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 글 사와다 아키히로
토요일, TV를 켰다가 우연히 추석 특집 <오느른> 다큐를 봤어요.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지난 연휴 때 <오느른>의 다큐를 보았는데, 딱 그다음 시점의 이야기여서 더 반갑더라고요. 김제에서 책방과 북 스테이를 열고, 다른 청년들을 불러 모아 비로소 마을다운 마을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참 정겹고 부러웠죠.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참 다큐를 보고 나니 책상 한 켠에 있는 책 한 권에 눈이 띄였어요. 제목이 매력적이라 사놓고 6개월째 열어보지 않은 책이었죠.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이하, 도시버리기). 오느른으로 받은 자극을 이 책으로 실현해 봐야겠다는 욕망으로 드디어 책을 열었습니다. <도시버리기>는 코로나로 인해 실제로 도쿄를 떠나 작은 지역으로 이주를 한 일본의 기자가 자신과 같은 로컬 이주자를 취재한 이야기입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객관적인 자료와 실제 사례를 적절히 담아, 덤덤하게 도시를 버리는 현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죠. 통통 튀는 로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도시를 버리는 꿈을 꾸는 우리에게 묵직한 현실과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에요. 오늘은 탐방의 눈길을 끌었던 <도시버리기>의 문구와 생각을 살짝 나누어 볼게요.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탐방
코로나 이주자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가 그러했던 것처럼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일본에서도 원격근무가 일상화되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가 없어지자, 일본의 젊은 세대는 도쿄에서 살아야 할 필요가 없어졌죠. 서울만큼이나 도쿄의 부동산도 엄청 비싸거든요. 얼마 전에는 도쿄에 900억짜리 아파트가 등장했다는 뉴스가 나올 만큼요.
2020년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도쿄의 기업 55.5%가 원격근무를 실시하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중 35.4%가 지방 이주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다고 해요(34p). 그러다 보니 지방 이주를 돕는 귀향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2008년 70%가 50대 이상이었지만, 2017년부터는 40대 이하가 70%를 차지한다고 하네요(55p). 과거에는 촌으로 내려가는 것이 나이 지긋한 은퇴자의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청년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한 것이죠. 그리고 코로나19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요. 이 책의 저자가 만난 코로나 이주자들도 대부분 젊은 세대로, 도쿄의 삶에 대한 의문이 지방 이주의 계기가 되었죠.
“이대로 도쿄에서 비싼 집세를 내고 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도대체 우리는 어떤 육아를 하고 싶은 걸까?”
- 도쿄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는 유지(36세)와 미오(32세) 부부
“회사 가까이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IT 대기업에 근무하는 쇼지로(36세)
“여기서 더 이상 사는 것은 무리다.”
- IT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미나코(33세)
눈치채셨나요? <도시버리기>에 나온 코로나 이주자는 주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죠. 이들은 코로나 앤데믹 이후에도 주 1~2회 출근이 가능하다고 해요. 장기적으로도 좁고, 비싸고, 환경도 나쁜 도쿄에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코로나 이주자들은 여전히 도쿄의 직장을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저자는 코로나 이주자는 사실상 ‘이주가 아닌 이사’를 했다고 평하고 있어요. 거주지는 지방으로 옮겼지만 직장은 수도에 있어, 신칸센이나 통근 고속버스 등의 교통이 중요해졌고요.
이주가 아닌 이사, 코로나 이주민의 출퇴근 ©️탐방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19로, 우리도 원격근무가 실시되었고, 한달살이와 같이 로컬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하지만 실제로 지방에 이주한 젊은 세대가 많은가에 대해서는 글쎄요. 명확히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껏 탐방이 만나온 로컬이주민들은 주로, 지방으로 떠난 사람들의 경우에도 워케이션, N달살이와 같이 잠시 떠난 여행이거나 직장도 지방으로 옮긴 완전한 이주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분명, 일본의 코로나 이주민과는 달랐죠. 이러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어떤 것이 더 좋은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코로나19가 로컬에 큰 영향을 끼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어드레스 호퍼와 지역부흥협력대
어드레스 호퍼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주소(address)와 껑충껑충 뛰어다닌다는 뜻의 호퍼(hopper)가 결합한 단어로, 일정한 거처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말해요. 해외에서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주거 공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해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N달, N년살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고요. <도시버리기>에 등장한 유키고도 코로나19가 터지자, 어드레스 호퍼가 되었다고 해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워케이션을 즐겼달까요?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결국 도쿄에 있는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막연히 그리고만 있던 자연 속에서 실제로 일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커졌습니다.”
— 엔지니어인 유키코(25세)
그런데 2020년 12월, 어드레스 호퍼인 유키코는 미나카미정에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바로, 그 지역의 이주안내 책임자 덕분이었죠. 산에 관심 있다고 하자, 산속 숯가마를 안내해 주고, 지역의 사냥꾼을 만나게 해주고, 이주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해주는 등 면사무소의 이주안내 책임자는 적극적으로 유키코의 이주를 도왔습니다(99p). 이렇듯 머묾의 결정에는 사람의 힘이 가장 크죠. 특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이주주가 이주자를 불러올 수 있고요.
지역부흥협력대 : 이주자가 이주자를 불러들이는 선순환 ©️탐방
지역부흥협력대는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정책이에요. 도시에서 지방으로 사람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부흥협력대는, 3대 도시권과 지정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해당 지역에 전출할 경우 지원할 수 있어요. 지역부흥협력대에 선정이 되면 지자체에서 1년 이상 3년 이하의 임기 동안 급여와 경비를 지원해 주죠. 관광자원 기획과 개발, 빈집 대책, 이주자 지원 등 지역부흥의 활동을 해야 하고요. 말 그대로, 이주민의 생각으로 지역을 발전시키고 또다른 이주민을 끌어들이는 전략이에요.
또, 어드레스 호퍼와 같이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지역 탐구 활동이 되기도 하죠. 앞서, 코로나 이주민들과 달리 특정 직업군이 아니더라도 새롭게 이주한 지역에서 안정적인 직업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임기기간또 다른 직업을 탐색하여 정착할 수 있고요. 실제로, 많은 지역부흥협력대에서는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고 해요.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아직 잘 모르더라도 시골살이를 시작할 수 있는데, 지역부흥협력대는 3년의 준비 기간인 셈이죠.”
— 환경성(중앙정부)을 퇴직하고 도요오카시로 이주한 지역부흥협력대원 고타니(140p)
임기를 마친 지역부흥협력대원의 60%가 해당 지역에 정착한다고 해요(145p). 장기 체류인구를 만들어, 더 많은 이주민을 모으고, 장기 체류인구도 결국 정착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는 훌륭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요즘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워케이션, N달살이 지원이 떠올랐어요. ‘여행을 갈 때는 참 좋은 지원책이긴 한데, 과연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정착할까? 또 이들로 인해 새로운 지역개발이나 이주민이 생겨나는 효과가 있을까?’ 여러 아쉬움이 생겨나네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도시버리기>의 저자가 인터뷰한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들은 말이래요.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뜻의 마을. 이들이 생각한 마을은 모두 같은 모습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분명한 건 다닥다닥 모여 살던 대도시는 그들에게 마을이 아니었다는 거죠.
이 책을 펼치게 된 계기인, 특집 다큐 <오느른>의 마지막도 마을을 말했어요. 소설가 닐 게이먼의 명언으로요.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영혼까지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오느른이 김제에 책방과 북 스테이를 만들고 여러 청년을 불러 모으고 있었거든요. 아마도 오느른, 최별님에게 마을은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방이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
당신은 지금 마을에 살고 있나요? ©️탐방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마을은 어떤 곳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마을에 살고 있나요?
문화│책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 글 사와다 아키히로
토요일, TV를 켰다가 우연히 추석 특집 <오느른> 다큐를 봤어요. 언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지난 연휴 때 <오느른>의 다큐를 보았는데, 딱 그다음 시점의 이야기여서 더 반갑더라고요. 김제에서 책방과 북 스테이를 열고, 다른 청년들을 불러 모아 비로소 마을다운 마을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참 정겹고 부러웠죠.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참 다큐를 보고 나니 책상 한 켠에 있는 책 한 권에 눈이 띄였어요. 제목이 매력적이라 사놓고 6개월째 열어보지 않은 책이었죠.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이하, 도시버리기). 오느른으로 받은 자극을 이 책으로 실현해 봐야겠다는 욕망으로 드디어 책을 열었습니다. <도시버리기>는 코로나로 인해 실제로 도쿄를 떠나 작은 지역으로 이주를 한 일본의 기자가 자신과 같은 로컬 이주자를 취재한 이야기입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객관적인 자료와 실제 사례를 적절히 담아, 덤덤하게 도시를 버리는 현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죠. 통통 튀는 로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도시를 버리는 꿈을 꾸는 우리에게 묵직한 현실과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에요. 오늘은 탐방의 눈길을 끌었던 <도시버리기>의 문구와 생각을 살짝 나누어 볼게요.
<도시버리기 ; 로컬 이주 가이드> ©️탐방
코로나 이주자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가 그러했던 것처럼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일본에서도 원격근무가 일상화되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가 없어지자, 일본의 젊은 세대는 도쿄에서 살아야 할 필요가 없어졌죠. 서울만큼이나 도쿄의 부동산도 엄청 비싸거든요. 얼마 전에는 도쿄에 900억짜리 아파트가 등장했다는 뉴스가 나올 만큼요.
2020년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도쿄의 기업 55.5%가 원격근무를 실시하자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중 35.4%가 지방 이주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다고 해요(34p). 그러다 보니 지방 이주를 돕는 귀향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2008년 70%가 50대 이상이었지만, 2017년부터는 40대 이하가 70%를 차지한다고 하네요(55p). 과거에는 촌으로 내려가는 것이 나이 지긋한 은퇴자의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청년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한 것이죠. 그리고 코로나19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요. 이 책의 저자가 만난 코로나 이주자들도 대부분 젊은 세대로, 도쿄의 삶에 대한 의문이 지방 이주의 계기가 되었죠.
“이대로 도쿄에서 비싼 집세를 내고 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도대체 우리는 어떤 육아를 하고 싶은 걸까?”
- 도쿄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는 유지(36세)와 미오(32세) 부부
“회사 가까이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IT 대기업에 근무하는 쇼지로(36세)
“여기서 더 이상 사는 것은 무리다.”
- IT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미나코(33세)
눈치채셨나요? <도시버리기>에 나온 코로나 이주자는 주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죠. 이들은 코로나 앤데믹 이후에도 주 1~2회 출근이 가능하다고 해요. 장기적으로도 좁고, 비싸고, 환경도 나쁜 도쿄에 있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코로나 이주자들은 여전히 도쿄의 직장을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저자는 코로나 이주자는 사실상 ‘이주가 아닌 이사’를 했다고 평하고 있어요. 거주지는 지방으로 옮겼지만 직장은 수도에 있어, 신칸센이나 통근 고속버스 등의 교통이 중요해졌고요.
이주가 아닌 이사, 코로나 이주민의 출퇴근 ©️탐방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19로, 우리도 원격근무가 실시되었고, 한달살이와 같이 로컬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하지만 실제로 지방에 이주한 젊은 세대가 많은가에 대해서는 글쎄요. 명확히 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껏 탐방이 만나온 로컬이주민들은 주로, 지방으로 떠난 사람들의 경우에도 워케이션, N달살이와 같이 잠시 떠난 여행이거나 직장도 지방으로 옮긴 완전한 이주인 경우가 많았거든요. 분명, 일본의 코로나 이주민과는 달랐죠. 이러한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어떤 것이 더 좋은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코로나19가 로컬에 큰 영향을 끼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어드레스 호퍼와 지역부흥협력대
어드레스 호퍼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주소(address)와 껑충껑충 뛰어다닌다는 뜻의 호퍼(hopper)가 결합한 단어로, 일정한 거처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말해요. 해외에서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주거 공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해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N달, N년살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고요. <도시버리기>에 등장한 유키고도 코로나19가 터지자, 어드레스 호퍼가 되었다고 해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워케이션을 즐겼달까요?
그런데 2020년 12월, 어드레스 호퍼인 유키코는 미나카미정에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바로, 그 지역의 이주안내 책임자 덕분이었죠. 산에 관심 있다고 하자, 산속 숯가마를 안내해 주고, 지역의 사냥꾼을 만나게 해주고, 이주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해주는 등 면사무소의 이주안내 책임자는 적극적으로 유키코의 이주를 도왔습니다(99p). 이렇듯 머묾의 결정에는 사람의 힘이 가장 크죠. 특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이주주가 이주자를 불러올 수 있고요.
지역부흥협력대 : 이주자가 이주자를 불러들이는 선순환 ©️탐방
지역부흥협력대는 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정책이에요. 도시에서 지방으로 사람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지역부흥협력대는, 3대 도시권과 지정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해당 지역에 전출할 경우 지원할 수 있어요. 지역부흥협력대에 선정이 되면 지자체에서 1년 이상 3년 이하의 임기 동안 급여와 경비를 지원해 주죠. 관광자원 기획과 개발, 빈집 대책, 이주자 지원 등 지역부흥의 활동을 해야 하고요. 말 그대로, 이주민의 생각으로 지역을 발전시키고 또다른 이주민을 끌어들이는 전략이에요.
또, 어드레스 호퍼와 같이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지역 탐구 활동이 되기도 하죠. 앞서, 코로나 이주민들과 달리 특정 직업군이 아니더라도 새롭게 이주한 지역에서 안정적인 직업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임기기간또 다른 직업을 탐색하여 정착할 수 있고요. 실제로, 많은 지역부흥협력대에서는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고 해요.
임기를 마친 지역부흥협력대원의 60%가 해당 지역에 정착한다고 해요(145p). 장기 체류인구를 만들어, 더 많은 이주민을 모으고, 장기 체류인구도 결국 정착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는 훌륭한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요즘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워케이션, N달살이 지원이 떠올랐어요. ‘여행을 갈 때는 참 좋은 지원책이긴 한데, 과연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제로 정착할까? 또 이들로 인해 새로운 지역개발이나 이주민이 생겨나는 효과가 있을까?’ 여러 아쉬움이 생겨나네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도시버리기>의 저자가 인터뷰한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들은 말이래요.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뜻의 마을. 이들이 생각한 마을은 모두 같은 모습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분명한 건 다닥다닥 모여 살던 대도시는 그들에게 마을이 아니었다는 거죠.
이 책을 펼치게 된 계기인, 특집 다큐 <오느른>의 마지막도 마을을 말했어요. 소설가 닐 게이먼의 명언으로요.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영혼까지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오느른이 김제에 책방과 북 스테이를 만들고 여러 청년을 불러 모으고 있었거든요. 아마도 오느른, 최별님에게 마을은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방이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약간 운명같지 않나요?(웃음) 저는 <도시버리기>의 마지막에 마을이 나와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오느른과 연결인건가?’ 하고요.
당신은 지금 마을에 살고 있나요? ©️탐방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마을은 어떤 곳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마을에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