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윤나연, 오현영, 옥성태, 소경석, 박현준 (시고르청춘)
인터뷰 ep.69

우연히 스친 영상 속, 시골 방방곡곡 다니며 웃고 있는 청년들. ‘시고르청춘’을 그렇게 알게 되었어요. ‘뭐가 그렇게 즐거울까?’ 궁금하다가도 결코 가볍지 않은 농촌과 청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죠. 그들이 보는 시골은 뭘까 궁금한 마음에 DM을 보냈습니다. 혹시 인터뷰 가능할까요? 마주한 시고르청춘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유쾌했어요. 작은 동네에서 커다란 실험을 이어가는 사람들. 완연한 봄기운이 퍼지는 부안에서, 시고르청춘 멤버들을 만났어요.

흔한 시골 풍경 같다고요? 저희에겐 보물인걸요! ⓒ시고르청춘
함께하는 재미가,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시고르청춘은 5명이에요. 기획자 나연, 디자이너 현영, 마케터 성태, 영상 콘텐츠 pd 경석, 마켓 매니저 현준. 본래 부안 사람은 아니었죠. 귀촌한 부모님을 따라 내려온 사람도 있고, 직장 때문에 왔다가 눌러앉은 이도 있어요. 부안에 살면서 하나둘 연결되고, 지역을 기록해 보자는 취지로 만든 유튜브 영상 하나에서 모든 게 시작됐어요.
부안을 소개하는 영상이었어요. 예상보다 큰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겠구나!” 그 가능성을 확인했죠. 이후 굿즈, 플리마켓, 전시 등으로 활동을 넓혔고, ‘시고르 잡화점’도 열게 되었어요. 동아리 같던 모임은 번듯한 ‘주식회사 시고르청춘’이라는 회사가 되었고요.
‘시고르청춘’이라는 이름도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시골에서 청년들이 모여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골’과 ‘청년’을 모티브로 만들었어요. 또 시골보다 ‘시고르’가 입에도 착 붙고 귀엽잖아요?(웃음)

시고르청춘을 만들어가는 나연, 현영, 성태, 경석 (왼쪽부터) ⓒ탐방
영감은, 마을 어귀 평상에서도 시작돼요.
요즘 시고르청춘은 ‘영감 여행’에 빠져있어요. 부안의 13개 읍면을 직접 걸으며, 마을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오롯이 느끼는 여정이죠. 여행에서 얻은 영감으로, 영감지도, 영상, 굿즈를 만들어요. 누군가에게 시골 마을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곳일 수 있지만, 저희에겐 오히려 창작의 원천이에요.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을의 정자에서 누워 바라본 파란 하늘과 파란 지붕. 그런 평범한 풍경들이 콘텐츠의 시작점이 되거든요.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다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장면들을 우리만의 언어로, 색감으로 담아내는 작업. ‘영감 여행’은 그렇게 콘텐츠가 되고, 굿즈가 되고, 영상으로 만들어져요. 단순히 기록을 넘어, 감각을 재해석한 창작물로 다시 태어나는 거죠.
영감지도를 보며, “왜 여기는 안 담았어요?”는 질문도 종종 받지만, 시고르청춘만의 기준을 지키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우리는 실제로 경험하고, 번뜩이는 영감이 있을 때 담아요.” 우리만의 리듬으로 지역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 그게 시고르청춘의 스타일이에요.
영감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콘텐츠는 지역 행사나 플리마켓에서 빛이 나요. 물건을 판매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을을 다니며 얻은 감각과 영감을 사람들과 나누는 장이기도 하니까요. 마을의 풍경, 주민들의 표정, 계절의 온도, 이 모든 것들이 이야기로 다시 연결되는 걸 느낄 수 있죠.
부안의 13개 읍·면에서 찾은 영감을 기록한 ‘시고르 영감지도’ ⓒ탐방
기획은 늘 “우리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서 시작돼요. 억지로 지역을 끌어올리거나 포장하는 대신, 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감정과 흥미를 따라가요. 예를 들면, 티셔츠에 새긴 “부산 아니고 무안 아니고 부안입니다” 같은 문구가 있는데. 농담처럼 시작된 이 말 속엔 지역의 낮은 인지도에 대한 관찰과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시고르청춘 특유의 태도가 담겨 있어요.
"계획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예요. 그게 이어지면 좋은 일이 되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그게 콘텐츠가 되더라고요."
처음엔 단순한 재미로 시작된 일들이, 어느새 사회적 가치로 이어졌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실험이 가능할지. 콘텐츠의 힘을 믿고 계속해서 질문하고 실험하며, 우리만의 해석으로 부안을 다채롭게 그려가는 중이죠.

유쾌한 시선을 담아 부안을 다채롭게 그려가는 시고르청춘 ⓒ탐방
시골, 함께하면 더욱 즐거워요!
윤나연 대표는 말해요. “예전엔 여기서 뭔가 하고 싶어도 누구한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어요. 지금은 저희가 그런 앵커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요? 지금은 외지에서 온 누군가가 부안에 정착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시고르청춘을 찾는다고 해요.
시골에서 ‘관계’나 ‘네트워크’는 중요해요. 시고르청춘도 처음엔 “느슨한 연대”라는 말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어요. 서로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죠. 각자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빠지면 다른 사람이 메워주고, 필요한 게 생기면 기꺼이 나서요. 거창한 희생보다 “같이 해서 즐겁다”는 마음이 우리를 오래 이어준 힘이었어요.
그렇다고 모든 관계가 가까워야 할 필요는 없어요. “시골에선 느슨해도 괜찮지만, 적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서울과 달리 시골은 익명성이 거의 없어서, 작은 오해도 금세 퍼지거든요. 그래서 ‘친하게’보다는 ‘무리 없이’ 잘 지내는 게 중요해요.
처음 부안에 왔을 때만 해도,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막막했어요. 지금은 동네 어르신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지역 행사가 열리면 슬쩍 얼굴을 비추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가요. 그렇게 생긴 연결이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물론 쉽지만은 않아요. 지역 안에서 너무 눈에 띄면 ‘쟤 뭐 하려는 거야?’하는 따가운 시선도 받거든요. 그래서 시고르청춘은 지역 바깥과 연결된 일도 적절히 섞으며, 로컬 안에서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요. 경쟁보다는 협업, 밀어붙이기보다는 함께 걷는 방식으로요.
함께 놀고, 함께 일하고,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일. 시고르청춘은 그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시골이, 함께할수록 더 즐겁고 단단해지는 것 아닐까요? 🌱

함께 할수록 즐거운 시골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탐방

시고르청춘은 거창한 미션보다 일상의 재미에 집중해요. “없으면 만든다”는 태도로 하루를 채우고, 그 안에서 영감을 얻고, 다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죠. 이들의 콘텐츠는 모두 그날그날의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됐어요. ‘오늘은 어디 가볼까?’, ‘이 디자인 티셔츠에 찍어볼까?’, ‘이 마을 이름 너무 귀엽지 않아?’ 같은 대화들 말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들이 어느덧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새로운 지역 청년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어요.
그룹으로도 개인으로도, 따로 또 같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고르청춘. 팟캐스트, 출판, 다큐, 커뮤니티 기획 등 이들이 시골에서 찾은 매력만큼이나 보여주고 싶은 작업도 다양해요. 시골에서 찾은 영감은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시고르청춘의 다음 영감 여행지. 어쩌면, 여러분이 사는 동네일지도 몰라요.🎒
부안│윤나연, 오현영, 옥성태, 소경석, 박현준 (시고르청춘)
인터뷰 ep.69
우연히 스친 영상 속, 시골 방방곡곡 다니며 웃고 있는 청년들. ‘시고르청춘’을 그렇게 알게 되었어요. ‘뭐가 그렇게 즐거울까?’ 궁금하다가도 결코 가볍지 않은 농촌과 청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죠. 그들이 보는 시골은 뭘까 궁금한 마음에 DM을 보냈습니다. 혹시 인터뷰 가능할까요? 마주한 시고르청춘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유쾌했어요. 작은 동네에서 커다란 실험을 이어가는 사람들. 완연한 봄기운이 퍼지는 부안에서, 시고르청춘 멤버들을 만났어요.
흔한 시골 풍경 같다고요? 저희에겐 보물인걸요! ⓒ시고르청춘
함께하는 재미가,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시고르청춘은 5명이에요. 기획자 나연, 디자이너 현영, 마케터 성태, 영상 콘텐츠 pd 경석, 마켓 매니저 현준. 본래 부안 사람은 아니었죠. 귀촌한 부모님을 따라 내려온 사람도 있고, 직장 때문에 왔다가 눌러앉은 이도 있어요. 부안에 살면서 하나둘 연결되고, 지역을 기록해 보자는 취지로 만든 유튜브 영상 하나에서 모든 게 시작됐어요.
부안을 소개하는 영상이었어요. 예상보다 큰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겠구나!” 그 가능성을 확인했죠. 이후 굿즈, 플리마켓, 전시 등으로 활동을 넓혔고, ‘시고르 잡화점’도 열게 되었어요. 동아리 같던 모임은 번듯한 ‘주식회사 시고르청춘’이라는 회사가 되었고요.
‘시고르청춘’이라는 이름도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시골에서 청년들이 모여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골’과 ‘청년’을 모티브로 만들었어요. 또 시골보다 ‘시고르’가 입에도 착 붙고 귀엽잖아요?(웃음)
시고르청춘을 만들어가는 나연, 현영, 성태, 경석 (왼쪽부터) ⓒ탐방
영감은, 마을 어귀 평상에서도 시작돼요.
요즘 시고르청춘은 ‘영감 여행’에 빠져있어요. 부안의 13개 읍면을 직접 걸으며, 마을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오롯이 느끼는 여정이죠. 여행에서 얻은 영감으로, 영감지도, 영상, 굿즈를 만들어요. 누군가에게 시골 마을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곳일 수 있지만, 저희에겐 오히려 창작의 원천이에요. 흔하게 볼 수 있는 마을의 정자에서 누워 바라본 파란 하늘과 파란 지붕. 그런 평범한 풍경들이 콘텐츠의 시작점이 되거든요.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다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장면들을 우리만의 언어로, 색감으로 담아내는 작업. ‘영감 여행’은 그렇게 콘텐츠가 되고, 굿즈가 되고, 영상으로 만들어져요. 단순히 기록을 넘어, 감각을 재해석한 창작물로 다시 태어나는 거죠.
영감지도를 보며, “왜 여기는 안 담았어요?”는 질문도 종종 받지만, 시고르청춘만의 기준을 지키면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우리는 실제로 경험하고, 번뜩이는 영감이 있을 때 담아요.” 우리만의 리듬으로 지역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 그게 시고르청춘의 스타일이에요.
영감여행을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콘텐츠는 지역 행사나 플리마켓에서 빛이 나요. 물건을 판매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을을 다니며 얻은 감각과 영감을 사람들과 나누는 장이기도 하니까요. 마을의 풍경, 주민들의 표정, 계절의 온도, 이 모든 것들이 이야기로 다시 연결되는 걸 느낄 수 있죠.
부안의 13개 읍·면에서 찾은 영감을 기록한 ‘시고르 영감지도’ ⓒ탐방
기획은 늘 “우리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서 시작돼요. 억지로 지역을 끌어올리거나 포장하는 대신, 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감정과 흥미를 따라가요. 예를 들면, 티셔츠에 새긴 “부산 아니고 무안 아니고 부안입니다” 같은 문구가 있는데. 농담처럼 시작된 이 말 속엔 지역의 낮은 인지도에 대한 관찰과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시고르청춘 특유의 태도가 담겨 있어요.
처음엔 단순한 재미로 시작된 일들이, 어느새 사회적 가치로 이어졌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실험이 가능할지. 콘텐츠의 힘을 믿고 계속해서 질문하고 실험하며, 우리만의 해석으로 부안을 다채롭게 그려가는 중이죠.
유쾌한 시선을 담아 부안을 다채롭게 그려가는 시고르청춘 ⓒ탐방
시골, 함께하면 더욱 즐거워요!
시골에서 ‘관계’나 ‘네트워크’는 중요해요. 시고르청춘도 처음엔 “느슨한 연대”라는 말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어요. 서로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죠. 각자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빠지면 다른 사람이 메워주고, 필요한 게 생기면 기꺼이 나서요. 거창한 희생보다 “같이 해서 즐겁다”는 마음이 우리를 오래 이어준 힘이었어요.
그렇다고 모든 관계가 가까워야 할 필요는 없어요. “시골에선 느슨해도 괜찮지만, 적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서울과 달리 시골은 익명성이 거의 없어서, 작은 오해도 금세 퍼지거든요. 그래서 ‘친하게’보다는 ‘무리 없이’ 잘 지내는 게 중요해요.
처음 부안에 왔을 때만 해도,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막막했어요. 지금은 동네 어르신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지역 행사가 열리면 슬쩍 얼굴을 비추는 식으로 관계를 이어가요. 그렇게 생긴 연결이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물론 쉽지만은 않아요. 지역 안에서 너무 눈에 띄면 ‘쟤 뭐 하려는 거야?’하는 따가운 시선도 받거든요. 그래서 시고르청춘은 지역 바깥과 연결된 일도 적절히 섞으며, 로컬 안에서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요. 경쟁보다는 협업, 밀어붙이기보다는 함께 걷는 방식으로요.
함께 놀고, 함께 일하고,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일. 시고르청춘은 그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시골이, 함께할수록 더 즐겁고 단단해지는 것 아닐까요? 🌱
함께 할수록 즐거운 시골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탐방
시고르청춘은 거창한 미션보다 일상의 재미에 집중해요. “없으면 만든다”는 태도로 하루를 채우고, 그 안에서 영감을 얻고, 다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죠. 이들의 콘텐츠는 모두 그날그날의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됐어요. ‘오늘은 어디 가볼까?’, ‘이 디자인 티셔츠에 찍어볼까?’, ‘이 마을 이름 너무 귀엽지 않아?’ 같은 대화들 말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들이 어느덧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새로운 지역 청년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어요.
그룹으로도 개인으로도, 따로 또 같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고르청춘. 팟캐스트, 출판, 다큐, 커뮤니티 기획 등 이들이 시골에서 찾은 매력만큼이나 보여주고 싶은 작업도 다양해요. 시골에서 찾은 영감은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시고르청춘의 다음 영감 여행지. 어쩌면, 여러분이 사는 동네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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