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5기

from 새을ㅣ지옥철을 Chill 하게 즐기는 방법

이번 열차는 지옥철, 지옥철입니다

오전 8시, 서울의 지하철은 탑승자의 한숨을 연료 삼아 운행됩니다. 지하철이 아닌 ‘지옥철’! 출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해본 적 있는 시민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요. 출근 시간에 맞춰 몸을 꾸깃꾸깃 밀어넣는 직장인, 통로를 달려 아슬아슬하게 탑승한 대학생, 무거운 가방을 앞으로 돌려 자리를 확보하는 고등학생까지! 조급함은 만원 지하철에서도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아무리 좁을지라도, 간절하면 통하는 법이니까요. 다만 이렇게 많은 간절함이 모인 지하철은 ‘지옥’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어요. 일찍 시작하는 강의에 맞춰 2호선을 타려고 할 때, 신대방역의 개찰구부터 빼곡하게 몰린 인파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요.

조금 지난 밈이지만, Chill guy 캐릭터를 알고 계신가요? 바쁘고 산만한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Chill하게, '자기만의 감성' 을 유지하는 사람을 강아지로 표현한 이미지랍니다. 이런 Chill guy는 현실에 존재하기 쉽지 않을 거에요. 특히 아침 8시 서울의 지하철에서는요. 끝없는 월요일을 살아내면 주말에는 지하철의 근처도 가기 싫다고요? 하지만 신대방역 근처의 '이 곳'은 당신의 악몽을 지우고 Chill한 여유를 되찾아줍니다.

여름과 겨울의 공원, 지옥철도 Chill하게 만드는 카페로 가는 길 ⓒ새을

3층 카페 너머로 보는 지하철, 301h

지하철이 지나는 풍경이 보이는 카페 301h ⓒ새을

겨울에는 유자차, 봄에는 라떼를 ⓒ새을

한 잔의 커피, 한 장의 낭만

카페 301h 에서 창문으로 바라보는 지하철은 평일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3층의 창문 너머 보이는 푸른 나뭇잎과 그 사이로 지나가는 지하철의 모습. 잘 내려진 한 잔의 커피와 함께 스케치북을 넘기듯 사라지는 풍경을 상상해보세요. 평일에 텁텁한 지하철에서 얻은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될 거에요!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 아늑함을 더하는 카페 내부 소품들 ⓒ새을 

시그니처 음료인 301h 라떼의 고소한 향미와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우드톤의 인테리어, 그리고 잔잔히 깔리는 지브리의 음악은 지하철의 소음을 카페의 차분한 공기에 녹아들게 만들어요. 사장님도 항상 '자리에 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자리에 놓고 가시면 저희가 치우겠습니다' 라며 과하지 않지만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시고요. 이 공간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여유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일상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도 토요일 오후 카페에서 바라본 지하철의 풍경을 되새겨보세요. 행복한 날의 조명, 온도, 습도를 떠올리면 정신없는 일상에서도 한 줄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주말 카페의 감성을 들이마시며, 내일도 지옥철 아니 Chill한 지하철 속 당신의 무사를 빌어요!

301h Information 

위치 :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사로 66-1 3층

영업 시간 : 매주 목요일 휴무, 월요일~일요일 12:00~20:00

인스타그램 : @301h_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