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52 양구군

요즘 사과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었어요.* 그중의 하나는 사과의 주산지를 경상북도에서 강원도로 옮기는 것이더군요?!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지역 이동이 왜 필요할까 궁금했는데요. 배경에는 바로, ‘기후변화’가 있어요.

*정부의 ‘사과 안심 프로젝트’는 (1) 생산 및 수급 관리 역량 강화, (2) 생산 기반 확보 및 생산성 제고, (3) 유통 구조 효율화, (4) 소비자 선택권 다양화로 나뉘어져요. 두 번째 부문인 생산 기반 확보 및 생산성 제고에는 ‘신규 산지 전략적 육성’ 내용이 포함되었는데요. 강원 5대(정선, 양구, 홍천, 영월, 평창)의 생산 및 유통 인프라를 확충해, 전체 사과 재배면적에서 강원 지역 비율을 5%에서 10%까지 확대할 계획이에요.

🍎 기후변화와 과일

사과는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경상북도 내 사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어요. 반면, 만감류(귤)나 아열대 과일의 재배 면적은 늘어나고 있고요. 경상북도는 1년 중 8개월 이상의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아열대 기후에 근접했으니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어요. 제주도에서 경상북도로 아열대 과일이 올라오는 것처럼, 사과도 더 위로 올라가고 있어요. 경상북도의 사과 재배 면적은 1993년 약 5만 6천ha에서 지난해 2만 1천ha로 44.1%나 줄었지만, 강원도는 2010년 392ha에서 지난해 1천 679ha로 4.3배 확대되었거든요. 그러니까, 비싼 사과에 기후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던 거죠.

🍎 최북단 양구의 사과

강원도 최북단 양구에서는 사과 재배가 한창이에요. 최근에는 시래기와 함께 사과도 특산물로 불리고 있어요. 여름에도 서늘한 양구는 일교차가 큰 탓에 사과가 단맛이 강하고 아삭아삭해서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아요.(2022년 전국과일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사과 재배 환경이 뛰어나다고 알려지자, 사과를 따라 사람들도 이동하고 있어요. 양구에는 300여 사과 농가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3분의 1은 경상북도 등 남쪽에서 사과 농사를 짓던 농부들이라고 해요.

양구 사과의 수확 모습 ⓒ강원도민일보

🍎 2070년 사과 시나리오

기후변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70년엔 국내 사과를 보기 힘들 거래요.(꒪⌓꒪) 그래서 정부는 양구를 비롯해 정선, 홍천, 영월, 평창을 포함한 5개 산간 지역의 사과 재배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사과 소멸을 막아 미래 세대에게 국내산 사과를 전달하려 하는 것이죠. 국내산 사과를 지키는 방법으로는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남북한 통일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둘 다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사과가 DMZ를 넘어 북상하기보다는 양구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주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사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 ⓒ농촌진흥원

💬 탐방 | 지방 소멸도 아니고, 사과 소멸이라니. 기후변화가 슬금슬금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것 같아요. 사과 이야기를 전했지만, 우리나라 과일 재배 지도는 크게 변화하고 있어요. 남쪽 지역에서는 레몬, 망고, 키위, 바나나, 올리브가 재배되고 있고, 제주도에서만 있는 줄 알았던 감귤밭은 전라북도에 축구장 70개 넓이가 있대요. 탐방러님도 오늘 전해드린 사과 이야기처럼 로컬의 변화를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기후변화가 바꾸고 있는 것, 탐방에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