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경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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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경 여행기



눈이 펑펑 내리던 이번 연휴, 어떻게 보내셨어요? 저는 따뜻한 방에서 OTT 여행을 떠났어요.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해드릴 콘텐츠는, 정말 저에게 여기저기를 떠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죠. 바로, 2023년 5월에 웨이브(wavve) 오리지널로 공개된 ‘박하경 여행기’예요. “걷고, 먹고, 멍 때릴 수 있다면!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떠나는 딱 하루의 여행” 이라는 문구가 매회의 도입에 등장하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박하경은 어릴 적부터 여행이 쓸데없다고 느끼던 사람이었어요.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귀찮은 일이라 생각했죠. 마지막 8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그럼에도 여행을 떠나는 박하경의 이유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특별한 목적도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간혹 어떤 순간을 실감하는 게 다다 . 그래서 즐겁다.”


여러분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박하경 여행기 포스터  ⓒwavve


여행의 의미 : 우연히 만난 풍경, 사람


혼자 여행을 떠나는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거운 마음을 비우기 위함이 아닐까요?🏃 주인공 하경이 전라남도 해남(1화, 마음 내다버리기)의 템플스테이를 가보지만, 절에서도 마음은 그다지 비워 지지가 않아요. 절에서 만난 소설가가 박하경을 보며, ‘당일치기 여행자. 여행의 목적이 무엇일까? 자기 안에 무언가 질문이 있으니까 멀리 이곳까지 왔을 텐데…’ 라고 끄적인 것처럼 박하경이 여행을 떠난 이유를 뚜렷이 알 수는 없더라고요. 그러다 산언저리에서 본 해남의 바다, 삶의 찌꺼기가 다 씻겨나간 듯한 박하경의 얼굴에서 어렴풋이 그녀의 여행 목적을 알 것만 같아요. 가슴 펑 뚫리는 아름다운 풍경! 비록 짧은 순간이더라도, 모든 것을 잊게하는 여행의 매력이죠.

누군가와의 만남도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에요. 국어선생님인 하경도 옛 제자의 전시회를 가기 위해 전라북도 군산(2화, 꿈과 우울의 핸드드립)으로 떠났죠. 예술을 하고 싶지만 재능이 애매한 제자와 유일하게 용기를 심어준 선생님의 이야기였죠. “선생님이 얘기해 주셨어요. 너는 꼭 불나방 같다고. … 그게 부러워.” 라는 말에 제자는 오늘까지 예술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시 좌절하는 순간, 하경은 다시한번 괜찮다는, 응원한다는 용기를 전해줬어요. “으라파 라구라구~!” (박하경여행기를 보면, 이 의미를 아실 수 있을거예요)

여행으로 우리는 우연한 만남을 얻기도 하죠. 하경은 대전(5화, 스텝이 꼬여도 춤은 계속된다) 여행 중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작가를 만나게 되어요. 하경이 어렸을 적, 너무 외롭고 가끔은 미칠 것만 같을 때마다 위로가 되준 만화책이었죠. 이 이야기는 대전시민천문대에서 끝나는 춤을 추며 끝이나는데요, 아마도 만화에서 나오는 대사 ‘캥거루가 말했다. 춤을 춰. 네가 계속 춤췄으면 좋겠어’ 와 연결되는 것 같았어요. 탐방러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해본 적 있나요?



여행의 의미 : 사랑과 우정


여행에서의 사랑과 우정은 강렬해요. 부산영화제(3화, 메타멜로)편은 ‘박하경 여행기’에서 가장 이슈가 된 회차인데요. 영화처럼 만나는 남녀의 이야기로 설렘을 느낄 수 있어요.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흑백영화, 빛바랜 헌책 서점, 조금 오래돼 보이는 극장과 지하철역의 모습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해요. 하경도 온종일 우연히 마주치는 남자가 싫지 않은 것 같고요.😉 여러분도 여행길에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죠.’ -남자 창진

하경의 여행은 사실, 친구 진솔로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고등학생 시절 경주(8화, 맞물린 경주) 하경은 진솔이가 사진을 찍자고 해도 외면할 정도로 수학여행이 재미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졸업 후 진솔과 한번 더 경주에 여행을 와 또다른 추억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현재, 하경은 홀로 경주를 다시 찾았어요. 두번째 여행 이후 진솔이는 죽었거든요. 그러나 경주의 이곳저곳을 거니는 하경의 옆에는 진솔이 항상 함께 있는 듯해요. 하경에게 경주는 진솔이를 만날 수 있는 장소인 거죠. 여행은 새로운 곳을 향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와의 추억을 더듬기 위해 떠나기도 하니까요. 더 많이, 오래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말이죠. 경주편을 보면서 어릴 적 친구들이 많이 생각이 났어요. 다들 잘 살고 있는 거지?


박하경 여행기에는 매 에피소드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wavve



여행의 의미 : 다른 문화의 경험과 이해


강원도 속초(4화, 돌아가는 길)에서는 여행에서 돌아오며 꼰대 할아버지와 다투기도 하죠. 참으려했지만 말끝마다 붙는 ‘여자가, 젊은 애들이,,’라는 말에, 하경이 그건 아니라며 대꾸를 해버렸거든요. 그러다 문득, 나이 든 아빠가 떠올라 하경은 할아버지에 먼저 사과를 했죠. 이해가 안되는 생각을 늘어놓는, 나와 다른 세대를 만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도 여행의 가치인 것 같아요.

하경은 제주(7화, 빵의 섬, 제주도) 빵투어를 떠나기도 하는데요.  12군데 빵집을 돌아다니는데, 실제 제주도 빵가게 사장님들이 출현해 재미를 더했어요. 뭔가 페이크 다큐같은 느낌이었는데 재밌더라고요. 빵투어 혹은 미식투어는 이제 대중적인 여행이 되었어요. 지역만의 먹거리를 찾아 먹는 것이야말로 그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니까요. 아기자기한 제주의 빵집들을 보니,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었답니다.



‘박하경 여행기’는 여행의 다양한 면을 보여줘요. 유명한 명소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박하경’의 일상이 여행으로 연결되면서 여행이 다채로워지죠. 에피소드마다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친구와의 추억, 일에 대한 스트레스, 사랑의 감정, 우연한 만남 등의 이야기가 소소하게 펼쳐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행의 재미들로, 이야기가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내가 가본 지역이 나올 때는 반갑고, 가고 싶은 여행지가 나오면 꼭 가봐야겠다며 메모를 남기기도 하면서요.

‘박하경 여행기’는 반나절이면 여유 있게 볼 수 있는 분량이에요. 여러분은 하경의 어떤 여행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는지 궁금해요. 이번 주말, 방구석에서 하경과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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