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출장 다마수  

요즘 애들은 🍓딸기 제철을 모른다던데?

💰 딸기 시세(소매가 기준) 28,260원/kg (전주대비 ▲1,110) 설향 기준 from 한국물가협회

겨울용 군것질 계좌가 있어요. 오롯이 딸기와 붕어빵만을 위한 돈이죠. 퇴근할 때마다 회사 앞 붕어빵집이나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에서 맛있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사는 게 겨울철 최고 행복이거든요! 올해도 어김없이, ‘딸기 시즌이 돌아왔다!’ 여기저기 저마다 딸기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내놓기 시작했더라고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호들갑을 떨었죠. “엄마! 딸기철이야!” 그러자 엄마께서 “무슨 말이니? 딸기 제철은 봄이지.” 라고 하시는 거예요. 엥? 이렇게 온 세상이 딸기가 왔다고 난리인데, 딸기 제철이 봄이라고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이죠? Σ(°ロ°)

⏱ 딸기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본래 야생 딸기는 이르면 4월, 늦으면 7월까지 열려요. 5월부터 첫 수확이 시작되기 때문에 따져보면 딸기의 제철은 봄이 맞아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농업 기술이 발전하면서 겨울에도 농작물의 재배가 가능해졌거든요. 80년대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면서 딸기는 점점 봄과 멀어지게 되었어요. 딸기는 저온성 작물이라 날이 더울수록 무르기 쉬운데, 겨울철의 시원한 공기가 도움이 된거죠. 또 하우스 재배는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 재배 환경을 조절할 수 있어 겨울철에도 농사가 가능하고요(🤑 비용이 많이 드는 건 함정…). 게다가 겨울에는 딱히 경쟁할 과일이 없는 거예요. 이를 노린 많은 농가들은 우후죽순 딸기 재배를 앞당기게 되었고, 그리하여 지금 우리가 아는 겨울 = 딸기 공식이 만들어 진 거죠. 그러니 봄이 딸기 제철이라는 엄마 말씀도 맞고, 겨울 딸기가 제맛이라는 제 말도 맞는 거네요! ദ്ദി•̀.̫•́✧

🍓 딸기의 변신은 어디까지!

2022년 지역별 딸기 생산량은 16만톤으로, 2019년 23만톤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어요. 최대 딸기 생산지는 경상남도(41%), 충청남도(20%), 전라남도(11%)로 비교적 날씨가 온화한 지역에서 생산이 많이 되고 있죠. 지역은 달라도 생산되는 품종은 대부분 ‘설향’인데요. 최근 들어 다양한 딸기 품종이 개발되어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어요.

• ⚔️ 게임체인저 ‘설향’ ㅣ 2005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딸기 농가 90% 이상이 일본에서 온 품종을 키웠대요(이름하여…레드펄). 그렇다 보니 우리 농가들은 면적당으로 계산해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었고요. 당시 높은 로열티 가격때문에 딸기 가격은 지금보다도 비쌌다고 해요(지금도 비싼데…). 이 딸기 로열티 전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바로 ‘설향’이에요. 충남 논산 딸기재배시험장에서 설향이 등장한 이후 국내산 딸기 점유율은 2010년 60%, 2015년 90%까지 무섭게 성장했어요. 설향은 수확기가 빠르고 열매가 많이 달리거든요. 또, 알맹이도 커서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답니다.
  
  
• 🧰 숨겨놓고 먹고 싶은 ‘죽향’ ㅣ딸기계의 명품, 죽향이에요. 죽향이라니! 대나무가 떠오르지 않나요? 맞아요.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서 자라는 딸기거든요. ‘매향’과 ‘레드펄’이라는 두 품종을 교배한 종으로, 가격이 비싼 걸로 유명해요. 비싼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하나의 꽃대에 딸기가 2~3개, 정말 많이 달렸을 때 5개가 달린대요(설향은 보통 5~10개가 달려요). 그리고 병충해가 걸리기 쉽고 키우는데 오래 걸리죠. 하지만 이렇게 키우기 어려운 만큼 당도는 최상!
  
  
• 👑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킹스베리’ ㅣ이름부터가 웅장한 이 딸기는 무려 손바닥만해요. 키우기가 무척 까다로운 데다가 수확량도 적어 죽향 못지않게 가격이 높은데요. 비싼 것은 한 알에 만 원까지도 한답니다. 이름때문인지 외국종일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메이드인 코리아랍니다. 2016년 충남 논산 딸기재배시험장에서 탄생했어요.(설향과 고향 동문) 킹스베리는 딸기인데도 향긋한 복숭아향이 난대요. 사실, 저 못 먹어봤어요… 먹어본 탐방러 후기 좀…(º﹃º)

설향 ⓒ마켓컬리 / 킹스베리 ⓒ동아일보

🍓 전국 딸기 디저트 모여라!

• 여수 딸기모찌, 들어는 봤나 겉쫀속촉 ㅣ여수 여행의 필수 코스, 여수 딸기모찌에요. 1968년 오사카에서 딸기모찌를 만드는 법을 전수받은 외할머니가 만들기 시작해 어머니, 그리고 손녀까지 무려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전통 있는 가게인데요, 멀리서 봐도 긴 대기 줄이 맛집임을 알려줘요. 하지만 포장 전문 가게라 줄은 금세 줄어드니 걱정 마세요! 직접 빚어 만든 말랑말랑한 찹쌀떡 안에 달달한 앙금 한 웅큼, 그리고 가운데엔 큼직~한 생딸기 한 알이 먹음직스럽게 들어있어요. 떡 부분은 아주 얇고 쫀득하니, 앙금은 부드럽고, 딸기는 아삭아삭! 맛은 팥앙금, 백앙금, 쑥앙금, 크림치즈 세 가지 중에 한가지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답니다. 베이직한 달콤함을 원한다면 팥앙금, 달콤달콤을 원한다면 백앙금, 달콤쌉쌀을 원한다면 쑥앙금, 달콤꼬소를 원한다면 크림치즈를 추천해요. *냉동보관 시에는 모찌 아이스크림으로도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요!
  
  
• 대전 성심당, 또 성심당이야? 응, 맛있으니까! ㅣ전국 빵지순례의 메카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성심당에서도 겨울이 되면 딸기를 아끼지 않아요. 그중에서도 ‘딸기시루막내’는 겨울 성심당의 최고 인기 메뉴랍니다.(크리스마스엔 무려 7시간까지 줄을 섰다는 전설의 딸기시루…!) 제 인생을 통틀어 만난 딸기 케이크 중 단연 1위라고 단언해요. 사장님께서 실수로 케익 위에 딸기 한 팩을 쏟은 것 같은 비주얼에, 촉촉한 시트 안엔 딸기 한 팩이 더 들어가 있어요. 어쩌면 마트에서 딸기를 직접 사는 것보다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상큼달콤한 딸기와 성심당만의 맛있는 초코 시트와 어우러지면… 이 세상 맛이 아니야…! 그런데…왜 ’막내’일까요? ఠ_ఠ 누가 봐도 첫째 아니냐고요~ *웅장한 크기가 부담스럽다면 스몰 사이즈도 판매 중이니, 참고하세요! 하지만 스몰도 스몰이 아니라는 점 명심···
  
  
• 창원 베리쥬, 직접 기른 딸기는 더 맛있쥬~ ㅣ케이크나 와플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딸기 디저트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바로 딸기 크레페와 롤 크레이프에요. 크레페(crêpe)는 얇게 구운 팬케이크로, 프랑스 디저트의 한 종류예요. ‘둥글게 말다’라는 뜻의 라틴어 ‘crispa’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얇게 구운 밀가루 반죽 안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둥글게 말아낸 요리랍니다. 베리쥬에서는 직접 발효한 반죽을 얇고 바삭하게 구워 딸기를 가득 넣은 ‘딸기 크레페’를 만날 수 있어요. 달달한 누텔라와 부드러운 생크림, 바삭 쫀득한 크레페 반죽, 새콤달콤한 딸기의 조화라니, 맛없을 수 없죠. 게다가 베리쥬 맛의 비결은 바로 딸기에 있어요. 바로 사장님의 부모님께서 운영하는 딸기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생딸기만을 사용한다는 것! 쇼케이스 냉장고 안으로 보이는 딸기 바구니들이, 보기만 해도 때깔이 고와요. (어쩐지 파리에서 먹은 크레페보다 30배쯤 맛있더라니~⁀⤚⁀ ) *생딸기 파르페와 생딸기 우유도 별미에요. 크레페와 함께 즐기면 딸기의 은혜가 두 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