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전국축제자랑 | 김혼비·박태하
얼마 전, 음악 페스티벌을 다녀오는 길에 지역 축제 홍보 현수막이 눈에 띄었어요.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날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발길을 돌려 축제장으로 향했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지역 축제가 주목받고 있다더니, 정말이더라고요. (올해만 해도 무려 1,170개의 축제가 열린대요.Σ(°ロ°)) 그러다 발견한 책 한 권. 바로 <전국축제자랑>이에요. 축제와 독서의 계절, 가을에 딱 어울리는 책 아닌가요!
Ⓒ탐방
🎊 한번 방문하면 자꾸 생각나는 축제
수능금지곡과 K-축제의 공통점, 그건 바로 ‘이상한데 진심이다.’ 중독적인 멜로디와 가사만큼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프로그램과 사람들이 있어요. 전국 12개의 축제(의좋은형제축제, 영암왕인문화축제, 영산포홍어축제, 의병제전, 밀양아리랑대축제, 음성품바축제, 강릉단오제, 젓가락페스티벌, 완주와일드푸드축제, 양양연어축제, 벌교꼬막축제, 지리산산청곶감축제) 탐험기가 놀라운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죠. 먹거리, 역사와 전통문화, 인물 등 다양한 분야와 연관된 축제는 일상에서 보지 못한, 정말 생경한 풍경이에요. 책을 펼칠 때마다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 몰랐던 축제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에요~
캔디바색 도포를 걸치고 탕건을 갖춰 쓴 사람들 200여 명이 왕골 돗자리 하나씩을 차지하고 오와 열을 맞춰 앉아서, 아니 엎드려서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장의 재현 같았던 그 자리는 ‘왕인박사 추모 한시 백일장’이 열리는 현장이었다. 무대에는 압운으로 제시된 ‘통(通)’자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고, 70~80대 남성이 주를 이룬 가운데 드문드문 그 나이대 여성도 섞여 있었다.
— <전국축제자랑> 중 영남왕인문화축제 p37
책 <전국축제자랑> 영암왕인문화축제 Ⓒ탐방 / 한시 백일장 대회 전경 Ⓒ연합뉴스
🛸 이상한데 아름다운 K-축제 탐험기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에서 개인의 취향은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축제는 어떨까요? 메가 트렌드를 따르는 흐름도 있는 한편, 수도권에 비해 스포트라이트가 늘 비껴나 있는 소도시는 KOREA(한국)의 K스러운 주제로 독특한 지역축제가 열려요. 이상한데 진심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K-축제 현장이 이 책에 담겨 있는데요. 수도권과 광역시, 특별자치단체를 제외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의 축제 현장 12곳을 따라가다 보면, 그 지역만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되죠.
* 마이크로 트렌드는 대중적인 트렌드 흐름이 아닌 소수가 밀도 있게 공유하는 트렌드를 말해요.
··· 이렇게 어딘가에서 합류하고 합류해서 행렬을 잇는 퍼레이드의 방식이 당시 의병이 모이는 과정을 눈앞에서 형상화해 주는 바람에 처음으로 그들과 마음이 닿는 느낌이었다. 마음이 닿고 나니 이 골목 저 골목에서 흘러나와 하나의 커다란 줄기가 되고 있는 저 횃불들이 분연히 일어났던, 분연할 수 밖에 없었던 마음들로 보였다.
— <전국축제자랑> 중 의병제전 p78
경남 의령 의병제전 시가행진 Ⓒ의령군청/ 책 <전국축제자랑> 의병제전 Ⓒ탐방
🤲 축제에 이토록 진심인 사람들
규모와 상관없이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 축제는 지속될 수 없겠죠. 누군가는 ‘지역축제에 그렇게 진심일 필요가 있어?’라고 의아해할지 몰라도,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은 진심으로 가득해요. 로맨틱과 거리가 먼 축제장에서 프러포즈를 한 커플, 한시 백일장에 진지하게 임하는 어르신들, 어리둥절한 관광객에게 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지역 주민··· 어쩌면 지역 축제에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일지도 몰라요.
정말이지 이런 걸 만나는 순간이 너무 좋다. 어딘가에 ‘한국감연구회’라는 단체가 있고, 한쪽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과일 선발대회’가 열리고 거기에 입상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다. 감 박피기를 개발하는 사람이 있고, 얼레 가방을 고민하는 이들이 있고, 전국을 다니며 연싸움을 하는 이들이 있고, 한때 만든 대금을 끼고 다니며 군밤 옆에 펼쳐 놓는 이가 있다. 한때 만든 대금을 끼고 다니며 군밤 옆에 펼쳐 놓는 이가 있다. 축제장 음지의 꽃인 품바도 있고, 그 품바에 위로받는 팬들이 있고, 썰렁한 관객석 앞에서 열창하는 무명 트로트 가수들이 있고, 아이들을 달래 가며 공연하는 마술사가 있고, 만만찮은 지역민들의 입담을 능숙히 받아치는 노련한 사회자들도 있다.
— <전국축제자랑> 중 지리산산청곶감축제 p282
이토록 진심인 축제라니, 탐방러 님도 당장 짐을 챙겨서 떠나고 싶지 않나요? 물론 지역 축제를 둘러싸고 여러 비판적 시각이 있지만, 이 책은 K스러움 가득한 지역 축제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어요. 거기에 작가님들의 유머가 더해져,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축제 탐방기가 되었죠. 탐방러 님도 아직 안 가본 동네 축제가 있다면, 이번 주말 한번 들려보세요. 그 경험이 동네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거예요. 진심은 통한다!
문화│책
전국축제자랑 | 김혼비·박태하
얼마 전, 음악 페스티벌을 다녀오는 길에 지역 축제 홍보 현수막이 눈에 띄었어요.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날따라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발길을 돌려 축제장으로 향했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요즘 지역 축제가 주목받고 있다더니, 정말이더라고요. (올해만 해도 무려 1,170개의 축제가 열린대요.Σ(°ロ°)) 그러다 발견한 책 한 권. 바로 <전국축제자랑>이에요. 축제와 독서의 계절, 가을에 딱 어울리는 책 아닌가요!
Ⓒ탐방
🎊 한번 방문하면 자꾸 생각나는 축제
수능금지곡과 K-축제의 공통점, 그건 바로 ‘이상한데 진심이다.’ 중독적인 멜로디와 가사만큼 한번 보면 잊히지 않는 프로그램과 사람들이 있어요. 전국 12개의 축제(의좋은형제축제, 영암왕인문화축제, 영산포홍어축제, 의병제전, 밀양아리랑대축제, 음성품바축제, 강릉단오제, 젓가락페스티벌, 완주와일드푸드축제, 양양연어축제, 벌교꼬막축제, 지리산산청곶감축제) 탐험기가 놀라운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죠. 먹거리, 역사와 전통문화, 인물 등 다양한 분야와 연관된 축제는 일상에서 보지 못한, 정말 생경한 풍경이에요. 책을 펼칠 때마다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 몰랐던 축제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에요~
책 <전국축제자랑> 영암왕인문화축제 Ⓒ탐방 / 한시 백일장 대회 전경 Ⓒ연합뉴스
🛸 이상한데 아름다운 K-축제 탐험기
마이크로 트렌드* 시대에서 개인의 취향은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축제는 어떨까요? 메가 트렌드를 따르는 흐름도 있는 한편, 수도권에 비해 스포트라이트가 늘 비껴나 있는 소도시는 KOREA(한국)의 K스러운 주제로 독특한 지역축제가 열려요. 이상한데 진심이고, 아름답기까지 한 K-축제 현장이 이 책에 담겨 있는데요. 수도권과 광역시, 특별자치단체를 제외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의 축제 현장 12곳을 따라가다 보면, 그 지역만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되죠.
* 마이크로 트렌드는 대중적인 트렌드 흐름이 아닌 소수가 밀도 있게 공유하는 트렌드를 말해요.
경남 의령 의병제전 시가행진 Ⓒ의령군청/ 책 <전국축제자랑> 의병제전 Ⓒ탐방
🤲 축제에 이토록 진심인 사람들
규모와 상관없이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 축제는 지속될 수 없겠죠. 누군가는 ‘지역축제에 그렇게 진심일 필요가 있어?’라고 의아해할지 몰라도,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은 진심으로 가득해요. 로맨틱과 거리가 먼 축제장에서 프러포즈를 한 커플, 한시 백일장에 진지하게 임하는 어르신들, 어리둥절한 관광객에게 프로그램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지역 주민··· 어쩌면 지역 축제에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그곳에 모인 사람들일지도 몰라요.
이토록 진심인 축제라니, 탐방러 님도 당장 짐을 챙겨서 떠나고 싶지 않나요? 물론 지역 축제를 둘러싸고 여러 비판적 시각이 있지만, 이 책은 K스러움 가득한 지역 축제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어요. 거기에 작가님들의 유머가 더해져,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축제 탐방기가 되었죠. 탐방러 님도 아직 안 가본 동네 축제가 있다면, 이번 주말 한번 들려보세요. 그 경험이 동네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거예요. 진심은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