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용인) Joy | 나를 수다스럽게 만드는 이곳을 자랑하고 싶다

2026-03-25

로컬 에디터 7기

from Joyㅣ나를 수다스럽게 만드는 이곳을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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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런 걸 좋아하더라

'나의 로컬은 무엇일까' 정의하기 전에 내가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나의 보물, 5년 일기장 두 권을 펼쳤다. 다른 감정이 담긴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하려는 욕심으로 사진, 가게 명함들로 잔뜩 두꺼워진 나의 일기장. 일기장에 기록된 내가 사랑한 장소들은 잘 다듬어진 세련된 서비스보다 서툴고 투박하더라도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따스한 인사를 건네고, 머무르는 동안은 눈치 보지 않고 오롯이 내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리고 떠나는 걸음에 다음을 기약하게 하는 질척한 여운이 남는 곳들이다. 그 장소를 떠나고 나서도 그곳은 내 인생의 한 조각으로 남겨진다.


나의 자랑, 나의 모든 것, 5년 일기장 ⓒJoy


일상 속 어느 날, 손에 쥐어진 예상하지 않았던 이야기 조각들은 입을 근질근질하게 한다. 마구 자랑하고 싶고 소문내고 싶어 발 동동 참을 수가 없다. 참지 못하고 결국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어제 내가 어디 갔었냐면…" 보따리를 풀게 되는데, 그러고 나면 이런 질문이 돌아오곤 한다. "거기 지분 있지? 얼마나 투자한 거야? 사장님이랑 무슨 관계야?" 그럴 리가… 그냥 좋아서 그러는 거야!



😉 내로소, 내 로컬을 소개합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면 어쩔 줄을 몰라 적극적으로 들이대고(?) 기어이 친구가 되고 만다. 그리고 그 인연을 다른 친구에게 또 마구 자랑한다. 내 로컬들은 나에게 '공간'이라는 형태의 친구이기에 이 기회에 마구 자랑해 보려고 한다. 소중한 나의 로컬 이야기 개봉 박두!


🎵 내로소1. 차츰@수원

나를 투자계 큰손으로 만들어 준 대표 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차츰'이다. 지금 당장 "차츰이 왜 좋은지 설명해 봐" 요청을 받으면, 고민 없이 A4용지 폰트 사이즈 10pt로 3~4장 정도는 너끈히 떠들 수 있을 만큼 자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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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이곳이 바로 '차츰' ②월간차츰 ③종종 얼리버드의 행운이 터지기도! ⓒJoy


어디든 시간의 흐름을 피해 갈 수 없듯이 신입 사원 시절 주 회식 골목도 예전만큼의 북적임을 잃어 가고 있었다. 나 역시 '거기 뻔해, 달라졌겠어?' 하는 생각에 발길을 끊었던 골목이었다. 어느 날 그 근처 다른 곳에서 모임을 갖고 지하철역으로 가던 길에 그 옛 골목을 지나가게 되었고,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 '어? 이 골목 수상해졌는데?' 그 수상함이 궁금해 그중에서 가장 수상했던 차츰에 그다음 날 바로 방문했고, 그날 첫 만남에서 바로 사랑에 빠져버렸다.

무국적 술집 차츰. 경계없이, 자유롭게.

때론 작은 강연장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특별한 순간을 위한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정해진 틀 없이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환영하며,

차츰은 늘 새로운 방향을 상상합니다.

'자유로움'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는 그들은, 근방에 [차근(차츰근처)], [차츰레시피(지금은 '이지라이프'로 재탄생)]의 차츰 시리즈를 만들어 내며 더더욱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 매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제철 재료를 활용한 한정 메뉴를 근사한 주류와 함께 페어링하여 소개하는 '월간차츰' 메뉴는 도장 찍기 욕구를 불태우게 한다. 큰 화면이 있는 [차근]에서는 월드컵 시즌이면 다 함께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사장님의 서비스 위스키 한 잔으로 그 자리의 모두를 친구로 만들어 준다. 오늘 밤을 새워도 다 못 쓰겠다. 차츰이 궁금하신 분들은 연락 주세요. 모시고 가겠습니다! 아, 쓰다 보니 차츰 땡긴다.


🏡 내로소2. 텐구다이라 산장 @알펜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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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무로도 꼭대기부터 산장까지 눈벽길 ②산장 외부 화장실 위에 이런 황홀한 곳이! ③노을 인생샷 원해? 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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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남기면 죄인이 될 듯 했던 정갈하고 아름다웠던 저녁밥은 (우)서로 바라만 봐도 따스한 웃음이 나오는 가족들의 사랑 덕분이겠지 ⓒJoy


입사 20주년 기념 여행을 위해 일본 나고야로 떠났다. 나고야에서 출발하는 JR 노선을 이용하면 해발 3000m에 있는 일본의 알프스, 알펜루트에서 최대 20m 높이의 눈벽을 볼 수 있다. 원 없이 눈밭에서 강아지들처럼 한참을 뛰어놀고 눈벽길을 걸어 도착한 텐구다이라 산장! 

산장까지 걸어가는 여정 자체가 여행 속 여행 같았다. 4월이어도 해발 3000m는 춥더라. 한참 걸어온 우리를 반겨주던 더운 김 폴폴 내뿜던 난로부터 따스했다. 일본어를 몰라도 이해가 되도록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는 구석구석의 안내장들 덕분에 돌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미슐랭 쓰리 스타 맛에 엄마 손맛까지 듬뿍 담은 포근한 가정식으로 배를 채우고 산장의 자랑, 야경을 보러 밖으로 나왔다. 산장 본 건물 옆에 네모난 외부 화장실 건물이 있고, 그 위가 포토 스팟이라고 하셨다. 와... 무한대의 하얀 공간 속에 서 있는 듯, 우주 한가운데가 이럴까 싶은 황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 눈인지, 어디부터 구름인지 알 수 없는 광활한 하얀 세상, 까만 밤이 되자 촘촘히 뿌려진 모래알처럼 빼곡한 별밭에서 마냥 신났다. 다음 날 짐을 챙겨 나와 산장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즐기며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되었던 세심한 배려의 마음들 덕분에 단 하루였지만 밤새 이야기할 거리를 만들어 준 고향집 같은 텐구다이라 산장이다.


⭐ 내로소3. 고요별서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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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파세요' 외치고 싶은 고요별서, 책을 펼치지 않고는 벗어날 수 없는 숲속뷰 책상 ⓒJoy


"남해 좀 다녀올게요" 꿈만 같던 로컬 이벤트에 당첨되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해에 발을 들였다. 남해에서 보낸 시간들이 남김없이 그립지만 가장 나답게 보냈던 시간은 '고요별서'에서 보낸 두 밤이었다. 옛날 서당이었던 곳을 보수하여 책 읽기에 좋고, 무엇이든 쓰고 싶게 만드는 장소로 변신시켜 주신 곳이다. 책을 쓰기 위해 오래 머물다 가시는 작가님들도 종종 찾아주시고, 혹은 나의 시간이 필요한 분들이 혼자 훌쩍 찾아오신다고 한다. 고요별서까지 닿는 길은 잘 정돈되어 쉽게 딱! 도달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숙련된 운전자가 필요하고, 초보라면 조금 아래에 주차하고 올라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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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종일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경 ②세속적인 맛과 건강맛의 조화 ③슬그머니 옆자리를 채워주던 잘생긴 고양이 ⓒJoy


하지만 이런 고생의 땀방울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싸악 말라버린다. 세련되고 단정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집기들, 잘 관리되어 있는 정원까지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머무는 사람의 쾌적한 시간을 위한 정성이 담겨 있다. 불멍하기 좋은 초록이 풍성한 정원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며 "꺄악!"하고 말았다. 책과 안 친한 사람도 책을 펼치게 만드는 책상과 세심하게 정리된 책장이 중심을 잡고 있다. 아침에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정갈한 아침 바구니를 준비해 주셔서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 시원하게 자리한 거실 통창은 바다와 하늘을 보며  마냥 저냥 몇 시간 멍 때리기를 가능하게 한다. 타들어갈 듯 뜨거웠던 쨍한 7월에 다녀왔는데 남해에 대한 인상을 강렬하게 남겨준 고요별서. 계절마다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장마철 빗줄기가 쉬지 않는 여름에 툇마루에서 빗소리를 듣고, 하얀 눈이 펑펑 내려 어쩔 수 없이 이불 속에 파묻혀 책만 읽어야 하는 겨울, 그런 계절들에 자발적 고립으로 갇혀 있고 싶은 곳이다. 늘 꿈꿔온 작가, 잠시라도 작가인 척 살아볼 수 있는 곳, 나의 고요별서다.


🌍 나의 로컬은 '조각 모음'

이야기 조각은 계획하지 않았을 때 쥐어지곤 했다. 남해의 인적 드문 작은 해안가, 대만의 골목길에 있던 간판도 없던 카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가는 길에 발견한 산책로에서도 조각을 얻을 수 있었다. 이야기 조각을 만들어 준 장소들은 그곳 때문에 그 지역까지 사랑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모아온 조각들이 그랬고, 내일 또 어디에서 만날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나의 로컬은 어느 지역으로 한정할 수가 없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나의 이야기 조각들을 나를 중심으로 모아 보면 그게 나만의 로컬이 되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가득한 조각 모음. 이미 모아 놓은 조각 옆에 새로운 조각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Local of Joy는 무한정 커질 것이다. 이게 바로 나의 로컬이다!

이제 '나의 로컬'을 정의했으니 참지 않고 다 자랑해야겠다. 일상의 온도를 높여 주며 이야기 조각을 선물해 준 곳들 말이다. 자, 다음 조각 모으러 또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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