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1기

from 지탱, 당신의 오롯한 시간을 위한 망원동 반나절 코스

"어디에서 만날까?"

오랜만에 연락하는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 매번 나누는 대화입니다. 지하철로 친구의 동네를 찍어보고 중간 지점을 적절하게 골라 제시하곤 하죠. 요즘 핫하다는 성수, 모든 것이 다 있는 강남 등 약속 장소는 그때그때 달라지곤 합니다. 그런데 망원살이 3년차가 된 지금은 약속 장소가 망원동이 되는 비율이 높아졌어요. 다른 동네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그냥 너희 동네 놀러 가도 될까?", "망원동 안내 해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하거든요!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 망원동 가이드로 자리 잡은 만큼, 오늘은 여러분의 일일 망원동 가이드가 되어드리려고 해요. 나만을 위해 훌쩍 다른 동네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망원동'이 떠올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죠. 그럼, 이제 망원동 투어 시작해 볼까요?

오전 11시 - 취향에 맞는 책 찾기, 당인리 책발전소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꺾으면 바로 보이는 빨간색 벽돌 건물이 '당인리 책발전소'입니다. 소담한 골목을 지나 다다른 서점 문을 열면 책으로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죠. 망원역과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서가를 천천히 둘러보며 요즘 떠오르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책을 집어 들곤 합니다. 언제나 책 위에 쓰인 손 글씨에 이끌리곤 하는데요. 당인리 책발전소는 매번 다양한 주제의 책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점이기 때문에, 관심사에 찰떡인 책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마음에 쏙 들어온 책이 있다면 2층 카페 공간에서 천천히 책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오후 12시 30분 - 계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키친갈매기

키친갈매기는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는 퓨전 가정식 식당이에요. 수고로움을 감수하더라도 계절에 맞는 맛을 전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제철 재료로 선보이는 키친갈매기만의 깔끔한 한 상을 먹고 나면, 여러분도 속이 아주 편하실 거예요.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메뉴는 '연어 오차즈케'인데요. 겉바속촉으로 구운 연어덮밥에 녹찻물을 부어 먹으면 입가에 빙-긋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친구, 연인과도 좋은 곳이지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혼자 망원동 탐방을 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오후 1시 30분 - 차분하고 섬세한 공간에서 커피 한 잔, 컵스커피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면 망원동의 핫플레이스가 모여있는 거리, 망리단길로 느적느적 걸어가 봅니다. 망리단길 초입에 따뜻한 조명이 비치는 공간이 바로 '컵스커피'에요. 컵스커피는 제가 망원동에서 가장 좋아하는 카페랍니다. 유행에 맞게 빠르게 변하는 공간보다 철학이 담겨있는 공간을 좋아하는데요. 컵스커피가 바로그런 곳이었어요. 손님에게 먼저 작은 물컵을 건네며 안부를 전하는 사장님의 섬세함이 가득한 공간이거든요! 커피의 맛도 공간만큼이나 훌륭합니다. 컵스커피에서 잠시 쉬어가게 되신다면 시그니처 커피인 '컵스커피'와 달콤하고 바삭한 크로플을 추천하고 싶어요. 아! 크로플에는 브라운치즈를 추가하는 것, 잊지 마세요!

지금까지 여러분의 명예 망원동 가이드, 지탱이 애정하는 망원동의 공간 3곳을 소개해 드렸어요. 사실 저는 참새가 방앗간을 찾듯이 매번 가는 곳만 찾아가는 사람이에요. 오늘 소개해 드린 공간도 최소 10번 이상 방문한 장소랍니다! 이번 주말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망원동을 찾으신다면, 제가 소개해 드린 공간을 꼭 방문해 보시기를 바라요. 이곳에서 여러분만의 오롯한 시간과 망원동의 감성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