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46 울산시

빈집, 꼭 시골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울산시같은 규모 있는 도시에도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1,700채가 넘거든요. 빈집은 범죄 장소로 사용되거나 악취 등으로 동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데요. 깨진 유리창💥의 법칙 아시죠?!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가 거리에 있으면 그 지역이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로 인식되어 앞으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자동차도 그러한데, 그보다 더 큰 집은 어떠하겠어요. 빈집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2020년부터 울산시는 빈집을 철거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단순히 철거를 넘어, 주민들을 위한 공동 편의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대요. 모두가 피하는 공간에서 함께 모이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거죠. 현재까지 총 49채의 빈집이 주차장, 텃밭, 쉼터 등으로 새롭게 선보였어요. 이전에는 빈집이 방치되거나, 소유주의 철거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울산시의 시도가 빈집 문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울산남구청

🏚️ 두껍아 두껍아 헌집주면 철거해 준다고?!

'빈집정비사업'에서 말하는 빈집은 사람이 1년 이상 살지 않고 방치된 주택을 의미해요. 이 사업의 핵심은 지자체가 비용을 들여 빈집을 철거해 주는 것인데요, 그 대신 빈집 소유주는 철거된 부지를 4년 이상 공공용도로 사용하도록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요. 철거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정 기간 부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되죠. 또한, 사업에 신청한다 해도, 모든 빈집이 자동으로 선정되는 것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울산시 남구의 상황을 살펴보면, 2024년도에는 오직 2호만을 정비할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된 상태예요.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서 아직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없는 거죠. 하지만, 빈집 정비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점점 쌓이다 보면 예산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 빈집 주세요. 1등급으로요.

빈집도 등급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등급을 매기려면 먼저 빈집으로 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앞서 말한 1년 이상 사람이 사용하지 않은 것은 기본이고, 계량기 철거, 출입구 폐쇄, 우편물 대량 적치, 요금 미납 독촉, 외부 파손 방치 등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답니다. 빈집으로 판정이 되면 노후 상태에 따라 다시 1~4등급으로 분류돼요. 1등급은 지금이라도 들어가 살 수 있는 집, 2등급은 좀 고치면 괜찮은 집, 3등급은 안전상 문제가 있어서 구조적 보강이 필요한 집, 4등급은 철거가 필요한 집이라고 해요. 3~4등급인 집에는 지자체가 철거명령을 하는데요. 이에 응하지 않는 소유주에게는 1년에 2차례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소유자도 빈집을 그냥 둘 수는 없어요.

🏚️ 빈집 해결을 위한 다른 아이디어

우리나라보다 먼저 빈집 문제에 직면한 일본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어요. 특히, 일본의 지방 정부들은 아키야(빈집) 뱅크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어요. 빈집 소유주와 구매자/임차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인데, 마치 우리가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민간 부동산 플랫폼처럼 빈집의 위치, 크기, 가격 등등 상세 정보를 제공해요. 또 보조금 지원, 세금 감면, 개보수 지원, 전문가 자문까지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죠. 우리나라에도 민간 빈집 직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어요. 빈집을 수리해 만든 숙소를 예약할 수도 있고, 빈집을 가지고 계신다면 매매부터 리모델링과 임대관리까지 맡길 수 있지만 아직은 활발하진 않아요.

💬 탐방 | 빈집을 마을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꽤 많은데요. 주차 공간이 부족한 마을엔 단비 같은 공간이지만, 주차 공간이 여유로운 지역이라면 주차장보단 다른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처럼 빈집 활용의 범위를 주차, 쉼터, 텃밭에만 국한되지 말고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생활이 가능한 빈집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레지던시)으로 대여하는 것처럼요. 탐방러들의 빈집 활용 아이디어가 궁금해요. 우리 동네 빈집!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탐방러님의 생각을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