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5기
from 강ㅣ우리 언제까지 썸만 타.

17살, 태어나 처음으로 이사를 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 지역에서 쭉 살았던 나는 새로운 동네가 주는 낯섦과 설렘에 긴 적응기를 앓았다. 그런데 이사 후 9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우리 동네가 낯설다.
"나 오늘 한성대입구역 가는데! 요즘은 뭐하고 놀면 좋아? 새로 생긴 맛집 있어?"
종로구와 성북구 언저리, 혜화문이 있는 한양도성 동쪽에 사는 나에게 친구들이 종종 물어온다. 친구들의 질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대답이 망설여지곤 한다. '나도 잘 모르는데...'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보다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진득하게 방문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한 몫 하는 것 같지만, 이번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이런 태도에 물음표를 던져봤다. 왜 나는 우리 동네를 아직도 낯설다고 느낄까? 왜 우리 동네는 아직 먼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로컬에디터 강의 1강을 곱씹어 보며 그 답에 가까운 결론을 내렸다. 동네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좌)방에서 바라본 동네 풍경 / (우)낙산공원에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난 고양이 ⓒ강
스스로 우리 동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관찰하고 있노라면 참 사랑스러운 동네이다. 조잘조잘 오가는 사람들과 창밖으로 보이는 푸르고 따듯한 풍경, 한양도성 안팎의 굽이굽이 신비로운 골목들, 운 좋을 땐 고양이 대여섯 마리를 만날 수 있는 낙산공원이 있는 우리 동네가 좋다. 종로와 성북 사이 경계에 있다는 특성도 왜인지 마음에 든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동네를 나의 로컬이라고 소개하자니 입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아마 동네에 깊은 관계를 맺고 지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로컬에디터 강의 1강에서는 'something을 만드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서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이 로컬인 것이죠.' 라며 탐방이 정의하는 로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로컬 에디터에 대한 정의도 다음과 같이 내려진다. '크기도 개수도 다양하지만,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 속에서 좋은 것을 쏙쏙 골라내어 완성된 콘텐츠로 전달하는 사람'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탐방의 이야기에 매우 동의한다.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나 역사, 분위기도 로컬의 의미를 만드는 요소일 테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로컬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가 우리 동네에 대해 아직 낯설어 하는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동네의 숨겨진 예쁜 가게와 공간을 찾아내고, 주민이 아니라면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졸업 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고, 경기권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새로운 동네 친구를 사귈 일이 없었다. 더군다나 전에 살던 지역이 지금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15분이면 가는 거리였기 때문에 동네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원래 알고 지내는 친구들을 지금 내가 사는 지역으로 불러오는 것이 더 편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뭐랄까... 아직 우리 동네와 썸을 타는 느낌이다. 낯설고 설레는데, 진지한 만남으로 이어 가기에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상태인 느낌이랄까... 근데 언제까지 썸만 타. 나도 우리 동네를 '나의 로컬'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 콘텐츠를 작성하면서 로컬 에디터 5기가 끝나는 시점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만들게 되었다. 동네 친구 만들기! 친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동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는 경험을 하기! 이를 통해 지금 사는 동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곳을 '나의 로컬'이라고 당당히 소개하고 싶다. 로컬 에디터로서의 강, 아자 아자 홧팅이다!

성북구에서 종로구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는 나! ⓒ강
로컬 에디터 5기
from 강ㅣ우리 언제까지 썸만 타.
17살, 태어나 처음으로 이사를 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 지역에서 쭉 살았던 나는 새로운 동네가 주는 낯섦과 설렘에 긴 적응기를 앓았다. 그런데 이사 후 9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우리 동네가 낯설다.
"나 오늘 한성대입구역 가는데! 요즘은 뭐하고 놀면 좋아? 새로 생긴 맛집 있어?"
종로구와 성북구 언저리, 혜화문이 있는 한양도성 동쪽에 사는 나에게 친구들이 종종 물어온다. 친구들의 질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대답이 망설여지곤 한다. '나도 잘 모르는데...'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보다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진득하게 방문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한 몫 하는 것 같지만, 이번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이런 태도에 물음표를 던져봤다. 왜 나는 우리 동네를 아직도 낯설다고 느낄까? 왜 우리 동네는 아직 먼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로컬에디터 강의 1강을 곱씹어 보며 그 답에 가까운 결론을 내렸다. 동네 친구가 없기 때문이다! (빠.밤.)
(좌)방에서 바라본 동네 풍경 / (우)낙산공원에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난 고양이 ⓒ강
스스로 우리 동네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관찰하고 있노라면 참 사랑스러운 동네이다. 조잘조잘 오가는 사람들과 창밖으로 보이는 푸르고 따듯한 풍경, 한양도성 안팎의 굽이굽이 신비로운 골목들, 운 좋을 땐 고양이 대여섯 마리를 만날 수 있는 낙산공원이 있는 우리 동네가 좋다. 종로와 성북 사이 경계에 있다는 특성도 왜인지 마음에 든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동네를 나의 로컬이라고 소개하자니 입이 안 떨어지는 이유는 아마 동네에 깊은 관계를 맺고 지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로컬에디터 강의 1강에서는 'something을 만드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면서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이 로컬인 것이죠.' 라며 탐방이 정의하는 로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때문에 로컬 에디터에 대한 정의도 다음과 같이 내려진다. '크기도 개수도 다양하지만,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 속에서 좋은 것을 쏙쏙 골라내어 완성된 콘텐츠로 전달하는 사람'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탐방의 이야기에 매우 동의한다.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나 역사, 분위기도 로컬의 의미를 만드는 요소일 테지만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로컬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가 우리 동네에 대해 아직 낯설어 하는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동네의 숨겨진 예쁜 가게와 공간을 찾아내고, 주민이 아니라면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비교적 쉬웠다. 그러나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졸업 후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고, 경기권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새로운 동네 친구를 사귈 일이 없었다. 더군다나 전에 살던 지역이 지금 사는 곳에서 지하철로 15분이면 가는 거리였기 때문에 동네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원래 알고 지내는 친구들을 지금 내가 사는 지역으로 불러오는 것이 더 편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뭐랄까... 아직 우리 동네와 썸을 타는 느낌이다. 낯설고 설레는데, 진지한 만남으로 이어 가기에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상태인 느낌이랄까... 근데 언제까지 썸만 타. 나도 우리 동네를 '나의 로컬'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 콘텐츠를 작성하면서 로컬 에디터 5기가 끝나는 시점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만들게 되었다. 동네 친구 만들기! 친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동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는 경험을 하기! 이를 통해 지금 사는 동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곳을 '나의 로컬'이라고 당당히 소개하고 싶다. 로컬 에디터로서의 강, 아자 아자 홧팅이다!
성북구에서 종로구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는 나!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