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에디터 5기

from 랏소ㅣ충주에도 작은 동묘가 있다.

원주가 고향이지만 대학 생활은 꽤 길게 6년 정도를 충주에서 보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로컬의 범위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그곳에서의 경험과 기억이 깊이 새겨져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은 장소’ 라고 정의하게 되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소중한 시기인 20대에 많은 영향을 준 충주의 한 장소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충주의 작은 동묘인 ‘문화동 벼룩시장 거리’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하는데요. 벼룩시장 거리는 제가 임의로 이름을 붙여봤는데,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가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하나의 벼룩시장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거리를 갈 때마다 저에게 어디 가냐고 묻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마땅히 생각나는 명칭이 없어서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던 기억이 대부분이에요. 😞 (명칭이 따로 없어서 지도에 [충주 문화동 1692]으로 검색하고 찾아가셔야 해요. 이렇게 재밌는 거리를 왜 아무도 아직까지 이름 붙이지 않았는지 의문이 드네요! 😉)

문화동 벼룩시장 거리의 가게 모습들 ⓒ랏소

참 너 같은 옷이다!👗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옷은 한 사람의 개성을 더 잘 드러나게 해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대학생 때 학교 생활만큼 열정을 쏟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바로 '구제 옷 쇼핑'이라고 대답할 만큼 옷을 좋아해요. 2-3시간 잔 날에도, 옷 구경을 하면 모든 피로가 풀렸답니다. 

구제 옷을 즐겨 입게 된 건 대학교 휴학 생활 중일 때였어요. 정확한 첫 시작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지만 풍족하지 못한 대학생 신분에 저렴한 가격에 첫 번째로 매력을 느꼈고, 두 번째로는 독특하고 특별한 옷을 입었을 때 느꼈던 만족감이 좋았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충주 시내를 돌아다니다 우연히 이 거리를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유레카!) 이 거리의 가게 이름들이 '보물섬, 보물 찾기' 처럼 재밌는 이름도 많았는데 정말 그 이름대로 저에게 보물 찾기 같은 시간으로 기억에 남아요. 이후로 저의 옷장에는 새 옷보다 빈티지 옷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만큼 빈티지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자주 오고 가던 벼룩시장 거리에는 저만의 단골가게도 있어요. 사장님들은 반갑게 인사해 주시며 커피도 내려주시고, 종종 대화도 나눌 만큼 가까워진 사장님들도 계세요. 이제 졸업해서 더 이상 자유롭게 가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쉬운 마음이에요. 한편으로는 앞으로 제가 살아갈 지역마다 또 만나게 될 구제 옷 가게들이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벼룩시장 추천 코너

문화동 벼룩시장 지도 / 단골가게 지도 ⓒ랏소

문화동 벼룩시장 거리에서 제가 주로 다니는 좋아하는 단골가게를 알려드릴게요. 

📌 1. ㅇㅇ구제 : 원피스, 상의, 악세사리(가방,머플러)를  구매하기 좋아요. 정말 저렴한 편이라 부담 없이 가기 좋아요. (가게가 이전을 해서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마라탕 가게 바로 맞은편이에요!😭)

📌 2. 백만장자 구제 : 어느 동네나 하나쯤 있는 구제 옷 가게 이름인 것 같아요. 벼룩시장 내에 있는 가게들 중에 옷 종류가 가장 많은 편에 속해서 가방, 상하의, 아우터 등 모두 구매하기 좋은 곳이에요. 

📌 3. 산뜰농장+보물섬 : 부부 사장님들이 계세요. 남자 사장님은 패딩, 가죽자켓 같은 아우터류를 주로 가져오시고,  여자 사장님은 일본 빈티지를 종종 가져오세요. 초창기에 제가 제일 많이 구매했던 곳이라서 더 애정하는 가게예요. 예쁜 가디건과 블라우스를 많이 건질 수 있을 거예요.

📌 4. 구제 패션창조 : 가방, 상의류를 구매하기 좋은 곳. 가끔 보물처럼 건지는 아우터도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여기서 멋진 패딩을 구매했답니다.✌

추천해드린 가게가 아니어도 하나하나 들러보는 걸 추천드려요! 😊

보물찾기 성공사례 ⓒ랏소

보물찾기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진에 담긴 옷 말고도 옷장을 가득 채운 많고 많은 옷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노란 티셔츠는 2002년 월드컵 티셔츠예요. 신기한 마음에 구매해 봤는데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는 옷이라서 더 빈티지의 의미가 가득 담긴 옷이랍니다. 이 외에도 체크 바지는 여름 교복 바지였고, 도트 머플러는 저의 최애 머플러가 되었어요.  

이렇게 빈티지의 맛을 더 알게 되고 나의 취향의 세계를 확장시켜준 충주 문화동 벼룩시장 거리😄 옷을 사랑하고 중고의류에 대한 인식이 괜찮은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쯤 구경 가보는 것을 추천해요. 여러분만의 보물을 찾아올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에게 나를 더 나답게 해주는 존재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