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탐방│7月

#이달의 탐방 #미리보기 #홍천 #선마을

주 평균 스크린 타임 7시간, 주말이면 10시간은 기본. 컴퓨터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 일하고, 퇴근 후엔 TV와 휴대폰을 보고있죠. 머리는 늘 무겁고, 도파민은 과잉된 채 지치기만 했어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데, 이달의 탐방… 선마을이랑 한다고?!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선마을은 디지털 디톡스와 힐링을 위해 만들어진 숙소예요. 식사부터 프로그램까지 모든 게 포함된 올인클루시브형 휴양지(?)죠. 여행 계획은 필요 없어요.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뭐든 해도 괜찮은 곳이에요. 이달의 탐방아 고마워…( ˶'ᵕ'˶)ෆ 그렇게 바로 출발 💨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는데, 공기부터 달라요. 체크인 후, 종이지도를 들고 산책을 시작했죠. 왜 종이지도냐고요? 이제 휴대폰은 안 터지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불편하진 않았어요. 조용한 숲, 평소엔 듣지 못했던 새소리, 길가에서 쉬고 있던 토끼와 고양이까지 오히려 평온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죠.

멀리서 봐도 좋아보이는 우리의 숙소! / 선마을은 어디든지 멋진 산 뷰  ©탐방

🌿 나, 산 좋아하나 봐…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창밖 풍경에 멈췄어요. 나무와 산이 겹쳐 보이는 통창, 차분한 색감의 가구, 여백 많은 공간. 쉼이라는 단어가 공간에 담긴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선마을에서는 전용 생활한복을 입을 수 있어요. 대부분의 숙박객이 다 입고 있어서 고민 없이 빌렸죠. 갈아입고 나니까 어색하던 마음도 사라졌어요. 여기랑 더 잘 어울리는 기분! 어라, 내 스타일인데..?

가장 좋았던 뚜벅뚜벅 숲테라피 / 뱃살아님주의! ©탐방

첫 프로그램은 숲테라피. 폰도 없고 음악도 없으니, 시선은 자연스레 위로! 나무 위, 하늘, 새소리, 바람 소리… 그냥 걷기만 해도 머릿속이 비워지더라고요. 숲 속에서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과 명상을 했어요. 조용히 숲 바닥에 누워있으니 머리 안쪽까지 식는 기분, 가장 여운이 오래가는 순간이었어요. 숲테라피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대자연에 안기는 기분이 들었죠.

여기, 강원도 맛집 아닌가요? / 유일하게 인터넷이 가능한 선이라운지  ©탐방

🍚 밥까지 취향저격  

드디어 밥이다! ( '﹃' * ) 왜 여기까지 와서도 배꼽시계는 정확할까요. 건강식이라고 해서 맛이 심심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든든하고 맛있는 밥인걸요? 단백질 위주 식단에, 나물 반찬이 부담스럽지 않아 다들 여러 번 리필해갔죠. 저녁을 가득 먹어도 이상하게 속이 더부룩하지 않았어요.

다음 프로그램, 소도구 테라피를 하러갔어요. 숲속유르트*에 모여서 작은 도구로 몸을 푸는 시간이었는데, 다들 처음엔 아파하다가 나중엔 하나같이 구매처를 물어봤어요. 지압볼로 근막을 꾹꾹 눌러서 아픈데, 그 이상으로 개운했답니다. 뻐근했던 어깨랑 등이 한 번에 펴지는 느낌! 몸이 가벼워지니까 바로 찜질방으로 갔어요. 양머리는 필수! 안에 앉아 있으면 노곤노곤해져요. 찜질방 바닥에 누워 있다가, ‘이 순간이 너무 좋다~’고 친구와 얘기했어요. 깊은 생각도 안 하고, 폰도 안 보고, 그냥 쉬는 중인데 그 시간이 정말 필요했었나 봐요. 지친 현대인들이여 선마을로 모여라 ✊

선마을에 있는 동안 휴대폰을 거의 안보니 오히려 산책과 대화를 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원래는 대화하다가도 “야 그거 검색해 봐”가 입버릇이었는데, 여긴 검색이 안 되니 수다가 계속 이어졌어요. 그리고 이틀 동안 핸드폰 배터리가 70%도 안 닳았다는 점, 보고드립니다. 훗. 심지어 밤 10시가 되니까 눈이 감기더라고요. 평소에는 새벽까지 휴대폰하다가 뒤척이는데 여기서는 기절하듯 잠들었어요. 이렇게 잘 자본 게 언제였나…🤤

*몽골의 ‘게르’처럼 생긴 숲속 유르트는 아늑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지녔어요. 공간 자체가 깊은 몰입을 도와줘서, 선마을의 명상이나 테라피 프로그램 공간으로 쓰여요.

선마을 케일은 탐방이 접수 완료 / 강원도의 나물밥상, 이렇게 맛있다고요? ©탐방

아침 식사도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특히, 요거트가 유독 맛있었어요. 읽고 계신 선마을 관계자분들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체크아웃 전, 아쉬운 마음에 유료 프로그램인 케일 따기 체험도 신청했어요. 근데 이게, 기대 이상! 케일 양손 가득 따고, 케일 스무디까지 먹었어요. 체험 끝나고 나서 귀농이 체질인 거 같다며 무아지경으로 뜯은 케일을 한 박스씩 들고나왔어요. 시간이 좀 남아서 춘하서가에도 들렀어요. 책도 있고 LP도 들을 수 있는 공간인데, LP를 듣다가 바둑알이 보여서 친구랑 내기 오목도 뒀죠. 직접 딴 케일 5장을 걸고 알까기 승부! 결과는? 완패했답니다. 내 케일 돌려줘…

만족스러웠던 식사에 점심까지 먹고 돌아가기로 했어요. 낙지가 들어간 산나물 비빔밥이 나오는데, 케일 수확할 때, 영양사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산나물 꼭 먹어보세요, 강원도 산나물이 진짜 맛있어요.” 덕분에 후회 없는 마지막 한 끼였어요.

선마을에서 보낸 이틀 동안 특별한 걸 한 건 아니었는데, 자꾸 생각나요. 다시 가고 싶냐고요? 네, 혼자여도 좋고, 친구랑도 좋아요.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싶은 날, 아무 계획 없이 쉬고 싶은 날에 또 가고 싶어요. (人･_･)♡︎

비하인드1)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채우는 만쥬 / 비하인드2) 무아지경 케일따기 ©탐방

✅ 선마을,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계획 세우는 것도 피곤한 분, 주말만 되면 핸드폰에 붙들려 있는 분 주목! 뭔가 열심히 해야 힐링인 줄 아는 요즘 여행들 사이에서, 선마을은 정반대예요. 머릿 속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딱이죠. 혼자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친구랑 가도 잘 쉬게 되는 곳. 진짜 내 속도대로 하루를 살아보는 경험이 궁금하다면, 선마을로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