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3기

from 여이진, 강서구 꽃세권에 살고 있습니다🌸

📌봄 연례행사를 즐기기 딱 좋은 _ 서울식물원

봄이 오면 하나같이 치르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꽃구경. 식상한 연례행사 같으면서도 막상 꽃구경을 놓치면 봄을 즐기지 못한 기분이다. 학창 시절에는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말이 있듯, 시험공부 한다며 학교와 학원과 집만 왔다 갔다 하면서 본 꽃들로 만족했다. 졸업하면 봄 꽃놀이 가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코로나19가 찾아왔다. 아무리 야외라지만 인파 붐비는 곳은 조심스러웠던 시절이다. 꽃은 포기할 수 없고, 어느 정도 탁 트인 공간을 찾다 보니 서울식물원이 제격이었다. 코로나 시절 매 봄마다 서울식물원에서 꽃구경해, 자연스레 우리 가족의 봄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봄의 서울식물원 모습

식물원의 봄은 조금씩 솟아오른 초록색 이파리들과 하늘인지 호수인지 구분가지 않는 투명한 푸르름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길을 조금씩 걷다 보면 형형색색 튤립을 만나고, 톡 터진 노른자 같은 수선화와 흐드러진 조팝나무도 만난다. 또다시 걸어 메타세쿼이아 길도 걷는다. 정말 봄이 왔음을 느낀다.

(왼쪽부터) 튤립, 수선화, 조팝나무

📌한적한 벚꽃길을 걷고 싶다면 _ 마포고등학교, 방화근린공원

여의도 한강공원이나 석촌호수만큼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강서구에도 벚꽃 명소가 두 군데 있다. 첫째, 마포고등학교이다. 뜬금없이 고등학교가 왜 등장할까 싶지만, 동네 주민에게 마포고등학교는 가볍게 벚꽃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소문났다. 고등학생 시절, 야간자율학습 시작 전 여유가 생기면 친구들과 벚꽃 구경하러 마포고등학교에 가곤 했다. 중간고사 준비로 한창 바쁜 우리에게는 시간 내서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갈 여력이 없었기에, 마포고등학교 안팎에서 잠깐 사진 찍거나 가만히 바라보며 스트레스를 날렸다.

벚꽃 핀 마포고등학교 모습

또 다른 벚꽃 명소는 방화근린공원이다. 강서구의 벚꽃 길로 가장 유명한 곳이다. 길이 엄청나게 긴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짧아서 아쉬운 정도는 아니다. 길에 잔뜩 흩뿌려진 벚꽃잎을 밟고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벚나무를 바라보며 걸으면 어느새 마음이 진정된다. 근린공원 자체에 사람도 붐비지 않아 더더욱 평화로운 곳이다.

방화근린공원 벚꽃길

멀리 가지 않아도 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꽃세권에 살고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지 않은가. 다가오는 봄에 마음이 잔뜩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