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1기
from 지탱, 짜이가 먹고 싶을 때, 두더지 짜이집을 찾아주세요

짜이가 먹고 싶을 때, 두더지 짜이집을 찾아주세요.
망원동의 북적이는 메인 거리에서 벗어난 한적한 골목,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세계상사라는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망원동에 살기 시작한 지 3년째. 동네를 걸어 다니며 작은 가게를 기웃거리는 것이 취미인 저의 마음에 쏙 든 곳이죠. 이곳은 인도식 밀크티 짜이를 파는 <두더지 짜이집>입니다. 소소하지만 다정함이 끝없이 묻어나는 공간의 매력에 이끌려, 유쾌한 웃음의 주인공! 두더지 짜이집 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망원동 '두더지 짜이집'. 세계상사 간판이 한쪽 벽에 붙어있다. ⓒ사진-민카페스토리
안녕하세요. 사장님! 두더지 짜이집의 시작이 궁금해요. 어떻게 두더지 짜이집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작업실 월세에 보탬이 되기 위해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이 <두더지 짜이집>의 시작이에요. 2018년, 문래동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겸 카페를 냈었어요. 테이블 2개를 작업실 한쪽에 두고 커피를 팔기 시작했던 거죠. 커피는 워낙 경쟁이 심하니까 자신이 없었어요. 색다른 메뉴로 어떤 것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짜이’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10년 전 인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짜이를 종종 집에서 해 먹었었거든요.(웃음) 짜이를 드시러 오시는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짜이집'이라는 정체성을 찾았던 것 같아요.
문래동에서 시작된 역사가 있었는지는 몰랐어요! 최근 망원동으로 오기 전에는 당산동에서 ‘두더지 손가게’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운영하셨잖아요. ‘두더지’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그림을 그린다고 했었잖아요. 예전에 마르쉐 장터에 초상화 그리는 부스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때 부스 이름을 정해서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부스 이름을 본명으로 하기에는 창피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잖아요? (웃음)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는 저의 손을 보고 ‘두더지 손’ 같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번뜩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그 이름을 쓰기 시작했고, 얼마 뒤 가게를 시작하면서 ‘두더지 손’이 하는 ‘가게’라는 의미로 두더지 손가게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사실, 망원동으로 오면서 이름을 바꿀까 생각도 했었는데, 주위에서 ‘두더지’는 절대 버리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진-민카페스토리
당산동의 ‘두더지 손가게’에서 망원동의 ‘두더지 짜이집’이 된 거네요! 이름이 바뀐 만큼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당산동 ‘두더지 손가게’는 카페 전문 공간은 아니었어요. 그림 수업도 있었고, 워크샵, 모임 등 다양한 일을 그 공간에서 벌여 왔었거든요. 오히려 망원동으로 오면서부터는 카페, 즉 식음료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손님들이 짜이를 주로 드시러 오시니까 이름도 ‘짜이집’이라고 짓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사장님이 추천하는 ‘두더지 짜이집’의 베스트 추천 조합이 있나요?
가장 추천하는 것은 뜨거운 짜이죠. 인도에는 우리나라 떡볶이 포장마차처럼 짜이집이 로드샵으로 있어요. 즉석에서 뜨거운 짜이를 마시는 것이 인도 문화여서 아이스 짜이는 생각도 못하죠.(웃음) 인도의 진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뜨거운 짜이를 꼭 드셔보시기를 바라요. 짜이와 잘 어울리는 메뉴는 ‘알루핫샌드’인데요. 감자가 들어가서 든든한 한 끼로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답니다!

알루핫샌드와 아이스짜이
많은 동네 중에서, ‘두더지 짜이집’이 망원동에 자리를 잡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가게 이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 ‘망원동’이 가장 먼저 후보지로 떠올랐어요. ‘망원동이나 마포구청 근방에는 짜이를 파는 곳이 없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보다, 마음에 드는 공간 찾기는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 공간은 정말 운명처럼 만났어요. 인터넷 매물을 뒤지다가 지금 가게 근처 부동산으로 제가 연락을 했고, 그날 마침 이 공간이 매물로 나온 거죠. 로드뷰로 골목을 둘러보니 마음에 쏙 들어서 바로 계약한 곳이 여기예요. (웃음) 저희 가게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망리단길과는 거리가 있는 편인데요. 오히려 북적이지 않는 소소한 분위기를 공간에 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가게 벽에 걸린 ‘세계상사’ 간판이 눈에 띄었어요. ‘세계상사’ 간판을 걸어두신 이유가 있나요?
‘세계상사’는 저희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공장 이름이에요. 2년 전 공장이 문을 닫을 때, 제가 부탁을 드려서 간판을 보관해 두었어요. 세계상사의 ‘세’자가 제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오래 봐오던 이름이라 애착이 있었거든요. ‘언젠가 카페 공간이 넓어지면 유용하게 쓰겠지?’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 오픈 준비를 할 때 외벽에 얼룩을 발견했는데요. ‘무엇으로 그 부분을 가려야할까..?’라며 고민하다가 세계상사 간판을 걸어봤어요. 웬걸, 말끔하게 얼룩도 가려지고 간판도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여기가 세계상사 간판 자리다 싶었어요. 제 자리를 찾은 거죠. (웃음) 지금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간판을 보시곤 이곳을 ‘세계상사’로 기억해 주는 것도 나름의 재미랍니다.

사장님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두더지 짜이집 공간 내부 모습 ⓒ사진-민카페스토리
사장님께서 앞으로 망원동에서 만들어 나가고 싶은 ‘두더지 짜이집’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먼저, 맛있는 짜이와 음식을 먹고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곳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편한 공간이기를 바라요. 혼자 또는 친구와 와서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편히 책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죠.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짜이가 너무 먹고 싶을 때, 아니면 주인장이 갑자기 보고 싶을 때 언제나 이곳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사장님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이 있었던 사장님! 앞으로 망원동 ‘두더지 짜이집’ 공간에 촘촘하게 쌓일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Editor 지탱
Photo 민카페스토리
#망원동가게 #망원동카페 #망원동의매력
로컬 에디터 1기
from 지탱, 짜이가 먹고 싶을 때, 두더지 짜이집을 찾아주세요
짜이가 먹고 싶을 때, 두더지 짜이집을 찾아주세요.
망원동의 북적이는 메인 거리에서 벗어난 한적한 골목,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세계상사라는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망원동에 살기 시작한 지 3년째. 동네를 걸어 다니며 작은 가게를 기웃거리는 것이 취미인 저의 마음에 쏙 든 곳이죠. 이곳은 인도식 밀크티 짜이를 파는 <두더지 짜이집>입니다. 소소하지만 다정함이 끝없이 묻어나는 공간의 매력에 이끌려, 유쾌한 웃음의 주인공! 두더지 짜이집 사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망원동 '두더지 짜이집'. 세계상사 간판이 한쪽 벽에 붙어있다. ⓒ사진-민카페스토리
안녕하세요. 사장님! 두더지 짜이집의 시작이 궁금해요. 어떻게 두더지 짜이집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작업실 월세에 보탬이 되기 위해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이 <두더지 짜이집>의 시작이에요. 2018년, 문래동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겸 카페를 냈었어요. 테이블 2개를 작업실 한쪽에 두고 커피를 팔기 시작했던 거죠. 커피는 워낙 경쟁이 심하니까 자신이 없었어요. 색다른 메뉴로 어떤 것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짜이’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10년 전 인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짜이를 종종 집에서 해 먹었었거든요.(웃음) 짜이를 드시러 오시는 단골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짜이집'이라는 정체성을 찾았던 것 같아요.
제가 그림을 그린다고 했었잖아요. 예전에 마르쉐 장터에 초상화 그리는 부스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때 부스 이름을 정해서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부스 이름을 본명으로 하기에는 창피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잖아요? (웃음)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는 저의 손을 보고 ‘두더지 손’ 같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번뜩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그 이름을 쓰기 시작했고, 얼마 뒤 가게를 시작하면서 ‘두더지 손’이 하는 ‘가게’라는 의미로 두더지 손가게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사실, 망원동으로 오면서 이름을 바꿀까 생각도 했었는데, 주위에서 ‘두더지’는 절대 버리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진-민카페스토리
당산동의 ‘두더지 손가게’에서 망원동의 ‘두더지 짜이집’이 된 거네요! 이름이 바뀐 만큼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당산동 ‘두더지 손가게’는 카페 전문 공간은 아니었어요. 그림 수업도 있었고, 워크샵, 모임 등 다양한 일을 그 공간에서 벌여 왔었거든요. 오히려 망원동으로 오면서부터는 카페, 즉 식음료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손님들이 짜이를 주로 드시러 오시니까 이름도 ‘짜이집’이라고 짓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사장님이 추천하는 ‘두더지 짜이집’의 베스트 추천 조합이 있나요?
가장 추천하는 것은 뜨거운 짜이죠. 인도에는 우리나라 떡볶이 포장마차처럼 짜이집이 로드샵으로 있어요. 즉석에서 뜨거운 짜이를 마시는 것이 인도 문화여서 아이스 짜이는 생각도 못하죠.(웃음) 인도의 진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뜨거운 짜이를 꼭 드셔보시기를 바라요. 짜이와 잘 어울리는 메뉴는 ‘알루핫샌드’인데요. 감자가 들어가서 든든한 한 끼로도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답니다!
알루핫샌드와 아이스짜이
많은 동네 중에서, ‘두더지 짜이집’이 망원동에 자리를 잡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가게 이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 ‘망원동’이 가장 먼저 후보지로 떠올랐어요. ‘망원동이나 마포구청 근방에는 짜이를 파는 곳이 없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문화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이렇게 개인적인 이유보다, 마음에 드는 공간 찾기는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 공간은 정말 운명처럼 만났어요. 인터넷 매물을 뒤지다가 지금 가게 근처 부동산으로 제가 연락을 했고, 그날 마침 이 공간이 매물로 나온 거죠. 로드뷰로 골목을 둘러보니 마음에 쏙 들어서 바로 계약한 곳이 여기예요. (웃음) 저희 가게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망리단길과는 거리가 있는 편인데요. 오히려 북적이지 않는 소소한 분위기를 공간에 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가게 벽에 걸린 ‘세계상사’ 간판이 눈에 띄었어요. ‘세계상사’ 간판을 걸어두신 이유가 있나요?
‘세계상사’는 저희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공장 이름이에요. 2년 전 공장이 문을 닫을 때, 제가 부탁을 드려서 간판을 보관해 두었어요. 세계상사의 ‘세’자가 제 이름에 들어가는 글자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오래 봐오던 이름이라 애착이 있었거든요. ‘언젠가 카페 공간이 넓어지면 유용하게 쓰겠지?’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러다 오픈 준비를 할 때 외벽에 얼룩을 발견했는데요. ‘무엇으로 그 부분을 가려야할까..?’라며 고민하다가 세계상사 간판을 걸어봤어요. 웬걸, 말끔하게 얼룩도 가려지고 간판도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여기가 세계상사 간판 자리다 싶었어요. 제 자리를 찾은 거죠. (웃음) 지금도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간판을 보시곤 이곳을 ‘세계상사’로 기억해 주는 것도 나름의 재미랍니다.
사장님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두더지 짜이집 공간 내부 모습 ⓒ사진-민카페스토리
사장님께서 앞으로 망원동에서 만들어 나가고 싶은 ‘두더지 짜이집’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먼저, 맛있는 짜이와 음식을 먹고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곳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편한 공간이기를 바라요. 혼자 또는 친구와 와서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편히 책을 보고, 사색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죠.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짜이가 너무 먹고 싶을 때, 아니면 주인장이 갑자기 보고 싶을 때 언제나 이곳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사장님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이 있었던 사장님! 앞으로 망원동 ‘두더지 짜이집’ 공간에 촘촘하게 쌓일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Editor 지탱
Photo 민카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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