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103 소도시

소도시. 요즘 정말 자주 보는 단어예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여행지를 소개할 때 주로 쓰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일상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요. ‘살기 좋은 도시’, ‘로컬의 매력을 품은 공간’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고요.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의 느긋한 일상을 꿈꾸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일까요?
그 중심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어요. 커다란 쇼핑몰보다 골목 시장, 빠르게 달리는 도로보다 천천히 걷는 거리, 복잡한 인간관계보다 단순하지만 깊은 커뮤니티.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며, 관계의 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큰 흐름 속에서 ‘소도시’는 하나의 대안이자 지향점이 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말하는 ‘소도시’는 정확히 어떤 곳인가요? |ω・)

교보문고에서 ‘소도시’로 검색되는 책들 ⓒ교보문고
☀️ 한국 소도시의 기준과 현황 (•◡•)
작은 도시라는 건 알겠는데,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면적? 인구? 혹은 문화적 크기? ‘소도시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긴 쉽지 않은 이유죠. 가장 널리 쓰이는 소도시의 기준은 바로 ‘인구’예요. 도시 면적이 아무리 넓어도 사람이 적게 산다면 소도시로 분류되기 마련이죠.
놀랍게도, ‘소도시’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어요.「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市)는 인구 5만 명 이상일 때 지정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소’도시인지 ‘중’도시인지, 그 크기는 따로 구분하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양한 연구와 정책마다 소도시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탐방은 고민 끝에 이렇게 정리해봤어요.
인구 5만 초과 20만 명 이하의 시급(市級) 도시
이 기준은「지방자치법」에서 말하는 시 지정 최소 기준(5만 명)을 따르면서도, 일부 ‘소도시’를 주제로 한 연구에서 제시한 상한선(20만 명)을 반영한 거예요. 일반적으로 인구 30만 명 이상이면 ‘대도시’*로, 그보다 작은 도시들은 ‘중소도시’로 불려요. 그 안에서 ‘소도시’를 따로 떼어보면 ‘5만~20만 명 구간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대도시는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를 말해요. 다만 면적이 1천㎢ 이상이고 인구가 30만 명 이상인 지방자치단체는 대도시와 동일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어요.
그런 시선으로 보면, 전국에는 총 31개의 소도시가 있어요.(2024년 12월 기준) 가장 인구가 많은 소도시는 경기도 안성시(193,949명), 가장 적은 소도시는 강원도 삼척시(61,735명)였고요.
소도시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지만, 지역별 특성은 조금씩 달라요. 경상권에 가장 많은 소도시가 몰려 있고, 경기권·충청권·전라권·강원권·제주권 순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도시의 위치와 맥락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수도권 인접 도시는 대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위성도시 성격이 강하고, 비수도권 도시는 그 자체로 농어촌 지역을 품는 거점 역할을 하죠.
즉, ‘소도시’에는 다양한 역할과 풍경이 함께 담겨 있어요. 특히 경기도에는 많은 소도시가 있지만 면적이 작고 수도권 접근성이 높은 반면, 경북·전북 등의 소도시들은 광역시와 멀리 떨어진 주요 거점 도시가 많아요. 이 소도시들은 단순히 작고 조용한 곳이 아니라, 지역의 중심지이자 로컬 네트워크의 허브로, 변화와 가능성이 움트는 공간이죠.
🗺️ 전국 소도시 인구수
(📍경기도)ㅣ안성시(193,949), 구리시(186,882), 의왕시(154,488), 포천시(141,463), 여주시(114,610), 동두천시(86,838), 과천시(85,512)
(📍제주특별자치도)ㅣ서귀포시(182,020)
(📍충청남도)ㅣ서산시(174,445), 당진시(171,931), 논산시(108,529), 공주시(101,285), 보령시(93,780)
(📍전라남도)ㅣ광양시(154,692), 나주시(116,654)
(📍경상북도)ㅣ안동시(153,159), 김천시(135,446), 영주시(98,870), 영천시(98,143), 상주시(91,850), 문경시(67,257)
(📍충청북도)ㅣ제천시(128,569)
(📍전북특별자치도)ㅣ정읍시(102,127), 김제시(80,635), 남원시(75,647)
(📍경상남도)ㅣ통영시(118,481), 사천시(108,504), 밀양시(100,691)
(📍강원특별자치도)ㅣ동해시(87,675), 속초시(80,933), 삼척시(61,735)
🌱 인구 5만 명이 안 되면, 도시가 아닌가요?
흔히 도시의 기준으로 ‘인구 5만 명 이상’을 떠올리지만, 사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한 번 시로 승격된 도시는 인구가 줄었다고 자동으로 군(郡)으로 바뀌진 않거든요. 인구 5만 명이 안 되지만 ‘시’의 지위를 유지하는 도시가 있는 이유죠. 태백시와 계룡시처럼요.
태백시는 한때 석탄산업의 중심지였고, 1988 서울올림픽 성화가 처음 타올랐던 큰 도시였어요. 비록 지금은 인구 4만 명이 채 안 되지만, 해발 700m의 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겨울 스포츠 훈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여기에 기존의 행정체계와 추진 중인 도시재생 사업도 시 지위를 유지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고요.
계룡시는 더 독특해요. 육군본부를 비롯한 주요 군사기관이 밀집한 군사도시로, 실거주 인구는 적지만 군인과 가족 등 특수 인구가 많아 정책적으로 예외가 인정되었어요. 2003년 시로 승격될 당시에도 인구는 4만 명대였지만, 국가 전략 기능이 반영되어 ‘도시’로 분류되었죠. 애초에 5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살지 않았던 도시인 거죠.
이처럼 인구 수치만으로 지역을 구분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그 지역이 가진 기능, 역사,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함께 들여다봐야 하죠. 탐방러님만의 소도시 구별법은 무엇인가요? (づ。◕‿‿◕。)づ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 태백 ⓒ태백시
🌏 작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UN도 인정한 소도시예요
소도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 귀촌 열풍이나 로컬 감성 때문만은 아니에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속에서, 소도시는 지속가능발전의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SDGs 11번 목표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는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요. 대도시가 겪는 주거 불평등, 환경오염, 자원 고갈 같은 문제를 생각해보면, 작지만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소도시가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거죠.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예요.
첫째, 환경과 자원 분배 측면에서의 강점. SDGs 11.6은 도시가 환경에 끼치는 부담을 줄이자고 말해요. 소도시는 녹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에너지 자립 실험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어요. 스웨덴의 소도시, 벡쇼시는 시민 참여형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 제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
둘째, 주거 안정성과 포용성. SDGs 11.1은 누구나 적정한 주거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요. 소도시는 집값이 낮고 빈집도 많아, 청년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정착하기 좋아요. 일본의 소도시, 나가하마시는 주민 주도로 빈집🏡을 리모델링해 활용률을 78%까지 끌어올렸어요.
셋째, 문화 보존과 지역 정체성. SDGs 11.4는 지역 유산을 지키자고 말하는데, 소도시는 전통시장이나 역사 유적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존돼 있어요. 프랑스의 소도시, 콜마르처럼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관광객을 유치한 성공 사례도 있고요.
이쯤 되면 소도시는 단순히 작고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할 무대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도시의 크기가 아니라 도시가 품은 가능성에 주목할 때예요 ✨
지식│마음은 콩밭
ep.103 소도시
소도시. 요즘 정말 자주 보는 단어예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여행지를 소개할 때 주로 쓰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일상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요. ‘살기 좋은 도시’, ‘로컬의 매력을 품은 공간’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 붙고요.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의 느긋한 일상을 꿈꾸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일까요?
그 중심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어요. 커다란 쇼핑몰보다 골목 시장, 빠르게 달리는 도로보다 천천히 걷는 거리, 복잡한 인간관계보다 단순하지만 깊은 커뮤니티.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며, 관계의 밀도를 높이고자 하는 큰 흐름 속에서 ‘소도시’는 하나의 대안이자 지향점이 되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말하는 ‘소도시’는 정확히 어떤 곳인가요? |ω・)
교보문고에서 ‘소도시’로 검색되는 책들 ⓒ교보문고
☀️ 한국 소도시의 기준과 현황 (•◡•)
작은 도시라는 건 알겠는데,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면적? 인구? 혹은 문화적 크기? ‘소도시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긴 쉽지 않은 이유죠. 가장 널리 쓰이는 소도시의 기준은 바로 ‘인구’예요. 도시 면적이 아무리 넓어도 사람이 적게 산다면 소도시로 분류되기 마련이죠.
놀랍게도, ‘소도시’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없어요.「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시(市)는 인구 5만 명 이상일 때 지정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소’도시인지 ‘중’도시인지, 그 크기는 따로 구분하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양한 연구와 정책마다 소도시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탐방은 고민 끝에 이렇게 정리해봤어요.
인구 5만 초과 20만 명 이하의 시급(市級) 도시
이 기준은「지방자치법」에서 말하는 시 지정 최소 기준(5만 명)을 따르면서도, 일부 ‘소도시’를 주제로 한 연구에서 제시한 상한선(20만 명)을 반영한 거예요. 일반적으로 인구 30만 명 이상이면 ‘대도시’*로, 그보다 작은 도시들은 ‘중소도시’로 불려요. 그 안에서 ‘소도시’를 따로 떼어보면 ‘5만~20만 명 구간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죠.
*일반적으로 대도시는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를 말해요. 다만 면적이 1천㎢ 이상이고 인구가 30만 명 이상인 지방자치단체는 대도시와 동일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어요.
그런 시선으로 보면, 전국에는 총 31개의 소도시가 있어요.(2024년 12월 기준) 가장 인구가 많은 소도시는 경기도 안성시(193,949명), 가장 적은 소도시는 강원도 삼척시(61,735명)였고요.
소도시는 전국 곳곳에 퍼져 있지만, 지역별 특성은 조금씩 달라요. 경상권에 가장 많은 소도시가 몰려 있고, 경기권·충청권·전라권·강원권·제주권 순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도시의 위치와 맥락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수도권 인접 도시는 대도시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위성도시 성격이 강하고, 비수도권 도시는 그 자체로 농어촌 지역을 품는 거점 역할을 하죠.
즉, ‘소도시’에는 다양한 역할과 풍경이 함께 담겨 있어요. 특히 경기도에는 많은 소도시가 있지만 면적이 작고 수도권 접근성이 높은 반면, 경북·전북 등의 소도시들은 광역시와 멀리 떨어진 주요 거점 도시가 많아요. 이 소도시들은 단순히 작고 조용한 곳이 아니라, 지역의 중심지이자 로컬 네트워크의 허브로, 변화와 가능성이 움트는 공간이죠.
🗺️ 전국 소도시 인구수
(📍경기도)ㅣ안성시(193,949), 구리시(186,882), 의왕시(154,488), 포천시(141,463), 여주시(114,610), 동두천시(86,838), 과천시(85,512)
(📍제주특별자치도)ㅣ서귀포시(182,020)
(📍충청남도)ㅣ서산시(174,445), 당진시(171,931), 논산시(108,529), 공주시(101,285), 보령시(93,780)
(📍전라남도)ㅣ광양시(154,692), 나주시(116,654)
(📍경상북도)ㅣ안동시(153,159), 김천시(135,446), 영주시(98,870), 영천시(98,143), 상주시(91,850), 문경시(67,257)
(📍충청북도)ㅣ제천시(128,569)
(📍전북특별자치도)ㅣ정읍시(102,127), 김제시(80,635), 남원시(75,647)
(📍경상남도)ㅣ통영시(118,481), 사천시(108,504), 밀양시(100,691)
(📍강원특별자치도)ㅣ동해시(87,675), 속초시(80,933), 삼척시(61,735)
🌱 인구 5만 명이 안 되면, 도시가 아닌가요?
흔히 도시의 기준으로 ‘인구 5만 명 이상’을 떠올리지만, 사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한 번 시로 승격된 도시는 인구가 줄었다고 자동으로 군(郡)으로 바뀌진 않거든요. 인구 5만 명이 안 되지만 ‘시’의 지위를 유지하는 도시가 있는 이유죠. 태백시와 계룡시처럼요.
태백시는 한때 석탄산업의 중심지였고, 1988 서울올림픽 성화가 처음 타올랐던 큰 도시였어요. 비록 지금은 인구 4만 명이 채 안 되지만, 해발 700m의 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겨울 스포츠 훈련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여기에 기존의 행정체계와 추진 중인 도시재생 사업도 시 지위를 유지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고요.
계룡시는 더 독특해요. 육군본부를 비롯한 주요 군사기관이 밀집한 군사도시로, 실거주 인구는 적지만 군인과 가족 등 특수 인구가 많아 정책적으로 예외가 인정되었어요. 2003년 시로 승격될 당시에도 인구는 4만 명대였지만, 국가 전략 기능이 반영되어 ‘도시’로 분류되었죠. 애초에 5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살지 않았던 도시인 거죠.
이처럼 인구 수치만으로 지역을 구분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그 지역이 가진 기능, 역사,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함께 들여다봐야 하죠. 탐방러님만의 소도시 구별법은 무엇인가요? (づ。◕‿‿◕。)づ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 태백 ⓒ태백시
🌏 작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UN도 인정한 소도시예요
소도시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 귀촌 열풍이나 로컬 감성 때문만은 아니에요. UN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속에서, 소도시는 지속가능발전의 가장 현실적인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어요.
SDGs 11번 목표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는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요. 대도시가 겪는 주거 불평등, 환경오염, 자원 고갈 같은 문제를 생각해보면, 작지만 유연하고 회복력 있는 소도시가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거죠.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예요.
첫째, 환경과 자원 분배 측면에서의 강점. SDGs 11.6은 도시가 환경에 끼치는 부담을 줄이자고 말해요. 소도시는 녹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에너지 자립 실험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어요. 스웨덴의 소도시, 벡쇼시는 시민 참여형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까지 화석연료 제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
둘째, 주거 안정성과 포용성. SDGs 11.1은 누구나 적정한 주거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요. 소도시는 집값이 낮고 빈집도 많아, 청년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계층이 정착하기 좋아요. 일본의 소도시, 나가하마시는 주민 주도로 빈집🏡을 리모델링해 활용률을 78%까지 끌어올렸어요.
셋째, 문화 보존과 지역 정체성. SDGs 11.4는 지역 유산을 지키자고 말하는데, 소도시는 전통시장이나 역사 유적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존돼 있어요. 프랑스의 소도시, 콜마르처럼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관광객을 유치한 성공 사례도 있고요.
이쯤 되면 소도시는 단순히 작고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할 무대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도시의 크기가 아니라 도시가 품은 가능성에 주목할 때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