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6기
from 선주ㅣ울산, 꽃동네와 공업 도시

흐린 날 출근길, 침침한 눈을 비비다 꽃봉오리를 발견합니다.
이슬 머금은 상태를 보아 곧 피어나겠네요.

퇴근길 저녁, 걸어가다 활짝 피어난 꽃과 마주합니다.

… 반나절 만에 꽃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봉오리로 돌아가는 꽃, 밤마다 피어나는 ‘분꽃’입니다. 고향에 살며 한 동네에 오래 머무르니 작은 변화도 잘 발견합니다. 느낌표가 자주 떠오르는 삶을 살게 되었어요. 소소하지만 꿈틀거리며 바뀌는 동네를 소개할게요.
학성동은 가구거리로 유명합니다. 직접 보고 만지며 가구를 사는 삶이 당연했을 때 이곳은 새로운 가구를 사려는 사람들로 활기찬 모습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우체국과 동사무소가 자리 잡은 조용한 동네지만요. 중앙동은 번화가입니다. 조선시대에 읍성이 자리했던 이곳은 누구나 인정하는 울산의 중심가였으나, 신도심이 생기며 구시가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인파가 줄어든 학성동과 중앙동. 일을 계기로 두 동네를 왕래한 지 2년 차, 버스를 애용하던 삶을 청산한 지 1년이 되었는데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새 화분이 들어온 꽃집, 높이와 모양이 제각각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어르신들의 모습, 밤이 되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민들. 사소하지만 일상적인 풍경들로 채워집니다. 계절을 따라가 볼까요. 겨울이면 동백이 맺히고, 초봄이면 목련이 만개합니다. 최근에는 8월의 장미를 봤어요. 식물을 좋아해서 새로운 식물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모르는 식물을 검색하다가도 알던 식물을 새롭게 알게 되니 머릿속 식물도감이 점점 두터워집니다. 근처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학 카페가 있고 하와이 컨셉의 비건 카페도 있습니다. 한 사장님은 글을 쓰시고 다른 사장님은 노래를 부르세요.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 셈이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며 굳은 마음이 풀리고, 계절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체감합니다.
3월 21일과 4월 29일의 나무. 한달 사이에 모습이 많이 달라졌어요. 벚나무가 아니라 앵두나무인걸까요?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언제부터 풍경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원래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시간을 되돌려봅니다. 버스로 이동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두 발로 걸으며 출근하다가.. 아하! 걸음이 느려지니 시야가 넓어졌나 봐요. 동네 모습이 창문 너머 배경이 아니게 되었을 때 많은 것이 보이게 된 것 같네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동네는 걷고 보고 느끼는 만큼 커지는구나. 예전보다 넓어진 동네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을에 보는 풍경은 어떨까요? 머지않은 계절이 궁금해지는 여름입니다.
로컬 에디터 6기
from 선주ㅣ울산, 꽃동네와 공업 도시
흐린 날 출근길, 침침한 눈을 비비다 꽃봉오리를 발견합니다.
이슬 머금은 상태를 보아 곧 피어나겠네요.
퇴근길 저녁, 걸어가다 활짝 피어난 꽃과 마주합니다.
… 반나절 만에 꽃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봉오리로 돌아가는 꽃, 밤마다 피어나는 ‘분꽃’입니다. 고향에 살며 한 동네에 오래 머무르니 작은 변화도 잘 발견합니다. 느낌표가 자주 떠오르는 삶을 살게 되었어요. 소소하지만 꿈틀거리며 바뀌는 동네를 소개할게요.
학성동은 가구거리로 유명합니다. 직접 보고 만지며 가구를 사는 삶이 당연했을 때 이곳은 새로운 가구를 사려는 사람들로 활기찬 모습이었을 겁니다. 지금은 우체국과 동사무소가 자리 잡은 조용한 동네지만요. 중앙동은 번화가입니다. 조선시대에 읍성이 자리했던 이곳은 누구나 인정하는 울산의 중심가였으나, 신도심이 생기며 구시가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인파가 줄어든 학성동과 중앙동. 일을 계기로 두 동네를 왕래한 지 2년 차, 버스를 애용하던 삶을 청산한 지 1년이 되었는데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새 화분이 들어온 꽃집, 높이와 모양이 제각각인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어르신들의 모습, 밤이 되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주민들. 사소하지만 일상적인 풍경들로 채워집니다. 계절을 따라가 볼까요. 겨울이면 동백이 맺히고, 초봄이면 목련이 만개합니다. 최근에는 8월의 장미를 봤어요. 식물을 좋아해서 새로운 식물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이 있습니다. 모르는 식물을 검색하다가도 알던 식물을 새롭게 알게 되니 머릿속 식물도감이 점점 두터워집니다. 근처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학 카페가 있고 하와이 컨셉의 비건 카페도 있습니다. 한 사장님은 글을 쓰시고 다른 사장님은 노래를 부르세요.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 셈이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며 굳은 마음이 풀리고, 계절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체감합니다.
3월 21일과 4월 29일의 나무. 한달 사이에 모습이 많이 달라졌어요. 벚나무가 아니라 앵두나무인걸까요?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언제부터 풍경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원래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시간을 되돌려봅니다. 버스로 이동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두 발로 걸으며 출근하다가.. 아하! 걸음이 느려지니 시야가 넓어졌나 봐요. 동네 모습이 창문 너머 배경이 아니게 되었을 때 많은 것이 보이게 된 것 같네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동네는 걷고 보고 느끼는 만큼 커지는구나. 예전보다 넓어진 동네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을에 보는 풍경은 어떨까요? 머지않은 계절이 궁금해지는 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