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5 중동전쟁
요즘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눈이 한 번 더 가요. "에이, 설마 2천 원까지야…"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_<。)\ 출퇴근길 한숨 섞인 주유는 시작일 뿐, 그 속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죠. 새벽 바다로 나가는 어민의 하루를 멈추게 하고, 봄 논에 트랙터를 세우게 하고, 결국 우리 식탁의 생선 한 토막 가격까지 바꿔놓더라고요. 9,000km 밖 호르무즈 해협의 전운이 우리들의 일상까지 연결되어 있었어요.
다행히, 굳게 닫혔던 긴장의 문에 작은 틈이 생겼습니다. 4월 8일 미·이란의 휴전 합의에 이어, 10일부터는 종전 협상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거든요. 아직은 조심스러운 첫걸음이지만, 멀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불어온 훈풍이 우리네 기름값과 식탁 물가에도 얼른 닿기를 바라요.🌿
🛢 기름값 폭등, 시작은 호르무즈 해협
전쟁 전 배럴당 약 63달러였던 두바이유가 보름 만에 128달러까지 치솟았어요. 거의 두 배. 4월 중순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는 리터당 2,000원 안팎, 경유도 비슷한 수준이에요.
정부가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부활시키고 유류세도 내렸지만,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죠. 최고가격제는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더 오르지 못하게 "막는" 장치에 가까워요.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로 17년 만에 최고치라, 같은 달러 유가라도 원화로 환산하면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예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조기 종전·장기화·확전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분석했어요. "싼 기름값"은 당분간 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죠.


(좌)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리터당, 원)은 올해 1월 대비 약 15% 증가했어요. / (우)국내선 항공 유류할증료(편도, 원)는 올해 3월 대비 4배 이상 상승했어요.
✈️ 여행도 기름값을 피할 수 없다
4월부터 항공 유류할증료가 전월 대비 최대 3배 이상 뛰었어요. 유류할증료 산정 단계가 한 달 만에 6단계에서 18단계로 수직 상승, 2016년 거리비례제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국내선도 큰 타격을 받았어요. 5월부터 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 등은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7,700원에서 34,100원으로 올린대요. 약 4.4배. LCC 특가로 저렴한 제주행 항공권을 잡았는데, 유류할증료가 항공권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거죠.
제주 관광업계엔 비상이 걸렸어요. 항공료 상승은 곧 여행 수요 위축이니까요. 다만 재밌는 반전도 등장.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더 크게 올라서, 해외여행 대신 제주를 찾는 반짝효과도 나오고 있어요. 제주 렌터카 업계에서는 주유비 부담이 없는 전기차 예약률이 지난달 30%에서 70%까지 치솟았어요. 반면 단체여행과 전세버스 시장은 유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죠. "어디로 갈까"보다 "어떻게 가면 덜 비쌀까"를 먼저 따지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 "나가면 손해", 바다를 떠난 어민들
기름값 충격이 가장 큰 곳은 어촌이에요. 어선용 면세유는 국제유가가 거의 실시간 반영되는 구조라, 한 드럼(200ℓ)당 17만 원대에서 27만 원대로 약 57% 폭등했어요. 같은 기간 일반 경유 상승률(20%)의 세 배죠. 부산 대변항 멸치잡이 어선은 조업 한 번에 기름값이 70~100만 원 더 들게 됐고, 안강망 어선은 한 번 출항에 추가 기름값만 850만 원. 어민들은 "남는 게 없어 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호소해요.
전국 어촌이 비슷한 상황이에요. 경남 통영에서는 4월 1일부터 자체 조업 중단에 들어간 어선이 나왔고, 제주 성산포 갈치잡이 선주는 "기름값까지 폭등하니 죽을 맛"이라고 했어요. 5월 오징어 시즌을 앞두고도 출어 준비를 멈춘 선주가 속출하고 있죠. 경북 구룡포에서는 "비축 기름이 바닥나면 조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어선이 못 나가면 곧바로 식탁 물가로 이어져요. 고등어·갈치·오징어 산지 반입량이 흔들리면 소매 가격이 자극되는, 이른바 '피시플레이션'의 씨앗이 이미 뿌려진 거죠.
실제로 밥상에서 체감되기 시작했어요. 이미 '국민 생선' 고등어는 전쟁 전부터 비싸지고 있었어요. 노르웨이가 올해 어획 쿼터를 전년 대비 48% 줄였고, 여기에 고환율과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니 마트에서 마리당 5~6천 원을 훌쩍 넘기는 게 일상이 됐죠.

선박에 사용되는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예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어요. ⓒYTN

농업에 필수적인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중 하나에요. ⓒ연합뉴스
🌾 기름에 비료까지, 농촌의 봄도 무겁다
농번기를 앞둔 농촌도 직격탄을 맞았어요. 제주 감귤농가는 "올해 연료비가 두 배는 들 것 같다", 경북 안동 사과농가는 "경유 2,000원에 농기계 돌려야 하니 막막하다"고 말해요. 봄철 준비를 미룰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농사를 짓는 것이죠.
호르무즈 해협이 막으면서 타격을 받은 건 기름만이 아니었어요. 비료도 그 좁은 뱃길을 지나고 있었거든요. 질소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암모니아는 천연가스로 만드는데, 걸프 지역이 세계 최대 생산지예요.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 세계 요소 거래량의 약 50%가 이 해협을 통해 수출돼요. 해협이 막히니 비료 공급망까지 같이 무너진 거예요.
카타르는 LNG 시설 피격 후 가스 생산을 멈췄고, 그 여파로 인도 요소 공장 3곳이 감산, 방글라데시는 비료 공장 5곳 중 4곳이 멈췄어요. 한국도 4월 기준 중동 요소 수출가격이 전년 대비 172% 올랐어요.
"비료값, 농약값, 기름값까지 안 오른 게 없다. 농사 지을수록 손해다."
비료가 더 오를까 봐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도 문제. 정부는 전년 동월 구매량 기준으로 구매 제한을 걸고, "질소비료는 15.6% 적게 써도 수량·품질에 영향 없다"며 적정 시비*를 안내하고 있어요. 추경으로 비료 지원단가를 최대 16만 원으로 올리고 물량도 대폭 늘렸지만, 현장 체감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죠.
👀 전쟁발 기름값, 어디까지 감당해야 할까요?
Q1. 어민·농민은 왜 유독 더 큰 타격을 받나요?
어업용 면세유는 애초에 세금이 면제된 가격이라, 유류세를 내려도 추가 혜택이 없어요. 국제유가가 실시간 반영되니 체감 상승폭이 일반 경유의 세 배에 달하죠. 농촌도 경유·등유·비료·사료가 동시에 오르는 '복합 비용 쇼크'라 한 가지 정책으로는 부담을 덜기 어려운 구조예요.
Q2. 휴전이 되면 기름값은 바로 내려갈까요?
4월 8일 휴전 합의 후 코스피가 하루 만에 6.87% 반등했어요. 1차 협상은 노딜로 끝났지만, 양측이 휴전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시장은 '종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다만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유가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봤어요. 종전이 되더라도 해협 정상화, 인프라 복구, 보험료·운임 안정까지는 수개월이 걸리고, 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시차(3~6개월)까지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물가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에요.
Q3. 식량 안보, 우리는 준비돼 있을까요?
원유 전량 수입, 비료·사료 원료 대부분 해외 의존. 이번 사태는 에너지뿐 아니라 식량 안보의 취약성도 드러냈어요. 위기 때마다 추경으로 대응하는 사후 처방을 넘어 자급률을 높이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ep.135 중동전쟁
요즘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눈이 한 번 더 가요. "에이, 설마 2천 원까지야…"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_<。)\ 출퇴근길 한숨 섞인 주유는 시작일 뿐, 그 속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죠. 새벽 바다로 나가는 어민의 하루를 멈추게 하고, 봄 논에 트랙터를 세우게 하고, 결국 우리 식탁의 생선 한 토막 가격까지 바꿔놓더라고요. 9,000km 밖 호르무즈 해협의 전운이 우리들의 일상까지 연결되어 있었어요.
다행히, 굳게 닫혔던 긴장의 문에 작은 틈이 생겼습니다. 4월 8일 미·이란의 휴전 합의에 이어, 10일부터는 종전 협상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거든요. 아직은 조심스러운 첫걸음이지만, 멀리 호르무즈 해협에서 불어온 훈풍이 우리네 기름값과 식탁 물가에도 얼른 닿기를 바라요.🌿
🛢 기름값 폭등, 시작은 호르무즈 해협
전쟁 전 배럴당 약 63달러였던 두바이유가 보름 만에 128달러까지 치솟았어요. 거의 두 배. 4월 중순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는 리터당 2,000원 안팎, 경유도 비슷한 수준이에요.
정부가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부활시키고 유류세도 내렸지만,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죠. 최고가격제는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더 오르지 못하게 "막는" 장치에 가까워요.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로 17년 만에 최고치라, 같은 달러 유가라도 원화로 환산하면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예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조기 종전·장기화·확전 세 시나리오 모두에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분석했어요. "싼 기름값"은 당분간 오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죠.
(좌)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리터당, 원)은 올해 1월 대비 약 15% 증가했어요. / (우)국내선 항공 유류할증료(편도, 원)는 올해 3월 대비 4배 이상 상승했어요.
✈️ 여행도 기름값을 피할 수 없다
4월부터 항공 유류할증료가 전월 대비 최대 3배 이상 뛰었어요. 유류할증료 산정 단계가 한 달 만에 6단계에서 18단계로 수직 상승, 2016년 거리비례제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죠. 국내선도 큰 타격을 받았어요. 5월부터 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 등은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기존 7,700원에서 34,100원으로 올린대요. 약 4.4배. LCC 특가로 저렴한 제주행 항공권을 잡았는데, 유류할증료가 항공권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거죠.
제주 관광업계엔 비상이 걸렸어요. 항공료 상승은 곧 여행 수요 위축이니까요. 다만 재밌는 반전도 등장.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더 크게 올라서, 해외여행 대신 제주를 찾는 반짝효과도 나오고 있어요. 제주 렌터카 업계에서는 주유비 부담이 없는 전기차 예약률이 지난달 30%에서 70%까지 치솟았어요. 반면 단체여행과 전세버스 시장은 유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죠. "어디로 갈까"보다 "어떻게 가면 덜 비쌀까"를 먼저 따지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 "나가면 손해", 바다를 떠난 어민들
기름값 충격이 가장 큰 곳은 어촌이에요. 어선용 면세유는 국제유가가 거의 실시간 반영되는 구조라, 한 드럼(200ℓ)당 17만 원대에서 27만 원대로 약 57% 폭등했어요. 같은 기간 일반 경유 상승률(20%)의 세 배죠. 부산 대변항 멸치잡이 어선은 조업 한 번에 기름값이 70~100만 원 더 들게 됐고, 안강망 어선은 한 번 출항에 추가 기름값만 850만 원. 어민들은 "남는 게 없어 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호소해요.
전국 어촌이 비슷한 상황이에요. 경남 통영에서는 4월 1일부터 자체 조업 중단에 들어간 어선이 나왔고, 제주 성산포 갈치잡이 선주는 "기름값까지 폭등하니 죽을 맛"이라고 했어요. 5월 오징어 시즌을 앞두고도 출어 준비를 멈춘 선주가 속출하고 있죠. 경북 구룡포에서는 "비축 기름이 바닥나면 조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어선이 못 나가면 곧바로 식탁 물가로 이어져요. 고등어·갈치·오징어 산지 반입량이 흔들리면 소매 가격이 자극되는, 이른바 '피시플레이션'의 씨앗이 이미 뿌려진 거죠.
실제로 밥상에서 체감되기 시작했어요. 이미 '국민 생선' 고등어는 전쟁 전부터 비싸지고 있었어요. 노르웨이가 올해 어획 쿼터를 전년 대비 48% 줄였고, 여기에 고환율과 전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니 마트에서 마리당 5~6천 원을 훌쩍 넘기는 게 일상이 됐죠.
선박에 사용되는 면세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예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어요. ⓒYTN
농업에 필수적인 질소 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중 하나에요. ⓒ연합뉴스
🌾 기름에 비료까지, 농촌의 봄도 무겁다
농번기를 앞둔 농촌도 직격탄을 맞았어요. 제주 감귤농가는 "올해 연료비가 두 배는 들 것 같다", 경북 안동 사과농가는 "경유 2,000원에 농기계 돌려야 하니 막막하다"고 말해요. 봄철 준비를 미룰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농사를 짓는 것이죠.
호르무즈 해협이 막으면서 타격을 받은 건 기름만이 아니었어요. 비료도 그 좁은 뱃길을 지나고 있었거든요. 질소비료의 핵심 원료인 요소·암모니아는 천연가스로 만드는데, 걸프 지역이 세계 최대 생산지예요.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 세계 요소 거래량의 약 50%가 이 해협을 통해 수출돼요. 해협이 막히니 비료 공급망까지 같이 무너진 거예요.
카타르는 LNG 시설 피격 후 가스 생산을 멈췄고, 그 여파로 인도 요소 공장 3곳이 감산, 방글라데시는 비료 공장 5곳 중 4곳이 멈췄어요. 한국도 4월 기준 중동 요소 수출가격이 전년 대비 172% 올랐어요.
"비료값, 농약값, 기름값까지 안 오른 게 없다. 농사 지을수록 손해다."
비료가 더 오를까 봐 미리 사두려는 사재기도 문제. 정부는 전년 동월 구매량 기준으로 구매 제한을 걸고, "질소비료는 15.6% 적게 써도 수량·품질에 영향 없다"며 적정 시비*를 안내하고 있어요. 추경으로 비료 지원단가를 최대 16만 원으로 올리고 물량도 대폭 늘렸지만, 현장 체감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죠.
*시비는 농작물의 거름을 주는 행위를 말해요.
👀 전쟁발 기름값, 어디까지 감당해야 할까요?
Q1. 어민·농민은 왜 유독 더 큰 타격을 받나요?
어업용 면세유는 애초에 세금이 면제된 가격이라, 유류세를 내려도 추가 혜택이 없어요. 국제유가가 실시간 반영되니 체감 상승폭이 일반 경유의 세 배에 달하죠. 농촌도 경유·등유·비료·사료가 동시에 오르는 '복합 비용 쇼크'라 한 가지 정책으로는 부담을 덜기 어려운 구조예요.
Q2. 휴전이 되면 기름값은 바로 내려갈까요?
4월 8일 휴전 합의 후 코스피가 하루 만에 6.87% 반등했어요. 1차 협상은 노딜로 끝났지만, 양측이 휴전 연장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시장은 '종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다만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유가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봤어요. 종전이 되더라도 해협 정상화, 인프라 복구, 보험료·운임 안정까지는 수개월이 걸리고, 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시차(3~6개월)까지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물가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에요.
Q3. 식량 안보, 우리는 준비돼 있을까요?
원유 전량 수입, 비료·사료 원료 대부분 해외 의존. 이번 사태는 에너지뿐 아니라 식량 안보의 취약성도 드러냈어요. 위기 때마다 추경으로 대응하는 사후 처방을 넘어 자급률을 높이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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