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3기
from 하루윰, 바위에서 부는 퉁소가 전설이 된 마을

꽃이 만발하고 봄 햇살이 찬란한 4월의 주말입니다.
다들 어디 좋은 데를 그렇게들 가시는지요. 참 궁금합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은 도로에 빼곡히 서 있는 차들의 열기로 인도마저 뜨겁습니다. 보기만 해도 멀미가 날 것 같아 이럴 때는 손 발이 자유로운 뚜벅이가 되어 걸어봅니다.
집에서부터 그저 발길 닿는 데로 걷기 시작해 보았습니다. "여기에 멋진 카페가 생겼네." "어머 여기에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어." 하면서 잠시 눈이 멈추다 보면, 발도 따라 머무르게 됩니다.
익숙한 동네, 습관적인 발걸음 속에서 느껴지는 낯섦이 기분 좋은 설렘으로 변해갑니다. 몇십 년 오가던 동네 길이 낯선 길이 되고, 또 동네 주민은 이방인이 되어 걸어 봅니다.
늘 지나만 다니고 머무르지 못했던 곳, 그렇지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곳, 우리 마을의 전설이 있는 그곳으로 향해 봅니다.
그렇게 퉁소바위 사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퉁소 바위는 수원천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두 개의 언덕 위 바위에서 시작합니다.
옛날 자식을 얻고 싶었던 금실이 좋은 부부가 마을에 살았습니다. 백 일 동안 서로 떨어져서, 부인은 건너편 바위에서 남편은 이 곳 바위에서 정성껏 기도를 올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대신 부부는 약속하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퉁소를 불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로.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내의 바위 쪽에서 퉁소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며칠 남지 않은 백일기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마저 다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백일이 지나 기도가 끝나고 바로 아내가 있는 바위로 향하였습니다. 아내는 퉁소를 불래야 불 수 없었습니다. 기도를 올리다 백일이 되기 전 기력이 다해 그만 병이 들어 하늘 나라로 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런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아내를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부부가 백일기도를 했던 장소를 할애비 퉁소바위, 할미 퉁소바위라고 부르고 두 사람을 생각하며 기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지금도 겨울에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바위에서는 퉁소 부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소원을 쌓아 기원한 돌 탑 / 이 곳 바위와 저 곳 언덕 바위의 슬픈 전설
꽃들이 만발한 퉁소 바위 언덕은 전설의 장소에서 주민을 위한 근린공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은 무허가 집이 7~80채 있었던 언덕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폐허가 되어가는 그 모습이 내 일상의 전경이 되어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널브러진 이상한 허수아비와 폐가에 쓰여 있던 빨간 글씨가 기억하자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이제는 그저 평화롭기만 합니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이름은 '동공원'이었다고요. 일제시대의 잔재였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논의하여 퉁소바위축제에서 이름을 따서 퉁소바위 공원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로소 마을 주민에게 돌아온 퉁소바위 공원입니다.

퉁소바위 공원은 조경이 잘 되어 있고, 오래된 나무들이 울창한 아름다운 공원입니다.
공원 곳곳에는 쉴 곳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공원의 주요 길은 평지라는 것입니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경사로가 아주 평편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원 내에서는 나무 계단, 야자 매트, 나무 데크의 길을 선택하며 걸을 수 있고 숲길, 산길을 모두 거닐 수가 있습니다. 언덕 위, 아래에는 공(원)(헬)스장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부부가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기원했기에 공원 부지 자체가 꽤 높은 언덕이지만 누구나가 사용하기 좋은 배리어 프리(무장애 공간) 공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총총총 걸어 다니다 보면 수원의 영원한 자랑 화성 길을 나무 사이로 살짝 엿볼 수도 있지요.
바로 연무대와 창룡문이 근접해 있고, 그곳에는 플라잉 수원이라는 열기구 탑승지도 함께 있습니다. 수원삼성 FC의 본거지인 수원월드컵경기장도 근방에서 큰 날개를 펼치며(별칭: 빅버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과 함께 마을 주민들의 안위를 위해 조성된 퉁소바위 공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늘 그 곳을 지키며 내려다보는 퉁소 바위가 오늘 따라 유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마을 입구에는 어김없이 보호수나 마을을 설명하는 전래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의 일상 속에서 한 번쯤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내딛는 낯선 발걸음 속에 나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방에 있는 플라잉 수원을 타고 수원을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늘 나의 지역이자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세계 문화유산이었음을 실감합니다.
멋진 야경 속에서 우리 마을의 전설 퉁소바위도 찾아볼까요?
로컬 에디터 3기
from 하루윰, 바위에서 부는 퉁소가 전설이 된 마을
꽃이 만발하고 봄 햇살이 찬란한 4월의 주말입니다.
다들 어디 좋은 데를 그렇게들 가시는지요. 참 궁금합니다. 날씨가 좋은 주말은 도로에 빼곡히 서 있는 차들의 열기로 인도마저 뜨겁습니다. 보기만 해도 멀미가 날 것 같아 이럴 때는 손 발이 자유로운 뚜벅이가 되어 걸어봅니다.
집에서부터 그저 발길 닿는 데로 걷기 시작해 보았습니다. "여기에 멋진 카페가 생겼네." "어머 여기에 이렇게 예쁜 꽃이 피었어." 하면서 잠시 눈이 멈추다 보면, 발도 따라 머무르게 됩니다.
익숙한 동네, 습관적인 발걸음 속에서 느껴지는 낯섦이 기분 좋은 설렘으로 변해갑니다. 몇십 년 오가던 동네 길이 낯선 길이 되고, 또 동네 주민은 이방인이 되어 걸어 봅니다.
늘 지나만 다니고 머무르지 못했던 곳, 그렇지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곳, 우리 마을의 전설이 있는 그곳으로 향해 봅니다.
그렇게 퉁소바위 사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퉁소 바위는 수원천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두 개의 언덕 위 바위에서 시작합니다.
옛날 자식을 얻고 싶었던 금실이 좋은 부부가 마을에 살았습니다. 백 일 동안 서로 떨어져서, 부인은 건너편 바위에서 남편은 이 곳 바위에서 정성껏 기도를 올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대신 부부는 약속하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퉁소를 불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로.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내의 바위 쪽에서 퉁소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며칠 남지 않은 백일기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마저 다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백일이 지나 기도가 끝나고 바로 아내가 있는 바위로 향하였습니다. 아내는 퉁소를 불래야 불 수 없었습니다. 기도를 올리다 백일이 되기 전 기력이 다해 그만 병이 들어 하늘 나라로 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런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아내를 따라 가게 되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부부가 백일기도를 했던 장소를 할애비 퉁소바위, 할미 퉁소바위라고 부르고 두 사람을 생각하며 기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지금도 겨울에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바위에서는 퉁소 부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소원을 쌓아 기원한 돌 탑 / 이 곳 바위와 저 곳 언덕 바위의 슬픈 전설
꽃들이 만발한 퉁소 바위 언덕은 전설의 장소에서 주민을 위한 근린공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곳은 무허가 집이 7~80채 있었던 언덕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폐허가 되어가는 그 모습이 내 일상의 전경이 되어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널브러진 이상한 허수아비와 폐가에 쓰여 있던 빨간 글씨가 기억하자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이제는 그저 평화롭기만 합니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우연히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이름은 '동공원'이었다고요. 일제시대의 잔재였다고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논의하여 퉁소바위축제에서 이름을 따서 퉁소바위 공원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로소 마을 주민에게 돌아온 퉁소바위 공원입니다.
퉁소바위 공원은 조경이 잘 되어 있고, 오래된 나무들이 울창한 아름다운 공원입니다.
공원 곳곳에는 쉴 곳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공원의 주요 길은 평지라는 것입니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경사로가 아주 평편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원 내에서는 나무 계단, 야자 매트, 나무 데크의 길을 선택하며 걸을 수 있고 숲길, 산길을 모두 거닐 수가 있습니다. 언덕 위, 아래에는 공(원)(헬)스장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부부가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기원했기에 공원 부지 자체가 꽤 높은 언덕이지만 누구나가 사용하기 좋은 배리어 프리(무장애 공간) 공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총총총 걸어 다니다 보면 수원의 영원한 자랑 화성 길을 나무 사이로 살짝 엿볼 수도 있지요.
바로 연무대와 창룡문이 근접해 있고, 그곳에는 플라잉 수원이라는 열기구 탑승지도 함께 있습니다. 수원삼성 FC의 본거지인 수원월드컵경기장도 근방에서 큰 날개를 펼치며(별칭: 빅버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과 함께 마을 주민들의 안위를 위해 조성된 퉁소바위 공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늘 그 곳을 지키며 내려다보는 퉁소 바위가 오늘 따라 유달리 보이기도 합니다.
마을 입구에는 어김없이 보호수나 마을을 설명하는 전래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의 일상 속에서 한 번쯤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내딛는 낯선 발걸음 속에 나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방에 있는 플라잉 수원을 타고 수원을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늘 나의 지역이자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정말 세계 문화유산이었음을 실감합니다.
멋진 야경 속에서 우리 마을의 전설 퉁소바위도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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