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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6 재정자립도

지방 소멸을 논할 때 흔히 인구 감소에 주목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지표가 바로 🔍재정자립도예요. 뉴스에서 한두 번쯤 들어봤는데,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재정자립도란, 말 그대로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얼마나 경제적으로 독립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예요.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수입과 외부 지원자금으로 살림을 꾸려가는데, 이 때 자체 수입의 비율이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외부 지원자금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지방교부세나 국고보조금 등을 말해요.)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기 쉬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개선 목표를 설정하는데 활용되고 있어요.

💰 지자체 예산과 경제적 지방소멸

지자체는 1년 동안 벌어들일 모든 수입을 예상하여 예산*을 편성하는데, 이를 ‘세입예산’이라고 불러요. 세입예산은 다시 ① 지자체가 직접 벌어들이는 ‘자체재원’(재정자립도 계산 기준)과 ②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는 ‘의존재원’으로 나뉘어요. 예를 들어 2025년 과천시의 총 예산(세입예산)은 4,471억 원인데, ① 자체재원(지방세+세외수입)이 41.6%, ② 의존재원(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 등)이 37.4%로 구성되죠.** 스스로 벌어들이는 자체재원이 50%가 안된다고 놀랐나요? 수도권인 과천은 꽤 높은 재정자립도를 가진 지역이에요.

*지자체 총 예산은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으로 이루어지는데, 재정자립도에서는 일반회계만 적용해요.
**과천시의 일반회계 구성은 지방세, 세외수입, 교부세, 보조금 외에도 보전수입 등 및 내부거래(21%)가 있어요.

비수도권으로 눈을 돌려볼게요. 남해군의 세입예산 규모는 5,352억 원으로 과천시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그러나 이중 자체재원은 10.1%에 불과하죠. 한 해 살림의 82.4%를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어요. =͟͟͞͞(꒪ᗜ꒪ ‧̣̥̇) 아직 놀라면 안돼요! 남해군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요. 자체재원이 10%도 안되는 지역도 많거든요. 이렇게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결국 중앙정부에 더욱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죠. 경제적인 지방소멸은 이미 시작된건지도 몰라요.

⚖️ 국세와 지방세, 그 격차의 딜레마

우리나라 세금은 국세(중앙정부)와 지방세(지방정부)로 나뉘어요. 국세 75%, 지방세 25%. 압도적으로 국세가 많아요. 지자체가 직접 벌어들이는 세금은 제한적이죠. 앞서 과천의 자체재원(41.6%)이 높은 수치라는 게 이해가 되죠?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지방세가 부동산 거래에서 나오는 취득세와 재산세라는 것. 평균적으로 부동산 취득세가 지방세의 30~50%를 차지해요. 이게 뭐가 문제냐고요? 지역 개발이 없거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지방세 수입도 함께 줄어들거든요.( っ °､｡)っ 인구와 기업이 몰려 있는 수도권은 자연스럽게 지방세 수입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성장 동력이 부족한 지방 도시는 세입 확보가 더더욱 어려운 구조인거죠.

📉 재정자립도, 점점 낮아져?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점점 감소하고 있어요.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0년 59.4%에서 2024년 48.6%까지 하락했어요(e-나라지표). 지역별로 보면 더욱 심각해요. 군 지역의 경우, 평균 재정자립도가 20%에도 미치지 못해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운영이 어려워요.

• 서울·광역시 : 84.8%(2000년) → 57.7%(2024년)
• 일반 시 : 50.6%  → 31.5%
• 도 : 37.9% → 36.6%
• 군 : 22.0% → 17.2%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요? 2024년 기준으로 79.8%로, 서울이 1위를 차지했어요. 인구 수는 경기도가 더 많지만, 많은 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벌어들이는 세금이 더 큰 이유죠. 2위는 세종시(63.8%), 3위는 경기도(62.7%)로 나타났어요. 반면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26.9%), 전북(27.3%), 강원(28.9%), 경북(29.8%) 순으로, 비수도권 지역이었어요.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 변화 추이 ⓒ탐방

📈 전남 유일, 순천시 재정자립도 UP

대부분의 도시가 경기 불황으로 재정자립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전라남도에서는 순천시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갔어요. 2025년 순천시의 재정자립도는 19.5%로, 지난해보다 1.9% 증가하며 전남 5개 시(市)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어요. 반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여수(23.8%)와 광양(20.8%)은 올해 재정자립도가 하락했죠. 이에 전문가들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요.

순천시는 2023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약 98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했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어요. 박람회 이후에도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를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관광객 소비가 지역 경제로 이어지도록 전략적으로 연결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