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출장 다마수  

봄날의 미더덕을 좋아하세요? 

4월. 춘곤증이 기승을 부리는 전, 우리의 에너지를 끌어 올릴 음식이 필요해요. 4월 제철을 맞은 식재료에는 향긋한 ‘냉이’, 봄 보양식 ‘주꾸미’, 딱 이때만 먹을 수 있는 ‘두릅’, 새콤달콤 ‘딸기’, 참 다양해요. 그중에서도 올 4월에는 미더덕에 ‘도전’해 보려고요. 멍게, 해삼, 미더덕 등등 둥글둥글한 해산물! 부모님은 좋아하지만, 저는 손이 가지 않아요. 마치 어렸을 때 커피를 보고 ‘이 쓴 걸 왜 먹지’ 하다가 어느덧 커피 없이는 못 사는 게 떠오르는…(･_-｡ ).ᐟ 아직은 해산물과 눈치 게임을 하는 중이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황이 좀 안 맞나요?😜 알고 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오늘 출장 다마수에는 제철 미더덕 이야기를 가득 싣고 왔어요. 

🐙 더덕…더덕… 미더덕… 

더덕을 닮았다고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는 뜻인 ‘미더덕’이라는 이름이 붙었대요. 암수가 한 몸인 자웅동체로 향과 식감이 독특해 주로 매운 찜 요리, 탕 등 해산물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죠. 바로 지금 3~4월이 제철이에요. 제철 미더덕은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올 만큼 상큼한 바다향을 품고 있어요.

입안에 넣고 씹는 건 순식간이지만, 미더덕을 먹기 위해서는 꽤 많은 정성이 필요해요. 단단한 겉껍질을 벗겨야 하거든요. 자칫하면 내용물이 터질 수도 있기에 기계가 아닌 손으로 한땀 한땀, 아주 조심해야 한답니다. 신선한 미더덕은 물을 빼낸 후 생으로 먹으면 더욱 맛있대요. 그래서 바닷가에서는 미더덕 회를 즐겨 먹어요. 멍게와 비교하면 쓰지 않아, 참 달콤하다~는 평을 듣고요.

🏘 미더덕 T.O.P. 진동면 고현마을

미.더.덕. 의 고장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아요. 오직 단 한 곳이거든요. 바로 창원시 진동면 고현마을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나는 미더덕의 70% 이상은 이곳에서 생산돼요. 미더덕은 어딘가에 붙어 자라는 생물이라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거나 파도가 세면 살 수 없는데, 진동만 바다는 아주 잔잔해요. 수우도, 송도, 양도 등의 섬들이 병풍처럼 막고 있어 마치 호수라는 착각이 들 정도라니까요. 이런 환경 덕분에 고현마을의 미더덕은 생산량도, 질도 아주 일품이라 우리나라 지리적 표시제* 제16호 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창원에서 된장찌개를 시키면 미더덕이 잔뜩 들어있대요. 조개나 고기를 못 넣더라도 미더덕은 꼭 넣는다는데, 정말인가요?! 창원 탐방러 대답해주세요~~

*지리적 표시제 제16호, 진동 미더덕 ㅣ지리적 표시제도는 농수산물에 부여되는 지적재산권이라 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지역의 특산품이 그 지역에서 생산·제조·가공되었음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뜻해요. 완도 김, 벌교 꼬막, 기장 미역 등이 대표적인 예죠. 다시 말해, 창원 진동의 미더덕이 지리적 특성을 가진 우수한 수산물로 인증받았다는 사실 ✨

😭 그땐 그랬지…☆ 미더덕의 설움 

봄 대표 수산물이지만, 한때 미더덕은 뛰어난 번식력과 이식력 때문에 다른 양식 해산물에 피해를 끼친다는 인식이 생겨 ‘해적생물*’로 분류가 되고 양식이 금지되기도 했죠. 미더덕 양식 금지가 해지된 것은 의외로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리고 중심에는 진동면 어민이 있었죠. 1980년대 미더덕 양식을 시작한 진동 어민들은 미더덕 양식이 금지되자, 직접 발 벗고 나섰어요. 미더덕을 연구하여 미더덕이 타 수산물의 양식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과 영양가를 입증해 냈거든요. 그 결과 1999년, 드디어 미더덕이 정식으로 양식 허가**를 받게 되었어요. 🎉 우리가 지금 맛있는 미더덕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건 진동면 주민들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 ᵕ ` )♡.˚⑅

*해적생물은 유용생물의 생육이나 번식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생물을 일컫는 말이에요.

**미더덕은 양식 면허가 없으면 양식이 허가되지 않아요. 하지만 미더덕이 너무 인기가 많아진 탓에, 면허가 없는 어민들이 미더덕을 ‘몰래 양식’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답니다. Σ(-᷅_-᷄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