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2기

from JUNE, 서울 1년살이를 마치며

서울로 떠나다

서울에서 살아보아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해야 하는 학년이 되었는데 도무지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거든요. 전주를 사랑했지만 시야를 넓히기엔 얻을 수 있는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단기간에 진로와 관련된 시야를 넓히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서울에 있는 한 대학으로 학점교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의 1년

🏠 코리빙 하우스 생활

맹그로브 동대문화 맹그로브 소셜 클럽 특강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아 거주지를 먼저 정해야 했어요. 처음엔 한 학기동안 머무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기에 단기로 거주해야 했고, 금전적인 부분 역시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서치를 통해 쉐어 하우스와 코리빙 하우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학교와의 거리,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활동을 해볼 수 있는 기회 등을 고려해서 코리빙 하우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룸메이트를 많이 만나서 건강한 자극을 받기도 했고 자체 커뮤니티 어플을 통해 동행인을 구해 학교 축제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또 코리빙 하우스 자체 프로그램 중 특강에 참여해서 좋아하는 브랜드의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싸인을 받아 엄청 기뻤던 기억이 있어요.

📝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전시나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러 다니곤 했어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마다 공간을 다르게 꾸미는 것이 신기했어요. 전보다 많은 시각적 경험을 해볼 수 있었지만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휴학을 하고 6개월을 더 머물기로 결정했습니다.

머물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심이 가는 브랜드와 공간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 활동이 보이면 신청했고 소규모 강연이나 북토크에 참여해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고민하며 막막해했던 부분을 페어나 현직자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통해 해소하며 가까운 미래를 계획해볼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동네와 가까워지기

근무했던 카페와 커뮤니티 공간

거주하는 기간이 늘어나며 마음이 가는 동네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게으른 탓에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계속 가야만 하는 일을 만들면 그 동네를 반복적으로 방문할 수 있잖아요. 기왕이면 새로운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었기에 좋아하는 동네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단기간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나 전시 스태프처럼 해볼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저는 그 중 북촌에 위치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 좋아하는 동네를 찾고, 그 동네가 익숙해져 가는 시간이 좋았어요. 또, 성수동에서 좋아하는 브랜드의 공간을 관리하는 스태프로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생각했던 진로 외에 다른 일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존에 생각하고 계획했던 삶 이외에 다른 삶의 형태를 꿈꾸게 되었어요.

꼭 다른 나라가 아니더라도, 다른 도시로 떠날 계획을 세우는 일은 당연하게도 막막하고 두렵습니다. 저 역시 서울에서 일을 구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연고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낯선 도시에서 어떻게 일을 구하고 살아가야 할 지 하나도 그려지지 않아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누군가에게는 별로 특별할 것 없는 경험과 일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 저에게는 이런 부분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적절한 환경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