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콩밭]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전주~🎵

2026-03-27

지식│마음은 콩밭

ep.133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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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하면 아직도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풍경과 비빔밥 한 그릇만 떠오르나요? 저도 그랬어요. 경기전 대나무 숲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남부시장에서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 뚝딱하면 전주 여행은 완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전주는 늘 '맛있고 예쁜 도시'라는 틀 안에 있었죠. 그런데 요즘 아주 조용하고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있대요. 1,400조 원짜리 연기금(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곁에 금융사들이 줄을 서고, 폐공장 벽 위로 샤갈의 푸른 연인들이 날아다닌다는데…?! 😮 지금 전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세 가지 변화들, 오늘 함께 들여다볼게요.


📈 1,400조 원의 이웃, 금융 도시 = 전주?

전주 덕진구 만성동, 전북혁신도시의 공기는 예전과 확실히 달라요.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죠. 2025년 11월 말 기준, 이들이 굴리는 자산만 무려 1,438조 원! 이 어마어마한 '큰손'을 따라 대한민국 금융의 심장박동이 옮겨오고 있어요.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1월 28일, KB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에 'KB금융타운' 조성을 선언했죠. 초기 250명이었던 계획 인원을 한 달 만에 530명으로 두 배나 늘릴 만큼 열의가 대단해요. 신한금융그룹도 지난 2월에 '신한금융허브' 출범식을 열고 자산운용 기능을 전주에 집중하기로 했고, 우리금융그룹까지 합류하며 전주는 그야말로 금융지주들의 뜨거운 격전지가 됐어요.

왜 다들 전주로 달려가는 걸까요? 이유는 심플해요. 돈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기 때문이죠. 국내 기업뿐만이 아니에요. 골드만삭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유럽의 금융 거인 알리안츠까지… 뉴스에서나 보던 글로벌 금융 공룡들이 이미 전주에 사무실을 열었거나 둥지를 틀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전 세계 자본을 움직이는 엘리트들이 전주 혁신도시 카페에서 투자 회의를 하는 풍경,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니죠.

전북특별자치도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 1월 금융위원회에 제3금융중심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어요. 서울은 종합금융, 부산은 해양특화금융이라면, 전주는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에요. 상반기 평가 결과에 따라 전주의 지도는 완전히 다시 그려질 텐데, 올해가 바로 그 운명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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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전시회 포스터 ⓒ국민연금공단, 전북특별자치도


🎨 폐공장에 내려앉은 샤갈의 푸른빛, 문화 도시 = 전주!

금융 이야기만 하면 전주답지 않죠? 지금 전주 팔복동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거든요. 바로, 팔복예술공장입니다. 이름부터 묘한 이 공간은 원래 1979년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썬전자' 공장이었어요. 한때 500여 명의 노동자가 테이프를 찍어내며 호황을 누렸지만, CD의 등장과 함께 1991년 문을 닫았죠. 그 후 25년간 먼지만 쌓여가던 폐공장이 지난 2016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거친 시멘트벽은 그대로 두고 위험한 구조만 보강한 뒤, 그 위에 예술을 입힌 거예요. 그리고 지금, 이 무채색 공장 벽 위로 마르크 샤갈의 강렬한 색채가 쏟아지고 있어요.

전주문화재단 설립 20주년과 한-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마르크 샤갈' 특별전은 규모부터 남달라요. 오리지널 판화, 유화, 드로잉 등 무려 350여 점이 전시되는데, 국내에서 열린 샤갈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하죠. 특히 오스트리아의 거물 컬렉터가 소장한 '스트라바그 컬렉션'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면서, 주말마다 7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있어요. '색채의 마술사' 샤갈은 보통 3~5개 정도 쓰는 색 판을 20~30개씩 겹쳐 찍어 유화 같은 풍부한 색감을 냈대요.

전쟁과 망명 속에서도 사랑을 노래했던 이 '영원한 이방인'의 작품이, 노동자들의 땀방울이 스며든 낡은 공장에 내려앉았다는 것. 이 대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전주는 낡은 과거를 허무는 대신, 그 위에 예술의 씨앗을 뿌리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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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포스터와 팔복예술공장 전경 ⓒ전북특별자치도


🗺️ 완주 대신 김제? 전주의 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주를 둘러싼 세 번째 변화는 도시의 미래 생존을 건 승부수에 가까워요. 그만큼 더 뜨겁고 묵직하죠. 지난 10여 년간 전북의 최대 화두는 단연 '전주-완주 통합'이었어요. 사실상 생활권이 같은 두 지역을 합쳐 광역시급으로 덩치를 키워보자는 구상이었거든요. 하지만 지역 간의 온도 차로 번번이 무산되던 중, 지난 3월 9일 전혀 예상치 못한 깜짝 반전 카드가 튀어나왔습니다.

바로 김제시의회가 "전주와 김제를 통합하자!"며 먼저 손을 내민 거예요. 서백현 김제시의회 의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정 구역의 벽'을 허무는 결단이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어요. 전주시의회도 즉각 "전북 대도약을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며 화답했고요.

이 제안이 흥미로운 이유는, 늘 전주가 주도하던 통합 논의를 이번에는 김제가 먼저 제안했다는 점이에요. 한때 26만 명에 달했던 김제 인구가 8만 명 선까지 무너지자, 도시의 생존을 위해 지도를 다시 그리기로 한 전략적 선택인 거죠.

만약 전주와 김제가 하나가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500년 내륙도시 전주가 드디어 '바다'를 품게 된다는 사실이에요. 김제는 새만금과 맞닿아 있거든요.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많아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깜짝이벤트' 아니냐는 시선도 있고, 사전에 충분한 숙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우려도 나오니까요. 하지만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전주와 김제가 선택한 이 파격적 선택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전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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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평야와 전주한옥마을 ⓒ김제시청, 전주시청


📬 Editor’s Note: 도시가 옷을 갈아입는 순간

가끔, 도시에도 사춘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의 이미지를 벗어나 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은, 기분 좋은 두근거림 같은 거 말이에요.

지금 전주가 딱 그런 것 같아요. 비빔밥이라는 소중한 유산을 품은 채, "나 이제 금융도 잘하고 예술도 깊고, 심지어 바다로 나가는 꿈도 꿔!"라고 당당하게 새 옷을 뽐내고 있거든요. 물론 이 모든 변화가 완성되기까지는 세심한 정성이 필요할 거예요.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 서로의 마음을 맞추는 시간이 밑거름되어야겠죠.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움직이는 도시는 그 자체로 이미 엄청난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다고 믿어요. 어쩌면 '전주는 이럴 거야'라고 우리가 입혀두었던 익숙한 옷보다, 지금 전주가 스스로 고른 이 새로운 옷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번 주말엔 전주행 기차표를 검색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익숙한 한옥마을도 좋지만, 팔복예술공장에서 푸른 하늘을 감상하거나 혁신도시의 활기찬 거리에서 커피 한 잔 마셔보는 것. 꽤 근사하고 신선한 전주 탐방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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