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문화책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 문경수



지난해 ‘과학서점 갈다’와 인터뷰를 마치고 서점을 둘러보다 책을 몇 권 샀어요. 과학책으로 가득한 책장을 둘러보면서 탐방러들에게 소개할 만한 책이 찾았는데요. 그중에 한 권이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이라는 책이에요. 과학을 주제로 여행을 떠난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책을 한 번 읽고 나서 곱게 포장해(마치…새 책처럼🤣) 제주 한달살이를 떠나는 친구에게 선물했답니다. 한 달이나 여행하려면 다양한 탐험이 필요하니까요. 긴 시간 제주 여행을 떠나는 분, 제주 여행 N차인 분에게 추천해요. 


Ⓒ탐방


🏝️ Deep한 Jeju의 자연 이야기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과학’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거대한 실험, 엄청난 발견보다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물건, 공간, 현상을 설명하는 데 과학이 사용되면서 공감대를 얻는 것 같아요. 이 책도 제주를 여행하면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과학으로 설명해요. 검은 돌이 가득한 해안가처럼 분명 제주도에서 익숙하게 보던 것들인데… 책의 깊고 풍부한 설명을 곁들이니 새롭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죠?


제주에서는 두 가지 용암을 모두 볼 수 있다. 용두암 일대가 대표적인 아아 용암 지형이고, 우도와 마라도가 대표적인 파호이호이 용암 지형이다. 비양도에도 두 가지 용암이 모두 있다.

—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p60


⚗️ 문화 곁들여 더 풍부한 과학 


과학은 정말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나 봐요. 책은 한라산부터 비양도, 오름, 동굴 등등 제주도의 풍경들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요. 용어와 개념은 물론이고 제주도 해녀나 어부의 이야기, 민속, 어원, 서적 등 역사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있거든요. 또, 매 장의 마지막에는 관련된 관람 정보를 정리해 여행가이드의 역할도 톡톡히 하죠. 작가의 탐험 여정에 따라 글이 이어지기 때문에 함께 여행하는 기분도 들고요.


오래전, 별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1100고지는 한라산에서 가장 멋진 은하수를 볼 수 있는 장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라산 어원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을 만큼 높다’라는 의미이니 은하수를 보기 위한 최적의 장소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p139


Ⓒ탐방


🌿오직 여기, 제주고사리삼 


신비의 섬 제주도에는 여러 희귀 생물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주고사리삼’은 특별해요. 곶자왈에서도 ‘물이 빠졌다 고였다’를 반복하는 극히 제한적 환경에서 자라거든요. 2001년에 최초로 제주고사리삼이 발견될 당시, 2000년대에 새로운 속*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전 세계 학자들이 놀랐대요. 세주의 북동쪽 동백동산에서 주로 발견되는데요. 아쉽지만 제주고사리삼이 모여 사는 지역은 보호지역으로 우리는 접근할 수 없대요. 곶자왈에 간다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발밑을 보며 걸어야 할 것 같아요. 얼마 남지 않은 제주고사리삼을 밟지 않도록! 👀

* 속(genus)는 생물의 집합 단위로, 종의 상위개념이에요. 새로운 종이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속이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대요.


손아귀에 들어올 만큼 아주 작았다. 일반적인 고사리순은 꼬불꼬불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제주고사리삼은 감자 모종 크기의 식물 줄기에 초록빛 잎사귀가 네다섯 장 달려 있었다. 다섯 평 남짓한 연못터 안에서 억겁의 시간 동안 살아온 식물을 마주하니 경외감이 들었다. 새로운 행성을 발견한 천문학자의 마음이 이랬을까…

—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p159



000박사, 000소장, 000학예사 … ‘문경수의 제주 과학탐험’에는 등장인물이 참 많아요. 작가가 직접 만난 사람도 있고, 역사 속 인물도 있죠. 아름답고 놀라운 제주의 자연을 누군가는 발견하고 누군가는 알리고 보호해 왔거든요. 제주만큼 다양하게 활용되는 로컬도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제주는 여전히 ‘자연’ 그 자체인 것 같아요. $%name%$님도 다음 제주 여행에서는 꼭 자연 그대로의 제주를 느끼는 시간을 꼭 가져보길 바라요. 그 어떤 유명 카페, 핫플레이스보다 더 큰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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