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로컬 쓰기  

from 메아리, 오늘 점심, 토토미 쌀국수

마트에 가니 토토미 쌀국수와 떡국이

 남원주농협 로컬푸드 매장의 쌀국수와 쌀떡국 ⓒ 메아리

토토미 쌀국수와 떡국은 원주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지인분께서 먹어보라고 주셔서 처음 먹어보게 되었어요. 맛있어서 포장지에 적힌 처음 보는 토토미라는 명칭을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며칠 후 장을 보러 갔더니 원주농협 하나로 마트 로컬식품 코너 큰 매대에 진열된 걸 발견하고 직접 구매했어요. 쌀국수는 뜨거운 물을 붓고 5분이면 부드러운 식감의 국수가 돼요. 튀기지 않은 면이라 일반 컵라면에 비해 칼로리도 낮은 편이고 쌀로 만들어져 먹고 나서 속도 편했어요. 면뿐만 아니라 국물도 감칠맛을 살린 진한 멸치육수 맛인데 김치와 같이 먹으니 찰떡궁합이란 표현을 안 쓸 수가 없었어요. 자매품 쌀떡국은 사골육수 베이스에 뜨거운 물만 부었는데도 쫄깃한 떡의 식감이 살아나서 쌀국수 못지않게 맛있었어요. 대기업의 맛에 길들여진 친구의 입맛에도, 약간 자연식 위주의 입맛인 저의 입맛에도 적절히 잘 맞았어요. 국산이면서 게다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토토미라는 브랜드명이 붙은 여러 가지 다른 상품들(누룽지, 즉석밥, 쌀)과 함께 있으니, 홍보에도 시너지가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주쌀 토토미를 아시나요?

치악산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로 재배된 맛과 품질이 우수한 고품질의 쌀이에요. 토토미라는 이름은 한자로 '土土米'인데, 흙 토'土' 자가 겹치는 11월(十一) 11일(十一)을 농업인의 날로 1964년 원주시에서 제정한 것을 근거하여, 인간과 흙이 떨어질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토토미가 되는 쌀은 여러 품좀 중에서 내륙지방에서 많이 재배하는 삼광, 추청이라고 해요. 잠시 쌀의 품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과거 국내에서 생산되는 벼 대부분은 외래 품종인 ‘아키바레(추청벼)’나 ‘고시히카리’ 등 일본에서 유래한 쌀이 지배적이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육종 기술의 발달로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한 품종들로 재배·생산된 우수한 품질의 쌀들이 많이 개발 되었고 그중 하나인 삼광 쌀은 농진청이 세계 최고 품질 벼 품종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2003년 개발한 최고품질의 쌀 품종이에요. 토토미에 아직 추청벼가 포함되어 있지만 점차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해요. 

쌀, 더 이상 그냥 밥으로만 먹지 않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농업전망 2023’에서 한국인의 식문화가 변하면서 곡물 소비는 줄고, 육류 소비가 증가했어요. 반면 쌀 소비는 꾸준히 줄고 있는데, 2023년 통계청 자료 ‘2022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보고서 에 따르면 20년 전인 1992년에 한국인은 일 년에 112.9㎏의 쌀을 먹었어요. 이후 소비량은 지속해서 줄어 2022년엔 그에 절반 수준인 56.7㎏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고 하니 삼시세끼 밥이 당연한 줄 알았던 초등학교 때와 지금의 식생활을 비교하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치인 것 같아요.

원주 쌀로 만든 소주  ⓒ원소주	쌀로 만든 라이스밀크  ⓒ이마트몰

그렇지만 다행히 쌀 자체의 소비량에 비해 식료품과 음료를 제조하는 사업체에서 쌀을 사용하는 양은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해외에서도 인기인 우리 술, 소주도 쌀로 만드는데요. 혹시 '원소주'라고 들어보셨나요? 2021년 아티스트 박재범의 소주 브랜드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도 원주 농가가 생산한 원주 쌀 ‘토토미’로 만든다고 합니다. 가공식품 업체가 사용한 쌀 중 음료 제조업이 4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꽤 많은 쌀이 '마셔지고' 있다는 사실.

  토토미 즉석밥과 누룽지   ⓒ메아리 

지역특산물 브랜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품질이 인증된 질 좋은 지역 농산물을 가치 있게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생산자와 관련 사업체에도 원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쌀은 국내 소비감소와 함께 수입쌀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토토미가 더 많이 알려지고 지역 내 소비도 많이 성장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