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권도연, 박혜찬 (아토양조장)
인터뷰 ep.67

SNS를 둘러보다 한 양조장을 발견했어요. 빌딩과 아파트 사이에서 전통주를 빚는 모습.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아파트 숲 속에서 막걸리를 만든다고?’ 양조장은 당연히 도시 외곽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편견이 깨졌어요.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따뜻한 빛이 새어나오고, 안에서는 막걸리를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빵집처럼 퇴근길에 들러 막걸리를 한 병 사가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보면 볼수록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용인 동백동의 아토양조장. 그리고 그곳을 함께 꾸려가는 권도연, 박혜찬 님을 만났어요.
막걸리의 매력에 빠졌어요.
양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했어요. 저희 둘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죠. 취미로 시작한 ‘막걸리 만들기 클래스’에서 우연히 만나 창업까지 이어졌어요. 동업은, 권도연 대표의 맛있는 ‘술’ 때문이었어요. 클래스의 어떤 사람보다도, 시중에 판매된 어떤 술보다 맛있었거든요. 대부분의 전통주는 단맛이 강한 편인데, 권도연 대표가 만든 술은 부드럽게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게 놀라웠어요. 그런데,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주니 거부할 이유가 없었죠. “이 맛이면 뭐든 된다.”싶었거든요.(웃음) 막걸리를 배우면서 ‘이렇게 섬세한 맛’은 노력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것을 알았고요.

권도연 님의 술 맛에 반한 혜찬 님 ⓒ탐방
아토양조장의 일은 둘이서 직접 해요. 술 빚기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영상, 사진, 디자인, 마케팅, 프로그램 운영까지 전부요. “해야겠다!” 싶으면 바로 시작하는 성향이 한 몫했달까요? 심지어 코스터까지 직접 만들려고 레이저 프린터를 들여왔다니까요.(웃음) 그러다 보니 가족보다 양조장에서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히 ‘술의 맛과 품질’이에요.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죠. 좋은 술은 근본인 쌀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아토양조장은 품질이 뛰어난 ‘용인 백옥쌀’을 사용하는데, 용인시에서 농가를 연결해주셨어요. 농부님께서 워낙 꼼꼼하게 농사를 지어주시고, 저희 이야기도 귀 기울여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지금은 자주 오가면서 농번기에는 일손도 돕고, 새참으로 막걸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죠. 그 덕분에, 얼마전 ‘마루나 탁주’가 막걸리 품평회에서 ‘고도수 부문’ 1등을 수상했어요. 100인의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로 심사하는데, 오직 맛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정말 뜻 깊어요.

술 한병에 들어가는 쌀의 양 / 탐방도 지나칠 수 없는 시음 ⓒ탐방
동백동에서 모험을 시작했어요.
동백동 출신도 아니에요. 동백동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토양조장이 자리한 이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서 시작하고 싶었죠. 아마 저희가 전국에서 가장 도심에 있는 양조장이 아닐까요?(웃음) 우스갯소리로 ‘권리금 주고 들어온 양조장은 전국 최초’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상권이 잘 형성된 지역이죠. 원래 이 자리에 동네 맛집으로 유명한 브런치 가게가 있었어요. 바로 앞에 공원과 연결되어,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브런치를 즐기기에 딱이었을 것 같아요. 근데, 양조장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나요? 통유리 사이로 내부가 환하게 보이고, 그 속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 한 잔을 즐기는 공간, 저희가 꿈꾸는 양조장 모습이었죠.

늘 문을 열어두는 아토양조장 ©탐방
대부분 양조장은 도시의 외곽에 위치해 있어요. 술을 빚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희는 지역 소비자와의 접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나왔어요. 물론 공간이 좁고 월세 부담이 크지만, 사람들이 더 쉽게 들어오실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다른 양조장 대표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자기 건물도 없이 월세를 내면서 양조장 운영은 불가능하다고요. 불안했죠. 월세는 제쳐두고, 공간이 좁으니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오랜 고민 끝에, 막걸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던 첫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사람들이 함께 편안하게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술. 산책길에, 혹은 퇴근길에 들러 막걸리를 맛보는 공간.
다행히 저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낯설어 쭈뼛쭈뼛 들어 오셨던 분, 그냥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한번 들어와 봤다는 분, 모두 단골이 되셨어요. 아토양조장은 단순히 술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막걸리를 함께 즐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동백동에 자리 잡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문턱이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요.
양조장은 항상 열려있어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술을 사지 않아도 언제든 들어와 쉬다가실 수 있어요. 양조장 앞에 벤치가 두 개 있는데, 낮에는 어르신들이 앉아서 쉬고 가시곤 해요. 그러면 막걸리를 한 잔씩 따라서 드리죠. 그 한 잔에, 정말 좋아하세요. 그리고나면 어르신과 저는 이미 친구죠. 술 친구, 제일 좋은 친구 아닌가요?(웃음)

동네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일상 ⓒ아토양조장
양조장은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위치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전통주는 유일하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주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케팅에 많이 투자해요. 수도권의 대규모 주류 박람회에 참여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하고요.
저희는 조금 다른 방식을 선택했어요. 지역 행사를 나가죠. 용인 시장과 동네 행사장을 찾아가 전통주를 편하게 즐기는 경험을 드려요. 좀 더 쉽게 전통주를 접할 수 있도록요. 날씨 좋은 주말이나 신제품 출시일에는 아예 양조장에서 잔치를 벌려요. 전을 부치고 수육도 삶아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죠. 주말이면 지나가는 분들에게 시음을 권하기도 하요. 처음 접한 분들은 “여기 뭐 하는 곳이지?”하며 당황하고 망설이기도 하지만요.(웃음) 막걸리를 한 번 맛보시면 다음부터는 더 편하게, 자주 오시더라고요.
처음 술을 출시한 날이 기억나요. 당시에는 공간이 더 크지 않았는데도 400명 넘게 오셨어요. 정말 북적북적했죠.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꼭 동네 잔치를 열고 있어요. 앞으로도 문턱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문턱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도연 님 ©탐방
함께 술을 빚고 나누는 공간
진짜 술을 빚어보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드는 술은 그저 경험을 위한 것이라 간소화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양조장에서 판매하는 술과 똑같은 방식과 재료로 참가자들도 제대로 된 술을 빚어볼 수 있도록 하죠. 레시피도 100% 공개해요. ‘이 정도만 알려드릴게요’가 아니라, 저희가 사용하는 그대로를 공유하면서, 참가자가 스스로 술을 이해하고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양조장과 동일한 레시피로 직접 술을 빚어볼 수 있는 클래스 ⓒ탐방
두 시간 가량 진행하는데, 첫 한 시간은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전통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고요. 그다음 한 시간은 양조장 투어와 함께 술을 직접 만들죠.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시음도 함께 진행해요. 원칙은 ‘딱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있는 만큼’ 마음껏 드리는 거예요(웃음). 수업이 끝났다고 끝이 아니에요. 참가자들이 가져간 술이 잘 익어갈 수 있도록 ‘오픈 톡’을 통해 지원해드려요. 처음 술을 빚어보는 분들도 끝까지 잘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양조장을 만들고 싶어 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매장을 찾는 분들이 많다 보니, 종종 아이들이 멀뚱멀뚱 기다리는 모습을 보곤 하거든요.
부모님들만 시음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쌀로 만든 간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식혜예요. 전통주와 같은 재료로 만들면서도,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죠. 현재 레시피를 다듬고 허가를 준비하는 중이라, 올 여름부터는 시원한 식혜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토양조장의 클래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할 수 있어요.

각자의 최애술과 함께, 도연 님은 마루나 약주를, 혜찬 님은 마루나 동백 ⓒ탐방

아토양조장을 나오며 막걸리를 한가득 챙긴 탐방은 고민할 것도 없이 파티 개봉박두! 🎉 막걸리는 가볍게 한 잔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어? 이거 뭐지?" 하며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떡볶이랑 같이 먹으니 쿨피스는 명함도 못 내밀었고, 김치전이랑 감자전과는 찰떡궁합! 막걸리가 이렇게 다양한 맛을 품고 있을 줄이야.
이런 술을 멀리 가지 않고도 퇴근길에 빵 사듯 들러서 한 병 사갈 수 있다니. 동백동이 참 부러워요. 막걸리를 빚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쌓이는 공간이 된 아토양조장. 이렇게 자연스럽게 술과 사람이 연결되는 곳이 또 있을까요? 다음엔 어떤 핑계로 다시 가볼지 벌써 고민되네요. 😆

사무실에서 열린 파티 / 즐거운 표정으로 설명하는 숭늉 ⓒ탐방
용인│권도연, 박혜찬 (아토양조장)
인터뷰 ep.67
SNS를 둘러보다 한 양조장을 발견했어요. 빌딩과 아파트 사이에서 전통주를 빚는 모습.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아파트 숲 속에서 막걸리를 만든다고?’ 양조장은 당연히 도시 외곽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편견이 깨졌어요.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따뜻한 빛이 새어나오고, 안에서는 막걸리를 기울이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빵집처럼 퇴근길에 들러 막걸리를 한 병 사가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보면 볼수록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죠. 용인 동백동의 아토양조장. 그리고 그곳을 함께 꾸려가는 권도연, 박혜찬 님을 만났어요.
막걸리의 매력에 빠졌어요.
양조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했어요. 저희 둘도 서로 모르는 사이였죠. 취미로 시작한 ‘막걸리 만들기 클래스’에서 우연히 만나 창업까지 이어졌어요. 동업은, 권도연 대표의 맛있는 ‘술’ 때문이었어요. 클래스의 어떤 사람보다도, 시중에 판매된 어떤 술보다 맛있었거든요. 대부분의 전통주는 단맛이 강한 편인데, 권도연 대표가 만든 술은 부드럽게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게 놀라웠어요. 그런데,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주니 거부할 이유가 없었죠. “이 맛이면 뭐든 된다.”싶었거든요.(웃음) 막걸리를 배우면서 ‘이렇게 섬세한 맛’은 노력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것을 알았고요.
권도연 님의 술 맛에 반한 혜찬 님 ⓒ탐방
아토양조장의 일은 둘이서 직접 해요. 술 빚기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영상, 사진, 디자인, 마케팅, 프로그램 운영까지 전부요. “해야겠다!” 싶으면 바로 시작하는 성향이 한 몫했달까요? 심지어 코스터까지 직접 만들려고 레이저 프린터를 들여왔다니까요.(웃음) 그러다 보니 가족보다 양조장에서 둘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히 ‘술의 맛과 품질’이에요.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죠. 좋은 술은 근본인 쌀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아토양조장은 품질이 뛰어난 ‘용인 백옥쌀’을 사용하는데, 용인시에서 농가를 연결해주셨어요. 농부님께서 워낙 꼼꼼하게 농사를 지어주시고, 저희 이야기도 귀 기울여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지금은 자주 오가면서 농번기에는 일손도 돕고, 새참으로 막걸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죠. 그 덕분에, 얼마전 ‘마루나 탁주’가 막걸리 품평회에서 ‘고도수 부문’ 1등을 수상했어요. 100인의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로 심사하는데, 오직 맛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정말 뜻 깊어요.
술 한병에 들어가는 쌀의 양 / 탐방도 지나칠 수 없는 시음 ⓒ탐방
동백동에서 모험을 시작했어요.
동백동 출신도 아니에요. 동백동의 분위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토양조장이 자리한 이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서 시작하고 싶었죠. 아마 저희가 전국에서 가장 도심에 있는 양조장이 아닐까요?(웃음) 우스갯소리로 ‘권리금 주고 들어온 양조장은 전국 최초’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상권이 잘 형성된 지역이죠. 원래 이 자리에 동네 맛집으로 유명한 브런치 가게가 있었어요. 바로 앞에 공원과 연결되어,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브런치를 즐기기에 딱이었을 것 같아요. 근데, 양조장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 있나요? 통유리 사이로 내부가 환하게 보이고, 그 속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 한 잔을 즐기는 공간, 저희가 꿈꾸는 양조장 모습이었죠.
늘 문을 열어두는 아토양조장 ©탐방
대부분 양조장은 도시의 외곽에 위치해 있어요. 술을 빚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희는 지역 소비자와의 접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나왔어요. 물론 공간이 좁고 월세 부담이 크지만, 사람들이 더 쉽게 들어오실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다른 양조장 대표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자기 건물도 없이 월세를 내면서 양조장 운영은 불가능하다고요. 불안했죠. 월세는 제쳐두고, 공간이 좁으니 생산량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오랜 고민 끝에, 막걸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던 첫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사람들이 함께 편안하게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술. 산책길에, 혹은 퇴근길에 들러 막걸리를 맛보는 공간.
다행히 저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낯설어 쭈뼛쭈뼛 들어 오셨던 분, 그냥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한번 들어와 봤다는 분, 모두 단골이 되셨어요. 아토양조장은 단순히 술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막걸리를 함께 즐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동백동에 자리 잡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문턱이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요.
양조장은 항상 열려있어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술을 사지 않아도 언제든 들어와 쉬다가실 수 있어요. 양조장 앞에 벤치가 두 개 있는데, 낮에는 어르신들이 앉아서 쉬고 가시곤 해요. 그러면 막걸리를 한 잔씩 따라서 드리죠. 그 한 잔에, 정말 좋아하세요. 그리고나면 어르신과 저는 이미 친구죠. 술 친구, 제일 좋은 친구 아닌가요?(웃음)
동네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일상 ⓒ아토양조장
양조장은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위치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전통주는 유일하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주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케팅에 많이 투자해요. 수도권의 대규모 주류 박람회에 참여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하고요.
저희는 조금 다른 방식을 선택했어요. 지역 행사를 나가죠. 용인 시장과 동네 행사장을 찾아가 전통주를 편하게 즐기는 경험을 드려요. 좀 더 쉽게 전통주를 접할 수 있도록요. 날씨 좋은 주말이나 신제품 출시일에는 아예 양조장에서 잔치를 벌려요. 전을 부치고 수육도 삶아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죠. 주말이면 지나가는 분들에게 시음을 권하기도 하요. 처음 접한 분들은 “여기 뭐 하는 곳이지?”하며 당황하고 망설이기도 하지만요.(웃음) 막걸리를 한 번 맛보시면 다음부터는 더 편하게, 자주 오시더라고요.
처음 술을 출시한 날이 기억나요. 당시에는 공간이 더 크지 않았는데도 400명 넘게 오셨어요. 정말 북적북적했죠.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꼭 동네 잔치를 열고 있어요. 앞으로도 문턱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문턱 낮은 양조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도연 님 ©탐방
함께 술을 빚고 나누는 공간
진짜 술을 빚어보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원데이 클래스에서 만드는 술은 그저 경험을 위한 것이라 간소화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양조장에서 판매하는 술과 똑같은 방식과 재료로 참가자들도 제대로 된 술을 빚어볼 수 있도록 하죠. 레시피도 100% 공개해요. ‘이 정도만 알려드릴게요’가 아니라, 저희가 사용하는 그대로를 공유하면서, 참가자가 스스로 술을 이해하고 만들어볼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양조장과 동일한 레시피로 직접 술을 빚어볼 수 있는 클래스 ⓒ탐방
두 시간 가량 진행하는데, 첫 한 시간은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전통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고요. 그다음 한 시간은 양조장 투어와 함께 술을 직접 만들죠.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시음도 함께 진행해요. 원칙은 ‘딱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있는 만큼’ 마음껏 드리는 거예요(웃음). 수업이 끝났다고 끝이 아니에요. 참가자들이 가져간 술이 잘 익어갈 수 있도록 ‘오픈 톡’을 통해 지원해드려요. 처음 술을 빚어보는 분들도 끝까지 잘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양조장을 만들고 싶어 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매장을 찾는 분들이 많다 보니, 종종 아이들이 멀뚱멀뚱 기다리는 모습을 보곤 하거든요.
부모님들만 시음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쌀로 만든 간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식혜예요. 전통주와 같은 재료로 만들면서도,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죠. 현재 레시피를 다듬고 허가를 준비하는 중이라, 올 여름부터는 시원한 식혜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토양조장의 클래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할 수 있어요.
각자의 최애술과 함께, 도연 님은 마루나 약주를, 혜찬 님은 마루나 동백 ⓒ탐방
아토양조장을 나오며 막걸리를 한가득 챙긴 탐방은 고민할 것도 없이 파티 개봉박두! 🎉 막걸리는 가볍게 한 잔 마시는 술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어? 이거 뭐지?" 하며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떡볶이랑 같이 먹으니 쿨피스는 명함도 못 내밀었고, 김치전이랑 감자전과는 찰떡궁합! 막걸리가 이렇게 다양한 맛을 품고 있을 줄이야.
이런 술을 멀리 가지 않고도 퇴근길에 빵 사듯 들러서 한 병 사갈 수 있다니. 동백동이 참 부러워요. 막걸리를 빚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쌓이는 공간이 된 아토양조장. 이렇게 자연스럽게 술과 사람이 연결되는 곳이 또 있을까요? 다음엔 어떤 핑계로 다시 가볼지 벌써 고민되네요. 😆
사무실에서 열린 파티 / 즐거운 표정으로 설명하는 숭늉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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