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골목, 가사로 써도 될까요?

2025-07-15

전국│호미, 아리 (무궁무진스튜디오)

인터뷰 ep.72



여행지에서 우연히 들은 음악이 그 동네를 더 좋아하게 만든 경험, 있지 않나요? 익숙하지 않은 골목도 처음 보는 풍경도 노래 한 줄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곤 해요.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 잊고 있던 풍경이 떠오르더라고요. 강화의 연미정. 푸른 언덕 위 정자에 걸터앉아, 차분하고 우직한 성곽 너머의 바다를 한참 멍하니 바라보던 기억이었죠. 같은 장소에서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데, 바로 그곳이더라고요. 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 이런 매력적인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누굴까요. 사람과 지역, 그리고 음악을 엮는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아리, 호미 님을 만나고 왔어요.


음악이 흐르는 강화 연미정 ⓒ무궁무진스튜디오



흐르는 이야기, 음악이 되다


무궁무진스튜디오는 이야기로 음악을 만들어요.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요. 요즘은 혼자서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와 마주 앉아 감정을 주고받는 순간이야말로, 음악의 진짜 출발점이라고 믿어요. 지역 주민이든 뮤지션이든,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음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죠. 다시 말해, 한 동네의 골목, 작은 가게 하나, 그 안에 사는 사람의 마음. 그것이 가사로, 리듬으로 남을 때, 그 음악은 단지 듣는 것을 넘어 ‘마음에 남는 장소’가 돼요.


로컬을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긴 끝에 완성된 여행 음악 ⓒ무궁무진스튜디오


<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는 로컬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만든 여행 음악이에요.(웃음) 사실 처음부터 앨범을 낼 계획은 없었어요. 그저 뮤지션들과 함께 강화로 여행을 떠나, 그 안에서 영감을 받아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죠. 그렇게 도착한 강화에서,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청년단체 강화유니버스와 함께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청년분들을 만났어요. 며칠 동안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각자의 일상에 깊은 애정이 담겨 있다는 걸 느꼈죠.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음악이 될 만한 이야기였어요.

“강화만 아니면 좋겠다”며 떠났던 식당 사장님은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의 일상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말했죠. 그분의 가게에 가면, 음식 너머로 삶의 조각들이 음악으로 전해지는 순간이 느껴져요. 함께 강화에 다녀온 한 뮤지션은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좋아서, 나중에 어머니와 다시 그곳을 찾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장면을 마주할 때마다 “아, 우리가 이 일을 잘 이어가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로컬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흐르고 있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를 꺼내고 나눌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죠. 무궁무진스튜디오는 그런 숨겨진 이야기들을 함께 꺼내고 담아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냥 노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지역에 사는 분들의 삶과 마음을 음악으로 전하는 일이죠.


평화를 찾아 다시 떠난 강화 ⓒ무궁무진스튜디오


그렇게 강화는 새로운 음악의 주제가 되었어요. 이번엔 ‘평화를 노래해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강화로 향했죠. 강화는 평화와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에요. 고려-몽골 전쟁부터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 조약까지 수많은 전쟁과 외교의 무대였고, 지금은 DMZ와 가까운 접경지역이죠. 다섯 팀의 싱어송라이터가 강화에 머물며 각자의 방식으로 평화를 느끼고 음악으로 풀어냈고, <평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라는 앨범이 완성됐어요.

‘평화’라는 말은 때로 멀고 추상적으로 느껴지지만, 우리가 강화에서 만난 평화는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 속에 있었어요. 오랜 친구와 나눈 조용한 시간, 자연이 들려준 고요한 소리, 안부를 묻는 평범한 인사처럼요. 그 감정들은 노랫말이 되어 사람과 지역의 이야기를 담아냈고, 듣는 이의 마음속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죠. 앞으로도 저희는 지역을 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아직 노래로 불리지 못한 순간들을 차곡차곡 담아가려 해요.

🎤 <강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와 <평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는 무궁무진스튜디오와 강화유니버스가 함께 만든 프로젝트예요. 각 프로젝트의 음악은 사용 중인 음원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어요. 



반짝이는 목소리에서 길을 찾다


무궁무진스튜디오가 처음 귀를 기울인 대상은 아이들이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에서 6학년, 그 시기의 아이들은 지금 아니면 담을 수 없는 목소리와 감정을 가지고 있잖아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도 정말 생생하고 매력적이죠. “아이들의 목소리가 인디 뮤지션을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궁금증에서 시작했어요.

아이들과 뮤지션이 만나 직접 작사하고 작곡하며, 가상의 뮤지션으로 데뷔하는 <사춘기뮤직스튜디오> 프로젝트죠. 자기 동네의 프로그램이 마감돼 다른 동네의 <사춘기뮤직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도 있을 만큼 인기가 좋았어요. 아무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인것 같아요. 부모님들은 프로그램이 끝난 뒤 “우리 아이가 이렇게 밝은 표정을 짓는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시고요.(웃음)

이후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고등학생, 우리동네 골목의 작은 가게 사장님, 신혼부부, 기업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음악의 주인공이 되었죠. 특히 코로나 시기에는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소상공인들은 가게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잖아요. 그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해온 일이 작은 보탬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뮤지션들에겐 새로운 일자리를, 소상공인들에겐 홍보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아리와 호미 님 ©탐방



누군가의 이야기가 음악이 되는 날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창작이 연결되는 협업 플랫폼. 이야기만 있다면 누구든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바로,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새로운 확장, 무무스트(서비스명)예요. 이곳에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등록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에 영감을 받은 뮤지션은 매칭을 신청하고 함께 소통하며 단 하나뿐인 음악을 만들어가요. 그 모든 과정은 하나하나 기록되고, 다시 콘텐츠가 되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후원자, 때로는 투자자가 되기도 하고요. 이야기를 꺼낸 사람, 음악을 만든 사람, 그 가능성을 응원한 사람까지. 모두가 창작의 주체가 되는 거예요.

음악 포트폴리오를 올린 뮤지션이라면 누구든 무무스트에 참여할 수 있어요. 의뢰를 받아 창작을 이어가거나, 올라온 이야기에 직접 다가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도 있죠. 누군가에겐 인생에 한 번뿐일 특별한 데뷔 경험이 되고, 뮤지션에겐 지속 가능한 창작의 발판이 되는 셈이죠.


누구나 이야기로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무궁무진스튜디오 ⓒ무무스트 / ⓒ탐방


‘무한도전 가요제’나 ‘놀면 뭐하니?’ 같은 TV프로그램에서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즐거움에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바로 그 과정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은 인디 뮤지션과 함께하는 공동 창작의 순간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있어요. 작은 규모의 뮤지션도, 일상의 이야기를 가진 누군가도 서로 만나고, 함께 만드는 여정 속에서 팬이 생기고 창작이 이어지는 구조를 상상하고 있어요. 누구나 이야기로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세상. 무궁무진스튜디오는 그 가능성을 오늘도 증명해가고 있어요.



무궁무진스튜디오의 아리와 호미 님은 “음악과 로컬의 만남에서 뻔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만나는 게,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더 많은 지역과 협업을 구상 중이고, 누구나 쉽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무무스트 업데이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지역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전한다는 것. 말만 들어도 근사하죠. 그런데 이들의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다정하고, 유쾌하고, 진심이 가득하답니다. 그 마음이 음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달까요. 곡 하나하나가 어떤 동네의 골목, 사람, 기억에서 출발했으니까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요.


혹시 요즘, 들을 노래를 찾고 계셨다면! 오늘은 무무스트 감성으로 하루를 열어보는 건 어때요?

🙋‍♂️ 호미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평화로 떠난 싱어송라이터 (2022) 🌿 

🙋‍♀️ 아리의 추천곡 오아시스 - 공세영 🌴

이 노래들이, 탐방러가 머무는 ‘로컬’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지도 몰라요 (๑˃̵ᴗ˂̵)و


💡 무궁무진스튜디오의 활동과 소식이 궁금하다면? 무무스트에서 확인해 보세요. (클릭하면 홈페이지로 이동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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