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94 포항

🔥 철과 함께 뜨거운 도시, 포항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왔어요. 이날을 기념해 ‘철의 날’이 제정될 정도로, 포항은 한국 산업화를 이끈 핵심 도시예요.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멋진 별명도 그때 붙었죠. 철강업이 활발해지면서 포항은 대한민국 대표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고, 지역 경제도 덩달아 활기를 띠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포항이 변화의 한가운데 서있대요.Σ( °o°)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포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힘을 잃어가고 있어요.

용광로에서 작업하는 기술자 Ⓒ포스코뉴스룸
🏙️ 대도시, 점점… 멀어지나 봐~
포항이 대도시의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대요. 지방자치법에서는 인구(외국인 포함)가 2년 연속 50만 명을 유지할 때 대도시로 분류해요.* 포항이 대도시 인구 기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2015년, 52만 5,280명까지 늘었던 포항의 인구는 2024년, 50만 207명으로 줄었어요. 매년 2,500명 이상이 빠져나가는 추세죠.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유출이 커요. 일자리는 줄어들고, 교육·문화 인프라는 수도권과 비교해 부족하다 보니, 많은 청년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이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지난 10년간 출생률이 56%나 급감하면서, 신도심보다 구도심의 쇠퇴 속도가 더 빨라졌어요. 빈집이 늘고, 상업시설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대요.

최근 5년간 포항시 인구 Ⓒ탐방
⚙️ 45년 된 공장의 문을 닫다
작년 11월에 폐쇄된 포스코의 포항 1선재* 공장의 이야기예요. 같은 해 7월, 1제강 공장에 이어 문을 닫게 되었어요. 못, 나사, 타이어 보강재 같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던 공장이었지만, 중국발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경쟁이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특히 중국이 1억 4천만 톤의 선재를 싸게 풀어버리면서, 글로벌 가격이 급락한 게 결정적이었어요. 국내 제조업체들도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존 방식으로 버티는 게 점점 힘들어진 거예요. 또 최근에는 일본산 철강 가격도 국내산보다 저렴해지면서 국내산 철강을 어려움은 커지고 있어요.
포항철강산단 생산실적은 2023년 16조 3천 247억 원에서 2024년 14조 7천 824억 원으로 줄었고, 수출액도 36억 5천 893만 달러에서 33억 2천 592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어요. 여기에, 지난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에 25% 관세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현대제철 포항 2공장도 작년, 폐쇄를 결정했다가 노사 협의를 거쳐, 축소 운영으로 선회했어요. 하지만 공장은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래요. 400여 명의 직원들은 출근하지만 생산 업무를 하고 있지 않아 더 힘들다고 해요. 다행인 건,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포항의 주요 철강기업은 고부가가치 철강 분야에 집중하여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에요.
🌍 그때 그 도시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철강산업 쇠퇴의 충격을 경험한 건 영국 셰필드와 미국 피츠버그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이 도시들은 한 산업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깨닫고,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았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도시들의 철강 산업이 무너진 한 요인으로 대한민국 포항이 꼽혀요.(ˆ꜆ . ̫ . ).ᐟ
🛠️ 셰필드(영국) ㅣ 1970년대 이후 철강업이 무너지면서 실업률이 15.8%까지 상승하고 도심 시설의 1/3이 방치됐어요. 하지만 문화 인프라 조성과 첨단산업 유치를 통해 ‘철강 도시’에서 ‘문화·첨단 산업 중심지’로 변신 성공
🚗 피츠버그(미국) ㅣ 1980년대 이후 철강 산업 붕괴와 함께 많은 사람이 떠났어요. 하지만 교육·의료·IT 산업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 현재는 구글, 애플, 우버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입주한 첨단 도시로 거듭났어요.
🚀 포항, 배터리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포항도 ‘그린철강’과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어요. 포항시는 1,507억 원을 들여 오래된 철강 산업단지를 친환경·디지털 산업 거점으로 바꾸는 ‘그린철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철강을 생산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더 깨끗하고 안전한 산업으로의 전환이죠.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 도시로의 도약도 빼놓을 수 없어요.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 톤 생산, 매출 70조 원, 1만 5천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배터리 산업 허브로 성장하려 해요. 이차전지 전문가 1만 명을 양성해 미래 산업 인재도 키우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어요. 이미, 작년 7월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력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었고, 2023년 한해만 7조 4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대요. 철강으로 이미 한번 해본 전 세계 최고의 산업 도시인데, 두 번 못 하겠어요?! 또 한 번의 ‘영일만의 기적’은 곧 일어날 예정🔥
지식│마음은 콩밭
ep.94 포항
🔥 철과 함께 뜨거운 도시, 포항
1973년 6월 9일,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왔어요. 이날을 기념해 ‘철의 날’이 제정될 정도로, 포항은 한국 산업화를 이끈 핵심 도시예요.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멋진 별명도 그때 붙었죠. 철강업이 활발해지면서 포항은 대한민국 대표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고, 지역 경제도 덩달아 활기를 띠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포항이 변화의 한가운데 서있대요.Σ( °o°)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포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힘을 잃어가고 있어요.
*영일만은 포항 앞바다의 만을 말해요. 포항의 옛 명칭인 ‘영일’이 이름으로 붙여질 만큼 포항을 대표하는 장소예요. 해돋이로 유명한 호미곶도 바로 이 영일만에 있답니다.
용광로에서 작업하는 기술자 Ⓒ포스코뉴스룸
🏙️ 대도시, 점점… 멀어지나 봐~
포항이 대도시의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대요. 지방자치법에서는 인구(외국인 포함)가 2년 연속 50만 명을 유지할 때 대도시로 분류해요.* 포항이 대도시 인구 기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2015년, 52만 5,280명까지 늘었던 포항의 인구는 2024년, 50만 207명으로 줄었어요. 매년 2,500명 이상이 빠져나가는 추세죠.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유출이 커요. 일자리는 줄어들고, 교육·문화 인프라는 수도권과 비교해 부족하다 보니, 많은 청년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이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지난 10년간 출생률이 56%나 급감하면서, 신도심보다 구도심의 쇠퇴 속도가 더 빨라졌어요. 빈집이 늘고, 상업시설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대요.
*대도시보다 큰 지역? 바로, 특례시예요. 특례시가 궁금하다면 로컬골든벨을 읽어보세요.
최근 5년간 포항시 인구 Ⓒ탐방
⚙️ 45년 된 공장의 문을 닫다
작년 11월에 폐쇄된 포스코의 포항 1선재* 공장의 이야기예요. 같은 해 7월, 1제강 공장에 이어 문을 닫게 되었어요. 못, 나사, 타이어 보강재 같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던 공장이었지만, 중국발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경쟁이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특히 중국이 1억 4천만 톤의 선재를 싸게 풀어버리면서, 글로벌 가격이 급락한 게 결정적이었어요. 국내 제조업체들도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존 방식으로 버티는 게 점점 힘들어진 거예요. 또 최근에는 일본산 철강 가격도 국내산보다 저렴해지면서 국내산 철강을 어려움은 커지고 있어요.
*선재는 철강을 선 형태로 뽑아낸 철강 제품을, 제강은 철강을 제조하는 것을 말해요.
포항철강산단 생산실적은 2023년 16조 3천 247억 원에서 2024년 14조 7천 824억 원으로 줄었고, 수출액도 36억 5천 893만 달러에서 33억 2천 592만 달러로 크게 감소했어요(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 여기에, 지난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에 25% 관세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현대제철 포항 2공장도 작년, 폐쇄를 결정했다가 노사 협의를 거쳐, 축소 운영으로 선회했어요. 하지만 공장은 사실상 가동 중단 상태래요. 400여 명의 직원들은 출근하지만 생산 업무를 하고 있지 않아 더 힘들다고 해요. 다행인 건,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포항의 주요 철강기업은 고부가가치 철강 분야에 집중하여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에요.
🌍 그때 그 도시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철강산업 쇠퇴의 충격을 경험한 건 영국 셰필드와 미국 피츠버그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이 도시들은 한 산업에 의존하는 위험성을 깨닫고,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았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도시들의 철강 산업이 무너진 한 요인으로 대한민국 포항이 꼽혀요.(ˆ꜆ . ̫ . ).ᐟ
🛠️ 셰필드(영국) ㅣ 1970년대 이후 철강업이 무너지면서 실업률이 15.8%까지 상승하고 도심 시설의 1/3이 방치됐어요. 하지만 문화 인프라 조성과 첨단산업 유치를 통해 ‘철강 도시’에서 ‘문화·첨단 산업 중심지’로 변신 성공
🚗 피츠버그(미국) ㅣ 1980년대 이후 철강 산업 붕괴와 함께 많은 사람이 떠났어요. 하지만 교육·의료·IT 산업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 현재는 구글, 애플, 우버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입주한 첨단 도시로 거듭났어요.
🚀 포항, 배터리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포항도 ‘그린철강’과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어요. 포항시는 1,507억 원을 들여 오래된 철강 산업단지를 친환경·디지털 산업 거점으로 바꾸는 ‘그린철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철강을 생산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더 깨끗하고 안전한 산업으로의 전환이죠.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 도시로의 도약도 빼놓을 수 없어요.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 톤 생산, 매출 70조 원, 1만 5천 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배터리 산업 허브로 성장하려 해요. 이차전지 전문가 1만 명을 양성해 미래 산업 인재도 키우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어요. 이미, 작년 7월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력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었고, 2023년 한해만 7조 4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대요. 철강으로 이미 한번 해본 전 세계 최고의 산업 도시인데, 두 번 못 하겠어요?! 또 한 번의 ‘영일만의 기적’은 곧 일어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