신기해요. 매주 누군가의 손님이 오고, N달 살이 손님이 오기도 하는 소행성 생활이 너무 재밌어요. 또, 부여 청년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오늘 뭐 할 사람~!’ 이런 식으로 계속 작당 모의를 하는 사람들이에요. 덕분에 부여에 있는 동안 놀거리, 일할 거리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프로젝트들도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활동을 하나 꼽자면, 부여안다에서 운영하는 시민 뮤지컬 ‘부여비트’에 배우로 참여하게 됐어요. 장기 프로그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여에서의 거주 기간이 길어졌죠.무엇보다 부여안다의 존재 자체가 큰 영감이 되었어요. 그들은 부여에서의 경험을 디자인해 주거든요. 나에게 맞는 활동을 추천해 주고,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할 수 있게 최대한 도와주죠. 청년 마을도, 돈을 버는 조직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부여와 청년들에게 진심인지 궁금해졌어요. 저도 언젠가 부여안다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어요. 저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부여에서 얻은 것 같아요.부여안다의 존재 자체가 큰 영감이 되었어요. Ⓒ탐방소피님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일상, 로컬 생활을 나누고 있어요. 자신만의 기록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새, 로컬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하고 고마운 경험이자 정보가 되었죠.로컬살이의 제 경험을 ‘로컬생활자 소피’라는 캐릭터로 전달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로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부여라는 곳이 있대!’ 정도가 아니라, 부여에서도 살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친구가 여행 간 사진을 올리면 거긴 어딘지 궁금해하잖아요. 제 주변 사람들이라도 먼저, 로컬 생활과 여러 지역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확실히 직접 와 본 사람들의 반응이 큰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제가 있는 로컬에 여행을 오면 “서울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살아볼 수 있는 건데 왜 내가 생각을 못 했지?”라는 말을 많이 해요. 또, 언젠가 지역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제 게시물을 통해서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반응을 하기도 해요. 강한 책임감이 생겼죠. 지역살이에 대해 좀 더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고요.로컬을 탐색하고 있는 소피님 Ⓒ탐방다음에 생활할 로컬을 계속 탐색하고 있어요. 부여 바로 옆에 있는 공주도 눈여겨보고 있죠. 공주는 여행도 몇 번 가보고 프로그램도 참여해 봤는데, 이주해서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나 상인분들이 많더라고요.춘천도 궁금해요. 작년에 지역 활동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지역 만족도 조사를 함께 진행했는데 춘천이 눈에 띄게 높더라고요. 그만큼 청년이 활동하고 살아가기 좋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로컬생활자로 살아가면서부터 지역살이를 하고있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항상 꿈꿨어요. 지역에 대한 정보나 지역살이 현실 고증 경험담을 나누고, 서로의 고충을 덜어낼 수 있도록 연대하는 커뮤니티를 말이죠. 그래서 <탐방>이 너무 좋아요. 혼자서 지역살이를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 같아서요. 여기서 더 확장해서 전국의 청년 마을과 체류형 지원 프로그램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청년 마을이 이렇게 늘어가는 것을 보면 분명 저처럼 청년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데, 실제 경험담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최근에 본격적으로 지역살이 커뮤니티를 기획하면서, 다양한 청년 마을 참가자들을 만나고 있어요. 이것도 완성되면 제일 먼저 탐방에 소식을 전할게요. 언젠가는 지역살이를 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서 대화할 수 있는 장도 만들어지겠죠? 저도 그때까지 로컬 생활을 지속하면서 다양한 로컬 경험을 쌓아둘게요.로컬생활자, 소피님 Ⓒ탐방나에게 딱 맞는 로컬을 찾고 있다는 소피님. 소피님이 정착할 마지막 탐방지는 어디일지 궁금합니다. 소피님의 조건인 자연환경, 머물 장소, 사람이 모두 갖춰진 곳일까요? 아니면 그동안 또 다른 조건이 추가되었을까요?탐방러분들은 내가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자라왔고, 지금 사는 곳이 당연하게 앞으로도 살아갈 곳이라 생각하나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이유가 ‘나’라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준인가요?어쩌면 우리는 익숙함이나 경제 논리에 갇혀, 가장 중요한 고민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만의 기준을 정하는 일, 내가 살아갈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는 일. 그것을 위해 과감히 로컬 탐방을 선택한 소피님. 그래서 한편으로는 소피님의 여정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로컬의 삶, 소피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남겨주세요.> 소피님이 지금 머무는 부여와 소행성이 궁금하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행복하게 부여를 알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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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부여를 알아가고 있어요.

부여에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탐방의 인스타그램에 한 탐방러님이 댓글로 추천을 해주셨죠. 부여에서 난 못난이 식자재를 사용한다는데, 이름이 ‘부여제철소’랍니다. 이렇게 귀엽고 재치 있는 이름을 지은 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요리가 나올까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한솔님을 만났어요.오늘은 음식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매번 그렇듯 오늘도 예상을 빗나가네요. 부여에서 정말 재밌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솔님입니다.부여의 제철 농산물로 요리하는 부여제철소 Ⓒ탐방아무리 찾아도 부여 취(나물)가 없는 거예요.부여가 일조량으로 전국 1, 2위를 한다는 것 아세요? 그만큼 땅도 비옥하고 내륙이다 보니 자연재해에서 굉장히 안전한 곳이죠. 그래서 부여는 주민의 5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 특화 도시예요.재료가 풍성하니, 음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평소에도 요리하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비록 디스크 때문에 포기했지만, 고등학교 때는 조리과를 꿈꾸던 학생이기도 했고요. 이후에도 요리 강사 활동을 꾸준히 했으니 준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웃음)메뉴 고민은 재료부터 시작했어요. 부여 10품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부여를 대표하는 농산물 10가지인 거죠. 10품을 늘어놓고 뭘 할 수 있을까 상상했어요. 문득 취나물로 밥을 지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시장에 재료를 사려고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부여 취가 없는 거예요. 농협에도, 마트에도 없었죠. 부여에서 부여 취를 살 수 없다는 게, 참 이상하죠? 양송이도 전국 생산량의 50% 정도가 부여에서 나올 만큼 엄청 유명한데, 부여에서는 구하기가 힘들어요. 대부분 일괄 매입되어 가락시장 등으로 유통된다고 하더라고요. 농민들에게도 참 편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생기는 방식이긴 하지만, 뭔가 정상적이진 않죠.부여에서 나는 게 부여에서 제일 잘 활용되고 소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제주도에 가면 감귤을 먹듯이요. 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죠. 그렇게 “부여”에서 나는 “제철” 재료들로 퓨전 요리를 하는 부여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물론 여기서 파는 게 몇 접시 안 되겠지만요.(웃음)부여에서 자라는 취나물과 양송이 Ⓒ탐방처음에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못난이 재료들을 찾았어요. 한 6개 담아놓고 3천 원씩 하는 양송이가 부담스럽더라고요. 비싼 양송이로 만든 음식을 대체 얼마에 팔아야 할까 싶었죠. 그러다가 <맛남의 광장>을 보게 되었어요. 백종원 씨가 잘 팔리지 않거나 버려지는 식자재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더라고요. 저도 못난이 재료를 활용하면 분명 재료를 더 저렴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농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역시나 농장에 가니 훨씬 싸더라고요. 못난이 채소는 맛이나 영양 성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단지 생긴 것 때문에 A급으로 못 나가는 아이들이에요. 특히 버섯 같은 건 못난이로 많이 받아와요. 취나물도 한 상자는 크고 좋은 것들로 받아 오고, 뜯을 때 작은 것들을 걸러내려고 빼놓은 것들은 토핑용으로 한 봉지 받아와요.재료는 그저 재료라고 생각했는데, 농장에 다니다 보니 재료에 농부님들의 노고가 가득 담겼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걸 함부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정성을 다해 재배한 것으로 요리를 하는 거니 농부님들의 시간이 잘 읽히는 접시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농부 없이 음식 없다’라는 게 뭔지 확 와닿았죠. 도시 사람에게 재료란 대형 마트에 가면 있는 것인데, 사실 그게 아니었던 거죠. 이걸 몰랐다면 제 업이 다른 사람 밥 한 끼 끓여주는 거밖에 안 될 텐데, 스스로 연결자라는 생각을 하니 일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농부님들의 시간이 잘 읽히는 접시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부여제철소오케이. 1년!사실 식당을 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부여에서 살아갈지도 몰랐고요. 원래 서울에서 커뮤니티, 공간 등을 로컬과 연결하는 일을 했었어요. 신촌에 있는 유휴공간을 셰어하우스로 바꾸고, 청년들의 타운을 만들어서 같이 일하고 밥 먹고 공부하는 청년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었죠. 그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에 있는 로컬 플레이어, 크리에이터와 연결이 됐어요. 한 번씩 지역으로 ‘탐방’을 가기도 하는데, 부여에도 방문했었죠. 잠깐이었지만 부여가 주는 포근한 느낌이 좋았어요. 부여에서 거리를 조성하는 팀이 있었는데, 그 팀의 활동도 참 재밌게 봤었고요.코로나가 터지고 일을 쉬고 있을 때였는데, 부여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 1년 정도만 여기에 와서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했죠. 집도 주고, 차도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역에 관심이 있고, 좋은 느낌을 받았던 곳에서 1년 정도 사는 건 괜찮겠다 싶었어요. 코로나 끝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도 되니까, ‘오케이. 1년!’하고 내려온 게 2020년 11월이에요.내려와 보니, 가게들은 많이 비어있었고, 몇 년 전 경험했던 부여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 혼자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에게 바로 연락을 했어요. “여기 이런 공간이 있는데, 너랑 되게 잘 맞을 것 같고 여기 오면 집도 있어. 나랑 한 1년만 같이 살아볼래?”라고 서너 명을 찔렀고, 2명이 내려왔어요. 지역에서도 일을 할 수 있고 공간에 자기 색깔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예술가들이죠. 사진을 찍는 친구에게는 사진관 자리를, 시와 글을 사랑하고 그림을 그리는 친구에게는 책방 자리를 주어서 1년만 여기서 같이 살아보자고 했죠.만일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저는 여기 회사에서 맡은 일만 하다가 돌아갔을 것 같아요. 근데 무리가 생기니까 재밌더라고요. 눈이 오면 썰매를 타러 가고,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깔깔깔 웃기도 하고요. 또, 매일 저녁에 모여서 밥을 같이 해 먹고 그러니까 부여가 좋아졌던 것 같아요.부여가 주는 포근한 느낌이 좋았어요. Ⓒ탐방함께 부여에 온 셋에 동네 친구 한 명을 합쳐 총 넷이서 뭉쳐 다녔어요. 맨날 저녁에 밥을 같이 먹고, 때론 술을 마시면서 재밌는 상상들을 계속했어요. “우리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하고요. 그러다 ‘청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라는 지원 사업이 뜬 걸 봤어요. 청년들끼리 모여서 활기 있는 활동을 하면 돈을 주겠다는 거였죠. 우리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잡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 잡지 이름이 ‘부여안다’였죠. 부여를 껴안는다는 뜻과 부여를 알아간다는 뜻을 함께 담았어요. 부여안다라는 잡지를 만들면서 부여를 알아가고 또, 품 안에 꼭 담을 수 있길 바랐거든요.그냥 우리끼리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시작했던 ‘부여안다’가 생각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지역이 웅성웅성할 뿐만 아니라 군수님이 찾아오시기도 했죠.(웃음) 이게 이럴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지역을 바라보고 우리의 활동을 하는 게 지역에도 필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관심을 받는 것도 재밌고, 부여가 우리랑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었죠. 우리의 역할이 선명해지니까 제 삶도 조금 뚜렷해지는 것 같고요.잡지의 제목이었던 ‘부여안다’는 자연스럽게 청년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청년 공동체라면 무슨 단체인가? 회사인가? 싶을 수 있지만 부여안다는 부여의 젊은이들이 친목 모임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들은 소도시에 부족할 수밖에 없는 문화 체험을 스스로 만들죠. 독서 모임을 하고 싶다면, ‘독서 모임 할 사람?’이라고 던지면 됩니다. 어느새 ‘소행성’이라는 부여안다의 아지트도 생겼습니다.파워 ‘E’, 세 명이 있다 보니 정말 많은 친구가 왔어요. 친구의 친구들이 부여에 방문하는 거죠. 통계를 내보니 1년 동안 한 200명이 왔더라고요.(웃음) 올 때마다 마루에 다 같이 끼여 자니 재밌었지만, 한편으론 불편하더라고요. 게스트하우스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제가 올해 꼭 하고 싶었던 게 ‘부여비트’라는 뮤지컬 활동인데, 뮤지컬을 올리려면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지원을 하러 부여로 내려와야 해요. 먼 데까지 내려와 달라고 하고, 숙소까지 그들에게 잡으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죠. 그렇게 부여안다의 아지트인 ‘소행성’이라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정말 아지트예요. 친구들이 부여에 왔을 때 머물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여 청년 공동체인 부여안다의 모임이 열리죠. 최근에는 ‘N달 살이’를 하는 사람들도 찾아오게 됐어요. 그 친구들 덕분에 소행성이라는 공간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네 친구, 내 친구, 우리 모두 친구!지금 카톡방에는 15명이 있어요. 요리사부터 춤추는 직장인, 대장장이, 심리 상담 센터 운영자, 디저트 카페 사장님, 책방 주인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죠. 새로운 분이 부여에 오면, 속으로 ‘오케이. 또래~!’라는 생각을 하면서 슬쩍 말을 걸어요. 그렇게 부여안다를 같이 하게 된 친구도 있어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죠.올해 상반기에는 교환일기 프로젝트를 했어요. 6명의 친구가 주제를 가지고 4개월간 릴레이로 일기를 쓰는 거였죠. 마냥 부여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나라한 일기였어요. ‘나 부여를 떠날까 봐’ 이런 말로 시작해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느낄 만한 불안과 스스로가 자꾸 작아지는 순간 등을 기록했었죠. 특히나 교환일기를 쓰던 계절이 겨울이었기에 모두의 감정선이 침체해 있었죠. 서로의 일기에 위로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잔잔한 감동이 있더라고요. 만들고 보니까 청춘이다 싶고요. 치열하지만, 애써서 자기 삶을 일구어 가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고민이어서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 보면 각자의 성장이 눈에 보이기도 하죠.부여제철소에는 마을 지도를 비롯한 부여안다가 만든 결과물이 비치되어 있다. Ⓒ탐방지금 가장 활발한 활동은 ‘부여비트’ 뮤지컬이에요. 저는 춤추고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댄스 동아리를 오래 할 만큼이요. 대학교 때는 시민 뮤지컬 를 경험한 적도 있어요. 한일 관계가 악화되어 있을 때 한국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연습하고, 나라를 한 번씩 오고 가면서 교류하는 한일 교류 뮤지컬이었죠. 대학교 말미부터 졸업 후까지 두 번 정도 배우로 참여했었어요. 제가 참여를 하면서 댄스 동아리를 같이 했던 후배들도 참여하게 되고, 신촌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오게 되면서 ‘네 친구, 내 친구, 우리 모두 친구!’ 하나가 되었죠.(웃음) 다른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던 그 무대 위의 감동이 너무 짜릿하고 뜨겁게 남아있어요. 언제가 됐든 꼭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시민 뮤지컬은 춤과 노래를 통해서 스킨십을 하면서 경계를 낮추게 되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에 꼭 필요한 활동이에요. 부여에 있는 동안에만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초부터 지원서를 쓰고 밀어붙였어요. 처음에 부여에 내려오라고 연락한 친구들도 모두 시민 뮤지컬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거든요.(웃음) 또 평상시에 시민 뮤지컬을 또 하고 싶어 했던 친구들을 눈여겨봤다가 의 부여 편인 부여비트에 참여하라고 제안했죠. 여기 오면 교통비도 주고, 숙소도 준다고 하면서 꾀었어요.(웃음) 그렇게 뮤지컬을 함께했던 친구 5명이 매주 주말마다 부여로 와주고 있어요. 또 를 운영하는 단체에서 라이선스부터 음원, 의상, 소품 등을 지원해 주고 있죠.공연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부여비트 배우들 Ⓒ부여안다부여비트의 배우는 30명인데, 14세부터 73세까지 있어요. 농부, 귀촌인, 토박이, 학생. 직업도 다양하죠. 예전에 했을 때보다 더 특별한 마음이 들어요. 작은 지역 안의 다양한 사람들이 조금씩 눈을 맞춰가는 것을 보면 뭉클하거든요. 또 모두가 진심으로 참여해 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연습 시간을 엄청나게 기대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게 눈으로 보인달까요?고등학생 한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친구는 댄서 지망생이에요. 춤과 노래를 배우고 싶은데 한 번도 기회가 없었다고 해요. 뮤지컬을 연습하는 매 순간 너무 신이 나서 참여를 해요. 그럼 저희가 역시 댄스 지망생은 다르다면서 엄청나게 띄워주죠. 지난주에는 배역 오디션을 했는데, 이 친구가 엄청나게 긴장을 했더라고요. 그래도 자신에게 한껏 취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귀엽던지요. 그 친구가 집에 돌아갈 때마다 카풀을 해주시는 참여자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면 항상 너무 좋다고 이야기한다고 해요. 너무 뿌듯하죠.부여제철소의 주인장 한솔님 Ⓒ탐방부여안다는 부여에서 함께 하고 싶은 다양한 활동을 편하게 하는 느슨하고 유연한 커뮤니티예요. 각자의 업을 깨고 조직이 된다면 우리가 하는 활동이 일이 되니까 재미가 없어질 것 같더라고요.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업이 된다면,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고 의미가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무엇보다 외지인이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럽기도 해요. 우리가 정말 여기서 살고 싶고, 여기서 살려면 이런 재밌는 일들이 주변에 있어야 하고, 또래 커뮤니티도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조금씩 천천히 전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획은 없어요. 내년이 돼봐야 어떤 꿈을 꿀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생각이 조금 바뀌긴 했어요. 여기 부여에 자리를 잡았고, 부여제철소보다 부여안다의 일이 더 커지고 있어서 누군가가 부여제철소로 부여에서 지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저는 부여에서 또 다른 일을 벌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탐방은 11월 말, 부여에 한 번 더 가려 합니다. 11월 27일 부여비트를 보기 위해서요. 왠지 가자마자 한솔님이 말해준 댄서 지망생 친구를 한눈에 알아볼 것만 같아요. 마구 솟구칠 내적 친밀감을 잘 숨겨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한솔님은 온 얼굴과 행동, 모든 말속에 행복이 가득한 모습이었어요.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게 이런 모습이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래서 탐방에게 부여는 행복이 가득한 곳이 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 어떤 장소에서 가장 행복한가요. 저도 오늘은 누군가에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어보려 합니다.로컬의 삶, 한솔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남겨주세요.제철의 재료를 다루는 또 다른 탐방러가 궁금하다면?> 강원도의 작물로 젤라또를 만들고 있는 성범님> 맛있는 정원을 만들고 있는 현숙님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도시와 산골을 오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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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문화’, ‘자발적 고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언뜻 안 좋은 의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홀로 여행, 독서, 운동 등을 즐기는 건강한 문화라고 해요. 타인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여 일상의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과정이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경험이 있어요.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했을 때죠.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만 가득하던 학교에서 나와, 다양한 나이와 직책이 뒤섞인 사회는 ‘E’인 저에게도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일주일에 한 번,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는 거였죠. 처음에는 갑자기 혼자 밥을 먹겠다는 저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다들 곧 적응하셨어요. “아~ 오늘 혼자만의 시간이지?” 하시고요. 일주일에 1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는 회복의 시간이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건강해졌고요. 아마도 ‘나 홀로 문화', ‘자발적 고립'의 효과 아니었을까요?오늘의 주인공인 천혜영님은 서울과 산골을 오가며 ‘자발적 고립'을 실천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나 홀로, 자발적 고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지요. 바로, 산골 속의 휴식처로 알려진 ‘이후북스테이’입니다. ‘참 좋은 업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북스테이 주인장은 혜영님의 ‘부캐’라고 하네요. 서울에서는 본캐,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영월에서는 부캐, 이후북스테이 주인장으로 살아가는 혜영님을 만났어요.이후북스테이 주인장, 혜영님을 만났어요. Ⓒ탐방여기에서는 한 200%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어느 날, 엄마께서 소일거리로 민박을 운영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업체에서 공간을 멋있게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와서 보니 너무 촌스럽더라고요. 몰딩은 체리 색이고, 문에는 꽃무늬 유리가 들어가 있고요. ‘망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망하면 안 되니까요. 일주일에 두 번씩은 서울에서 영월을 왔다 갔다 했어요. 연희동에서 영월까지 3시간이 걸리거든요. 5년 전에는 열정과 에너지가 있어서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절대 못 할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인테리어만 끝나면 털어야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손을 대니 잘 운영되는지 궁금하더군요. 어머니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으니 인스타그램이나 예약 관리를 도와드릴 수밖에 없고요.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애착이 생겼어요.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탐방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와요. 사람 일은 모른다고 하잖아요. 타의에 의해 시작했는데 이 일이 저랑 잘 맞더라고요. 본업인 메이크업도 재밌게 하고 있지만, 자연에서 주는 에너지가 더 커요. 서울에서 일할 때는 70%의 에너지가 채워진다면, 여기에서는 한 200%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저도 여기에 오면 위로를 받거든요. 우선, 아무도 없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이곳에 혼자만 있으면 온전히 나만 바라볼 수 있어요. 풀벌레 소리랑 바람 소리도 좋죠.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참 감사하게 느껴져요. 그러다 동강으로 산책하러 가죠. 이 근방에는 아무도 없어요. 사람이 걸어 다니는 걸 거의 볼 수가 없죠.(웃음)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산수화가 그려진 시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자연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니까요.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살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제가 이곳에 머물며 느낀 감정을 손님들도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픈하면 관심을 끄겠다고 생각한 것치고 푹 빠져있죠? (웃음)이후북스테이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보이는 동강 Ⓒ탐방이후북스테이에는 와이파이, TV가 없습니다. 빠르고 자극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나, 여유를 느끼기 위함이죠. 대신 이후북스테이에는 이후북스의 책들과 LP가 있어요. 이후북스는 서울 망원동과 제주도에 있는 독립책방이기에 익숙하실 수도 있어요. 혜영님과 이후북스 사장님은 친한 친구 사이거든요. 친구가 먼저 책방을 만드니 그곳이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었죠. 자연스럽게 책에서 이어지는 사람들과 책에서 얻는 교훈을 느끼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 옆에 있다 보니 북스테이를 만들게 된 거죠.처음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숙소를 예약한다는 게 너무 신기하긴 했어요. 저처럼 ‘자발적 고립’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이후북스테이에서는 자발적 고립이 되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거든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사람도 없으니까요. 이후북스테이의 매력, ‘고립’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1박 2일은 너무 짧아요. 최소 2박 3일은 있어야 좀 쉬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한 번 오셨던 분들은 점점 머무는 기간이 길어져요. 처음에는 1박, 이후에는 2박, 다음에는 2박 3일도 짧다고 3박을 예약하시죠.(웃음) 길게는 20일 정도 머물다 가신 분들도 있어요.1호점 이후북스테이, 2호점 점숙씨 Ⓒ탐방해마다 찾아오시는 손님도 있죠. 미국에서 오셨던 부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국 아빠가 미국에 가서 외국인 아이를 입양한 거예요. 그 아이가 아빠가 되었고 성인이 된 딸과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닌다고 했죠. 아빠, 할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으로도 여행을 온 거예요.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많이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물감이랑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그림을 그려주고 가셨어요. 2층 다락에 있죠. 그런 추억들이 다 소중해요. 이후북스테이에는 방명록도 있어요. 방문객분들께서 마음을 다해 방명록을 써주시고 가신 것을 보면 보람을 얻고 힐링이 되죠. 일주일에 한 번씩 오면 연애편지 기다리듯 방명록을 제일 먼저 찾아 읽어요. 읽고 나면 감사와 사랑으로 마음이 충만해지죠.이후북스테이의 2층 다락 Ⓒ탐방나의영월 : 좀 더 자주, 길게 머물게 되고 영월을 좋아하게 되었죠.영월에 있으니 자연스레 자연 친화적 삶에 관해서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숙소를 운영하며 더 노력하고 알리고 싶어 친환경 어매니티도 만들었죠. 특히 지방에서 개발사업을 하면 서울과 똑같이 만드는 게 안타까웠어요. 영월에서 자주 목격했죠. 다 베어버리고, 서울인지 영월인지 모르겠다는 게 속상했어요. 너무나 소중한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뭔가 특별하게 하지는 못하고 있네요.(웃음)작게나마 시작한 게 ‘나의영월’이에요. 친환경 어메니티의 이름이기도 하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영월 여행 모임이죠. 인스타그램으로 불시에 모집하고 사다리타기로 3~4명이 정해지죠. 서울에 살고 계시는 분이면 서울에서 만나서 모시고 같이 오고, 영월역에서 만나기도 해요. 1박 2일로, 영월에 와서 쓰레기 줍고 일회용품이 많이 안 나오는 소비를 하고, 놀고 먹고 쉬고 가는 거예요.(웃음) 벌써 5기까지 진행했네요.친환경 어매니티이자 친환경을 실천하는 영월 여행 모임, 나의영월 Ⓒ이후북스테이큰 영향력을 바라고 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내가 이런 걸 하면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고요. 딜레마인 게 참여자분들은 원래 친환경 실천을 잘하는, 제로웨이스트의 철학이 깔려 있으신 분들이에요.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들이 경험하게 하고 변화를 만들고 싶은데, 아직은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더 재밌는 기획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항상 갈증이 나요. 뭔가 부족한 것 같고요. 제가 서울에 일이 있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여기에 온전히 쏟기가 힘들거든요. 조금씩 구축해가고 있어요.점차 영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탐방여기 아래에 건물을 지어서 엄마와 같이 살 계획을 하고 있어요. 엄마랑 많이 싸워서 살짝 걱정되지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언젠가는 시골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다 20년 전쯤 어머니께서 먼저 서울을 떠나 영월에 정착하셨죠. 그땐 이 동네에 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사람도 많지 않은 산골이라고요. 지금은 완전 역전이 됐죠. 다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았냐고 하세요.엄마가 영월에 계시다 보니 저도 영월에 오게 되었죠. 이후북스테이를 하기 전까진 설, 추석같은 명절에만 왔던 것 같아요.(웃음) 서울에서 멀기도 하고,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요. 숙소를 만들면서 영월에 좀 더 자주, 길게 머물게 되고 영월을 좋아하게 되었죠. 점차 영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 5도 2촌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은 3도 4촌, 이후에는 2도 5촌이 되겠죠. 그렇게 점차 영월에 정착하려고요. 정말 막연하던 귀촌의 꿈이 이후북스테이로 실현될 것 같아요.정말 막연하던 귀촌의 꿈이 이후북스테이로 실현될 것 같아요. Ⓒ탐방개구리도 옴 쳐야 뛴다고 하죠. 이후북스테이는 마음껏 움츠릴 수 있는 휴식처 같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곳을 찾을까 해요. 그때쯤이면 혜영님이 2도 5촌일지, 1도 6촌, 7촌의 생활을 하고 계실지 궁금하네요.로컬의 삶, 혜영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혜영님과 대화하며, 떠오른 또 다른 탐방러를 만나보세요.> 자발적 고립을 꿈꾸던 수완님> 책을 통한 연결을 만들던 지영님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마을 놀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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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좋아하세요? 요즘 운동 후에 인증사진을 찍고,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 인기라고 해요. 운동크루나 체육관 친구도 많아졌고요. 헬스장이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저에겐 #오운완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동네에 좀 더 재밌는 체육관은 없는 걸까요? 놀다 보면 땀이 뻘뻘 나고 건강해지는 놀이터처럼요.한옥마을로 알려진 북촌에 제가 찾던 곳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 달려갔어요. 탁구장으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벽화가 화려합니다. 탁구를 하는 동물들, 악기를 연주하는 동물들, 뛰어노는 동물들. “탁구장이 맞겠지?”라는 의심이 드는 순간, 칠판에 “탁구장 맞아요"라는 글귀와 핑-퐁- 핑-퐁- 탁구 하는 소리가 저를 안심시킵니다. 아담한 지하 탁구장에서는 한창 레슨이 진행 중이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탁구라켓 옆에 기타와 우쿨렐레, 뒤에는 커다란 가수 김광석의 사진, 벽에는 다양한 포스터와 그림들. 오늘의 주인공은 이 신기한 탁구장을 운영하는 박현정님이에요.신기한 탁구장, 북촌탁구 Ⓒ탐방탁구장 맞아요.북촌탁구가 이름만 탁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탁구장 맞아요.(웃음) 문화 공간을 겸하는 탁구장이죠.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문화 공간을 염두에 두었어요. 탁구대는 접었다 폈다 하는 활용성이 있으니까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전문 탁구장은 탁구대를 절대로 안 접어요. 접을 일도 없고 공이 들어가지 말라고 스커트로 아예 막죠. 근데 생각해보면 그때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월례대회라든가 시합을 하고 난 뒤, 탁구대를 식탁으로 만들어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었거든요. 탁구대는 여러 가지 용도가 있는, 유연한 물건인 거죠.처음에는 공연 공간으로만 생각했어요. 문을 연 2018년 1월부터 공연을 시작했으니까요. 제가 음악을 원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탁구장을 운영해 보니 북촌에 아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탁구장에 아이가 오면 보통 엄마가 함께 와요. 그렇게 엄마들과 친해졌죠. 그 엄마들이 아이들에게는 지출하지만, 본인에게는 지출하지 않아요. 문득 엄마들을 운동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친한 동생이 매트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한 거예요. 이 친구도 그룹 레슨을 하고 싶어 하고. ‘그래, 잘 됐다!’ 하며 북촌탁구의 아침 필라테스 레슨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렇게 북촌탁구에는 점점 다양한 활동이 생겨났어요. 동네 산책이라는 노래도 만들고, 마을 사람들과 뮤직비디오도 만들었죠. 기타 선생님과 오카리나 선생님도 계세요. 탁구대에 테이블보를 깔고 수업을 하죠. 저는 북촌을 누구나 1인 1악기를 할 수 있는 마을로 만들고 싶어서 ‘북촌클라스’라는 문화예술단체를 만들기도 했어요. 조금은 특이한 탁구장인가요? 그래도 북촌탁구는 탁구장이 맞아요. (웃음)그래도 북촌탁구는 탁구장이 맞아요. Ⓒ탐방사실, 이전에도 탁구장을 운영했었어요. 100평 면적에 회원도 한 80명, 코치도 3명이 있는 꽤 규모 있는 탁구장이었죠. 그런데 엄마가 항암 투병을 하시게 되었고, 그다음엔 제가 아팠죠. 연달아 안 좋은 일이 겹치다 보니 상실감, 박탈감이 가득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탁구장을 닫게 되었죠. 그러던 중 서울시 50+ 재단의 홍보물을 보게 되었어요. 한 글귀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조금은 다른 삶에 용기를 더하는’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쫙- 있었던 거죠. 바로, 전화해서 운 좋게 들어갔어요. 당시에 저는 50대가 아닌 40대였거든요.(웃음) 그렇게 인생학교 1기생이 되었답니다. 인생학교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고, 다양한 생각을 해보았던 것 같아요.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지만, 그냥 탁구장을 하고 싶지는 않았죠. 탁구도, 회원들도 좋았지만, 제 안에 있는 문화 예술적인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거든요.확실히 살고 있으니 ‘북촌 사람'이 되더라고요.북촌은 저에게 꽤 익숙한 동네예요. 김광석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둥근소리’ 덕분이죠. 모임 분들이 여기에 많이 살고 있다 보니 북촌에 자주 오게 됐죠. 둥근소리 모임은 보통 밀과보리라는 식당을 통째로 빌려서 진행했어요. 그곳에서 기타치고 노래하다 보니 식당 주인과 친해졌죠. 동갑이고, 김광석을 너무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거든요. 북촌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식당을 하는 친구가 있다 보니 굶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북촌에 오게 되었달까요? 실제로 제가 여기로 이사 올 때 그 친구가 산해진미 한 상을 딱- 차려주기도 했어요(웃음).북촌탁구의 문을 열고 한 2~3년 뒤에 북촌으로 집을 옮겼어요. 생각보다 꽤 늦었죠? 아침에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때는 친구들이랑 술 한잔을 걸쳤으니 택시를 타고 갔죠. 교통비를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무엇보다 필라테스 레슨은 아침 일찍 하니 출근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그렇게 북촌으로 이사를 했어요.확실히 살고 있으니 ‘북촌 사람'이 되더라고요. 출퇴근할 때는 아는 사람만 알았어요. 마을을 자주 돌아다니지도 않았고요. 이곳에서 살게 되니 보이는 것들과 만나는 사람들의 폭이 더 넓어지더라고요. 어르신들은 애들을 가끔 데려다주러 오시거나 이런 것 말고는 지하 세계로 내려오지 않으시죠. 그런데 여기에 살면서 길에서 만나게 되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처음 제게 건넨 말씀이 “우리 집에 방 나왔는데 누구 들어올 사람 있는지 알아봐 줘.”였고요(웃음). 제가 동네의 이 사람, 저 사람 모두와 친하니까 말씀하신 거죠. 그때부터 ‘북촌 홍반장’이 되었답니다. 이제는 시계 건전지를 갈아드리고, 책상도 옮겨드리죠. 어르신들에게 뭘 해드리고 싶어도 마땅한 경로가 없었는데, 살게 되니 그런 걸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 마을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전에도 여기에 오면 북촌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것 같아요.그때부터 ‘북촌 홍반장’이 되었답니다. Ⓒ탐방어느 날 어르신이 시계 건전지를 바꿔 달라고 하셔서 갔어요. 혼자 살고 계시다 보니 외로우셨는지 종이 앨범을 꺼내서 보여주시더라고요. 한 권을 보고 이제 일어나야겠다 싶었는데, 한 권을 또 가져오시더라고요(웃음). 정말 일을 하러 가야 해서 마지막 한 권은 못 보고 일어났어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예술인 팀 예벤저스(예술인 어벤져스, 현정님이 붙인 이름이다)를 만났을 때 어르신들을 위한 무언가가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걸 계기로 <어르신 사진 교환전>을 열었어요.어르신이 사진을 가지고 오시면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동안 장갑을 낀 전문가가 사진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디지털 사진으로 변환해서 핸드폰에 담아드리는 행사였죠. 어르신은 사진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해주시고요. 맞아요(웃음). 명품이나 보석 다룰 때처럼 어르신의 사진을 조심히 만졌죠. 그 역할을 했던 예술가가 연극을 하시는 분인데 정말 최고였어요. 어르신과 저, 그리고 더 어린 세대들까지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참여하신 예술가들도 너무 좋아하셨고요.어르신 사진 교환전 Ⓒ탐방북촌탁구라는 공간이 참 고마워요.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북촌이라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니까요. 예를 들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출연하는 ‘아무연주대잔치’가 그렇죠. 출연진만 해도 족히 30명이 되는 대형 공연이에요.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들죠. 탁구장인지, 공연장인지, 연습실인지 명확하지 않은 이런 공간이니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전 북촌탁구를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마을, 북촌을 더 발견하고 알릴 거예요. 지금도 예벤져스와 재미난 일을 준비하고 있죠. 한 10월쯤, 계동길을 놀이동산으로 만들려고 해요. 탐방도 와서, 계동 빅3 이용권 꼭 이용해 보세요(웃음)우리 마을, 북촌을 더 발견하고 알릴 거예요. Ⓒ탐방인터뷰를 마치고 현정님이 평소 좋아하는 장소인 북촌서재에 함께 갔어요. 도보로 3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는데, 그 사이에 현정님과 인사를 나누는 동네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동네 사람이니 당연한 일이면서도 참 신기하고 어색했답니다. 동네를 30분 이상 산책을 할 때 아는 사람 한 명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쩌면 우리는 당연한 게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일상을 사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북촌의 홍반장, 현정님이 되진 못하더라도 오늘은, 마주친 이웃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려고요.로컬의 삶, 현정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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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서울 지망생입니다

서울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지 않나요? 이주까진 아니지만,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꾸면서요. 탐방은 <로컬의 삶>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더 자주 ‘서울탈출’을 꿈꿨던 것 같아요. 특히 지난주 여름방학 특집에서 만난 속초, 강릉의 탐방러들은 이런 저의 마음을 부채질했죠. 물론 그곳에서도 바쁜 일상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거든요. 돌아오는 길에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로 시작해서,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난 안 되겠지.’로 끝났지만요.그러던 중 오늘의 탐방북,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를 만났어요. 탈서울러를 자주 만나지만 여전히 지망생에 머물러있는 저,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역시나.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늘 탐방북에서는 챕터별로 공감된 글귀와 또 다른 지망생, 탐방지기의 생각을 나눠볼게요.네 번째, 탐방 북 :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탐방1. 험난한 서울살이, 자취만렙의 최후잠만 자는 3평짜리 방이 나은지, 섬 근무가 나은지를 두고 비교하는 건 “동네 목욕탕에서 44도 열탕에 들어갈래? 아니면 18도 냉탕에 들어갈래?”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동네 목욕탕에서 열탕이나 냉탕이나 몇 분 못 견디는 나는 열탕에서 3분 견디고, 냉탕에서 3분 견디다 결국 온탕에 정착하곤 한다. … 중략 … 지금 내가 사는 세계에선 열탕 아니면 냉탕밖에 없는 것 같다. … 중략 … 열탕과 냉탕 둘 중 선택하라고 하면 “둘 다 싫어요, 38도 온탕은 없나요?”라고 되물어야 정상일 텐데 아무도 되묻질 않는다. 냉탕에서는 누구나 열탕에 가려 하고 열탕에서는 숨이 막혀도 그걸 견디며 산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4-25 중<탈서울 지망생입니다>는 평범한 직장인인 저자(김미향)가 서울을 탈출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한 여정입니다. 미향님은 서울살이와 시골살이를 냉탕과 열탕에 비유하며, 왜 온탕은 없는지 질문을 던져요. 정말 무릎을 탁! 치며 공감했죠. 그러게요. 왜 우리는 온탕을 생각하지 못했을까요?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저는 “지방 가서 살 수 있어?”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하지만 항상 대답을 주저하죠. “하면 하는데, 글쎄? 살아본 적은 없어서.” 미향님은 지방 도시에서 성장해서 서울로 올라왔다면, 탐방지기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만 살아본 서울 토박이거든요. 왠지 저의 삶 전체가 변화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들어요. 아마도 그건 저 역시, 서울 아닌 지방을 시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열탕과 냉탕의 사이, 온탕을 떠올리지 못한 거죠.2. 한 달이라도 살아보자각지에 흩어져 사는 우리 집 남매들은 부모님이 사는 전북 정읍시의 이 아파트를 ‘엄마호텔’이라 부른다. 이곳에 오면 매일 아침 갓 지은 집밥이 조식으로 나오고, 깨끗한 침구와 부드러운 수건이 언제나 준비되어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49 중그래서 미향님은 3주간 휴가를 떠나요. 온탕을 찾아 ‘엄마호텔’로요. 미향님의 고향인 정읍’시’는 꽤 큰 도시예요.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KTX역이 있어 서울에서도 가기 편리하죠. 무엇보다 미향님에게는 가족이 있는 따스한 집도 있고요. 좁은 서울 자취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엄청난 혜택이 있달까요.‘엄마호텔’은 저도 애용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과 좋아하는 음식으로 가득한 그 호텔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습니다. - 2박 이상에는 대가가 따른다. - 2박이 넘어가면, 더 이상 손님이 아니거든요. “결혼은 안 하니?”로 시작해 끝나지 않는 잔소리와 다 큰 성인이 엄마가 해주는 밥만 받아먹는 괜한 미안함. 하여튼 좋기도, 나쁘기도 한 호텔이죠. 미향님도 그랬어요. 그런데도 탈서울 예행연습에는 가장 최적의 장소였던 거죠. 그렇게 3주를 지내며 아침, 저녁 2번의 산책을 했다고 해요. 시끄럽고 답답한 서울과 달리 개구리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리면 아름다운 자연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아쉬운 점들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죠.지방 소도시의 산책길이 그리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확 깨는 풍경들이 있다. 이 둘레길을 따라 예쁜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지만, 한편에 ‘무인 모텔’ 여러 곳이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었다. … 중략 … 고만고만한 지방 소도시에는 아무리 멋진 뷰가 펼쳐져도 주변에 자리하는 건 모텔뿐이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61-62 중미향님이 정읍에서 느낀 아쉬움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작년, 정읍의 콘텐츠를 의뢰받아 몇 번 갔던 적이 있었거든요. 갈 때마다 문제가 되는 건 숙박과 교통이었죠. 정읍 하면 내장산, 단풍놀이의 중심이니까 당연히 숙박시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마땅치 않았어요. 미향님이 봤던 무인 모텔 말고는 결국 찾지 못했죠. 교통도 문제였어요. 버스가 잘 연결되지 않은 탓에 택시 회사 명함을 들고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시’의 기준이 아주 혼란스러웠던 경험이죠. 그런데도 정읍은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곳인 건 분명해요.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깝죠.정읍의 샘고을시장, 가재길 Ⓒ올어바웃3. 탈서울 체크리스트“막상 내려가라고 하면 못 내려가요. 일단 전 농사짓기가 싫거든요.” … 중략 … 지방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들은 대체로 지나치게 단순했다. 대도시에 살던 삶을 접고 곧바로 ‘욜로!’를 외치며 갑자기 농사를 짓는 스토리들이었다. … 중략 … 로컬살이도 다양한 색깔로 채워지면 좋을 텐데. 로컬에서 산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과 학교가 필요하며, 대중교통과 생활 시설, 동네에 적당한 생필품 구매처는 있어야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나는 집 앞에서 배추를 뜯어 전을 부쳐 먹는 영화 속 김태리가 아니니까.-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81-82 중<리틀 포레스트>를 인생 영화로 꼽는 사람이 많죠. 보기만 해도 힐링 된다고요. 하지만 직접 작물을 키울 자신 있나요? 책상 위의 작은 식물도 매번 저세상으로 보내는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탈서울을 하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도 편견 같아요. 아니 편견이라기보단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농부밖에 없는 것일까요? 로컬살이를 다양한 색깔로 채우기 위해서 탐방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로컬살이가 특별하고 독특한 게 아니라 평범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길 바라요.4. 서울 아닌 곳에서 행복을 찾은 7인의 기록여기 오고 나니까 오히려 친구들이 자주 찾아와요. 저희가 서울에 있을 때보다 양양에 이사 오고 나서 친구나 지인들을 더 자주, 더 깊게 만나게 되었어요. … 중략 …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를 벗어났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05 중미향님은 탈서울 선배들을 온·오프라인에서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중 지원씨 부부의 이야기를 읽는데, 이번 여름방학에 만난 흰다정이 떠올랐어요. 흰다정도 연고 없는 속초로 거주지를 옮긴 부부이죠. 그래서 탐방도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외롭지 않은지 물어봤더니 지원씨 부부와 같은 답을 했어요. 서울에 있을 때보다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난다고요. 본인들이 속초에 있으니 친구들이 강원도로 여행을 오기도 하고, 이 주변에 왔을 때는 꼭 들리는 거죠. 내가 그동안 쌓아놓은 인간관계를 모두 놓아야 한다는 생각, 이 또한 우리의 착각 같아요.책을 보며 떠올랐던 흰다정 부부 Ⓒ탐방탈서울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추진한 분들은 뭔가 자신만의 장기가 있는 분들이었다. … 중략 … 소박한 봉급생활자의 꿈을 지방에서 이룰 순 없는 걸까.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들었다. 월급쟁이로 탈서울한 사람은 왜 쉽게 만날 수 없는 걸까. … 중략 … 시장에 당장 내다 팔 것이 없는 평범한 사무직 근로자가 급여소득자로 살기 위해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붙어 있어야만 하는 현실을 나는 인터뷰 과정에서 재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50-252 중탐방도 항상 하는 고민입니다. 매번 <로컬의 삶>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되도록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자 노력해요. 하지만 미향님의 말처럼 자신만의 장기가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조직에서 벗어나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일명, 창작자가 거주지를 이동하기 쉬운 법이니까요. 그래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모든 직종이 디지털에 익숙해진 건 로컬살이에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제는 대부분이 화상회의에 익숙해지고, 누군가 재택근무 중이라 해도 그리 놀랍지 않잖아요. 요즘 유행하는 워케이션(Work + Vacation)도 그래요. IT 업계에서 선도하고 있지만, 사무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회사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워케이션을 통해 급여소득자가 로컬살이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된 거죠. 물론 완벽한 정착은 아니지만, 꼭 한 곳에서 살아야 하는 법이 있나요? 평생직장이 없어진 것처럼, 평생거주지도 없어진 지 오래인걸요.탈서울을 꿈꾼다면,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탐방귀농 귀촌 말고 ‘탈서울’을 꿈꾼다면,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를 강력 추천해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공감과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 그리고 팁까지 가득하거든요. 더 구체적이고 깊은 대화를 원한다고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탐방이 도시탈출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탐방이 추천하는 책과 여러 생각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눠주세요.> 로컬지향자가 쓴 또 다른 책들이 궁금하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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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슬로우, 담담하게 경험을 빚고 있어요.

어렸을 적, 찬장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엄마는 왜 잘 쓰지도 않는 그릇들을 모아둘까?’ 그런데 요즘, 예쁜 그릇과 잔을 하나씩 사 모으는 저를 발견해요. 그날의 기분, 분위기, 음식에 딱 맞는 그릇을 사용할 때,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얼마 전부터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대요. 예쁜 그릇보다 직접 빗은 그릇은 또 다른 차원이라며 자랑을 하네요.친구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나에게 이런 기쁨, 행복, 위로, 안도를 주는 그릇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어떤 생각으로 그릇을 빚을까.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여름방학의 마지막 주인공, 소연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슬로우슬로우담담 Ⓒ탐방제가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더라고요.대학까지 강릉에서 나왔어요. 고향이죠. 도예를 전공하면서 흙을 만지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더 배우고 싶었죠. 자유롭게 작업을 해왔지만 도예의 기법, 스킬을 배우기에 급급했지 뭔가 나만의 것을 만드는 방법을 깨우치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갔죠.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서울의 삭막함을 제대로 느낀 시간이면서 나만의 것을 찾는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아이러니하죠.(웃음)환경부터 달랐죠. 서울에는 건물이 수두룩 빽빽하잖아요. 그리고 지하철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요. 사람이 많은 만큼 이슈도 많죠. 저한테는 너무 피로하더군요. 제가 강릉에서도 시골 같은 곳에 살았었거든요. 뻥 뚫린 바다, 호수가 있는 경포, 강릉에도 별로 없는 논이 쭉 펼쳐진 포남동이요.물론, 처음에는 너무 좋았어요. 서울에는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보고 싶은 전시를 마음껏 보고, 영감 받을 게 천지였죠. 그런데 뭐랄까. 너무 자극적이다 보니까 쉽게 지쳤다고 해야 될까요? 피로하더라고요. 그때마다 엄마 아빠나 보자는 생각으로 강릉에 가면 가슴이 뻥 뚫렸어요. 아무래도 제 고향이니까 그렇겠죠. 그리고 ‘예전에는 참 재미없던 도시라고 생각했었는데, 서울에 있다가 내려오면 여기가 왜 이렇게 좋을까’하며 비교를 하기 시작했어요.서울의 카페는 도시 뷰지만 여기는 자연이죠. 카페 안의 테이블 간격도 그래요. 서울에선 사람도 많기도 하고,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많이 팔아야 하잖아요.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죠. 하지만 강릉에서는 벙벙해요.(웃음) 이런 시각적인 것 말고도 소리의 밀도도 낮아요. 사람 소리, 차 소리. 일명, 도시 소리가 작아요. 그러다 보니 바다, 바람,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거죠. 이렇게 밀도에서 해소되다 보니 강릉에 오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내가 느꼈던 것들이 가치 있고 더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죠.도예를 전공하면서 흙을 만지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탐방작업도 영향을 받았어요. 서울에서는 영감과 자극이 넘쳤지만 내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방향을 잃을까 봐 두렵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제 경험을 되짚어보기 시작했어요. 학교 언니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학교 끝나고 밭을 돌아다닌다든지, 돌에다 꽃을 찧어서 소꿉놀이를 한다거나 바닷가에서 놀았던 그런 일상적인 기억들이 흔하지 않았던 거예요. 이게 지역색이자 저만의 색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렇게 계속 작업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찾으면서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슬로우슬로우 퀵퀵 말고, 슬로우슬로우 담담-휴학을 하고 강릉에 내려오니, 작업할 공간이 없었어요. 그렇게 16년도쯤 첫 작업실인 ‘담담’을 만들게 되었죠. 자동차에 이름을 붙이기도 하잖아요. 저만의 첫 번째 공간이다 보니 꼭 이름을 붙이고 싶었어요. 제가 성격이 차분하지 못하고 늘 급했었는데 흙을 빚으면서 차분해졌거든요. 그리고 제가 경험한 흙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죠. 그래서 담담의 도예 클래스가 시작됐어요. 이후에 도예의 느림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 ‘슬로우슬로우 담담’으로 리브랜딩을 했고요. 스포츠 댄스에서 ‘슬로우슬로우 퀵퀵-’이라는 용어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따왔어요. 도자는 차분하고 빠름이 없이 느리고 여유롭죠. 슬로우슬로우 뒤에도 더욱 담담한 것. 제가 생각하는 도예예요.제가 경험한 흙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죠. Ⓒ탐방작년에 더 큰 공간을 찾아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전에는 제품을 만들기보다 수업 위주로 운영했어요. 당시 휴학 중이었기에 용돈을 벌며 도예의 즐거움을 알리는데 집중했거든요. 그러다 복학을 하면서 작업실과 학업을 병행하게 되었죠. 강릉과 서울을 오가면서요.(웃음) 다시금 제 작업에 집중하면서 작업 철학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죠. 제가 있는 곳, 강릉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하게 됐어요.이 잔은 포그 머그(Fog mug), 일명 안개 잔이죠. 친구와 바다에 앉아있었는데 멀리 해무가 보이더라고요. ‘안개가 오는구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해무가 저희를 덮었어요. 어렸을 때는 그런 압도적인 인상이 없었는데, 저 멀리 있었던 안개가 갑자기 덮치니까 무섭더라고요.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경험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그 경험을 흙으로 빚고 싶었어요. 안개를 표현하기 위해, 하얀색 결정을 피울 수 있는 유약을 만들어 작업했어요.안개를 표현하기 위해, 하얀색 결정을 피울 수 있는 유약을 만들어 작업한 포그 머그 Ⓒ한칸다실 / 양인영물건을 만들어 나가면서 상품성이 있는 제품과 작업성이 있는 작품, 두 가지를 함께 전개해가고 있어요. 슬로우슬로우담담이 시작부터 확실한 개념을 세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경험하고 활동하면서 정리해가는 와중 같아요. 저는 이제 평생 흙을 만질 건데, 그렇게 따지면 지금은 완전 새싹 같은 상태잖아요. 저라는 나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그런 걸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슬로우슬로우담담의 웨이브 오브제 컬렉션 Ⓒ탐방마음잔 시리즈는 작품에 속해요. 사람의 마음은 모두 다르게 생겼잖아요. 텍스처도 다르고 형태도 다르죠. 우리의 마음의 크기나 모양이 다른 걸 이야기하면서 ‘그럼, 내 마음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릇이라는 게 크든 작든 쓰임이 없는 게 아니잖아요. 흔히 마음이 좁은 사람은 대개 부정적인 이미지고 넓은 사람은 좀 더 좋은 이미지이긴 한데, 그릇은 기능이 다를 뿐이죠. 또, 잔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담아 마시게 되잖아요. 마음잔을 통해 위로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한 번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마음잔 시리즈를 데려가신 분이 있었어요. 알고 보니 그분이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셨더라고요. 나중에 마음잔에 좋아하는 차를 드실 때마다 큰 위로가 되었다고 전해주셨어요. 제 생각대로, 정말 사람들에게 위로가 전해진다는 것이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저만의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흙투성이에 못생긴 감자가 흙을 털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탐방반면에, 감자잔은 대중성이 높은 제품이죠. 슬로우슬로우담담에서 남녀노소 좋아하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원도 사람들은 어렸을 때 타지의 친구들에게 ‘감자’라고 놀림당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어요. 강릉도 지금처럼 교통이나 인프라가 좋지 않았으니 그 친구들에게는 시골 중에 시골로 느껴졌겠죠. 그랬던 친구들이 지금은 강릉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여행을 오고 싶어 하죠. “하, 참나- 그렇게 놀릴 땐 언제고!”(웃음) 이런 재미있는 경험을 담고 있어요. 유머러스하게요. 흙투성이에 못생긴 감자가 흙을 털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그래서 더 반짝반짝하게 만들었어요. 무광이면 더 감자 같았겠지만, 더 빛나고 예쁜 감자를 표현하고 싶어서요.슬로우슬로우담담의 소연 도예가님 Ⓒ탐방긴 대화를 마치고, 쇼룸에 있는 그릇들을 다시 보았어요.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참 포근했어요. 소연님의 경험과 생각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죠. 아무래도 집 안에 잔이 하나 더 생길 것 같아요. 느림과 담담함이 필요할 때, 강릉의 여름방학을 떠올리고 싶을 때, 그 잔을 꺼내려고요.<여름방학> 특집, 소연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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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북 리뷰 : 책으로 로컬 읽기

[epilogue] 청년마을에 한 발짝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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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청년마을에 한 발짝 가까이

청년마을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청년마을은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에게 지역 자원을 활용한 일거리와 주거 등을 지원해 주는 정부 지원 사업이에요. 그로 인해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이 생기는 걸 기대하고요! 소피님의 이야기를 듣고, 탐방도 청년마을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일상을 보내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체험을 하고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인생에 한 번쯤 필요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곳곳에 위치한 다섯 곳의 청년마을을 소개하려 합니다!1. 오히려하동Why not Hadong! 오히려하동은 다양한 문화자원들이 있음과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하동이 오히려 스타트업하기에 좋은 마을이라고 말해요. 하동의 자원을 브랜딩 하여 판매해 보는 활동과 하동의 문제점을 IT 기술로 혁신하는 과정을 통해 청년들이 지방에서도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어요. 그뿐 아니라 하동 청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동시장을 구경하며 자연에서 찐하게 노는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홈페이지 | https://whynothadong.com/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whynot_hadong/Ⓒ오히려하동2. 나만의-성‘로컬러닝랩 : 나만의-성’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와 도전해 볼 용기가 필요한 청년들이 의성에서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도전형 청년마을이에요. 다시 말해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나만의 삶을 찾을 수 있는 배움 실험실인 것이죠. 로컬의 비즈니스를 경험하는 로컬 비즈니스 랩, 로컬에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 로컬 임팩트 랩, 로컬의 자원과 기술을 접목하는 로컬 테크 랩으로 나뉘어 있어 원하는 랩에 참여할 수 있답니다.홈페이지 | https://mentory85.notion.site/2ff519c2012948118bd2aab6a518cbf6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y_us_lll/Ⓒ나만의-성3. 자유도얼마 전부터 공주에는 새로운 사람들과 재미있는 공간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공주 원도심의 중심, 제민천 마을에 자리 잡은 자유도 또한 공주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고 있는 청년마을입니다. 자유도는 청년들이 마을에서의 관계와 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마음껏 자신의 삶과 일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요. 각자의 관심과 니즈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루트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홈페이지 | http://degreeoffreedom.co.kr/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egree.offreedom/Ⓒ자유도4. DOGO온천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청년마을 ‘DOGO온천’은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들이 행복한 온천마을이에요. <도고 한 달 살이> 1기는 로컬 자원을 발굴하고 마을을 가꾸고자 하는 분들과, 2기는 식물을 통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도고만의 도농 라이프를 통해 청년마을을 가꾸며 지역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분들과 함께 했어요. DOGO온천에서 노을과 온천, 숲과 산,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보세요.홈페이지 | https://www.instagram.com/dog0on1000/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og0on1000/ⒸDOGO온천5. 괜찮아마을괜찮아마을은 ‘쉬어도 실패해도 다시 시작해도 괜찮은 청년마을’로, 낯선 사람들과 작은 바닷가 마을에 머물며 회복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1일부터 2박 3일, 4박 5일 등 기간에 따라 프로그램이 나뉘어 있어 직장을 다니는 사람과 휴식을 취하는 사람 모두 참여할 수 있지요. 특히 자체 개발한 대화 툴킷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 프로그램은 쉼과 상상, 작은 성공 그리고 나를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요.홈페이지 | https://dontworryvillage.com/main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wv_official/Ⓒ괜찮아마을

저에게 맞는 로컬을 찾고 있어요.

저에게 맞는 로컬을 찾고 있어요.

얼마 전, 탐방 인스타그램에 부여에 대한 사랑을 한 아름 쏟아낸 분이 있었어요. 고향이 부여인가 싶었는데, 부여에서 N달 살이를 하는 로컬생활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는 전주, 그전에는 제주, 거제, 해외 도시에도 살았던 “프로 로컬생활자”였죠. 지금 로컬생활자 소피님은 부여안다의 아지트인 소행성에서 살고 있어요. 여러 지역에서 살아가 보는 일상은 어떠할까요? 왜 소피님은 로컬 생활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부여안다의 아지트, 소행성 Ⓒ탐방여기에서 꽤 오래 살 수 있겠다.로컬생활자 소피예요. 부여에 오기 전부터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살아가고 있죠. 코로나 이전에는 외국에서도 N달 살이를 경험했어요. 부다페스트, 헝가리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한인 민박에 연락해서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죠. “제가 가서 일하고, 살아보겠습니다.” 하고 냅다 살아봤어요. 특별한 뜻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그러고 싶었어요.(웃음)로컬생활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 덕분이죠.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라는 책이에요. 책에는 로컬 기획자, 로컬 크리에이터 등 로컬 관련 일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했어요. 그들은 하나같이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더군요. 당시에 저는 ‘어떤 직장에 소속이 되고, 어떤 역할을 부여받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제 고민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느꼈죠. 보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고, 고민은 제가 속할 직장을 찾는 것에서 살고 싶은 로컬을 찾아보는 것으로 이어졌어요.하지만 어떤 곳이 저에게 맞는 로컬인지는 모르잖아요. 본격적으로 취업하기 전에 인턴을 하듯이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봄으로써 내가 살만한 곳인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죠. 그렇게 로컬 생활이 시작되었어요. 작년 여름부터 거제도, 제주도, 전주를 거쳐 지금은 부여에 있네요.(웃음)다양한 지역에 살아봄으로써 내가 살만한 곳인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죠. Ⓒ탐방사실 잘 모르는 지역에 무턱대고 살아보는 건 쉽지 않아요. 숙소를 구하는 일부터 막막하죠. 게다가 저는 빠르게 지역과 사람들을 알아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욕구를 해결해 준 게 체류 지원 프로그램이었어요. 2020년에는 서울시의 ‘연결의 가능성’ 사업을 통해 전주에서 6개월 살이를 했고, 21년엔 거제도에서 행정안전부의 ‘청년 마을’ 사업을 통해 3개월 살이를 했어요.제가 경험한 프로그램들은 여러 청년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져갈 수 있었어요. 독서나 음악 같은 취미부터 지역에서의 다양한 실험,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클래스까지 참 다양해요.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공동체로 조금씩 들어갈 수 있달까요? 그렇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꽤 바빠요. 한 달이 금방 지나가더라고요.나중엔 조금씩 주도권을 잃는 느낌이 들었어요. 커리큘럼을 따라가다 보니 스스로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안 하고, 여기 있는 것들을 즐기고만 있는 저를 발견했죠. 지원 프로그램의 장점이자 단점이랄까요? (웃음) 그렇지만, 그곳에서 다른 지역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늘려가고 활동하는 청년들을 보니 나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본격적으로 지역살이를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제주와 전주로 떠났어요. 쉽지는 않더군요.(웃음)다시 청년 마을을 알아봤죠. 청년 마을은 보통 8~9월에 2주 살이나 한 달 혹은 두 달 살이 참가자를 모집해요. 시간이 떠서 어디서 머무를까 고민하던 차에 지인이 부여에 있는 청년문화예술공동체인 부여안다와 그들의 아지트인 소행성을 소개해 주었어요. 부여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숙소를 운영한다는 게시물이 딱 하나 있더라고요. 혹시 한 달을 살아도 될지 물어봤죠. 그랬더니 너무 환영한다면서 여기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 소개해 주셨고, 연결해 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또,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데 같이 하고 싶다면서, 마을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안내해 주셨죠. 그때 딱 생각했어요. “여기에서 꽤 오래 살 수 있겠다.”벽에 걸려있는 부여안다의 소중한 추억들 Ⓒ탐방새로운 지역들을 많이 경험하고 싶어요소행성에 처음 왔을 때만 하더라도 한 달 살이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벌써 석 달이 되었죠. 부여에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된 이유는 제가 원하는 로컬이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이곳저곳, 로컬 생활을 하게 된 이유는 저에게 맞는 지역을 찾기 위함이었잖아요. 지금도 그 조건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세 가지는 알게 되었죠.서울에서 로컬살이를 꿈꾸던 때부터 자연환경이 가장 중요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현실을 모르고 감성에 한껏 취했던 거죠. 매일 아침 보는 풍경이 어떠할지만 생각했거든요.(웃음) 그래도 여전히 자연환경은 저한테 중요해요. 서울 같은 대도시와 다른 환경 속에 살고 싶어 떠난 거니까요. 두 번째는 ‘머물고 싶은 동네인가?’예요. 집 주변에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한 공간들이 많은 지가 중요하죠. 마지막은 함께 일하고 놀 사람들이에요. 지역에서 살아갈수록 두 번째, 세 번째 조건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는 것 같아요.부여에 오래 살게 된 이유도 이 세 가지가 충족됐기 때문이에요. 탐방에 추천한 부여제철소나 제가 자주 가는 책방세간처럼 발길을 잡는 곳들이 꽤 있어요. 거기에 제가 지내는 소행성에서 벌어지는 매일매일의 이슈들이 신기해요. 매주 누군가의 손님이 오고, N달 살이 손님이 오기도 하는 소행성 생활이 너무 재밌어요. 또, 부여 청년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오늘 뭐 할 사람~!’ 이런 식으로 계속 작당 모의를 하는 사람들이에요. 덕분에 부여에 있는 동안 놀거리, 일할 거리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무엇보다 함께하는 프로젝트들도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활동을 하나 꼽자면, 부여안다에서 운영하는 시민 뮤지컬 ‘부여비트’에 배우로 참여하게 됐어요. 장기 프로그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여에서의 거주 기간이 길어졌죠.무엇보다 부여안다의 존재 자체가 큰 영감이 되었어요. 그들은 부여에서의 경험을 디자인해 주거든요. 나에게 맞는 활동을 추천해 주고,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할 수 있게 최대한 도와주죠. 청년 마을도, 돈을 버는 조직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부여와 청년들에게 진심인지 궁금해졌어요. 저도 언젠가 부여안다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어요. 저의 미래에 대한 힌트를 부여에서 얻은 것 같아요.부여안다의 존재 자체가 큰 영감이 되었어요. Ⓒ탐방소피님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일상, 로컬 생활을 나누고 있어요. 자신만의 기록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새, 로컬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하고 고마운 경험이자 정보가 되었죠.로컬살이의 제 경험을 ‘로컬생활자 소피’라는 캐릭터로 전달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로컬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부여라는 곳이 있대!’ 정도가 아니라, 부여에서도 살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친구가 여행 간 사진을 올리면 거긴 어딘지 궁금해하잖아요. 제 주변 사람들이라도 먼저, 로컬 생활과 여러 지역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확실히 직접 와 본 사람들의 반응이 큰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제가 있는 로컬에 여행을 오면 “서울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살아볼 수 있는 건데 왜 내가 생각을 못 했지?”라는 말을 많이 해요. 또, 언젠가 지역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제 게시물을 통해서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반응을 하기도 해요. 강한 책임감이 생겼죠. 지역살이에 대해 좀 더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고요.로컬을 탐색하고 있는 소피님 Ⓒ탐방다음에 생활할 로컬을 계속 탐색하고 있어요. 부여 바로 옆에 있는 공주도 눈여겨보고 있죠. 공주는 여행도 몇 번 가보고 프로그램도 참여해 봤는데, 이주해서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나 상인분들이 많더라고요.춘천도 궁금해요. 작년에 지역 활동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지역 만족도 조사를 함께 진행했는데 춘천이 눈에 띄게 높더라고요. 그만큼 청년이 활동하고 살아가기 좋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로컬생활자로 살아가면서부터 지역살이를 하고있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항상 꿈꿨어요. 지역에 대한 정보나 지역살이 현실 고증 경험담을 나누고, 서로의 고충을 덜어낼 수 있도록 연대하는 커뮤니티를 말이죠. 그래서 <탐방>이 너무 좋아요. 혼자서 지역살이를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 같아서요. 여기서 더 확장해서 전국의 청년 마을과 체류형 지원 프로그램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청년 마을이 이렇게 늘어가는 것을 보면 분명 저처럼 청년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데, 실제 경험담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최근에 본격적으로 지역살이 커뮤니티를 기획하면서, 다양한 청년 마을 참가자들을 만나고 있어요. 이것도 완성되면 제일 먼저 탐방에 소식을 전할게요. 언젠가는 지역살이를 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서 대화할 수 있는 장도 만들어지겠죠? 저도 그때까지 로컬 생활을 지속하면서 다양한 로컬 경험을 쌓아둘게요.로컬생활자, 소피님 Ⓒ탐방나에게 딱 맞는 로컬을 찾고 있다는 소피님. 소피님이 정착할 마지막 탐방지는 어디일지 궁금합니다. 소피님의 조건인 자연환경, 머물 장소, 사람이 모두 갖춰진 곳일까요? 아니면 그동안 또 다른 조건이 추가되었을까요?탐방러분들은 내가 살고 싶은 지역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자라왔고, 지금 사는 곳이 당연하게 앞으로도 살아갈 곳이라 생각하나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이유가 ‘나’라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준인가요?어쩌면 우리는 익숙함이나 경제 논리에 갇혀, 가장 중요한 고민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어요. 나만의 기준을 정하는 일, 내가 살아갈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는 일. 그것을 위해 과감히 로컬 탐방을 선택한 소피님. 그래서 한편으로는 소피님의 여정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로컬의 삶, 소피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남겨주세요.> 소피님이 지금 머무는 부여와 소행성이 궁금하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못난이 농산물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못난이 농산물에 한 발짝 가까이

못난이 농산물을 먹어보셨나요? 못난이 농산물은 정품과 품질이 동일하지만, 외형에 흠이 있는 농산물을 말해요. 몇 년 전부터 어글리어스를 필두로 예스어스, 프레시어글리 등 못난이 농산물 정기 배달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못난이 농산물이 갈수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그 사랑에 힘입어 못난이 농산물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공간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못난이 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다섯 곳의 공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1. 부여제철소‘부여제철소’는 부여의 제철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퓨전 레스토랑이에요. 이곳의 주인장 한솔님은 직접 농장을 찾아다니며 못난이 식자재를 구했다고 해요. 그렇게 구한 재료로 농부님들의 시간이 잘 읽히는 접시를 만들고 있죠. 대표 메뉴는 부여 취나물을 듬뿍 넣어 만든 아란취니예요.주소 | 충남 부여군 규암면 자온로 72-1Ⓒ부여제철소2. hmmmmarket해방촌에 위치한 ‘흠마켓’은 흠이 있는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고, 그 채소들로 맛있는 요리로 만드는 브런치 식당 겸 스토어예요. 가게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못난이 과일과 채소가 반겨준답니다. 요리 세트로 채소를 묶음 판매하고, 채소를 구매하면 신문지에 포장해 주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에요.주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5길 8Ⓒhmmmmarket3. 넘은 봄제주에 자리 잡은 ‘넘은 봄’은 팜 투 테이블과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한식 비스트로예요. 제주의 사라져가는 식재료와 현대의 식재료, 조리법을 계승하고 기록하는 제주 음식 연구소이기도 하죠. 이곳에서는 제주도 전역의 농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선별한 좋은 식재료, 그리고 못난이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로1길 75-1 1층Ⓒ넘은 봄4. 소일자연 그대로의 온전함을 사랑하는 ‘소일’은 못난이 농산물로 특별한 요리를 만들어요. 대표 메뉴는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취나물로 만든 취나물페스토파스타예요. 소일은 20층에 위치해 있고 사방이 창으로 되어있어, 신설동 일대를 바라보며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답니다.주소 |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22 맹그로브 신설 20층Ⓒ소일5. 어글리크림치즈성수동 베이글 맛집으로 불리는 ‘어글리크림치즈’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하고 있는 곳이에요. 인기 메뉴인 단호박 베이글에는 못난이 단호박이 듬뿍 들어가 있죠. 다채로운 베이글과 그에 잘 어울리는 여러 종류의 잼과 크림치즈를 구매하고 싶은 분이라면, 어글리크림치즈를 추천합니다!주소 | 서울 성동구 성덕정3길 6 1층 모서리 하얀천막집Ⓒ어글리크림치즈

행복하게 부여를 알아가고 있어요.

행복하게 부여를 알아가고 있어요.

부여에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탐방의 인스타그램에 한 탐방러님이 댓글로 추천을 해주셨죠. 부여에서 난 못난이 식자재를 사용한다는데, 이름이 ‘부여제철소’랍니다. 이렇게 귀엽고 재치 있는 이름을 지은 분은 어떤 분일까, 어떤 요리가 나올까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한솔님을 만났어요.오늘은 음식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매번 그렇듯 오늘도 예상을 빗나가네요. 부여에서 정말 재밌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솔님입니다.부여의 제철 농산물로 요리하는 부여제철소 Ⓒ탐방아무리 찾아도 부여 취(나물)가 없는 거예요.부여가 일조량으로 전국 1, 2위를 한다는 것 아세요? 그만큼 땅도 비옥하고 내륙이다 보니 자연재해에서 굉장히 안전한 곳이죠. 그래서 부여는 주민의 5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 특화 도시예요.재료가 풍성하니, 음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평소에도 요리하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비록 디스크 때문에 포기했지만, 고등학교 때는 조리과를 꿈꾸던 학생이기도 했고요. 이후에도 요리 강사 활동을 꾸준히 했으니 준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웃음)메뉴 고민은 재료부터 시작했어요. 부여 10품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부여를 대표하는 농산물 10가지인 거죠. 10품을 늘어놓고 뭘 할 수 있을까 상상했어요. 문득 취나물로 밥을 지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시장에 재료를 사려고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부여 취가 없는 거예요. 농협에도, 마트에도 없었죠. 부여에서 부여 취를 살 수 없다는 게, 참 이상하죠? 양송이도 전국 생산량의 50% 정도가 부여에서 나올 만큼 엄청 유명한데, 부여에서는 구하기가 힘들어요. 대부분 일괄 매입되어 가락시장 등으로 유통된다고 하더라고요. 농민들에게도 참 편리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생기는 방식이긴 하지만, 뭔가 정상적이진 않죠.부여에서 나는 게 부여에서 제일 잘 활용되고 소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제주도에 가면 감귤을 먹듯이요. 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죠. 그렇게 “부여”에서 나는 “제철” 재료들로 퓨전 요리를 하는 부여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물론 여기서 파는 게 몇 접시 안 되겠지만요.(웃음)부여에서 자라는 취나물과 양송이 Ⓒ탐방처음에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못난이 재료들을 찾았어요. 한 6개 담아놓고 3천 원씩 하는 양송이가 부담스럽더라고요. 비싼 양송이로 만든 음식을 대체 얼마에 팔아야 할까 싶었죠. 그러다가 <맛남의 광장>을 보게 되었어요. 백종원 씨가 잘 팔리지 않거나 버려지는 식자재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더라고요. 저도 못난이 재료를 활용하면 분명 재료를 더 저렴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그렇게 농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역시나 농장에 가니 훨씬 싸더라고요. 못난이 채소는 맛이나 영양 성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단지 생긴 것 때문에 A급으로 못 나가는 아이들이에요. 특히 버섯 같은 건 못난이로 많이 받아와요. 취나물도 한 상자는 크고 좋은 것들로 받아 오고, 뜯을 때 작은 것들을 걸러내려고 빼놓은 것들은 토핑용으로 한 봉지 받아와요.재료는 그저 재료라고 생각했는데, 농장에 다니다 보니 재료에 농부님들의 노고가 가득 담겼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걸 함부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정성을 다해 재배한 것으로 요리를 하는 거니 농부님들의 시간이 잘 읽히는 접시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농부 없이 음식 없다’라는 게 뭔지 확 와닿았죠. 도시 사람에게 재료란 대형 마트에 가면 있는 것인데, 사실 그게 아니었던 거죠. 이걸 몰랐다면 제 업이 다른 사람 밥 한 끼 끓여주는 거밖에 안 될 텐데, 스스로 연결자라는 생각을 하니 일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같아요.농부님들의 시간이 잘 읽히는 접시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부여제철소오케이. 1년!사실 식당을 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부여에서 살아갈지도 몰랐고요. 원래 서울에서 커뮤니티, 공간 등을 로컬과 연결하는 일을 했었어요. 신촌에 있는 유휴공간을 셰어하우스로 바꾸고, 청년들의 타운을 만들어서 같이 일하고 밥 먹고 공부하는 청년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었죠. 그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에 있는 로컬 플레이어, 크리에이터와 연결이 됐어요. 한 번씩 지역으로 ‘탐방’을 가기도 하는데, 부여에도 방문했었죠. 잠깐이었지만 부여가 주는 포근한 느낌이 좋았어요. 부여에서 거리를 조성하는 팀이 있었는데, 그 팀의 활동도 참 재밌게 봤었고요.코로나가 터지고 일을 쉬고 있을 때였는데, 부여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 1년 정도만 여기에 와서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했죠. 집도 주고, 차도 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지역에 관심이 있고, 좋은 느낌을 받았던 곳에서 1년 정도 사는 건 괜찮겠다 싶었어요. 코로나 끝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도 되니까, ‘오케이. 1년!’하고 내려온 게 2020년 11월이에요.내려와 보니, 가게들은 많이 비어있었고, 몇 년 전 경험했던 부여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져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 혼자서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에게 바로 연락을 했어요. “여기 이런 공간이 있는데, 너랑 되게 잘 맞을 것 같고 여기 오면 집도 있어. 나랑 한 1년만 같이 살아볼래?”라고 서너 명을 찔렀고, 2명이 내려왔어요. 지역에서도 일을 할 수 있고 공간에 자기 색깔을 불어넣을 수 있는 예술가들이죠. 사진을 찍는 친구에게는 사진관 자리를, 시와 글을 사랑하고 그림을 그리는 친구에게는 책방 자리를 주어서 1년만 여기서 같이 살아보자고 했죠.만일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저는 여기 회사에서 맡은 일만 하다가 돌아갔을 것 같아요. 근데 무리가 생기니까 재밌더라고요. 눈이 오면 썰매를 타러 가고,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예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깔깔깔 웃기도 하고요. 또, 매일 저녁에 모여서 밥을 같이 해 먹고 그러니까 부여가 좋아졌던 것 같아요.부여가 주는 포근한 느낌이 좋았어요. Ⓒ탐방함께 부여에 온 셋에 동네 친구 한 명을 합쳐 총 넷이서 뭉쳐 다녔어요. 맨날 저녁에 밥을 같이 먹고, 때론 술을 마시면서 재밌는 상상들을 계속했어요. “우리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하고요. 그러다 ‘청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라는 지원 사업이 뜬 걸 봤어요. 청년들끼리 모여서 활기 있는 활동을 하면 돈을 주겠다는 거였죠. 우리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잡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 잡지 이름이 ‘부여안다’였죠. 부여를 껴안는다는 뜻과 부여를 알아간다는 뜻을 함께 담았어요. 부여안다라는 잡지를 만들면서 부여를 알아가고 또, 품 안에 꼭 담을 수 있길 바랐거든요.그냥 우리끼리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시작했던 ‘부여안다’가 생각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지역이 웅성웅성할 뿐만 아니라 군수님이 찾아오시기도 했죠.(웃음) 이게 이럴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지역을 바라보고 우리의 활동을 하는 게 지역에도 필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관심을 받는 것도 재밌고, 부여가 우리랑 잘 맞는다는 생각도 들었죠. 우리의 역할이 선명해지니까 제 삶도 조금 뚜렷해지는 것 같고요.잡지의 제목이었던 ‘부여안다’는 자연스럽게 청년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청년 공동체라면 무슨 단체인가? 회사인가? 싶을 수 있지만 부여안다는 부여의 젊은이들이 친목 모임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들은 소도시에 부족할 수밖에 없는 문화 체험을 스스로 만들죠. 독서 모임을 하고 싶다면, ‘독서 모임 할 사람?’이라고 던지면 됩니다. 어느새 ‘소행성’이라는 부여안다의 아지트도 생겼습니다.파워 ‘E’, 세 명이 있다 보니 정말 많은 친구가 왔어요. 친구의 친구들이 부여에 방문하는 거죠. 통계를 내보니 1년 동안 한 200명이 왔더라고요.(웃음) 올 때마다 마루에 다 같이 끼여 자니 재밌었지만, 한편으론 불편하더라고요. 게스트하우스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제가 올해 꼭 하고 싶었던 게 ‘부여비트’라는 뮤지컬 활동인데, 뮤지컬을 올리려면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지원을 하러 부여로 내려와야 해요. 먼 데까지 내려와 달라고 하고, 숙소까지 그들에게 잡으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죠. 그렇게 부여안다의 아지트인 ‘소행성’이라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정말 아지트예요. 친구들이 부여에 왔을 때 머물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여 청년 공동체인 부여안다의 모임이 열리죠. 최근에는 ‘N달 살이’를 하는 사람들도 찾아오게 됐어요. 그 친구들 덕분에 소행성이라는 공간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네 친구, 내 친구, 우리 모두 친구!지금 카톡방에는 15명이 있어요. 요리사부터 춤추는 직장인, 대장장이, 심리 상담 센터 운영자, 디저트 카페 사장님, 책방 주인까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죠. 새로운 분이 부여에 오면, 속으로 ‘오케이. 또래~!’라는 생각을 하면서 슬쩍 말을 걸어요. 그렇게 부여안다를 같이 하게 된 친구도 있어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죠.올해 상반기에는 교환일기 프로젝트를 했어요. 6명의 친구가 주제를 가지고 4개월간 릴레이로 일기를 쓰는 거였죠. 마냥 부여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나라한 일기였어요. ‘나 부여를 떠날까 봐’ 이런 말로 시작해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느낄 만한 불안과 스스로가 자꾸 작아지는 순간 등을 기록했었죠. 특히나 교환일기를 쓰던 계절이 겨울이었기에 모두의 감정선이 침체해 있었죠. 서로의 일기에 위로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잔잔한 감동이 있더라고요. 만들고 보니까 청춘이다 싶고요. 치열하지만, 애써서 자기 삶을 일구어 가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고민이어서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 보면 각자의 성장이 눈에 보이기도 하죠.부여제철소에는 마을 지도를 비롯한 부여안다가 만든 결과물이 비치되어 있다. Ⓒ탐방지금 가장 활발한 활동은 ‘부여비트’ 뮤지컬이에요. 저는 춤추고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댄스 동아리를 오래 할 만큼이요. 대학교 때는 시민 뮤지컬 를 경험한 적도 있어요. 한일 관계가 악화되어 있을 때 한국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연습하고, 나라를 한 번씩 오고 가면서 교류하는 한일 교류 뮤지컬이었죠. 대학교 말미부터 졸업 후까지 두 번 정도 배우로 참여했었어요. 제가 참여를 하면서 댄스 동아리를 같이 했던 후배들도 참여하게 되고, 신촌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오게 되면서 ‘네 친구, 내 친구, 우리 모두 친구!’ 하나가 되었죠.(웃음) 다른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던 그 무대 위의 감동이 너무 짜릿하고 뜨겁게 남아있어요. 언제가 됐든 꼭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시민 뮤지컬은 춤과 노래를 통해서 스킨십을 하면서 경계를 낮추게 되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에 꼭 필요한 활동이에요. 부여에 있는 동안에만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초부터 지원서를 쓰고 밀어붙였어요. 처음에 부여에 내려오라고 연락한 친구들도 모두 시민 뮤지컬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거든요.(웃음) 또 평상시에 시민 뮤지컬을 또 하고 싶어 했던 친구들을 눈여겨봤다가 의 부여 편인 부여비트에 참여하라고 제안했죠. 여기 오면 교통비도 주고, 숙소도 준다고 하면서 꾀었어요.(웃음) 그렇게 뮤지컬을 함께했던 친구 5명이 매주 주말마다 부여로 와주고 있어요. 또 를 운영하는 단체에서 라이선스부터 음원, 의상, 소품 등을 지원해 주고 있죠.공연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부여비트 배우들 Ⓒ부여안다부여비트의 배우는 30명인데, 14세부터 73세까지 있어요. 농부, 귀촌인, 토박이, 학생. 직업도 다양하죠. 예전에 했을 때보다 더 특별한 마음이 들어요. 작은 지역 안의 다양한 사람들이 조금씩 눈을 맞춰가는 것을 보면 뭉클하거든요. 또 모두가 진심으로 참여해 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연습 시간을 엄청나게 기대하고 귀하게 생각하는 게 눈으로 보인달까요?고등학생 한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친구는 댄서 지망생이에요. 춤과 노래를 배우고 싶은데 한 번도 기회가 없었다고 해요. 뮤지컬을 연습하는 매 순간 너무 신이 나서 참여를 해요. 그럼 저희가 역시 댄스 지망생은 다르다면서 엄청나게 띄워주죠. 지난주에는 배역 오디션을 했는데, 이 친구가 엄청나게 긴장을 했더라고요. 그래도 자신에게 한껏 취해서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귀엽던지요. 그 친구가 집에 돌아갈 때마다 카풀을 해주시는 참여자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면 항상 너무 좋다고 이야기한다고 해요. 너무 뿌듯하죠.부여제철소의 주인장 한솔님 Ⓒ탐방부여안다는 부여에서 함께 하고 싶은 다양한 활동을 편하게 하는 느슨하고 유연한 커뮤니티예요. 각자의 업을 깨고 조직이 된다면 우리가 하는 활동이 일이 되니까 재미가 없어질 것 같더라고요.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업이 된다면,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고 의미가 달라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무엇보다 외지인이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럽기도 해요. 우리가 정말 여기서 살고 싶고, 여기서 살려면 이런 재밌는 일들이 주변에 있어야 하고, 또래 커뮤니티도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조금씩 천천히 전하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언제나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획은 없어요. 내년이 돼봐야 어떤 꿈을 꿀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 들어서는 생각이 조금 바뀌긴 했어요. 여기 부여에 자리를 잡았고, 부여제철소보다 부여안다의 일이 더 커지고 있어서 누군가가 부여제철소로 부여에서 지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저는 부여에서 또 다른 일을 벌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탐방은 11월 말, 부여에 한 번 더 가려 합니다. 11월 27일 부여비트를 보기 위해서요. 왠지 가자마자 한솔님이 말해준 댄서 지망생 친구를 한눈에 알아볼 것만 같아요. 마구 솟구칠 내적 친밀감을 잘 숨겨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한솔님은 온 얼굴과 행동, 모든 말속에 행복이 가득한 모습이었어요.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게 이런 모습이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래서 탐방에게 부여는 행복이 가득한 곳이 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 어떤 장소에서 가장 행복한가요. 저도 오늘은 누군가에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어보려 합니다.로컬의 삶, 한솔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남겨주세요.제철의 재료를 다루는 또 다른 탐방러가 궁금하다면?> 강원도의 작물로 젤라또를 만들고 있는 성범님> 맛있는 정원을 만들고 있는 현숙님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북스테이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북스테이에 한 발짝 가까이

북스테이로 떠나본 적이 있나요? 북스테이는 따스한 공간에서 호스트가 큐레이션한 책을 읽으며 하룻밤 묵는 것을 말해요. 날이 선선해지고 가을이 다가오니, 북스테이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나요. 무겁게 읽을거리를 챙기지 않아도 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책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고요. 오늘은 로컬 곳곳에 위치한 낭만적인 북스테이 5곳을 소개합니다.1. 이후북스테이영월 산골에 위치한 이후북스테이는 망원동에 위치한 이후북스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공간이에요.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2층 다락과 푸른 나무를 바라볼 수 있는 통유리창, 그리고 흔들의자가 있는 테라스까지. 다양한 풍경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스테이에요. 사랑스러운 방울이와 맹자, 몽실이가 산책 가이드가 되어 스테이 근처를 구경시켜준답니다.주소 | 강원 영월군 영월읍 동강로 642-39Ⓒ탐방2. 스테이 온 페이지스테이 온 페이지는 경상북도 청도에 자리 잡은 북스테이예요. 시, 사랑과 우정, 쉼, 삶을 주제로 한 4개의 방이 있고, 각 방에는 주제에 맞는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 있어요. 블루투스 스피커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방의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도 참 낭만적일 것 같아요. 스테이에서 읽은 책이 마음에 들면, 스테이 안에 위치한 서점 ‘오마이북’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주소 |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천3길 67-5 1층Ⓒ스테이 온 페이지3. 몽도몽도는 책과 함께 머무는, 고요한 게스트하우스예요. 사장님 내외 방 1개, 손님방 2개 총 3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은 공간이지요. 책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별채 ‘방란장’에서는 가벼운 식사 및 음주가 가능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 혹은 술(독주는 불가능!)을 미리 준비해 가면 독서와 함께 즐길 수 있어요. 정갈하고 편안한 독서 공간을 선호하시는 분께 잘 어울리는 북스테이예요.주소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1340번길 60Ⓒ몽도4. 호스텔 마음스테이마음스테이는 세화해변 근처에 자리 잡은 북스테이예요. 1층에 위치한 함돈균 문화 평론가가 만든 문화공간인 ‘시타북빠(시와 타이포그라피가 만나는 책방이자 바)’에서 책을 즐길 수 있지요. 시타북빠의 책들은 색다른 관점으로 큐레이션 되었기에, 신선하고 독특한 북스테이를 찾고 계시는 분들께 호스텔 마음스테이는 마음에 꼭 드는 공간일 거예요.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평대13길 44 2, 3, 4층Ⓒ호스텔 마음스테이5. 모티프원모티프원은 글 쓰는 아버지와 연기하는 딸이 꾸려가는 북스테이예요. 이곳은 헤이리예술마을에 최초로 지어진 게스트하우스로, 1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에요. 5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 모티프원의 방 중에서 가장 인기 많은 방은 ‘스튜디오 화이트’예요. 이곳에서는 통창 너머로 파주의 자연을 한껏 느끼며 책을 읽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답니다.주소 |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8-26Ⓒ모티프원

도시와 산골을 오가고 있어요.

도시와 산골을 오가고 있어요.

‘나 홀로 문화’, ‘자발적 고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언뜻 안 좋은 의미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홀로 여행, 독서, 운동 등을 즐기는 건강한 문화라고 해요. 타인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여 일상의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과정이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경험이 있어요.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했을 때죠.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만 가득하던 학교에서 나와, 다양한 나이와 직책이 뒤섞인 사회는 ‘E’인 저에게도 힘든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일주일에 한 번, ‘혼자만의 시간’을 만드는 거였죠. 처음에는 갑자기 혼자 밥을 먹겠다는 저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다들 곧 적응하셨어요. “아~ 오늘 혼자만의 시간이지?” 하시고요. 일주일에 1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는 회복의 시간이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욱 건강해졌고요. 아마도 ‘나 홀로 문화', ‘자발적 고립'의 효과 아니었을까요?오늘의 주인공인 천혜영님은 서울과 산골을 오가며 ‘자발적 고립'을 실천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나 홀로, 자발적 고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지요. 바로, 산골 속의 휴식처로 알려진 ‘이후북스테이’입니다. ‘참 좋은 업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후북스테이 주인장은 혜영님의 ‘부캐’라고 하네요. 서울에서는 본캐, 메이크업아티스트로, 영월에서는 부캐, 이후북스테이 주인장으로 살아가는 혜영님을 만났어요.이후북스테이 주인장, 혜영님을 만났어요. Ⓒ탐방여기에서는 한 200%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어느 날, 엄마께서 소일거리로 민박을 운영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업체에서 공간을 멋있게 만들어준다고 했는데, 와서 보니 너무 촌스럽더라고요. 몰딩은 체리 색이고, 문에는 꽃무늬 유리가 들어가 있고요. ‘망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손을 대기 시작했어요. 망하면 안 되니까요. 일주일에 두 번씩은 서울에서 영월을 왔다 갔다 했어요. 연희동에서 영월까지 3시간이 걸리거든요. 5년 전에는 열정과 에너지가 있어서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절대 못 할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인테리어만 끝나면 털어야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손을 대니 잘 운영되는지 궁금하더군요. 어머니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으니 인스타그램이나 예약 관리를 도와드릴 수밖에 없고요.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애착이 생겼어요.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탐방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와요. 사람 일은 모른다고 하잖아요. 타의에 의해 시작했는데 이 일이 저랑 잘 맞더라고요. 본업인 메이크업도 재밌게 하고 있지만, 자연에서 주는 에너지가 더 커요. 서울에서 일할 때는 70%의 에너지가 채워진다면, 여기에서는 한 200%가 채워지는 느낌이에요. 저도 여기에 오면 위로를 받거든요. 우선, 아무도 없다는 게 너무 좋아요. 이곳에 혼자만 있으면 온전히 나만 바라볼 수 있어요. 풀벌레 소리랑 바람 소리도 좋죠.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참 감사하게 느껴져요. 그러다 동강으로 산책하러 가죠. 이 근방에는 아무도 없어요. 사람이 걸어 다니는 걸 거의 볼 수가 없죠.(웃음)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산수화가 그려진 시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자연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니까요.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살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제가 이곳에 머물며 느낀 감정을 손님들도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오픈하면 관심을 끄겠다고 생각한 것치고 푹 빠져있죠? (웃음)이후북스테이에서 조금 걸어나오면 보이는 동강 Ⓒ탐방이후북스테이에는 와이파이, TV가 없습니다. 빠르고 자극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나, 여유를 느끼기 위함이죠. 대신 이후북스테이에는 이후북스의 책들과 LP가 있어요. 이후북스는 서울 망원동과 제주도에 있는 독립책방이기에 익숙하실 수도 있어요. 혜영님과 이후북스 사장님은 친한 친구 사이거든요. 친구가 먼저 책방을 만드니 그곳이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었죠. 자연스럽게 책에서 이어지는 사람들과 책에서 얻는 교훈을 느끼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 옆에 있다 보니 북스테이를 만들게 된 거죠.처음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숙소를 예약한다는 게 너무 신기하긴 했어요. 저처럼 ‘자발적 고립’을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이후북스테이에서는 자발적 고립이 되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거든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사람도 없으니까요. 이후북스테이의 매력, ‘고립’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1박 2일은 너무 짧아요. 최소 2박 3일은 있어야 좀 쉬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서 한 번 오셨던 분들은 점점 머무는 기간이 길어져요. 처음에는 1박, 이후에는 2박, 다음에는 2박 3일도 짧다고 3박을 예약하시죠.(웃음) 길게는 20일 정도 머물다 가신 분들도 있어요.1호점 이후북스테이, 2호점 점숙씨 Ⓒ탐방해마다 찾아오시는 손님도 있죠. 미국에서 오셨던 부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국 아빠가 미국에 가서 외국인 아이를 입양한 거예요. 그 아이가 아빠가 되었고 성인이 된 딸과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닌다고 했죠. 아빠, 할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으로도 여행을 온 거예요.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많이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물감이랑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그림을 그려주고 가셨어요. 2층 다락에 있죠. 그런 추억들이 다 소중해요. 이후북스테이에는 방명록도 있어요. 방문객분들께서 마음을 다해 방명록을 써주시고 가신 것을 보면 보람을 얻고 힐링이 되죠. 일주일에 한 번씩 오면 연애편지 기다리듯 방명록을 제일 먼저 찾아 읽어요. 읽고 나면 감사와 사랑으로 마음이 충만해지죠.이후북스테이의 2층 다락 Ⓒ탐방나의영월 : 좀 더 자주, 길게 머물게 되고 영월을 좋아하게 되었죠.영월에 있으니 자연스레 자연 친화적 삶에 관해서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숙소를 운영하며 더 노력하고 알리고 싶어 친환경 어매니티도 만들었죠. 특히 지방에서 개발사업을 하면 서울과 똑같이 만드는 게 안타까웠어요. 영월에서 자주 목격했죠. 다 베어버리고, 서울인지 영월인지 모르겠다는 게 속상했어요. 너무나 소중한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뭔가 특별하게 하지는 못하고 있네요.(웃음)작게나마 시작한 게 ‘나의영월’이에요. 친환경 어메니티의 이름이기도 하고, 친환경을 실천하는 영월 여행 모임이죠. 인스타그램으로 불시에 모집하고 사다리타기로 3~4명이 정해지죠. 서울에 살고 계시는 분이면 서울에서 만나서 모시고 같이 오고, 영월역에서 만나기도 해요. 1박 2일로, 영월에 와서 쓰레기 줍고 일회용품이 많이 안 나오는 소비를 하고, 놀고 먹고 쉬고 가는 거예요.(웃음) 벌써 5기까지 진행했네요.친환경 어매니티이자 친환경을 실천하는 영월 여행 모임, 나의영월 Ⓒ이후북스테이큰 영향력을 바라고 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내가 이런 걸 하면 달라지는 게 있을까 싶고요. 딜레마인 게 참여자분들은 원래 친환경 실천을 잘하는, 제로웨이스트의 철학이 깔려 있으신 분들이에요.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들이 경험하게 하고 변화를 만들고 싶은데, 아직은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더 재밌는 기획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항상 갈증이 나요. 뭔가 부족한 것 같고요. 제가 서울에 일이 있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여기에 온전히 쏟기가 힘들거든요. 조금씩 구축해가고 있어요.점차 영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탐방여기 아래에 건물을 지어서 엄마와 같이 살 계획을 하고 있어요. 엄마랑 많이 싸워서 살짝 걱정되지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언젠가는 시골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러다 20년 전쯤 어머니께서 먼저 서울을 떠나 영월에 정착하셨죠. 그땐 이 동네에 사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사람도 많지 않은 산골이라고요. 지금은 완전 역전이 됐죠. 다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았냐고 하세요.엄마가 영월에 계시다 보니 저도 영월에 오게 되었죠. 이후북스테이를 하기 전까진 설, 추석같은 명절에만 왔던 것 같아요.(웃음) 서울에서 멀기도 하고,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요. 숙소를 만들면서 영월에 좀 더 자주, 길게 머물게 되고 영월을 좋아하게 되었죠. 점차 영월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 5도 2촌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은 3도 4촌, 이후에는 2도 5촌이 되겠죠. 그렇게 점차 영월에 정착하려고요. 정말 막연하던 귀촌의 꿈이 이후북스테이로 실현될 것 같아요.정말 막연하던 귀촌의 꿈이 이후북스테이로 실현될 것 같아요. Ⓒ탐방개구리도 옴 쳐야 뛴다고 하죠. 이후북스테이는 마음껏 움츠릴 수 있는 휴식처 같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이곳을 찾을까 해요. 그때쯤이면 혜영님이 2도 5촌일지, 1도 6촌, 7촌의 생활을 하고 계실지 궁금하네요.로컬의 삶, 혜영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혜영님과 대화하며, 떠오른 또 다른 탐방러를 만나보세요.> 자발적 고립을 꿈꾸던 수완님> 책을 통한 연결을 만들던 지영님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북촌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북촌에 한 발짝 가까이

북촌은 전통한옥이 밀집되어 있어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뿜어내요. 전통한옥을 비롯하여 한옥을 개조한 카페, 한복 대여점 등 한국적인 멋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로 가득하죠.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북촌의 홍반장, 현정님이 꼭 가봐야 한다며 추천해주신 북촌 공간 5곳을 소개합니다!1. 북촌탁구북촌탁구는 북촌의 사랑방이자 재밌는 일들이 가득한 장소예요. 탁구를 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전시나 공연을 보거나 북촌 굿즈를 구매할 수도 있어요. 문화공간을 겸하는 탁구장이자 tvN에서 방영되었던 <올탁구나>의 촬영지이니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려요.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2길 4 지하Ⓒ탐방2. 정애쿠키정애쿠키는 사장님께서 68세의 나이였을 때 연 특별한 가게예요.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우리밀 통밀가루로 만든 수제쿠키를 맛볼 수 있어요.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정애쿠키부터 고추부각이 잔뜩 올라간 고추쿠키, 속에 초코칩이 가득 들어간 초코칩쿠키까지! 각양각색의 쿠키를 만나보세요.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길 76 1층Ⓒ북촌홍반장3. 북촌마을서재북촌주민인 김홍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기증한 1,230여권의 도서가 비치되어 있어요. 작은쉼터갤러리에서는 북촌주민과 예술인들이 북촌과, 한옥 등을 주제로 전시도 운영해요.북촌에서 한옥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려요.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2길 11-9Ⓒ북촌마을서재4. 밀과보리밀과보리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북촌의 대표 맛집이에요. 오래전부터 자리한 맛집이기에 식객 허영만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흔적을 만날 수도 있어요. 대표메뉴는 바지락 칼국수와 보리밥이니, 건강한 한끼를 원하신다면 밀과보리를 추천합니다!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1길 32Ⓒ종로마을N5. HANADURI하나두리는 쌍둥이 작가님들이 운영하는 한지문구점이에요. 이곳에서는 미국의 다양한 뮤지엄과 아트샵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지 스테이셔너리와 그래픽작업을 담은 카드를 만나볼 수 있어요. 한지로 만든 제품부터 금속, 세라믹 등으로 만든 다양한 디자인상품을 만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해요.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길 122-1ⒸHANADURI

마을 놀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마을 놀이터를 만들고 있어요.

운동 좋아하세요? 요즘 운동 후에 인증사진을 찍고,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 인기라고 해요. 운동크루나 체육관 친구도 많아졌고요. 헬스장이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저에겐 #오운완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동네에 좀 더 재밌는 체육관은 없는 걸까요? 놀다 보면 땀이 뻘뻘 나고 건강해지는 놀이터처럼요.한옥마을로 알려진 북촌에 제가 찾던 곳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 달려갔어요. 탁구장으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벽화가 화려합니다. 탁구를 하는 동물들, 악기를 연주하는 동물들, 뛰어노는 동물들. “탁구장이 맞겠지?”라는 의심이 드는 순간, 칠판에 “탁구장 맞아요"라는 글귀와 핑-퐁- 핑-퐁- 탁구 하는 소리가 저를 안심시킵니다. 아담한 지하 탁구장에서는 한창 레슨이 진행 중이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탁구라켓 옆에 기타와 우쿨렐레, 뒤에는 커다란 가수 김광석의 사진, 벽에는 다양한 포스터와 그림들. 오늘의 주인공은 이 신기한 탁구장을 운영하는 박현정님이에요.신기한 탁구장, 북촌탁구 Ⓒ탐방탁구장 맞아요.북촌탁구가 이름만 탁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탁구장 맞아요.(웃음) 문화 공간을 겸하는 탁구장이죠.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문화 공간을 염두에 두었어요. 탁구대는 접었다 폈다 하는 활용성이 있으니까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사실 전문 탁구장은 탁구대를 절대로 안 접어요. 접을 일도 없고 공이 들어가지 말라고 스커트로 아예 막죠. 근데 생각해보면 그때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월례대회라든가 시합을 하고 난 뒤, 탁구대를 식탁으로 만들어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었거든요. 탁구대는 여러 가지 용도가 있는, 유연한 물건인 거죠.처음에는 공연 공간으로만 생각했어요. 문을 연 2018년 1월부터 공연을 시작했으니까요. 제가 음악을 원체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탁구장을 운영해 보니 북촌에 아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탁구장에 아이가 오면 보통 엄마가 함께 와요. 그렇게 엄마들과 친해졌죠. 그 엄마들이 아이들에게는 지출하지만, 본인에게는 지출하지 않아요. 문득 엄마들을 운동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친한 동생이 매트 필라테스 자격증을 취득한 거예요. 이 친구도 그룹 레슨을 하고 싶어 하고. ‘그래, 잘 됐다!’ 하며 북촌탁구의 아침 필라테스 레슨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렇게 북촌탁구에는 점점 다양한 활동이 생겨났어요. 동네 산책이라는 노래도 만들고, 마을 사람들과 뮤직비디오도 만들었죠. 기타 선생님과 오카리나 선생님도 계세요. 탁구대에 테이블보를 깔고 수업을 하죠. 저는 북촌을 누구나 1인 1악기를 할 수 있는 마을로 만들고 싶어서 ‘북촌클라스’라는 문화예술단체를 만들기도 했어요. 조금은 특이한 탁구장인가요? 그래도 북촌탁구는 탁구장이 맞아요. (웃음)그래도 북촌탁구는 탁구장이 맞아요. Ⓒ탐방사실, 이전에도 탁구장을 운영했었어요. 100평 면적에 회원도 한 80명, 코치도 3명이 있는 꽤 규모 있는 탁구장이었죠. 그런데 엄마가 항암 투병을 하시게 되었고, 그다음엔 제가 아팠죠. 연달아 안 좋은 일이 겹치다 보니 상실감, 박탈감이 가득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탁구장을 닫게 되었죠. 그러던 중 서울시 50+ 재단의 홍보물을 보게 되었어요. 한 글귀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조금은 다른 삶에 용기를 더하는’ 제가 좋아하는 단어가 쫙- 있었던 거죠. 바로, 전화해서 운 좋게 들어갔어요. 당시에 저는 50대가 아닌 40대였거든요.(웃음) 그렇게 인생학교 1기생이 되었답니다. 인생학교에서 많은 배움이 있었고, 다양한 생각을 해보았던 것 같아요.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지만, 그냥 탁구장을 하고 싶지는 않았죠. 탁구도, 회원들도 좋았지만, 제 안에 있는 문화 예술적인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거든요.확실히 살고 있으니 ‘북촌 사람'이 되더라고요.북촌은 저에게 꽤 익숙한 동네예요. 김광석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둥근소리’ 덕분이죠. 모임 분들이 여기에 많이 살고 있다 보니 북촌에 자주 오게 됐죠. 둥근소리 모임은 보통 밀과보리라는 식당을 통째로 빌려서 진행했어요. 그곳에서 기타치고 노래하다 보니 식당 주인과 친해졌죠. 동갑이고, 김광석을 너무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거든요. 북촌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식당을 하는 친구가 있다 보니 굶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북촌에 오게 되었달까요? 실제로 제가 여기로 이사 올 때 그 친구가 산해진미 한 상을 딱- 차려주기도 했어요(웃음).북촌탁구의 문을 열고 한 2~3년 뒤에 북촌으로 집을 옮겼어요. 생각보다 꽤 늦었죠? 아침에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때는 친구들이랑 술 한잔을 걸쳤으니 택시를 타고 갔죠. 교통비를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무엇보다 필라테스 레슨은 아침 일찍 하니 출근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그렇게 북촌으로 이사를 했어요.확실히 살고 있으니 ‘북촌 사람'이 되더라고요. 출퇴근할 때는 아는 사람만 알았어요. 마을을 자주 돌아다니지도 않았고요. 이곳에서 살게 되니 보이는 것들과 만나는 사람들의 폭이 더 넓어지더라고요. 어르신들은 애들을 가끔 데려다주러 오시거나 이런 것 말고는 지하 세계로 내려오지 않으시죠. 그런데 여기에 살면서 길에서 만나게 되고 먼저 말도 걸어주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처음 제게 건넨 말씀이 “우리 집에 방 나왔는데 누구 들어올 사람 있는지 알아봐 줘.”였고요(웃음). 제가 동네의 이 사람, 저 사람 모두와 친하니까 말씀하신 거죠. 그때부터 ‘북촌 홍반장’이 되었답니다. 이제는 시계 건전지를 갈아드리고, 책상도 옮겨드리죠. 어르신들에게 뭘 해드리고 싶어도 마땅한 경로가 없었는데, 살게 되니 그런 걸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 마을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전에도 여기에 오면 북촌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것 같아요.그때부터 ‘북촌 홍반장’이 되었답니다. Ⓒ탐방어느 날 어르신이 시계 건전지를 바꿔 달라고 하셔서 갔어요. 혼자 살고 계시다 보니 외로우셨는지 종이 앨범을 꺼내서 보여주시더라고요. 한 권을 보고 이제 일어나야겠다 싶었는데, 한 권을 또 가져오시더라고요(웃음). 정말 일을 하러 가야 해서 마지막 한 권은 못 보고 일어났어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 예술인 팀 예벤저스(예술인 어벤져스, 현정님이 붙인 이름이다)를 만났을 때 어르신들을 위한 무언가가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그걸 계기로 <어르신 사진 교환전>을 열었어요.어르신이 사진을 가지고 오시면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동안 장갑을 낀 전문가가 사진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디지털 사진으로 변환해서 핸드폰에 담아드리는 행사였죠. 어르신은 사진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해주시고요. 맞아요(웃음). 명품이나 보석 다룰 때처럼 어르신의 사진을 조심히 만졌죠. 그 역할을 했던 예술가가 연극을 하시는 분인데 정말 최고였어요. 어르신과 저, 그리고 더 어린 세대들까지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참여하신 예술가들도 너무 좋아하셨고요.어르신 사진 교환전 Ⓒ탐방북촌탁구라는 공간이 참 고마워요.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북촌이라는 마을에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니까요. 예를 들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출연하는 ‘아무연주대잔치’가 그렇죠. 출연진만 해도 족히 30명이 되는 대형 공연이에요.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만들죠. 탁구장인지, 공연장인지, 연습실인지 명확하지 않은 이런 공간이니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전 북촌탁구를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마을, 북촌을 더 발견하고 알릴 거예요. 지금도 예벤져스와 재미난 일을 준비하고 있죠. 한 10월쯤, 계동길을 놀이동산으로 만들려고 해요. 탐방도 와서, 계동 빅3 이용권 꼭 이용해 보세요(웃음)우리 마을, 북촌을 더 발견하고 알릴 거예요. Ⓒ탐방인터뷰를 마치고 현정님이 평소 좋아하는 장소인 북촌서재에 함께 갔어요. 도보로 3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는데, 그 사이에 현정님과 인사를 나누는 동네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동네 사람이니 당연한 일이면서도 참 신기하고 어색했답니다. 동네를 30분 이상 산책을 할 때 아는 사람 한 명을 만나기도 어려울 것 같거든요. 어쩌면 우리는 당연한 게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일상을 사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북촌의 홍반장, 현정님이 되진 못하더라도 오늘은, 마주친 이웃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려고요.로컬의 삶, 현정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서울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지 않나요? 이주까진 아니지만, 훌쩍 떠나는 여행을 꿈꾸면서요. 탐방은 <로컬의 삶>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더 자주 ‘서울탈출’을 꿈꿨던 것 같아요. 특히 지난주 여름방학 특집에서 만난 속초, 강릉의 탐방러들은 이런 저의 마음을 부채질했죠. 물론 그곳에서도 바쁜 일상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거든요. 돌아오는 길에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로 시작해서,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난 안 되겠지.’로 끝났지만요.그러던 중 오늘의 탐방북,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를 만났어요. 탈서울러를 자주 만나지만 여전히 지망생에 머물러있는 저,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역시나.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늘 탐방북에서는 챕터별로 공감된 글귀와 또 다른 지망생, 탐방지기의 생각을 나눠볼게요.네 번째, 탐방 북 :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탐방1. 험난한 서울살이, 자취만렙의 최후잠만 자는 3평짜리 방이 나은지, 섬 근무가 나은지를 두고 비교하는 건 “동네 목욕탕에서 44도 열탕에 들어갈래? 아니면 18도 냉탕에 들어갈래?”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동네 목욕탕에서 열탕이나 냉탕이나 몇 분 못 견디는 나는 열탕에서 3분 견디고, 냉탕에서 3분 견디다 결국 온탕에 정착하곤 한다. … 중략 … 지금 내가 사는 세계에선 열탕 아니면 냉탕밖에 없는 것 같다. … 중략 … 열탕과 냉탕 둘 중 선택하라고 하면 “둘 다 싫어요, 38도 온탕은 없나요?”라고 되물어야 정상일 텐데 아무도 되묻질 않는다. 냉탕에서는 누구나 열탕에 가려 하고 열탕에서는 숨이 막혀도 그걸 견디며 산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4-25 중<탈서울 지망생입니다>는 평범한 직장인인 저자(김미향)가 서울을 탈출하기 위해 예행연습을 한 여정입니다. 미향님은 서울살이와 시골살이를 냉탕과 열탕에 비유하며, 왜 온탕은 없는지 질문을 던져요. 정말 무릎을 탁! 치며 공감했죠. 그러게요. 왜 우리는 온탕을 생각하지 못했을까요?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저는 “지방 가서 살 수 있어?”라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하지만 항상 대답을 주저하죠. “하면 하는데, 글쎄? 살아본 적은 없어서.” 미향님은 지방 도시에서 성장해서 서울로 올라왔다면, 탐방지기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만 살아본 서울 토박이거든요. 왠지 저의 삶 전체가 변화될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들어요. 아마도 그건 저 역시, 서울 아닌 지방을 시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열탕과 냉탕의 사이, 온탕을 떠올리지 못한 거죠.2. 한 달이라도 살아보자각지에 흩어져 사는 우리 집 남매들은 부모님이 사는 전북 정읍시의 이 아파트를 ‘엄마호텔’이라 부른다. 이곳에 오면 매일 아침 갓 지은 집밥이 조식으로 나오고, 깨끗한 침구와 부드러운 수건이 언제나 준비되어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49 중그래서 미향님은 3주간 휴가를 떠나요. 온탕을 찾아 ‘엄마호텔’로요. 미향님의 고향인 정읍’시’는 꽤 큰 도시예요.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KTX역이 있어 서울에서도 가기 편리하죠. 무엇보다 미향님에게는 가족이 있는 따스한 집도 있고요. 좁은 서울 자취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엄청난 혜택이 있달까요.‘엄마호텔’은 저도 애용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과 좋아하는 음식으로 가득한 그 호텔에는 나름의 법칙(?)이 있습니다. - 2박 이상에는 대가가 따른다. - 2박이 넘어가면, 더 이상 손님이 아니거든요. “결혼은 안 하니?”로 시작해 끝나지 않는 잔소리와 다 큰 성인이 엄마가 해주는 밥만 받아먹는 괜한 미안함. 하여튼 좋기도, 나쁘기도 한 호텔이죠. 미향님도 그랬어요. 그런데도 탈서울 예행연습에는 가장 최적의 장소였던 거죠. 그렇게 3주를 지내며 아침, 저녁 2번의 산책을 했다고 해요. 시끄럽고 답답한 서울과 달리 개구리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리면 아름다운 자연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하지만, 아쉬운 점들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죠.지방 소도시의 산책길이 그리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확 깨는 풍경들이 있다. 이 둘레길을 따라 예쁜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지만, 한편에 ‘무인 모텔’ 여러 곳이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었다. … 중략 … 고만고만한 지방 소도시에는 아무리 멋진 뷰가 펼쳐져도 주변에 자리하는 건 모텔뿐이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61-62 중미향님이 정읍에서 느낀 아쉬움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작년, 정읍의 콘텐츠를 의뢰받아 몇 번 갔던 적이 있었거든요. 갈 때마다 문제가 되는 건 숙박과 교통이었죠. 정읍 하면 내장산, 단풍놀이의 중심이니까 당연히 숙박시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마땅치 않았어요. 미향님이 봤던 무인 모텔 말고는 결국 찾지 못했죠. 교통도 문제였어요. 버스가 잘 연결되지 않은 탓에 택시 회사 명함을 들고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시’의 기준이 아주 혼란스러웠던 경험이죠. 그런데도 정읍은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곳인 건 분명해요.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깝죠.정읍의 샘고을시장, 가재길 Ⓒ올어바웃3. 탈서울 체크리스트“막상 내려가라고 하면 못 내려가요. 일단 전 농사짓기가 싫거든요.” … 중략 … 지방에서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들은 대체로 지나치게 단순했다. 대도시에 살던 삶을 접고 곧바로 ‘욜로!’를 외치며 갑자기 농사를 짓는 스토리들이었다. … 중략 … 로컬살이도 다양한 색깔로 채워지면 좋을 텐데. 로컬에서 산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과 학교가 필요하며, 대중교통과 생활 시설, 동네에 적당한 생필품 구매처는 있어야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나는 집 앞에서 배추를 뜯어 전을 부쳐 먹는 영화 속 김태리가 아니니까.-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81-82 중<리틀 포레스트>를 인생 영화로 꼽는 사람이 많죠. 보기만 해도 힐링 된다고요. 하지만 직접 작물을 키울 자신 있나요? 책상 위의 작은 식물도 매번 저세상으로 보내는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탈서울을 하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도 편견 같아요. 아니 편견이라기보단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농부밖에 없는 것일까요? 로컬살이를 다양한 색깔로 채우기 위해서 탐방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로컬살이가 특별하고 독특한 게 아니라 평범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길 바라요.4. 서울 아닌 곳에서 행복을 찾은 7인의 기록여기 오고 나니까 오히려 친구들이 자주 찾아와요. 저희가 서울에 있을 때보다 양양에 이사 오고 나서 친구나 지인들을 더 자주, 더 깊게 만나게 되었어요. … 중략 …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를 벗어났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05 중미향님은 탈서울 선배들을 온·오프라인에서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중 지원씨 부부의 이야기를 읽는데, 이번 여름방학에 만난 흰다정이 떠올랐어요. 흰다정도 연고 없는 속초로 거주지를 옮긴 부부이죠. 그래서 탐방도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외롭지 않은지 물어봤더니 지원씨 부부와 같은 답을 했어요. 서울에 있을 때보다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난다고요. 본인들이 속초에 있으니 친구들이 강원도로 여행을 오기도 하고, 이 주변에 왔을 때는 꼭 들리는 거죠. 내가 그동안 쌓아놓은 인간관계를 모두 놓아야 한다는 생각, 이 또한 우리의 착각 같아요.책을 보며 떠올랐던 흰다정 부부 Ⓒ탐방탈서울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추진한 분들은 뭔가 자신만의 장기가 있는 분들이었다. … 중략 … 소박한 봉급생활자의 꿈을 지방에서 이룰 순 없는 걸까.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들었다. 월급쟁이로 탈서울한 사람은 왜 쉽게 만날 수 없는 걸까. … 중략 … 시장에 당장 내다 팔 것이 없는 평범한 사무직 근로자가 급여소득자로 살기 위해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붙어 있어야만 하는 현실을 나는 인터뷰 과정에서 재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p250-252 중탐방도 항상 하는 고민입니다. 매번 <로컬의 삶>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되도록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자 노력해요. 하지만 미향님의 말처럼 자신만의 장기가 있는 분들이 많더군요. 조직에서 벗어나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일명, 창작자가 거주지를 이동하기 쉬운 법이니까요. 그래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모든 직종이 디지털에 익숙해진 건 로컬살이에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제는 대부분이 화상회의에 익숙해지고, 누군가 재택근무 중이라 해도 그리 놀랍지 않잖아요. 요즘 유행하는 워케이션(Work + Vacation)도 그래요. IT 업계에서 선도하고 있지만, 사무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회사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워케이션을 통해 급여소득자가 로컬살이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된 거죠. 물론 완벽한 정착은 아니지만, 꼭 한 곳에서 살아야 하는 법이 있나요? 평생직장이 없어진 것처럼, 평생거주지도 없어진 지 오래인걸요.탈서울을 꿈꾼다면,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탐방귀농 귀촌 말고 ‘탈서울’을 꿈꾼다면, <탈서울 지망생입니다>를 강력 추천해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공감과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 그리고 팁까지 가득하거든요. 더 구체적이고 깊은 대화를 원한다고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탐방이 도시탈출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탐방이 추천하는 책과 여러 생각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눠주세요.> 로컬지향자가 쓴 또 다른 책들이 궁금하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도자기 공방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도자기 공방에 한 발짝 가까이

도예의 또 다른 이름은 정성이에요. 도예는 집중해서 흙을 빚고, 유약을 바른 후 1000도가 넘는 불가마에 넣어 구워야 완성이 돼요. 많은 시간과 마음, 그리고 정성이 필요한 일이죠. 오늘은 그렇게 정성을 가득 담아 흙을 빚는 도자기 공방 5곳을 소개합니다!1. 슬로우슬로우담담강릉에 위치한 슬로우슬로우담담은 느리고 담담하게 흙이 주는 기쁨을 전해요. 강원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빚어낸 강원감자컬렉션, 일상에 여유와 포근함을 더해주는 마음잔 시리즈, 강원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웨이브 오브제를 만날 수 있어요.주소 | 강원도 강릉시 임영로180번길 15 2층Ⓒ슬로우슬로우담담2. 마이포터리남양주시의 작은 시골마을에 위치한 마이포터리는 1층은 도자기 공방, 2-3층은 카페로 이루어진 공간이에요. 온라인 샵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이곳의 도자기는 하나하나 손으로 빚고, 흙의 빛깔 그대로의 자연색을 담아낸 것이 특징입니다.주소 |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비룡로782번길 71-40Ⓒ마이포터리3. 토로토로 세라믹 스튜디오‘흙에서 흙으로’라는 뜻의 토로토로 세라믹 스튜디오는 성수동 메인거리에 위치해 있어요. 깔끔하고 미니멀한 느낌을 지향하는 쇼룸에서는 직접 제작하고 셀렉해온 도자기와 작품 등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어 내 손으로 직접 멋진 작품을 만들어볼 수도 있죠.주소 |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50Ⓒ토로토로 세라믹 스튜디오4. 산소울 도자기공방산소울 도자기공방은 도자기 작업과 쇼룸, 도자기 수업이 모두 이루어지는 공간이에요. 산소울만의 느낌으로 강릉의 산과 바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형태를 도자기소품으로 만든다고 해요. 강릉을 닮은 귀여운 도자를 만날 수 있고 싶다면, 산소울 도자기공방에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려요.주소 | 강원 강릉시 임영로 192 2호 1층Ⓒ산소울5. 진저세라믹스튜디오광주에 자리 잡은 진저세라믹스튜디오는 모던한 디자인의 자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에요. 12가지 클래스 중 1가지를 택하여 수강하는 정규 클래스와 원데이 클래스, 원데이 키즈 클래스가 있어요. 진저세라믹스튜디오의 감성이 가득 담긴 공간에서 나만의 도자를 빚어보는 것은 어떨까요?주소 |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2번로 74-34 1층Ⓒ진저세라믹스튜디오

슬로우슬로우, 담담하게 경험을 빚고 있어요.

슬로우슬로우, 담담하게 경험을 빚고 있어요.

어렸을 적, 찬장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엄마는 왜 잘 쓰지도 않는 그릇들을 모아둘까?’ 그런데 요즘, 예쁜 그릇과 잔을 하나씩 사 모으는 저를 발견해요. 그날의 기분, 분위기, 음식에 딱 맞는 그릇을 사용할 때,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얼마 전부터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대요. 예쁜 그릇보다 직접 빗은 그릇은 또 다른 차원이라며 자랑을 하네요.친구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나에게 이런 기쁨, 행복, 위로, 안도를 주는 그릇을 만든 사람은 누굴까. 어떤 생각으로 그릇을 빚을까. 도자기를 빚는 사람이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여름방학의 마지막 주인공, 소연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슬로우슬로우담담 Ⓒ탐방제가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더라고요.대학까지 강릉에서 나왔어요. 고향이죠. 도예를 전공하면서 흙을 만지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더 배우고 싶었죠. 자유롭게 작업을 해왔지만 도예의 기법, 스킬을 배우기에 급급했지 뭔가 나만의 것을 만드는 방법을 깨우치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갔죠.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서울의 삭막함을 제대로 느낀 시간이면서 나만의 것을 찾는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아이러니하죠.(웃음)환경부터 달랐죠. 서울에는 건물이 수두룩 빽빽하잖아요. 그리고 지하철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요. 사람이 많은 만큼 이슈도 많죠. 저한테는 너무 피로하더군요. 제가 강릉에서도 시골 같은 곳에 살았었거든요. 뻥 뚫린 바다, 호수가 있는 경포, 강릉에도 별로 없는 논이 쭉 펼쳐진 포남동이요.물론, 처음에는 너무 좋았어요. 서울에는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보고 싶은 전시를 마음껏 보고, 영감 받을 게 천지였죠. 그런데 뭐랄까. 너무 자극적이다 보니까 쉽게 지쳤다고 해야 될까요? 피로하더라고요. 그때마다 엄마 아빠나 보자는 생각으로 강릉에 가면 가슴이 뻥 뚫렸어요. 아무래도 제 고향이니까 그렇겠죠. 그리고 ‘예전에는 참 재미없던 도시라고 생각했었는데, 서울에 있다가 내려오면 여기가 왜 이렇게 좋을까’하며 비교를 하기 시작했어요.서울의 카페는 도시 뷰지만 여기는 자연이죠. 카페 안의 테이블 간격도 그래요. 서울에선 사람도 많기도 하고,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많이 팔아야 하잖아요.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죠. 하지만 강릉에서는 벙벙해요.(웃음) 이런 시각적인 것 말고도 소리의 밀도도 낮아요. 사람 소리, 차 소리. 일명, 도시 소리가 작아요. 그러다 보니 바다, 바람,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거죠. 이렇게 밀도에서 해소되다 보니 강릉에 오면 좋은 것 같더라고요. 내가 느꼈던 것들이 가치 있고 더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죠.도예를 전공하면서 흙을 만지는 재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탐방작업도 영향을 받았어요. 서울에서는 영감과 자극이 넘쳤지만 내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방향을 잃을까 봐 두렵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제 경험을 되짚어보기 시작했어요. 학교 언니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학교 끝나고 밭을 돌아다닌다든지, 돌에다 꽃을 찧어서 소꿉놀이를 한다거나 바닷가에서 놀았던 그런 일상적인 기억들이 흔하지 않았던 거예요. 이게 지역색이자 저만의 색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렇게 계속 작업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찾으면서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슬로우슬로우 퀵퀵 말고, 슬로우슬로우 담담-휴학을 하고 강릉에 내려오니, 작업할 공간이 없었어요. 그렇게 16년도쯤 첫 작업실인 ‘담담’을 만들게 되었죠. 자동차에 이름을 붙이기도 하잖아요. 저만의 첫 번째 공간이다 보니 꼭 이름을 붙이고 싶었어요. 제가 성격이 차분하지 못하고 늘 급했었는데 흙을 빚으면서 차분해졌거든요. 그리고 제가 경험한 흙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죠. 그래서 담담의 도예 클래스가 시작됐어요. 이후에 도예의 느림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에 ‘슬로우슬로우 담담’으로 리브랜딩을 했고요. 스포츠 댄스에서 ‘슬로우슬로우 퀵퀵-’이라는 용어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따왔어요. 도자는 차분하고 빠름이 없이 느리고 여유롭죠. 슬로우슬로우 뒤에도 더욱 담담한 것. 제가 생각하는 도예예요.제가 경험한 흙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죠. Ⓒ탐방작년에 더 큰 공간을 찾아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전에는 제품을 만들기보다 수업 위주로 운영했어요. 당시 휴학 중이었기에 용돈을 벌며 도예의 즐거움을 알리는데 집중했거든요. 그러다 복학을 하면서 작업실과 학업을 병행하게 되었죠. 강릉과 서울을 오가면서요.(웃음) 다시금 제 작업에 집중하면서 작업 철학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죠. 제가 있는 곳, 강릉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하게 됐어요.이 잔은 포그 머그(Fog mug), 일명 안개 잔이죠. 친구와 바다에 앉아있었는데 멀리 해무가 보이더라고요. ‘안개가 오는구나’ 싶었는데 순식간에 해무가 저희를 덮었어요. 어렸을 때는 그런 압도적인 인상이 없었는데, 저 멀리 있었던 안개가 갑자기 덮치니까 무섭더라고요.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경험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그 경험을 흙으로 빚고 싶었어요. 안개를 표현하기 위해, 하얀색 결정을 피울 수 있는 유약을 만들어 작업했어요.안개를 표현하기 위해, 하얀색 결정을 피울 수 있는 유약을 만들어 작업한 포그 머그 Ⓒ한칸다실 / 양인영물건을 만들어 나가면서 상품성이 있는 제품과 작업성이 있는 작품, 두 가지를 함께 전개해가고 있어요. 슬로우슬로우담담이 시작부터 확실한 개념을 세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경험하고 활동하면서 정리해가는 와중 같아요. 저는 이제 평생 흙을 만질 건데, 그렇게 따지면 지금은 완전 새싹 같은 상태잖아요. 저라는 나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그런 걸 생각하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슬로우슬로우담담의 웨이브 오브제 컬렉션 Ⓒ탐방마음잔 시리즈는 작품에 속해요. 사람의 마음은 모두 다르게 생겼잖아요. 텍스처도 다르고 형태도 다르죠. 우리의 마음의 크기나 모양이 다른 걸 이야기하면서 ‘그럼, 내 마음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릇이라는 게 크든 작든 쓰임이 없는 게 아니잖아요. 흔히 마음이 좁은 사람은 대개 부정적인 이미지고 넓은 사람은 좀 더 좋은 이미지이긴 한데, 그릇은 기능이 다를 뿐이죠. 또, 잔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담아 마시게 되잖아요. 마음잔을 통해 위로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한 번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시고 마음잔 시리즈를 데려가신 분이 있었어요. 알고 보니 그분이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이셨더라고요. 나중에 마음잔에 좋아하는 차를 드실 때마다 큰 위로가 되었다고 전해주셨어요. 제 생각대로, 정말 사람들에게 위로가 전해진다는 것이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저만의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흙투성이에 못생긴 감자가 흙을 털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탐방반면에, 감자잔은 대중성이 높은 제품이죠. 슬로우슬로우담담에서 남녀노소 좋아하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강원도 사람들은 어렸을 때 타지의 친구들에게 ‘감자’라고 놀림당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어요. 강릉도 지금처럼 교통이나 인프라가 좋지 않았으니 그 친구들에게는 시골 중에 시골로 느껴졌겠죠. 그랬던 친구들이 지금은 강릉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여행을 오고 싶어 하죠. “하, 참나- 그렇게 놀릴 땐 언제고!”(웃음) 이런 재미있는 경험을 담고 있어요. 유머러스하게요. 흙투성이에 못생긴 감자가 흙을 털고 나니,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그래서 더 반짝반짝하게 만들었어요. 무광이면 더 감자 같았겠지만, 더 빛나고 예쁜 감자를 표현하고 싶어서요.슬로우슬로우담담의 소연 도예가님 Ⓒ탐방긴 대화를 마치고, 쇼룸에 있는 그릇들을 다시 보았어요.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참 포근했어요. 소연님의 경험과 생각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죠. 아무래도 집 안에 잔이 하나 더 생길 것 같아요. 느림과 담담함이 필요할 때, 강릉의 여름방학을 떠올리고 싶을 때, 그 잔을 꺼내려고요.<여름방학> 특집, 소연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강릉 소품샵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강릉 소품샵에 한 발짝 가까이

강릉에는 매력적인 소품샵이 참 많아요. 관광지부터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골목길까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죠. 강릉으로 훌쩍 떠날 계획이 있다면, 오늘 소개할 소품샵 중 한곳에 들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소품샵 투어를 해도 좋고요! 그럼 지금부터 강릉에 자리 잡은 소품샵 5곳을 소개합니다.1. 오어즈부부가 운영하는 갤러리 겸 편집샵. 오어즈는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물결에 몸을 맡기는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해요. 강릉의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와 포스터를 비롯해 사랑스러운 소품, 식기류 등을 만날 수 있어요.주소 | 강원 강릉시 임영로 193 2층Ⓒ탐방2. 르봉마젤유럽 감성이 가득 담긴 소품샵 겸 카페, 르봉마젤. 유럽 스타일의 식기류와 소품을 구매할 수 있어요. 자체제작 상품부터 빈티지 제품까지 다채로운 제품이 있어요. 햇살이 예쁘게 드는 2층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도 있답니다.주소 | 강원 강릉시 임영로180번길 16Ⓒ탐방3. 관동별곡관동별곡은 강릉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노래하는 기념품 편집매장이자 로컬 브랜드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플랫폼이에요. 강릉의 아름다움을 담은 ‘강릉 시그니처’ 굿즈가 대표 상품이죠. 강릉에서 힙함을 느끼고 싶다면, 관동별곡을 추천드려요!주소 |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210번길 4 1층Ⓒ관동별곡4. 메종고니동해의 자연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일러스트 작가의 디자인 스토어, 메종고니. 고니(백조)가 그려진 굿즈들을 매장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요. 솜씨좋은 할머니들과 콜라보하여 제작한 ‘물고기 한두름’도 인기상품이에요.주소 | 강원 강릉시 초당원길 19 이화해변상가 1층Ⓒ메종고니5. 레드망치레드망치는 교동에 위치한 셀프인테리어 소품샵 겸 브루잉 카페예요. 알록달록한 카페트와 손수건부터 인테리어 부자재까지! 해외에서 수입하는 제품도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져요.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레드망치에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주소 | 강원 강릉시 율곡로 2890-1Ⓒ레드망치

과감하지만, 천천히 살아가고 있어요.

과감하지만, 천천히 살아가고 있어요.

탐방이 속초, 강릉으로 떠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장소를 추천해 주셨어요. 그런데 유독 한곳이 겹치네요. 강릉의 오어즈. 소품샵, 갤러리, 화실, 내추럴 와인샵… 같은 장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각자 다르게 소개하더군요. 하지만 한목소리로 외친 것은,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아주 예쁘고 섬세한 곳. 기대와 궁금증을 가지고 강릉으로 향했습니다.주소를 찍고 찾아간 곳은 관광지와 거리가 먼 길이었어요. 나지막한 상가들이 자리 잡고 있고, 길가엔 어린아이들이 엄마 손을 잡고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이런 분위기인데다가 2층에 위치한 가게를 찾아온다니?! 궁금증과 의아함이 더 커져갈 무렵, 오어즈의 주인장이자 오늘의 탐방러, 나훔님이 인사를 건네네요.강릉 교동에 자리 잡은 갤러리 겸 편집샵, 오어즈 Ⓒ탐방짐 싸서 와야겠다. 여기로.탐방) 원래 강릉 분이세요?나훔) 아니에요.탐방) 부부가 함께 내려오신 거구나. 멋져요!나훔) 그것도 아니에요.탐방) …함께 내려왔으면 더 멋있었겠지만 아니에요.(웃음) 결혼을 하기 전, 저부터 내려왔죠. 저희는 서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억지로 서로에게 강요하지 말자는 생각을 가졌죠. 오롯이 혼자만의 판단으로 강릉에 오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도 아니었어요. 강릉에 오기 전, 베를린에서 1년간 홀로 살기도 했거든요. 그때도 와이프는 저를 기다린 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즐겁게 살아갔을 뿐이래요. 어떤 커플인지 아시겠죠?(웃음)처음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동물처럼 햇빛에 옷 통을 벗고 벌판에 누워 있는 게 큰 충격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점점 변하고 있더라고요. ‘사람도 동물이지’ 이런 생각도 들고요. 똑같은 동물인데 왜 우리는 그렇게 사는 걸 원시적인 걸로만 생각하고 거부했을까 싶더라고요. 제가 서울에 살 때 반지하에서 살았고 주로 지하철만 탔거든요. 어둠 속에서만 살았죠.(웃음) 그러니까 하늘을 보며 살고 싶은 거예요.가족들을 만나러, 잠깐 한국에 들어온 적이 있어요. 그때 어머니가 강릉으로 이사를 오신 상태였죠. 어머니가 여기 계시니까 강릉을 둘러보게 되었어요. 경포 호수를 천천히 도는데 갑자기 이 모든 풍경이 유럽에 전혀 뒤처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짝이는 호수가 천천히, 슬로모션처럼 보였죠. 여기가 내가 진짜 있어야 할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그 순간 딱 든 거예요. “바로, 짐을 싸서 와야겠다, 여기로.” 이렇게 된 거죠.(웃음) 그리고 한 반년 후 한국에 돌아왔죠.하루는 아침 잠결에 파도 소리가 들리기도 했어요. 베를린이 대륙의 중간이니 그럴 리가 없잖아요. 어리둥절해하며 일어났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행기 소리라는 걸 깨달았죠. 갑자기 바다가 사무치게 그립더라고요. 바다에 가고 싶었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속초에서 자랐거든요. 알게 모르게 향수가 있었나 봐요. 그 후로는 ‘무조건 한국에 돌아가면 바다 앞에서 며칠이건 자볼래. 일어났을 때 파도 소리가 들리는 그 느낌을 꼭 한번 느끼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간절하게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강원도 고성, 바다 코앞에 있는 펜션에서 한 달 살이를 시작했어요. 근데 한 달 살아보니까 확실히 바다 코앞에 사는 건 아니더군요. 하루 24시간 파도 소리가 들리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에요.(웃음) 습해서 빨래도 잘 마르지 않고, 밤에는 불꽃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시끄럽고. ‘바다 코앞은 안 되겠구나’를 깨닫고 강릉 도심으로 집을 알아봤어요. 그렇게 엘리베이터도 없는 낡은 아파트를 구해 살면서 조금조금씩 강릉에 스며들었죠.“바로, 짐을 싸서 와야겠다, 여기로.” Ⓒ탐방제가 19년도에 강릉으로 왔고 20년도쯤에는 서울과 강릉을 왔다 갔다 했어요.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가 서울에 살고 있으니까 저도 자주 왔다 갔다 했던 거죠. 그러다가 결혼을 했어요. 그때만 해도 둘이 외국에서 살아볼 생각이었거든요. 베를린에 있어보니까 인생이 정착이라는 것도 없고 크게 보면 다 여행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내와도 같이 그런 걸 느껴보고 싶었달까요? 그런데 그때 코로나가 딱 터졌죠. 자연스럽게 해외로는 못 나가게 된 거죠.이렇게 된 김에, ‘강릉에 와서 살면 어떨까?’ 아내에게 제안을 했어요. 아내는 서울도 충분히 좋다고 답했죠. 하지만 조금씩 강릉을 오가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아내도 천천히 스며들었어요. 결국 아내도 강릉으로 이사를 왔고 오어즈도 꾸리게 되었죠. 아내가 평소 좋아하던 디자이너나 기획자 같은 분들이 강릉에 놀러 오고 또, 오어즈에 방문하면서 새로운 인연도 많이 생겼어요. 그 인연이 일로도 연결되고요. 서울에 있을 때보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더 다양하고 많아졌죠. 아내의 개인 커리어도 쌓여가고. 이제, 아내가 더 만족하는 것 같아요.(웃음)창 밖을 바라보는 그림 속 여인 Ⓒ탐방오어즈! 노를 올려라, 그만 저어라.원래는 그림을 보관할 창고가 필요했어요. 그림들이 많은데, 집이 좁아서 그림을 둘 곳이 없었거든요. 와이프와 산책을 하다가 이곳이 싸게 임대가 난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림 보관할 창고를 찾았던 것인데, 막상 오니 너무 넓더라고요. 더워서 냉난방기를 들여놓고, 나름 큰 금액의 물건을 들이고 나니 작은 부수익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오게 된 것 같아요.(웃음)사실 예전부터 갤러리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베를린이나 도쿄, 여행을 하면서 그런 장소를 꽤 자주 접했거든요. 아주 작은 갤러리인데, 백발의 할머니가 운영을 한다거나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편하게 방문을 하는 그런 공간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편하게 들렀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생각으로 오어즈의 문을 열었죠.기대가 없기는 했지만 실제로 반응이 없으니까 좀 힘들기도 했어요. 하루 동안 손님 한 분, 심지어 아무것도 팔리지 않는 날도 있었고요.(웃음) 그래도 저희는 둘이서만 하는 거고, 월세도 싸고 직원을 고용한 것도 아니니까 괜찮았어요. 지역에 와서 하는 게 그런 부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투자를 과하게 해서 그만큼 거둬들여야 한다는 압박에 쫓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니까요. 이름도 오어즈(oars)잖아요. 조정 경기나 노를 저을 때 “오어즈”라고 말을 하면 노를 올려라, 그만 저어라. 다시 말해, 노의 수평을 유지하라는 거예요. 물결에 몸을 맡기듯, 너무 급하게 노만 젓지 말자는 뜻인 거죠.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삶을 천천히라도 가자.’라는 생각이죠.오어즈, 노의 수평을 유지하라. Ⓒ탐방그래도 이제는 오어즈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강릉에서 부부가 직접 생산한 것을 보여주고 판매하는 걸 흥미로워하는 것 같아요. 아내는 그래픽 디자이너이고 저는 그림 그리는 작가죠. 오어즈의 그림, 사진, 아트웍은 모두 제가 작업한 거예요. 아내는 오어즈의 인테리어, 패키지, 브랜딩을 전체적으로 잡아주고요. 그 안에서 제가 재밌게 놀고 있죠.오어즈에 제가 원하는 만큼, 그림을 다 꺼내놓지는 못해요. 어느 정도는 오어즈와 결이 맞아야 되니까요. 사실 저는 꽤 그로테스크(grotesque)하고 사회적인 그림도 많이 그리거든요. 아내한테 물어보죠. “이건 안 되겠지?” 그럼, 아내가 “안 되지. 다른 데 가서 해.”(웃음) 그렇게 오어즈는 우리 부부의, 서로의 교집합을 모아놓은 느낌이에요. 저희한테도 의미가 있고 대중들도 그걸 보면서 뭔가 반응하는 게 신기하고. 그런 부분에서 용기를 많이 얻고 있어요.오어즈에 오는 분들은 자연이나 강릉다움에 대한 기대를 갖고 계세요. 저도 영향을 받죠. 자연스럽게 그림의 주제가 자연을 다루는 것이 많아졌어요. 서울에 살 때는 날이 서 있고, 의문을 던지는 그림이 많았었는데, 여기 와서는 좀 더 부드러워졌어요. 그런데 그게 강릉이라는 지역 탓인지는 모르겠어요. 나이 탓인지, 헷갈리기도 해요. 그래서 그림의 주제나 방향에 대한 고민을 아내와 나누고 있죠. 우리가 진정성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어즈라는 공간을 운영하는 것도, 제 작업에서도요.우리가 진정성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탐방상상할 여지가 있다.강릉에서 무조건 뿌리내려야 된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흘러가듯이 살아갈 거라는 얘기도 하죠. 물론, 지금은 강릉에 대만족을 하고 있어서 이동에 대한 큰 생각은 없지만요. 아내와 늘 이야기해요. “어떤 모험이 있다면, 과감하게 쏘자.” 강릉에서 살아가며 경험하고 느낀 것 같아요.아내는 좀 더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 저는 원래 저지르고 수습을 하는 데 애먹는 스타일이고요. 아내도 강릉에 와서 느낀 것 같아요. ‘저질러도 되는구나. 두려움이라 해봤자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 이상은 일어나지 않는구나.’ 오어즈의 주체는 ‘배’잖아요. ‘쉽게 뒤집어지지 않는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라는 메시지도 있는 거죠.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지금 강릉이 저희한테 적합한 장소고 더 해보고 싶은, 항해가 많은 곳이에요. 설렘이 많이 있는 도시죠.아내와 저는 상상을 많이 해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한 상상이랄까요. 아직 강릉에는 저희가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는 곳들이 많아요. 노후된 곳이나 아직 주목받지 못한 장소, 강릉에 없는 것들이요. 우리 둘이 무언가를 시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현실은 한참 멀었지만, 상상 속에서는 건물주라니까요.(웃음) 서울에 있었을 때는 이런 상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당장 해결해야 할 일상의 문제와 고민들이 가득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상상할 여지가 있다.’ 이게 참 중요한 포인트예요.강릉은 더 해보고 싶은 항해가 많은 곳이에요. Ⓒ탐방나훔님을 만나고 오어즈의 계단을 내려오며 생각했어요. ‘오어즈는 나훔님 부부 그 자체구나.’ 탐방이 들었던 오어즈에 대한 제각각의 소개도 그런 것 같아요. 소품샵이든, 갤러리이든 중요하지 않았던 거죠. 나훔님 부부가 만들어낸 색, 공간, 분위기. 그러니까 오어즈의 주인장, 나훔님과 아내분이 오어즈였던 거예요. 이 부부의 또 다른 상상이 실현되길 바라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나훔님이 원하는 삶을 살길. 우리 모두 오어즈(Oars)!<여름방학> 특집, 나훔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pilogue] 제철 맛집에 한 발짝 가까이

[epilogue] 제철 맛집에 한 발짝 가까이

계절의 변화는 늘 설레요.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작물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봄엔 달래, 여름엔 옥수수, 가을엔 무화과, 겨울엔 딸기. 하나씩만 말하기엔 아쉬울 정도예요. 오늘은 제철 재료를 담뿍 넣어 계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제철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1. 라또래요속초 해수욕장 근교에 위치한 라또래요는 강원도에서 자란 건강한 재료로 만든 젤라또를 판매해요. 시그니처 메뉴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감자로 만든 젤라또예요. 한 가지 맛만 먹긴 아쉬우니 꼭 두 가지 맛 이상 먹어보시길 추천드려요!주소 | 강원 속초시 동해대로 3938-1Ⓒ라또래요2. 프란로칼‘From Local : 지역으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진 프란로칼은 경기도 양평에 자리 잡았어요. 지역 식재료의 가치를 ‘FARM to TABLE’ 콘셉트로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지요. 셰프와 지역 농부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다이닝 코스를 경험할 수 있어요.주소 | 경기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819Ⓒ프란로칼> 프란로칼에 사용되는 작물이 궁금하다면?3. 에플린크에플린크는 제철 과일과 재료로 디저트를 만드는 카페예요. 계절에 따라 다른 재료로 만든 시즌 타르트가 인기입니다. 여름에는 초당옥수수, 가을엔 무화과, 겨울에는 딸기.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타르트를 맛볼 수 있어요.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0-31 2층Ⓒ에플린크4. 어쩌다농부어쩌다농부는 ‘땅에서부터 시작하는 요리’를 해요. 지역 농부가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지요. 풍미가 가득한 ‘명란 들기름 파스타’와 텃밭을 연상시키는 샐러드 라이스 ‘농부네 소보로 텃밭’이 이곳의 인기 메뉴입니다.주소 | 강원 춘천시 중앙로77번길 35Ⓒ어쩌다농부5. 베러펄슨경기도 성남에 자리 잡은 베러펄슨에서는 제철 재료로 만든 요리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어요. 제철 과일 뿐만 아니라 유기농 설탕과 유기농 밀, 그리고 정성을 가득 담아 만든 디저트지요. 들어간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레이팅은 또 다른 재미예요.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판교로58번길 4-4 102호Ⓒ베러펄슨

여행자의 시선으로 고향을 다시 보고 있어요.

여행자의 시선으로 고향을 다시 보고 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 맛보는 아이스크림 한 입. 상상만 해도 시원하지 않나요? 탐방이 여름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에요. <여름방학>을 맞아 탐방은 더위를 잊게 해 줄 만큼 맛있다는 아이스크림을 찾았습니다. 작은 가게 앞, 사람들이 북적이네요. 감자, 쑥? 무슨 맛일지 상상이 안 되는 메뉴가 적혀있어요. 용기를 갖고 주문했습니다.“젤라또 나왔습니다!” 파란 앞치마를 입고 아이스크림을 건네주는 오늘의 탐방러, 성범님입니다.“젤라또 나왔습니다!” Ⓒ탐방어? 우리 동네에도 있는 건데?여기, 속초에서 태어났어요. 학창 시절도 속초에서 보냈고, 이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울에서 살게 되었죠. 남들과 똑같이 도시 생활을 꿈꾸며 상경했지만,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 케이스랄까요.(웃음) 서울에서 달리기 관련된 회사를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해외의 달리기 대회에 참관하러 해외로 나갈 일이 많아졌죠. 일반 달리기 대회도 있지만, ‘트레일 러닝’이라는 자연 속을 달리는 대회가 참 많아요. 몽블랑 산맥이나 스웨덴 같이 자연경관이 좋은 곳에 가게 되었죠. 참 좋고 멋지다고만 여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 우리 동네에도 있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다, 호수, 산. 모두 내 고향 속초에 있는 것이고 또 해외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죠. 사실, 속초에 살 때는 산이나 바다에 대한 감흥이 없었거든요. 오히려 해외에 가서 보니까 확 깨닫게 된 거죠. 서울에서 일상을 살아가는데, “왜 나는 서울에서 이렇게 전쟁을 치르고 살고 있지?” 싶더라고요. 속초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모두 내 고향 속초에 있는 것이고 또 해외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죠. Ⓒ라또래요엄청난 뜻을 가지고 돌아왔다기보단, 서울 생활에 지쳤다는 게 맞을 거예요. 달리기도 정말 하고 싶고 꿈꾸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일은 별개더라고요. 쉽게 말해, 내가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이지, 이걸 제공하는 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달까요? 그러던 와중에 친한 친구가 고향 속초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죠. 그동안 살아왔던 삶을 두고,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건 두려운 일이죠. 하지만 저한테 이곳은 고향이고, 친구와 가족이 있는 곳이니까요. 도전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엄청난 도전은 아니었죠.다만, 속초에는 제가 들어갈 회사가 많지 않잖아요. 일을 해야 되는데 어떤 게 좋을까 고민했고 내가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가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가게는 제가 해외에서 느꼈던 속초의 가치를 드러내는 곳이었으면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도전이었어요. 요식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제과제빵을 배우고 빵집에서 일하면서 가게 아이템을 찾았어요. 아이스크림, 젤라또죠. 통상적으로 젤라또를 만드는 기술은 이탈리아에서 정식으로 배워온다고 알고 있어요. 근데, 저는 레시피를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계속 테스트를 했어요.(웃음) 주먹구구식으로 레시피를 따라 하고 변형해보고, 맛을 보고. 그렇게 저만의 젤라또. ‘라또래요’ 레시피가 만들어진 거죠.해외에서 느낀 속초, 강원도만의 매력을 듬뿍 담아 만든 라또래요 Ⓒ탐방그렇게 성범님은 2018년 어린이날, 라또래요를 열었어요. 라또래요. 젤라또의 ‘라또’와 강원도 사투리 ‘~드래요’의 ‘래요’를 합친 이름이죠. 이름에서부터 로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나요? 해외에서 느낀 고향, 속초의 가치를 표현하겠다는 성범님의 의지가 담겼죠. 이름만이 아니에요. 라또래요의 독특한 메뉴에서도 느낄 수 있어요. 강원도 하면 감자 아니겠어요? 라또래요의 시그니처는 감자입니다. 감자 젤라또라니.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지만, 수많은 피드백과 수정을 통해서 만든 가장 대중적인 맛이라고 합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맛있고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범님은 가장 먼저 원재료를 꼽았어요. 라또래요의 주재료는 강원도에서 공수해요.(일부 타 지역 재료도 있습니다) 사실, 성범님. 아이스크림보다 속초와 강원도에서 나는 작물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고 하네요.원산지- 사장님, 강원 속초 Ⓒ탐방왜 여기서는 그게 안되지? 왜 안 하는 거지?빵집에서 제빵을 하면서 재료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예를 들어 딸기 빵이라고 하면, 제빵사가 빵은 정말 열심히 만드는데 딸기는 그냥 퓨레나 냉동제품을 사용하더라고요. 그때 또 해외의 기억이 떠올랐죠. 관광을 하러 가면 전 그 지역에서 난 재료로 만든 디저트에 더 관심이 갔거든요. 실제로 그런 제품이 더 유명했고요. “왜 여기서는 그게 안되지? 왜 안 하는 거지?” 고민이 시작되었고 주변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어요.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실제 농사를 짓는 농부님들이 연결되었죠. 물론, 처음에 그분들이 뭘 믿고 제게 납품을 해주시겠어요. 납품 이야기보다 우선 유대관계를 쌓았죠. 제 고향이 속초라는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여기 사람이고 어떤 학교를 나왔다고 하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면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거죠.당시만 해도 제가 어떤 구상을 하고 농부님들을 찾아뵌 건 아니었거든요. 디저트는 과일이라는 재료가 중요한데, 강원도에 재료가 있다니까 찾아간 거죠. 자주 만나서 얘기하니 농부님과 친해질 뿐만 아니라, 재료에 대한 이해도 더 높아졌던 것 같아요. 제가 재배한 건 아니지만 재료에 대한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강릉의 블루베리 농장도 한참 갔는데, 당시 농부님이 블루베리를 키우신 지 얼마 안 되셨을 때였어요. 그러다 보니 같이 나눌 대화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저도 함께 블루베리가 자라는 걸 배우게 되고, 농부님도 본인이 키운 블루베리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것을 재밌어하셨고요.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해 가는 것이 참 재미있어요.가장 먼저 찾아갔었던 강릉의 블루베리 농장과 라또래요의 블루베리 젤라또 Ⓒ라또래요재료를 찾아다니다 보니, 토박이인 저조차 생산되는지 몰랐던 재료들도 많았죠.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강원도 과일이 유명하진 않았거든요. 근데, 기후가 많이 변해서 주변에서 과일을 많이 재배하시더라고요. 대표적으로 딸기. 속초에 딸기가 생산된다고 하면 잘 안 믿으세요.(웃음) 또, 정말 아예 몰랐던 과일을 알아가기도 해요. 원주에서 미숫가루를 납품해주는 대표님이 소개를 해주신 ‘토종 다래’라는 과일이에요. 저희가 잘 알고 있는 참다래가 키위잖아요. 근데 알고 보니 참다래가 토종 다래라는 과일을 개량한 거더라고요. 그래서 생긴 것도 맛도, 비슷하지만 좀 달라요. 키위는 신맛이 있는데, 토종 다래는 산미가 적고 독특한 향이 있어요.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정말 인상적이었죠. 결국, 라또래요의 메뉴로 자리 잡았죠. 토종 다래가 8월 말에서 9월 초에 재배되어서 그때 재료를 가져와 후숙을 하고, 보통 10월부터 판매를 하죠.새롭게 알게 된 과일, 토종 다래와 라또래요의 토종 다래 젤라또 Ⓒ라또래요라또래요의 메뉴는 고정되어있지 않아요. 아이스크림의 원재료. 과일에는 제철이 있기 때문이에요.그래서 손님들이 불만을 가지시는 경우도 있죠. ‘이 메뉴 보고 왔는데 왜 없냐’고 하시기도 하고 겨울에 자두를 찾으시는 분도 있죠. 하지만 계절에 따라,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제맛이 있다고 생각해요.감자는 저장이 용이한 재료라서 항상 있는 시그니처 메뉴죠. 하지만 시기별로 그 맛이 달라요. 레시피는 일정하지만 재료의 맛이 다르니까요. 지금은 햇감자를 쓰지만, 연초에는 감자를 재배하는 씨감자가 나오거든요. 그때는 씨감자로 만드는데, 사실 저는 그 감자 젤라또가 가장 맛있어요.곧 강릉의 블루베리가 나올 텐데요. 생블루베리로 만든 젤라또는 꼭 드셔야 할 메뉴예요. 수확기간이 한 달 정도 되는데, 이후엔 저희도 냉동해서 사용을 하거든요. 아무래도 생블루베리와 맛이 좀 달라요. 그냥 드셨을 때는 모르지만, 생블루베리로 만든 젤라또를 드신 분은 그 차이를 아시죠.앞으로도 속초와 강원도의 신선한 재료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젤라또를 만들 거예요.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제가 여행객으로 다른 나라와 지역을 갔을 때를 기억하면서요. 그게 속초만의 가치를 더 제대로 알고, 표현하는 길인 것 같거든요.여행자의 시선으로 고향을 다시 보고 있어요. Ⓒ탐방우리는 익숙한 공간, 사람, 물건의 가치를 놓쳐버리곤 해요.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순간 불쑥,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주변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고향, 속초의 가치를 발견한 성범님처럼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떠나는 여행지도, 누군가에겐 일상의 공간이잖아요.오늘 하루, 여행자의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익숙함에 가려졌던 놀라움을 발견할 거예요.<여름방학> 특집, 성범님과의 대화에서 궁금하거나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면 댓글과 리뷰로 나누어주세요.> 매주, 탐방 인터뷰와 함께 하고 싶다면?탐방의 모든 콘텐츠 저작권은 제공자와 탐방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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