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3기

from 이지, 빌딩 속 숲 아지트

집 주변에 자주 찾는 자연 공간이 있으신가요? 공원, 산, 벤치가 있는 작은 녹지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동네에 있는 작은 산을 찾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입니다. 안양시 동안구는 1기 신도시 사업으로 여러 아파트 단지가 만들어졌어요.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 동네에 신기하게도 작은 산이 하나 있습니다. 이 산의 높이는 해발 85m 인데요. 관악산이 해발 632m니까 아주 작은 산이지요.

자유공원과 갈산 둘레길

산은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자유공원에 자리 잡고 있어요. 자유공원에는 작은 산뿐 아니라 평촌 아트홀, 축구장, 론볼링장, 어린이 교통공원 등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어요. 산에 조성된 둘레길은 갈산 둘레길이라고 불러요. 둘레길은 4개의 코스로 조성되어 있어서 산의 이곳저곳을 걸을 수 있어요. 코스마다 소요 시간은 조금씩 다른데요. 최소 25분에서 최대 40분까지 걸립니다. 가장 긴 1코스는 40분 동안 천천히 산을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고, 가장 짧은 4코스는 조금 가파르지만 25분 만에 정상으로 갈 수 있어요.

(갈산 둘레길 종합 안내도)

(둘레길의 거리와 소요시간)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이 둘레길의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4코스를 따라 걸어 정상에 오르는 걸 좋아하는데요. 정상에서는 높은 건물들을 조망할 수 있어요. 풍경을 바라보면 복잡한 도시에서 나만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올랐다는 게 성취감을 주기도 하고요!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산이 나에게 주는 즐거움

어렸을 때는 산의 소중함을 몰랐지만 커갈수록 산이 있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환기가 필요할 때 주로 산을 찾아요. 고민으로 가득 찰 때,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될 때 산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산에서 얻는 즐거움을 소개할게요. 🌲

먼저 산에 진입하면, 오르막길이 펼쳐져요. 나무 계단을 이용해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계단을 제압하겠다는 마음으로 거침없이 올라갑니다. 그러고 나면 숨이 가득 차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잠깐 사라지는 효과를 얻어요.

(나무 계단이 펼쳐진 오르막길)

열심히 올라온 다음에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높이 솟아있는 나무 사이로 푸른 하늘이 보이네요. 숨을 깊게 들이쉽니다. 숲 향기가 몸 가득 들어옵니다. 몸과 마음 모두 상쾌해지는 기분이에요. 바닥을 보면 흙길이 펼쳐집니다. 산이 주는 쾌적한 공기와 흙길로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산을 걷다 보면 사람을 마주칩니다. 아침, 낮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산에 올라가요. 요즘에는 맨발 걷기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흙길이 깨끗하고 고르게 조성되어 있어 맨발 걷기를 하기 딱 좋은 공간이더라고요. 저도 작년에 맨발 걷기를 해봤어요. 땅을 맨발로 걸으면 시원한 촉감이 느껴져요!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모두가 같이 산을 걸어 다니니 하나가 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작은 산을 많은 사람들이 계속 돌고 있다는 걸 상상하면 귀엽기도 하고요.

(흙길과 나무, 하늘을 바라보면 보이는 숲의 울창함)

자연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합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소중한 산은 제 걱정을 덜어주기도 하고, 동네 주민에게 건강 지킴이 역할도 합니다. 곧 다가올 봄에 푸릇푸릇해질 숲이 기대되네요! 이렇게 많은 것을 안겨주는 산이 훼손되지 않고, 계속 우리 곁에 남아 있으면 좋겠어요.

(7월의 산, 정자에서 앉아서 바라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