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5기

from 량이ㅣ봄이 오면 떠오르는 냉이 향기

봄이 오면 문득 냉이 향기가 떠올라요.

며칠 전 냉이를 캐는 동네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그때 봄이면 집 앞에서 엄마와 함께 냉이를 캐던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죠. 직접 캔 냉이로 만든 된장국이 얼마나 맛있던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스치며 이번 주는 냉이를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동네 마트에도 냉이를 팔고 있지만, 여유롭게 산책도 할 겸 전통시장에서 구매했어요. 사람들의 옷차림부터 봄나물과 제철 과일까지 시장 곳곳에서 봄이 느껴졌답니다. 할머니들도 직접 캐오신 냉이를 팔고 계셨고 모두 좋아보였는데 가격과 양이 비슷해서 고민 끝에 냉이를 다듬고 계시는 할머님께 다가갔어요. 

할머니와 냉이 한 소쿠리 ⓒ 량이

"냉이 한 소쿠리 얼마예요?" 

"작은 소쿠리 3,000원"

"조금 많은데 반만 살 수 있어요?" 

"안 많어 ~ 된장 끓여 먹으면 금방묵어" 

냉이는 뿌리에 흙이 많아서 손질해서 팔아야 한다며, 직접 칼로 하나하나 손질해주셨어요. 그러면서 봉지에 몇 개 더 넣어주시며, “맛있게 먹어잉~ 잘 가”라는 인사도 건네주시더라고요. 그 말에 미소가 지어지고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동네 마트에서 샀다면 깨끗하게 손질된 냉이만 샀겠지만, 시장에서는 따뜻한 온기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답니다.😊  

손질하는 동안 은은하게 퍼지는 냉이 향이 정말 향긋했어요. 냉이는 음식에 산뜻함을 더해주고 푹 익히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예요. 특히 된장과 조화가 좋아서 된장국으로 많이 먹어요. 이날 저녁으로 소고기 냉이 솥밥과 냉이된장국을 만들었는데, 제철 냉이가 얼마나 맛있던지 봄을 한 가득 먹은 기분이었어요. 😚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냉이밥상  ⓒ 량이

며칠 간 실컷 먹은 냉이의 싱그러운 맛으로 다가오는 봄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게 다시 봄이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