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출장 다마수  

꽃보다 반가운 건 아무래도 봄나물 🌿

“한국인이라고? 정말 부럽다. 한국에는 베지테리언 음식이 정말 많잖아~” 여행 중에 만난 외국인 친구가 했던 말이에요. 어리둥절한 채 무슨 말인지 물었죠. 그 친구는 스마트폰으로 비빔밥부터 잡채, 전, 김치, 두부전골, 돌솥밥, 콩국수, 떡볶이 등 다양한 한국 음식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한식 아니야?” 하는 말에 “어 맞아··· 맞는데···” 끄덕이다 순간 멍해지더라고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외국에서 식당마다 ‘베지 옵션’이 있는 걸 보고는, 한국과 달리 채식이 보편화된 문화가 마냥 부럽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친구의 말을 듣고 보니 한국처럼 채소를 맛있게 요리하는 나라가 또 있나, 싶었어요. 거기다 데쳐서 무쳐 먹는 나물 요리법은 샐러드보다 훨씬 많은 채소를 먹는 방법이래요. 이번 주 출장 다마수에는 지금 딱 먹어야 하는 봄나물을 가득 담아왔어요. 탐방러님, 아~ 입 벌리세요, 봄나물 들어갑니다~🥄

냉큼 이리와 먹거라~ 냉이 🌱

가장 좋아하는 나물은 도라지랑, 냉이랑, 참나물, 달래··· 그리고~ 앗, 너무 많나요? 😂 다 좋은데 어떡해요! 흠··· 그럼 딱 한 개만 꼽을게요. 냉이요! 눈치챈 탐방러가 있을랑가 몰라~ 제가 고른 나물들은 다 향이 강한 나물들이에요. 그중에서도 냉이의 향은 어디에나 어울리는 신비로운 향이죠. 쌉쌀~한 듯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집 나간 입맛을 돌아오게 해줘요.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는 어디에 넣어도 맛있죠. 혹시 찜닭에 냉이를 넣어 먹어본 적 있나요? (130번째 탐방레터에서 냉이를 넣은 찜닭 맛집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최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었다거나 슬픈 일이 있었다면, 냉이 찜닭을 강력 추천해요! 찜닭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냉이를 넣으면 그 정도가 천상계에 이르게 된달까요? 😇 게다가 냉이는 채소 중에 단백질 함량이 굉장히 높은 편인 데다가, 비타민 A와 C, 그리고 칼슘도 풍부해 체력을 올리는 데도 제격이에요. 겨울철 무거워진 몸을 냉이로 회복하자고요.

묵은 병이 쑥~ 내려간다, 쑥 🧑‍⚕️

괜찮아요? 어디 아픈 데 없어요? 저는 많아요…🥺 날씨는 따뜻해졌는데, 제 몸은 아직 차요. 피곤은 늘 나와 함께하고~ 양치할 때마다 잇몸에선 왜 이렇게 피가 나는지! 종일 일하고 돌아오면 눈은 침침해요. 이럴 땐 쑥이 도움이 된다고 해요. 쑥갓 아니고, 쑥이요! 예로부터 봄 쑥은 의사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하여 ‘의초(醫草)’라고 불렸어요. 봄이 오면 들판에서 그 누구보다 빠르게 움을 틔우고 이름처럼 ‘쑥쑥’ 자라나죠. 한방에서는 생쑥 자체가 따뜻한 성질로, 익히면 뜨거운 성질이 되어 몸이 냉하고 기가 허한 사람들에게 좋다고 해요. 그래서 쑥은 생리통이나 수족냉증, 변비에 좋은 약이래요. 또 눈에 좋기로 유명한 베타카로틴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블루라이트에 지친 현대인의 눈 건강도 지켜줄 거예요. 쑥국이나 쑥개떡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지만, 일상에서 가장 편하게 자주 먹을 방법은 쑥차예요. 하루의 시작과 끝에 마른 쑥잎을 우려내 차로 마시며 아픔은 쑥~↘ 내리고, 면역력은 쑥~↗ 키워보아요!

냉이 ©파주뉴스 / 쑥 ©한국경제

나 안 취했어~ 취나물 한접시 먹고 뭘~ 🤪

취는 전국의 모든 산에서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채 식물이에요. 구하기 쉬운 덕에 오래전부터 전국 팔도에서 사랑받는 요리 재료였고요. (어쩐지 학창 시절 급식에 자주 나왔던 것 같기도 하고…?!) 취는 국화과 식물 중 식용이 가능한 친구들로, 곰취, 참취, 미역취, 수리취 등 국내에만 50여 가지가 넘는 종류가 있어요. 우리가 나물로 제일 자주 먹는 종류는 참취와 곰취인데, 곰취는 ‘취’ 중 가장 강한 향을 자랑해요. 들기름에 들들 볶아 내기만 해도 향긋한 취나물 반찬 완성~ 하지만 조금 더 고소하고 맛있는 취나물 반찬을 먹고 싶다면 두부를 같이 준비해 주세요. 물기를 짠 두부와 물에 데친 취나물, 그리고 취향껏 만든 양념간장 조금을 넣고 무치면 세상에서 제일 간단한 밥도둑이 만들어져요. 식탁 위의 봄, 😍 취나물 향기에 취하고~ 다가오는 봄에 취해보아요~

이렇게 먹으면 별로 안 씀, 씀바귀 🙄

이름만 들어도 참 쓸 것 같죠? 맞아요. 근데 그런 말 있잖아요. 입에 쓸수록 몸에 좋다. 봄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춘곤증을 물리치고 식욕을 돋게 한다는 씀바귀에요(에너지 UP!). 씀바귀는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가지각색이에요. 쓴귀물, 싸랑부리, 쓴나물, 싸랭이, 고채···. 그만큼 전국 각지의 들판이나 논두렁 여기저기서 자생하는 풀인데요, 특유의 쓴맛이 꽤 강해요. (또 다른 쌉싸름한 식물인 고들빼기와도 아주 유사한 생김새로, 두 가지 모두 토끼🐰들의 최애 식량이랍니다) 쓴맛이 강한데 어찌 먹느냐고요? 혹시 또 그런 말 들어보셨나요? 신발은… 튀겨도… 맛있다… 그렇다면? 우리, 씀바귀를 튀겨봅시다. 씀바귀 튀김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김수미님의 레시피를 살짝 첨부할게요. 씁쓸~한 씀바귀 맛있게 먹고 올봄부터 멋진 어른으로 거듭나 보자고요~ (ゝω･)ﾉ

취나물 ©조선일보 / 씀바귀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