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로컬복덕방 7월 결산] 전국에 서울대 10개, 정말 도움이 될까?

2025-07-31

사람│로컬복덕방

7월 결산 : 지역대학


복덕방의 진짜 뜻 알고 있나요? 복 복(福), 큰 덕(德), 방 방(房)- 말 그대로 복과 덕을 나누는 방이에요. 큰 복과 덕을 얻을 수 있는 집을 구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옛날에는 거처를 구하는 일이 연륜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복덕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삶의 지혜나 가르침, 마음의 안정 등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마치 사랑방처럼요.



지방이전, 정말 도움이 될까?


전국에 서울대 10개! 서울대급 국립대를 각 지역에 만들어, 지역 인재가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름부터 강력한 이 정책, 정말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탐방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73명의 탐방러와 함께 생각을 나눴어요. 고개를 끄덕인 사람도, 갸웃한 사람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가 같은 질문에 도달했답니다.

“학교가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탐방러의 생각을 함께 나눠요.



🥇 좋아! 지역에 꼭 필요해 (54.8%)

“서울대 10개 만든다”는 말에, 탐방러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단순히 좋은 학교가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만은 아니었죠. “이제야 지역에도 진짜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라는 반가움부터 “교육도 결국은 균형의 문제잖아요”라는 날카로운 인식까지. 찬성한 탐방러들은 ‘서울대’라는 이름 자체보다 그 이름이 만들어낼 흐름에 더 주목했어요.

“서울에만 집중된 교육 자원을 나눠야 해요. 지역 균형이 너무 필요해요.”

“교육 열기 대단한 나라잖아요. 인프라도 따라올 거고, 지역도 살아날 거예요.”

“서울대처럼 만들려면, 똑같은 지원부터 시작해야죠. ‘이름만’ 서울대는 안 돼요.”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대학 하나가 지역의 ‘리듬’을 바꾼다는 체감형 이야기들이었어요. 대학이 들어선 이후 폐교 위기였던 초등학교가 살아나고, 골목마다 카페가 생기고, 마을에 사는 청년이 늘었대요. “학교가 아니라 마을을 바꾸는 거예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죠. 이들은 교육을 넘어서 ‘정주’와 ‘관계’의 회복을 상상하고 있었어요.

그 상상은 꽤 구체적이었어요. 지역에 서울대만큼의 교육 여건이 주어진다면, 굳이 수도권으로 이사 가지 않아도 되고, 사교육에 목매지 않아도 되고, 아이 키우는 삶의 경로도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학교는 출발점이고, 그 뒤를 따라오는 삶의 방식 전체가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 그게 이들의 진짜 이유였어요.


🥈 글쎄, 효과 없을 것 같아 (41.1%)

“이름만 바꾼다고 서울대가 되나요?” 고개를 갸우뚱한 탐방러도 적지 않았어요. 말은 그럴듯하지만, 정말 지역이 달라질까?하는 회의적인 시선이었죠. 특히 이들은 이미 지방국립대는 많다는 점을 짚어주었어요. “지방에도 대학은 많아요. 그런데 왜 여전히 다들 서울로 가는 걸까요?” 현실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질문이었어요.

“이름만? 뭘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서울대가 서울대인 이유는 교육 인프라와 네트워크… 그냥 건물 지어서 되는 게 아니죠.” 

“학생은 줄고, 수도권 집중은 더 심한데… 현실적이지 않아요.” 

이들의 핵심 문제의식은 ‘대학’보다 더 큰 구조에 있었어요. 교육, 주거, 일자리, 문화까지 함께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학교를 지어도 청년은 결국 떠난다는 거예요. “이름만 서울대지, 텅 빈 캠퍼스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뼈 있게 들렸어요.

정책 피로감도 느껴졌어요. “이전에도 지방대 살린다고 여러 정책이 나왔지만, 달라진 게 있었나요?”, “진짜 바꿀 생각이 있다면, 왜 안 되는지를 먼저 제대로 들여다보는 게 순서 아닌가요?” 이런 의견은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어요. 껍데기보다 콘텐츠, 개별 캠퍼스보다 지역 생태계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더 정교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였죠.


🥉 아직 잘 모르겠어 (4.1%)

조심스럽게 손을 든 탐방러들도 있었어요. “취지는 좋은데… 진짜 바뀔 수 있을까요?” 제안이 나쁘진 않지만, 쉽게 확신하긴 어려운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지방대 위기라는 말은 오래됐고, 그동안 수없이 많은 정책이 쏟아졌지만, 막상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없었다는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였죠.

“기관 몇 개 옮긴다고 지역이 확 살아날까요? 더 큰 틀에서 봐야죠.” 

“일은 지방에서 할 수 있겠지만, 삶 전체를 옮기긴 아직 어려워요.”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이유,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우선 아닐까요?”

이들은 “대학이 바뀌면 지역도 바뀐다”는 단순한 도식에 고개를 갸웃했어요. 학교 하나로는 부족하고, 정주 여건과 일상 전체가 함께 바뀌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는 거예요. 집값, 병원, 아이 키울 환경, 일자리, 문화생활까지… 이 모든 걸 종합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학교가 있어도 사람은 다시 서울로 간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거예요.

“결국은 학교보다 삶이 먼저예요.” 이 말은 애매한 태도처럼 보일지 몰라도, 오히려 더 정직한 고민이자 현실을 향한 인사이트였어요. 쉽게 찬성하거나 반대하진 않지만, 우리가 함께 무엇을 바꿔야 할지 정확히 짚어준 분들이었어요.



이슈 속 인사이트 : 탐방이 좀 더 알아봤어요.


찬반 토론은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모아졌어요. “좋은 학교 하나만으로, 정말 지역이 살아날 수 있을까?” 건물과 이름만으로는 부족하고, 사람이 머물고 싶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어쩌면 ‘서울대 10개’라는 구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지역을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일 거예요.

이 고민, 우리만 하는 건 아니에요. 세계 곳곳에서도 대학이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도시의 운명을 바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답니다. 이름만 번지르르한 대학이 아니라, 도시의 심장이 된 곳. 탐방이 살펴봤어요.


✅ 미국, 피츠버그 | 잿더미에서 '뇌의 도시'로

몰락한 철강 도시 피츠버그, 들어보셨나요? 한때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상징이었던 이곳은 지금,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브레인 벨트(Brain Belt)’의 중심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어요. 그 중심에는 카네기 멜런 대학과 피츠버그 대학이 있어요.

두 대학은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았어요. 철강 산업이 무너진 자리에 미래 산업 연구소를 세우고, 전 세계에서 인재를 끌어모아 도시의 새 판을 짰어요. 구글, 우버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연구개발 센터를 세웠고, 대학 연구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 도시의 새로운 활력이 되었어요.

핵심은 앵커 인스티튜션*(Anchor Institution, 지역사회 핵심 기관). 대학이 도시와 함께 성장 전략을 설계했다는 거예요. 지역 병원과 손잡고 의료 클러스터를 만들고,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해 일하고 살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만든 거죠. 피츠버그의 사례는 대학이 이름값만으로 성공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엔진’이 될 때 도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줘요.

*앵커 인스티튜션은 한 지역에 깊이 뿌리내리고, 쉽게 이전되지 않는 대규모 기관을 뜻해요. 대표적으로는 대학, 병원, 지방정부, 대형 비영리조직, 지방 공기업 등이 있어요. 이들은 고용, 구매, 부동산, 네트워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사회와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쳐요.

미국 피츠버그 대학 ⓒuniversity of Pittsburgh


✅ 핀란드, 오올루 | 추운 변방에서 '북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누가 그런 동네까지 가겠어?” 이런 걱정, 우리만 하는 게 아니에요.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무려 600km 북쪽, 북극에서 불과 불과 200km 떨어진 작은 도시 오울루(Oulu). 혹독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지금 세계적인 무선통신(RF) 기술 허브이자 ‘북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어요. 기적의 시작은 역시 오울루 대학이었죠.

1958년 설립된 오울루 대학은 처음부터 지역 산업과의 협력을 목표로 삼았어요. 특히 1980년대부터 전자공학 분야에 집중 투자했고, 당시 급성장하던 기업, 노키아와 손을 잡았죠. 대학은 연구 인력을 공급하고, 기업은 기술을 상용화하며 일자리를 만들고, 시 정부는 이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어요. 완벽한 ‘산‧학‧연(産學硏)’ 협력 모델이 탄생한 거예요.

오울루 현상(Oulu Phenomenon)’이라 불리는 이 성공은 불리한 지리적 여건도 명확한 비전과 끈끈한 협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지역의 강점을 파고들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워낸 오울루 대학의 전략은, 모든 지역이 서울을 따라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말해줘요. 각자의 특화된 성장 모델, 그게 지역을 살리는 또 하나의 방법일지도 몰라요.


핀란드 오울루 대학 ⓒUniversity of Oulu


✅ 프랑스, 파리 | 대학 이름, 이제부터 숫자로 불러

지방대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나라. 바로 프랑스 ‘파리 1~13대학’이에요. ‘지방대 육성 정책’으로 오해하곤 하지만, 사실은 대학 간 서열을 없애고, 모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주자! 는 실험에서 출발했어요. 1968년 5월, 학생과 시민이 함께 외치던 “평등한 교육”의 바람이 정부를 움직였고, 거대한 파리 대학은 13개로 나뉘며 숫자 대학이 탄생했어요. 멋진 이름은 잠시 넣어두고, 입학 문턱은 낮추고, 대학은 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바꾸었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아쉬움도 생겼어요. 숫자를 붙였다고 해서 서열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고, 중도 탈락률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있었어요. 그래서 프랑스는 최근 다시 방향을 틀었어요. 파리4대학과 6대학이 ‘소르본 대학’으로, 파리5대학과 7대학은 ‘파리 시테 대학’으로 합쳐졌죠. 브랜드는 살리고, 경쟁력도 높이자는 전략이에요. 현실과의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랄까요?


파리 1대학인 판테온-소르본 대학 ⓒParis 1 Panthéon-Sorbonne University


해외 사례를 쭉 살펴보면 한 가지는 확실해요. 학교 하나 덩그러니 세운다고 도시가 달라지진 않아요. 하지만, 그 학교를 ‘앵커’ 삼아 도시와 산업, 사람 사는 방식까지 차근차근 바꿔나가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죠! 그러니 ‘서울대 10개’도 간판만 보고 성급히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건, 지역마다의 색깔과 강점, 그리고 그걸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대한 제대로 된 설계도. 지금은 조금 어색해 보여도, 진짜 멋진 그림이 완성될지도 모르잖아요. 조금 더 지켜보며 함께 기대해봐도 좋겠죠? 😉

Document
지금 바로 구독하고, 매주 다채로운 로컬 탐방을 떠나보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1) 탐방(법인명 : 주식회사 올어바웃)은 뉴스레터 발송을 위해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2) 수집 및 이용 목적 : 탐방 뉴스레터 발송 3) 수집 및 이용 항목 : 이메일 주소, 이름(닉네임) 4) 보유·이용 기간 : 서비스 종료 시 또는 뉴스레터 구독 해지 시 즉시 파기 동의를 거부하는 경우에 대한 안내 1)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2) 거부할 경우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개인정보 처리 위탁 및 수탁 1) 회사는 서비스 제공 및 향상을 위해서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를 위탁하고 있습니다. 2) 관계 법령에 따라 위탁 계약 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3) 수탁업체 : 스티비 4) 수탁업무 내용 : 뉴스레터 또는 광고가 포함된 뉴스레터 발송, 서비스 이용 통계 및 분석 5)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 : 구독해지 시 또는 위탁계약 종료 시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1) 탐방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궁금증 해결, 불만 처리를 위해 다음같이 책임자를 지정하여 운영합니다. 2) 책임자 : 윤승용 3) 이메일 : yong@all-about.kr

광고성 정보 수신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1] 1) 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할 경우 탐방은 이메일 뉴스레터에 광고성 정보를 함께 발송할 수 있습니다. 2) 탐방은 타 기업, 단체, 브랜드와 광고 콘텐츠를 만들어 소개합니다. 3) 탐방은 유해한 광고는 배제하고 읽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광고 콘텐츠를 만들고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4) 광고 콘텐츠가 이메일 뉴스레터에 포함되는 경우 반드시 제목에 (광고)를 기재하여 발송합니다. 5) 뉴스레터에서 광고성 정보만을 분리하여 전송하는 것이 어려워 광고성 정보 수진을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됩니다. 6) 탐방의 광고성 정보 수신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뉴스레터 하단의 '수신 거부'를 눌러 서비스 이용을 해지 할 수 있습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2] 1) 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할 경우 탐방은 뉴스레터의 광고(홍보, 마케팅, 이벤트)를 위하여 수집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이벤트 응모(자동응모 포함) 및 당첨자 안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이메일 정보를 활용합니다.


탐방 소개 │ 광고 / 협업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주식회사 올어바웃 │ 대표자 : 박한솔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중구 청계천로 40, 7층 708A호│ 사업자등록번호 : 443-88-01470 │ 통신판매업신고 : 2023-서울중구-0373 │ 사업자정보확인│ 이메일 : hello@tambang.kr │ 전화번호 : 02-2135-8868


© Copyright 2021. allabout, Co., Ltd. All rights reserved

주식회사 올어바웃 │ 대표자 : 박한솔 │ 사업장소재지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1길 47, 2층 209호│
사업자등록번호 : 443-88-01470 │ 통신판매업신고 : 2025-서울용산-0919 │ 사업자정보확인│
이메일 : hello@tambang.kr │ 전화번호 : 02-2135-8868


© Copyright 2021. allabout,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