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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에디터 3기
from 나연, 쑥 캐는 계절
2011년 11월~2012년 6월까지 약 반 년 간 이라크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전쟁 직후 무너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외국 자본과 기술자들이 이라크에 몰렸고 한국 기업과 기관도 재건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이라크의 첫 인상은 모래색이었습니다. 건물도 산도 온통 모래색이었어요. 계절은 약간 서늘한 계절과 매우 더운 계절, 두 계절만 있었습니다. 푸른 강산이 그리웠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2주에 한 번씩 항공편으로 한국 식자재를 받았습니다. 고국에서 온 식품은 먹을 것 이상이었습니다. 한국의 자연이 담겨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간식으로 쑥떡이 왔고, 한국은 봄인가 싶었습니다.
쑥은 어렸을 때부터 일찍 알게된 풀입니다. 유치원 다닐 때 날이 따뜻해지자 유치원에서 근처로 쑥을 뜯으러 갔습니다. 경작을 하지 않는 공터였습니다. 불꽃 모양 쑥잎은 다른 풀들이랑 구분하기도 쉬웠고 양껏 따온 쑥으로 그날 유치원에서 쑥떡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 때부터 쑥은 봄의 맛으로 혀끝에 각인되었습니다.
쑥은 양지바른 곳이면 어디에서든 보기 쉬운 풀입니다.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간 동굴에서 수행한 웅녀의 땅답게 한반도는 쑥의 고장입니다. 식용 쑥은 한국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멀리 이라크에서 쑥떡을 보았을 때 한국의 봄을 느꼈던 모양입니다.
쑥을 먹는 절기가 있습니다. 바로 한식(寒食)입니다. 한식은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인데 올해는 4월 5일입니다. 쑥떡을 먹거나 쑥국을 해먹는 풍속이 있습니다. 선조들이 춘삼월이라고 부르는 3월도, 양력으로는 4월이니 한식은 봄을 알리는 날인 듯합니다. 4월 봄날에 쑥차라도 한 잔 하면서 계절을 느껴보세요. 씁쓰름하면서도 고소한 향을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마음에 평안이 가득해 질거에요. 쑥의 꽃말은 '평안'입니다.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