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97 양곡창고

시골 마을을 지나다 꼭 찍는 사진 스팟📸 ‘양곡창고’예요. 공감하는 탐방러 있나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게 왠지 멋스럽거든요. 넓은 벽면에 정직한 글씨체로 큼지막하게 그려진 ‘00창고’ 글귀의 매력은 어떻고요. 곡식을 보관하는 공간이자, 한때 마을의 경제와 삶의 중심이었던 이곳,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요?
🌾 우리 마을의 든든한 곳간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쌀은 국가 경제의 중심이었어요. 당연히, 곡물 보관은 절대적으로 중요했고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잖아요. 당시까지만 해도 정말, 곳간에 곡식이 얼마나 저장되어 있는지는 마을을 넘어, 국가적 문제였죠. 그러다 보니 양곡창고는 국가 식량 안보의 핵심 시설이었어요. 정부와 농협이 운영하며, 쌀의 품질 유지와 수급을 조절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쌀 소비가 줄고 보관해야 할 물량이 감소했죠. 이제 더 이상 많은 양곡창고가 필요 없어요. ( •́ ̯•。̀ )
전국에는 2,500개 이상의 양곡창고가 여전히 운영 중이에요. 그중 77%가 30년 이상 된 건물인데, 곡물 보관이라는 기능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대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온도 15℃ 이하, 습도 70% 이하를 유지해야 해요. 고온·고습 환경에서는 해충 피해도 증가하고, 쌀의 신선도도 빠르게 떨어지거든요. 하지만, 오래된 창고에서는 저온저장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아요.
다행히 농협이 3년간 770억 원을 투입해 양곡창고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기존 창고를 저온저장시설로 개조하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죠. 또한, 쌀뿐만 아니라 감자, 고구마, 양파 같은 농산물 보관도 가능하도록 ‘콜드체인 물류센터’*로 변신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요.

전북 고창 성송농협창고 / 경남 거창 동변새마을창고 Ⓒ네이버지도
🏚️ 위험해! 새마을창고
농촌 마을 초입에, 큼지막한 글씨로 ‘새마을창고’라고 적힌 건물을 본 적 있나요? 새마을창고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마을마다 1개 꼴로 지어졌어요. (경상남도에만 3천~4천 개가 있대요. ๏_๏) 곡물을 보관하고, 마을 공동 자원을 관리하는 공간이었지만, 역시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그 기능을 잃어버렸어요. 대부분 쓰임을 잃고 방치되고 있는데,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도 많아요.
농촌 마을에 있는 양곡창고는 크게 농협에서 소유하는 ‘농협창고’와 마을회에서 소유하는 ‘새마을창고’가 있어요. 농협창고는 농협이라는 큰 조직이 운영하다 보니 관리가 비교적 잘 되지만, 새마을 창고는 개별 마을회에서 운영하여 관리가 쉽지 않은 거죠. (지방소멸로 마을회 자체도 없어질 위기인데, 창고관리가 쉬울 리가…)
마을의 애물단지, 새마을창고가 방치된 이유는 다양해요. 첫째, 건물 유지보수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지붕이 새거나 벽이 갈라지는 등 안전 문제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이 부담하긴 큰 액수인 거죠. 둘째, 철거도 쉽지 않아요. 대부분 마을 공동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어 주민 합의가 필요하고, 철거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셋째, 활용 방안이 부족해요. 일부 창고는 농협에 임대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냥 빈 채로 남아 있어요.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창고는 점점 더 낡고, 마을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어요.

좌 상단부터 임실창고 1964 Ⓒ한겨레, 브루웍스 Ⓒ대한민국구석구석 / 돌창고프로젝트 ⓒ탐방
✨ 창고의 2회차 인생, 새 삶이다!
양곡창고의 새 삶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어요. 1️⃣ 본연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양곡창고의 현대화, 2️⃣ 철거 후 마을에 필요한 새로운 시설 건설, 3️⃣ 창고의 특성을 살린 문화·상업 공간으로의 재탄생.
특히, 창고를 새로운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전북 임실의 ‘임실창고 1964’는 베이커리 카페로 변신해 지역 명소가 되었고, 전남 순천의 ‘브루웍스’는 수제맥주 브루어리로 개조돼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죠. 경남 남해의 ‘돌창고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어요. 폐창고를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꿔,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었어요.
몇몇 지역에서는 창고를 공유 오피스, 공방,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 등으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활용하기 나름인 거죠! 많은 곡물을 저장했던 만큼, 넓고 큰 창고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고민해봐야겠어요. 여러분이 사는 마을에도 오래된 새마을창고가 있나요? 어떤 공간으로 바뀌면 좋을지 상상해보세요.
지식│마음은 콩밭
ep.97 양곡창고
시골 마을을 지나다 꼭 찍는 사진 스팟📸 ‘양곡창고’예요. 공감하는 탐방러 있나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게 왠지 멋스럽거든요. 넓은 벽면에 정직한 글씨체로 큼지막하게 그려진 ‘00창고’ 글귀의 매력은 어떻고요. 곡식을 보관하는 공간이자, 한때 마을의 경제와 삶의 중심이었던 이곳,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까요?
🌾 우리 마을의 든든한 곳간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쌀은 국가 경제의 중심이었어요. 당연히, 곡물 보관은 절대적으로 중요했고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잖아요. 당시까지만 해도 정말, 곳간에 곡식이 얼마나 저장되어 있는지는 마을을 넘어, 국가적 문제였죠. 그러다 보니 양곡창고는 국가 식량 안보의 핵심 시설이었어요. 정부와 농협이 운영하며, 쌀의 품질 유지와 수급을 조절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쌀 소비가 줄고 보관해야 할 물량이 감소했죠. 이제 더 이상 많은 양곡창고가 필요 없어요. ( •́ ̯•。̀ )
전국에는 2,500개 이상의 양곡창고가 여전히 운영 중이에요. 그중 77%가 30년 이상 된 건물인데, 곡물 보관이라는 기능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대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온도 15℃ 이하, 습도 70% 이하를 유지해야 해요. 고온·고습 환경에서는 해충 피해도 증가하고, 쌀의 신선도도 빠르게 떨어지거든요. 하지만, 오래된 창고에서는 저온저장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아요.
다행히 농협이 3년간 770억 원을 투입해 양곡창고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어요. 기존 창고를 저온저장시설로 개조하고,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죠. 또한, 쌀뿐만 아니라 감자, 고구마, 양파 같은 농산물 보관도 가능하도록 ‘콜드체인 물류센터’*로 변신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요.
*콜드체인(Cold Chain) 물류센터는 냉동, 냉장 제품에 특화된 물류센터로 온도에 민감한 제품을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온도와 습도를 맞춰 관리, 유통하는 물류 시스템을 말해요.
전북 고창 성송농협창고 / 경남 거창 동변새마을창고 Ⓒ네이버지도
🏚️ 위험해! 새마을창고
농촌 마을 초입에, 큼지막한 글씨로 ‘새마을창고’라고 적힌 건물을 본 적 있나요? 새마을창고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마을마다 1개 꼴로 지어졌어요. (경상남도에만 3천~4천 개가 있대요. ๏_๏) 곡물을 보관하고, 마을 공동 자원을 관리하는 공간이었지만, 역시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그 기능을 잃어버렸어요. 대부분 쓰임을 잃고 방치되고 있는데, 발암물질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그대로 노출된 경우도 많아요.
농촌 마을에 있는 양곡창고는 크게 농협에서 소유하는 ‘농협창고’와 마을회에서 소유하는 ‘새마을창고’가 있어요. 농협창고는 농협이라는 큰 조직이 운영하다 보니 관리가 비교적 잘 되지만, 새마을 창고는 개별 마을회에서 운영하여 관리가 쉽지 않은 거죠. (지방소멸로 마을회 자체도 없어질 위기인데, 창고관리가 쉬울 리가…)
마을의 애물단지, 새마을창고가 방치된 이유는 다양해요. 첫째, 건물 유지보수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지붕이 새거나 벽이 갈라지는 등 안전 문제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이 부담하긴 큰 액수인 거죠. 둘째, 철거도 쉽지 않아요. 대부분 마을 공동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어 주민 합의가 필요하고, 철거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셋째, 활용 방안이 부족해요. 일부 창고는 농협에 임대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냥 빈 채로 남아 있어요.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창고는 점점 더 낡고, 마을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어요.
좌 상단부터 임실창고 1964 Ⓒ한겨레, 브루웍스 Ⓒ대한민국구석구석 / 돌창고프로젝트 ⓒ탐방
✨ 창고의 2회차 인생, 새 삶이다!
양곡창고의 새 삶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어요. 1️⃣ 본연의 기능을 고도화하는 양곡창고의 현대화, 2️⃣ 철거 후 마을에 필요한 새로운 시설 건설, 3️⃣ 창고의 특성을 살린 문화·상업 공간으로의 재탄생.
특히, 창고를 새로운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전북 임실의 ‘임실창고 1964’는 베이커리 카페로 변신해 지역 명소가 되었고, 전남 순천의 ‘브루웍스’는 수제맥주 브루어리로 개조돼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죠. 경남 남해의 ‘돌창고 프로젝트’도 빼놓을 수 없어요. 폐창고를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바꿔,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었어요.
몇몇 지역에서는 창고를 공유 오피스, 공방,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 등으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활용하기 나름인 거죠! 많은 곡물을 저장했던 만큼, 넓고 큰 창고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고민해봐야겠어요. 여러분이 사는 마을에도 오래된 새마을창고가 있나요? 어떤 공간으로 바뀌면 좋을지 상상해보세요.
*지난 ‘마음의 콩밭’에서는 점점 줄어드는 주유소의 문제와 새 삶을 찾은 맛있는 주유소를 전하기도 했어요. ➡️ ep.93 맛있는 주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