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3기
from 유자, 우리가 사랑한 도시 서울, 내가 사랑한 동네 수유

우리가 사랑한 도시 서울, 내가 사랑한 동네 수유
서울에 올라와서 만난 두 번째 터, 수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한다. 수유가 너무 좋다고. 수유라는 동네를 사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이유를 나열하는 것 대신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다. "서울 안에서 만나는 경기도"
아쉽게도 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고, 강북구와 주변의 몇 몇 자치구를 그렇게 표현한 말로 기억한다. 아무튼, 저 문장을 듣자마자 나는 너무나 공감 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나는 경기도에서 한 번도 거주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 생활이 처음인 내가 저 문장에서 떠올린 것은 '서울 중심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져 있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자연도 가까워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중에서 지금 내가 수유라는 곳을 마음에 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가깝다는 점이다.
전북 김제에서 주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이후로도 도농 도시-익산-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논과 밭, 작은 산들을 많이 보면서 자랐다. 20대 이후부터는 대도시 생활을 꿈꾸었고 결국 대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이곳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도시의 번잡함과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천변이나 가까운 산에 있는 둘레길을 걸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다.
사실 수유로 이사 올 때, 자연적인 요소는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단순히 회사와 가까운 거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이 장점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동네였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이 30분으로 확 줄게 되면서 퇴근 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그 덕에 가까이 있는 우이천을 따라 걷고 동네를 산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유가 가진 자연적인 부분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천변 이외에도 내가 수유에서 좋아하는 것은 북한산 초입에 있는 화계사다. 자연물 그 자체는 아니지만 산속에 있는 조용한 절이 주는 편안함이 무척 좋다. 어린 시절에 주말 나들이로 가족들과 정읍 내장사,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 등 가까운 절과 산을 찾아다녔던 기억 때문에 화계사라는 곳에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 특히 작년에는 우연히 화계사에서 하는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여하면서 재미난 추억을 하나 쌓았다. 올해도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여해서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적고, 달집태우기를 하며 소원을 빌었다. 달집태우기를 보면서 어렴풋이 김제 할머니 댁에서 했었던 쥐불놀이도 떠올리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촌사람의 DNA가 숨어있는 나에게 수유는 어딘가 모르게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자연’스러운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수유는 이제 서울살이에 지쳐있는 나에게 쉼을 제공해 주는 완벽한 안식처가 되었다. 서울에 올라온 후, 오랜 시간 나는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수유에 살면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 서울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남들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내가 머무는 이 지역에 이런 마음의 뿌리를 내릴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그래서 수유의 매력이 뭔데? 라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써 더 수유의 매력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저 각자가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좀 더 사랑하기를, 혹은 좀 더 만족하길 바란다.
쉬는 날 동네 골목길을 걸어보고, 지역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동네 빵집을 발견할 수도 있고, 이사온 동네에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운동센터를 만날지도 모른다. 혹은 나처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자신이 머무는 동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느끼다 보면 누구나 조금씩 자신의 뿌리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자기만의 안식처를 꼭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로컬 에디터 3기
from 유자, 우리가 사랑한 도시 서울, 내가 사랑한 동네 수유
우리가 사랑한 도시 서울, 내가 사랑한 동네 수유
서울에 올라와서 만난 두 번째 터, 수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한다. 수유가 너무 좋다고. 수유라는 동네를 사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이유를 나열하는 것 대신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다. "서울 안에서 만나는 경기도"
아쉽게도 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고, 강북구와 주변의 몇 몇 자치구를 그렇게 표현한 말로 기억한다. 아무튼, 저 문장을 듣자마자 나는 너무나 공감 했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나는 경기도에서 한 번도 거주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 생활이 처음인 내가 저 문장에서 떠올린 것은 '서울 중심과 너무 멀지 않으면서,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져 있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자연도 가까워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중에서 지금 내가 수유라는 곳을 마음에 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가깝다는 점이다.
전북 김제에서 주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 이후로도 도농 도시-익산-에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논과 밭, 작은 산들을 많이 보면서 자랐다. 20대 이후부터는 대도시 생활을 꿈꾸었고 결국 대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이곳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도시의 번잡함과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천변이나 가까운 산에 있는 둘레길을 걸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다.
사실 수유로 이사 올 때, 자연적인 요소는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 단순히 회사와 가까운 거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이 장점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동네였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이 30분으로 확 줄게 되면서 퇴근 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그 덕에 가까이 있는 우이천을 따라 걷고 동네를 산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유가 가진 자연적인 부분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천변 이외에도 내가 수유에서 좋아하는 것은 북한산 초입에 있는 화계사다. 자연물 그 자체는 아니지만 산속에 있는 조용한 절이 주는 편안함이 무척 좋다. 어린 시절에 주말 나들이로 가족들과 정읍 내장사, 고창 선운사, 김제 금산사 등 가까운 절과 산을 찾아다녔던 기억 때문에 화계사라는 곳에 마음이 끌리는 것 같다. 특히 작년에는 우연히 화계사에서 하는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여하면서 재미난 추억을 하나 쌓았다. 올해도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여해서 가족들과 소중한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적고, 달집태우기를 하며 소원을 빌었다. 달집태우기를 보면서 어렴풋이 김제 할머니 댁에서 했었던 쥐불놀이도 떠올리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촌사람의 DNA가 숨어있는 나에게 수유는 어딘가 모르게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자연’스러운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수유는 이제 서울살이에 지쳐있는 나에게 쉼을 제공해 주는 완벽한 안식처가 되었다. 서울에 올라온 후, 오랜 시간 나는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서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수유에 살면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 서울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남들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내가 머무는 이 지역에 이런 마음의 뿌리를 내릴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그래서 수유의 매력이 뭔데? 라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애써 더 수유의 매력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저 각자가 자신이 머무는 공간을 좀 더 사랑하기를, 혹은 좀 더 만족하길 바란다.
쉬는 날 동네 골목길을 걸어보고, 지역 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동네 빵집을 발견할 수도 있고, 이사온 동네에서 새롭게 탈바꿈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운동센터를 만날지도 모른다. 혹은 나처럼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자신이 머무는 동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느끼다 보면 누구나 조금씩 자신의 뿌리를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자기만의 안식처를 꼭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