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2기

from 땡칠, 일상 속 바다에서 보낸 여름

🏖 여름 바다를 갈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바다' 하면 어떤 지역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께서 여수, 부산 등의 지역을 먼저 떠올리실 텐데요. 특히 이곳들은 여름의 대표 피서지로 인기가 많은 편이죠. 저 또한 여름만 되면 그간 쌓였던 마음의 응어리를 풀러 이러한 곳의 바다를 한 번씩 다녀오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안타깝게도 일에 치여 다른 지역까지 갈 시간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여름 바다를 즐길 수 없는 아쉬운 마음에 창원의 3.15해양누리공원에서 그 기분을 달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무역항에서 해양 공원으로

315 해양누리공원을 방문한 제 경험을 공유하기 전에 이 공원의 역사를 간단히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창원특례시 마산합포구 바닷가에 있는 3.15 해양누리공원을 우선 한 줄로 설명하자면 수출 무역항, 그리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가 담겨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1899년 | 마산항제1부두로 개항
• 1911년 | 일제의 개항장 폐쇄
• 1949년 | 개항장으로 재지정
• 1960년 | 김주열 열사 인양 (이후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됨)
• 1970년 | 마산자유무역지역 및 창원종합기계단지 설치 이후 국제항으로 성장

하지만 80년대까지 꾸준히 성장하던 마산항은 1990년대 이후, 공업 발전 쇠퇴와 고용인력 감소, 경기 불황 등으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방치되었고, 마산 대표 꽃축제인 가고파국화축제 기간에 개방되는 걸 제외하고는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와 동시에 마산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이 부족하였고,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제기되었습니다. 따라서 해운항만청이 관리하던 부지를 공원으로 만든 뒤, 재작년부터 시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 바닷가, 그리고 사람을 구경하다 보면...

3.15 해양누리공원을 지나다 보면 해안가를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기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공원이 쾌적하고 넓은 만큼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주민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저도 바다를 보러 이 공원에 방문하기도 하지만 가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기 위해 방문한 인파를 함께 구경하다 보면 저 또한 삶의 활력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 여러 구경을 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감미로운 노래가 귀에 들어오는데요. 노랫소리를 따라 자리를 옮기면 눈앞에 버스킹 현장이 펼쳐집니다. 그 자리에서 한 시간 정도 노래를 듣고 나면 그날 저녁 음악 앱의 플레이리스트가 그날 들었던 노래로 자연스럽게 꽉 채워지게 됩니다.

🌉 보도교에서 바라보는 마창대교 풍경

해양누리공원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특별한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보도교인데요. 보도교는 3.15해양누리공원과 인근 마산해양신도시 섬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마산해양신도시는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보도교로 건너갈 수는 없지만, 여러 갈래의 다리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있어 많은 사람이 꾸준히 이용 중입니다.

제가 이 보도교를 처음 걸었던 날, 유독 바람이 많이 불어 건너기에 약간 겁이 났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제는 밝은 조명과 함께 다리를 건너는 수많은 인파에 섞여 유유자적 걸어보니 무서움은 사라지고 오히려 저 멀리 보이는 마창대교의 밝은 조명이 눈에 들어오면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 일상 속 바다에서 보낸 여름

이렇게 저의 올해 여름을 났던 장소인 3.15해양누리공원에서의 제 경험을 소개해 봤는데요. 물론 휴양지 내 해안과 비교하면 다소 정제된 모습에 감동이 덜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제 바쁜 일상에서도 답답한 마음을 풀 수 있었단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올 여름, 어떻게 보내셨나요?

#일상 #친수공간 #해양공원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