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5기
from 박지현ㅣ그저 스쳐 지나던 곳이, 나의 로컬이 되기까지

머무는 곳에서 살아가는 곳으로
결혼과 함께 처음 알게 된 성산동. 낯선 이 동네에 신혼집을 마련했지만,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해외 출장이 잦아 집에 머무는 시간조차 드물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어느 날 핸드폰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동네에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왜 이 동네를 제대로 즐기지 않을까?’ 이 질문을 계기로 성산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골목길을 걸으며 숨은 가게들을 찾아다녔다. 하나둘 발견해 나간 성산동의 매력은 예상보다 더 깊고 다채로웠다. 이제 성산동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 되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거리
성산동은 조용한 주택가 사이로 다양한 표정을 지닌 곳이다. 오래된 빌라와 단독주택, 작은 단지의 아파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 속에 개성 있는 상점들이 하나둘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신촌떡집이다. 프랑스 파리의 삼각 빌딩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삼각형 건물. 세월이 묻어나는 외벽과 빨간 천막 아래에서, 이곳은 여전히 주민들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성산동에는 유독 작은 동네 슈퍼가 많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도처에 있지만, 이 작은 슈퍼들은 여전히 주민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한다. 단순한 장보기 장소를 넘어, 오랜 단골과 주인이 안부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 그곳엔 잊혀 가는 동네의 정서가 아직 남아 있다.

신촌떡집 & 만물마트 ⓒJHP
작지만 강한 존재감, 빈티지숍과 감각적인 작은 가게들
성산동은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곳이다. 거리 곳곳에는 트렌드를 반영한 개성 있는 상점들이 숨어 있다. 베드포드 브루클린 빈티지숍은 이 동네의 감각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오래된 옷과 소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공간, 빈티지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이 거리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작은 개성을 지닌 커피숍들이 자리하고 있다. 카페 노벨라는 감성적인 외관과 드립 커피의 깊은 향기로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용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또, 대형 음식점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운영된 작은 돈까스집도 있다. 화려한 간판은 없지만, 꾸준히 찾는 단골손님들이 그곳의 맛과 가치를 증명한다.

왼쪽부터 베드포드 브루클린, 돈가스집, 카페 노벨라 ⓒJHP
시간이 흐르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
성산동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오래된 주택가와 전통적인 상점들 사이로 감각적인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도, 이곳만의 독특한 정체성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골목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 안에 스며든 이야기들이 보인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정겹지만 신선한 공간. 그곳은 단순한 동네를 넘어, 시간을 품은 거리로 남아 있다.
이제 나는 성산동을 기록하기로 했다.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곳이 되었으니,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도록.


상단 성산동 골목길 풍경, 하단 왼쪽부터 누와, 카페아뜰리에, 서보미술문화공간 ⓒJHP
로컬 에디터 5기
from 박지현ㅣ그저 스쳐 지나던 곳이, 나의 로컬이 되기까지
머무는 곳에서 살아가는 곳으로
결혼과 함께 처음 알게 된 성산동. 낯선 이 동네에 신혼집을 마련했지만,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해외 출장이 잦아 집에 머무는 시간조차 드물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어느 날 핸드폰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동네에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왜 이 동네를 제대로 즐기지 않을까?’ 이 질문을 계기로 성산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골목길을 걸으며 숨은 가게들을 찾아다녔다. 하나둘 발견해 나간 성산동의 매력은 예상보다 더 깊고 다채로웠다. 이제 성산동은 단순한 거주지가 아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 되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거리
성산동은 조용한 주택가 사이로 다양한 표정을 지닌 곳이다. 오래된 빌라와 단독주택, 작은 단지의 아파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 속에 개성 있는 상점들이 하나둘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신촌떡집이다. 프랑스 파리의 삼각 빌딩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삼각형 건물. 세월이 묻어나는 외벽과 빨간 천막 아래에서, 이곳은 여전히 주민들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성산동에는 유독 작은 동네 슈퍼가 많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도처에 있지만, 이 작은 슈퍼들은 여전히 주민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한다. 단순한 장보기 장소를 넘어, 오랜 단골과 주인이 안부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 그곳엔 잊혀 가는 동네의 정서가 아직 남아 있다.
신촌떡집 & 만물마트 ⓒJHP
작지만 강한 존재감, 빈티지숍과 감각적인 작은 가게들
성산동은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곳이다. 거리 곳곳에는 트렌드를 반영한 개성 있는 상점들이 숨어 있다. 베드포드 브루클린 빈티지숍은 이 동네의 감각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오래된 옷과 소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공간, 빈티지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이 거리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작은 개성을 지닌 커피숍들이 자리하고 있다. 카페 노벨라는 감성적인 외관과 드립 커피의 깊은 향기로 지나가는 이들을 유혹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용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또, 대형 음식점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운영된 작은 돈까스집도 있다. 화려한 간판은 없지만, 꾸준히 찾는 단골손님들이 그곳의 맛과 가치를 증명한다.
왼쪽부터 베드포드 브루클린, 돈가스집, 카페 노벨라 ⓒJHP
시간이 흐르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
성산동은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오래된 주택가와 전통적인 상점들 사이로 감각적인 가게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도, 이곳만의 독특한 정체성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골목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 안에 스며든 이야기들이 보인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정겹지만 신선한 공간. 그곳은 단순한 동네를 넘어, 시간을 품은 거리로 남아 있다.
이제 나는 성산동을 기록하기로 했다.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곳이 되었으니,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도록.
상단 성산동 골목길 풍경, 하단 왼쪽부터 누와, 카페아뜰리에, 서보미술문화공간 ⓒJ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