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2기
from JUNE, 우리는 어디서든 커피로 연결될 수 있어요


제법 쌀쌀해진 날씨 덕에 연말이 다가온 것이 실감이 나는 하루입니다. 목도리에 얼굴을 묻고 따가울 정도로 찬 공기를 피해 걷다 보면 절로 뜨끈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는데요. 목포, 광주, 전주 그리고 아늑한 집에서까지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커피 가게가 있습니다. 팝업 커피스토어와 우편 서비스를 통해 직접 볶은 원두와 다양한 커피 그리고 드립백을 내어주는 포도시 커피 입니다.
Chapter 1.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포도시 커피

ㅡ 2023년 2월, 포도시 커피는 우연한 기회로 시작되었습니다. 포도시 커피의 주인 정인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주와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커피를 시작했어요.
정인 바리스타로 일하며 주로 공동체 생활을 했는데요. 소속감을 갖고 함께 일하는 것이 안정감이 들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지만 1인 카페로 운영되는 공간에 다니면서 1인으로 커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일을 하면서 커피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 그리고 커피를 다루는 방법과 기준이 점차 뚜렷해져 가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동시에 주말이 없이 바쁘게 커피 일을 하는 것이 조금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커피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모으고자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ㅡ 고향에 내려온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무렵, 정인님은 자주 방문하곤 했던 가게에서 플리마켓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리고 주말마다 그곳이 자주 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인 주말마다 그 가게에서 커피를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인분께 여쭤보았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2023년 2월 한 달 동안 주말 커피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커피의 이름은 어머니가 자주 사용하시는 단어인 '포도시'에서 따왔습니다. '간신히 무언가를 해냈다.' 라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예요. 편안한 어감과 고향인 목포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포도시 커피'로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ㅡ 정인님은 포도시 커피를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요. 팝업 커피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었습니다. 수익은 마이너스에 가까웠고, 정인님이 직접 원두를 볶아 메뉴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원두 준비부터 메뉴 그리고 팝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까지 혼자 책임을 져야 했거든요. 정인님은 어떻게 균형을 잡고 팝업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정인 초반에는 원두 종류를 다양하게 준비했는데 차라리 한 가지의 원두로 다양한 음료를 제조하는 게 맛의 균형을 지킬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저의 체력도 지킬 수 있더라고요. 팝업을 해나가며 하나씩 균형을 맞춰 나갔습니다.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지인분의 제안으로 두 번째 팝업을 운영하게 되었고 그 뒤로 팝업 제안을 받거나 제가 하고 싶은 공간이 생기면 제안하면서 자연스럽게 팝업 커피 가게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Chapter 2. 정인님을 담은 포도시 커피

"하면서 느끼는 점은 종착지는 결국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유대감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또 한 번의 만남이 어떻게 이어지고 펼쳐질지에 대하여 (...) 궁금해서라도 살아가고 싶어지는 힘을 얻고 있습니다."
ㅡ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포도시 커피는 팝업을 통해 우연하게 방문한 사람들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결은 포도시 커피의 원동력이 되어 팝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고요. 정인님에게 방문해주신 손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인 매번 다른 지역에서 커피를 내리기에 똑같은 손님을 보기는 어려워요. 다른 장소, 날짜, 시간대에 팝업 형식으로 문을 열기에 꾸준히 찾아오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팝업을 할 때마다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계셔서 정말 기쁩니다. 포도시 커피를 알고 와주신 분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공간을 찾아와 주시는 손님을 계속 마주하게 되기에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기도 하고 덕분에 포도시 커피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포도시 커피는 한동안 계속 팝업 형태로 운영하지 않을까 싶어요. 새로운 공간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이전에 팝업했던 공간에서 여러 번 하고 싶기도 해요. 최근 서울 연남동 <언덕>이라는 공간에서 팝업을 했는데 그 쪽에 거주하고 계신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거든요. 다시 한 번 팝업을 열어서 방문해 주신 손님들께 포도시 커피만의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ㅡ 포도시 커피에는 정인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담겨있어요. 우선 포도시 커피는 생두의 출처가 뚜렷하고 비건을 베이스로 메뉴를 만듭니다. 우편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차차 정인님의 가치관을 녹여내어 나갈 예정이라고요.
정인 이전에 근무했던 카페 중 한 곳에서는 우유 팩을 뜯어 잘 씻고 말려서 휴지로 교환했는데 저는 이런 과정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하다 보면 누군가는 번거롭다고 여기고 지키기를 꺼려하는 것들도 포도시 커피에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이런 부분에 공감하고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계시기에 더욱 반갑기도 합니다.
Chapter 3. 내일의 포도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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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포도시 커피는 음악과 함께 공간을 채우기도 하고, 마켓의 한 부분으로써 자리를 하기도 하며 팝업 커피 가게를 열어왔어요. 매번 다른 지역과 공간에서 문을 여는 포도시 커피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랄까요?
정인 포도시 커피가 편안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더불어 음악도 좋은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음악도 제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모아둔 노래들이라 노래로 포도시 커피를 기억하셔도 전 좋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좋았지만 포도시 커피는 1인 카페로 운영해 나가고 싶어요. 물리적인 공간을 갖게 된다면 손님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이 넓었으면 좋겠고 그 공간에 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담아 꾸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꾸려 나갈지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의 공간을 갖추면 좋을지'와 같은 고민을 하며 공간의 구조나 색감, 이미지와 같은 구성 요소의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포도시 커피는 우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드립백을 주문하면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은 종이 박스에 커다란 드립백 봉투와 손편지가 담겨서 도착합니다. 담백한 어조로 안부를 묻는 손 편지와 드립백 봉지마다 간결하게 적힌 향 설명을 읽다 보니 포도시 커피의 공간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과일 향이 일품인 강볶음 드립백을 골라서 내려 마셔다보니, 팝업 커피에서 정인님이 내려주신 커피도 맛보고 싶어졌어요. 쌀쌀한 겨울, 탐방러의 동네에 포도시 커피가 찾아온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거 어떠세요?
로컬 에디터 2기
from JUNE, 우리는 어디서든 커피로 연결될 수 있어요
ⓒ포도시 커피
제법 쌀쌀해진 날씨 덕에 연말이 다가온 것이 실감이 나는 하루입니다. 목도리에 얼굴을 묻고 따가울 정도로 찬 공기를 피해 걷다 보면 절로 뜨끈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는데요. 목포, 광주, 전주 그리고 아늑한 집에서까지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커피 가게가 있습니다. 팝업 커피스토어와 우편 서비스를 통해 직접 볶은 원두와 다양한 커피 그리고 드립백을 내어주는 포도시 커피 입니다.
Chapter 1.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포도시 커피
ⓒ포도시 커피
ㅡ 2023년 2월, 포도시 커피는 우연한 기회로 시작되었습니다. 포도시 커피의 주인 정인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전주와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커피를 시작했어요.
정인 바리스타로 일하며 주로 공동체 생활을 했는데요. 소속감을 갖고 함께 일하는 것이 안정감이 들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지만 1인 카페로 운영되는 공간에 다니면서 1인으로 커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일을 하면서 커피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 그리고 커피를 다루는 방법과 기준이 점차 뚜렷해져 가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동시에 주말이 없이 바쁘게 커피 일을 하는 것이 조금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커피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며 돈을 모으고자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ㅡ 고향에 내려온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무렵, 정인님은 자주 방문하곤 했던 가게에서 플리마켓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그리고 주말마다 그곳이 자주 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인 주말마다 그 가게에서 커피를 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인분께 여쭤보았고 흔쾌히 허락을 해주셔서 2023년 2월 한 달 동안 주말 커피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주말 커피의 이름은 어머니가 자주 사용하시는 단어인 '포도시'에서 따왔습니다. '간신히 무언가를 해냈다.' 라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예요. 편안한 어감과 고향인 목포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포도시 커피'로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ㅡ 정인님은 포도시 커피를 계속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요. 팝업 커피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었습니다. 수익은 마이너스에 가까웠고, 정인님이 직접 원두를 볶아 메뉴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원두 준비부터 메뉴 그리고 팝업 운영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까지 혼자 책임을 져야 했거든요. 정인님은 어떻게 균형을 잡고 팝업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요?
정인 초반에는 원두 종류를 다양하게 준비했는데 차라리 한 가지의 원두로 다양한 음료를 제조하는 게 맛의 균형을 지킬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저의 체력도 지킬 수 있더라고요. 팝업을 해나가며 하나씩 균형을 맞춰 나갔습니다. 광주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지인분의 제안으로 두 번째 팝업을 운영하게 되었고 그 뒤로 팝업 제안을 받거나 제가 하고 싶은 공간이 생기면 제안하면서 자연스럽게 팝업 커피 가게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Chapter 2. 정인님을 담은 포도시 커피
ⓒ포도시 커피
ㅡ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포도시 커피는 팝업을 통해 우연하게 방문한 사람들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결은 포도시 커피의 원동력이 되어 팝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고요. 정인님에게 방문해주신 손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정인 매번 다른 지역에서 커피를 내리기에 똑같은 손님을 보기는 어려워요. 다른 장소, 날짜, 시간대에 팝업 형식으로 문을 열기에 꾸준히 찾아오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팝업을 할 때마다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계셔서 정말 기쁩니다. 포도시 커피를 알고 와주신 분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공간을 찾아와 주시는 손님을 계속 마주하게 되기에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기도 하고 덕분에 포도시 커피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포도시 커피는 한동안 계속 팝업 형태로 운영하지 않을까 싶어요. 새로운 공간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이전에 팝업했던 공간에서 여러 번 하고 싶기도 해요. 최근 서울 연남동 <언덕>이라는 공간에서 팝업을 했는데 그 쪽에 거주하고 계신 단골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거든요. 다시 한 번 팝업을 열어서 방문해 주신 손님들께 포도시 커피만의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인님이 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느껴지는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포장 박스
ㅡ 포도시 커피에는 정인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담겨있어요. 우선 포도시 커피는 생두의 출처가 뚜렷하고 비건을 베이스로 메뉴를 만듭니다. 우편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차차 정인님의 가치관을 녹여내어 나갈 예정이라고요.
정인 이전에 근무했던 카페 중 한 곳에서는 우유 팩을 뜯어 잘 씻고 말려서 휴지로 교환했는데 저는 이런 과정이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하다 보면 누군가는 번거롭다고 여기고 지키기를 꺼려하는 것들도 포도시 커피에 담아낼 수 있어서 좋아요. 또 이런 부분에 공감하고 찾아 주시는 손님들이 계시기에 더욱 반갑기도 합니다.
Chapter 3. 내일의 포도시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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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 커피
ㅡ 포도시 커피는 음악과 함께 공간을 채우기도 하고, 마켓의 한 부분으로써 자리를 하기도 하며 팝업 커피 가게를 열어왔어요. 매번 다른 지역과 공간에서 문을 여는 포도시 커피는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랄까요?
정인 포도시 커피가 편안하고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더불어 음악도 좋은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음악도 제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모아둔 노래들이라 노래로 포도시 커피를 기억하셔도 전 좋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좋았지만 포도시 커피는 1인 카페로 운영해 나가고 싶어요. 물리적인 공간을 갖게 된다면 손님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간이 넓었으면 좋겠고 그 공간에 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담아 꾸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꾸려 나갈지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의 공간을 갖추면 좋을지'와 같은 고민을 하며 공간의 구조나 색감, 이미지와 같은 구성 요소의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포도시 커피는 우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드립백을 주문하면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은 종이 박스에 커다란 드립백 봉투와 손편지가 담겨서 도착합니다. 담백한 어조로 안부를 묻는 손 편지와 드립백 봉지마다 간결하게 적힌 향 설명을 읽다 보니 포도시 커피의 공간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과일 향이 일품인 강볶음 드립백을 골라서 내려 마셔다보니, 팝업 커피에서 정인님이 내려주신 커피도 맛보고 싶어졌어요. 쌀쌀한 겨울, 탐방러의 동네에 포도시 커피가 찾아온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거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