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64 태백
독일의 ‘뒤스부르크’라는 도시를 들어보셨나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도시는 아닐 수 있지만, ‘노드파크’라는 공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예요. 사실, 항구도시인 뒤스부르크는 티센(Thyssen)이라는 회사의 제철소가 오랫동안 자리했었고 한때는 독일 산업 성장의 핵심 축을 담당한 산업도시였어요. 하지만 시대가 흘러 1980년대, 예전만큼 제철소가 바삐 움직이지 않게 되고 결국 문을 닫자, 뒤스부르크는 녹슨 철 구조물만 가득한 도시가 되었어요. 산업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뒤스부르크는 100년 동안 오염된 도시를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주민들은 공장을 없애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함께 성장해 온 이 공장을 기억하고 싶었대요. 바로, 기존의 철 구조물 위에 공원을 덧씌우는 방식으로요. 지금은 우리도 선유도공원이나 문화비축기지로 꽤 익숙한 재생 방법이지만, 당시 전세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녹슨 저장소는 야생 정원, 가스탱크는 스쿠버 다이버의 수영장, 박물관, 전망대, 암벽등반 코스 등 많은 놀거리 볼거리로 채워져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고요. 저도 노드파크에서 벙커 클라이밍에 도전하고 싶은데요?! ε۹(⚈U⚈)۶з
클라이밍 가든 ⓒDuisburg-Nord Landscape Park
⛏️ 아듀, 태백 장성광업소
연탄이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1970~80년대, 강원도 태백은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태백의 장성광업소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석탄 생산지이기 때문이죠. 1950년 대한석탄공사가 창립한 이후 최근까지 생산한 석탄의 49%가 장성광업소에서 생산되었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예요. 그런데 석탄의 쓰임이 줄고 매장량이 고갈되면서 탄광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있는데요. 운영 중인 탄광도 지난달 장성광업소, 내년에는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석탄 생산은 종료될 예정이에요. 일생 땀 흘리며 일하던 광부에게 그곳은 어떤 의미일까요? 김영문 씨의 고별사로, 끝을 맞이하는 광부의 소감을 전해요.
“지하 1,000m의 칠흑 같은 어둠 속, 숨이 턱턱 막히는 지열에 작업복은 땀과 탄가루에 절고, 발은 불어 터져 천근만근 힘들었지만, 서로 격려해 주고 위로해 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돌이켜보건대 막장*은 세상에서 가장 낮고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가장 높고 밝은 곳이었으며, 내면의 힘과 지혜를 키울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었다.”
- 강원도민일보(2024.06.28)에서 발췌
🚧 남겨진 기억, 장소 그리고 사람들
지역의 중요한 산업이 사라지는 만큼 여러 걱정과 우려가 있어요. 장성광업소는 지역내총생산(GRDP)의 13.6%에 달하는데, 지역 경제의 10분의 1 이상을 담당해 왔다는 걸 의미해요. 강원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폐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무려 3조 3천 원이나 된대요. 가장 이슈가 된 건 탄광 근로자들의 거취에요. 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에게 위로금, 학자금, 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이 지원된다고 하지만 태백의 마지막 탄광노동자 415명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계속 일할 수 있는 일자리예요. 지금도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해, 태백시민 취업자 2만 2천 4,000여 명 중 18%는 타지역으로 통근하고 있을 만큼 지역 일자리가 여유롭진 않거든요. ●︿● 집도 문제예요. 대부분의 근로자는 대한석탄공사의 사택에 거주해 왔는데, 규모가 1,700여 세대에 달해요. 대부분 노후 아파트이고 폐광이 되면서 아파트도 문을 닫을 예정이거든요. 1년의 유예기간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 거주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죠. 현재 거주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대다수 주민이 고령으로 소득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사도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래요.
장성광업소 철암선탄장 ©대한석탄공사 / 입갱하는 광부들 ©연합뉴스
🏭 1년 먼저 폐광한 ‘화순광업소’ 상황은?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국내 1호 탄광, 화순광업소는 장성광업소보다 1년 앞서 폐광되었어요. 사람들이 사라진 마을의 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사택 아파트에는 일부 주민들만이 남았어요. 이마저도 유예기간이 지나면서 퇴거가 통보되었고 이주를 앞두고 있어요. 한때 인구 1만 명이 넘던 광업소 주변은 3천 명으로 인구가 크게 줄었어요. 정부가 실직한 광부들을 위해 대체 일자리를 연결해 주기도 했는데요. 몇몇 젊은 광부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 화순에 남아 있어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화순에 살며 고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남아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석탄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이 들어오는 거래요. 하지만 아직 명확한 계획조차 만들어지지 않아,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요. (˵ˊᯅˋ˵)
💬 탐방 | 산업이 꽃을 피우고 지는 건, 지역에 큰 변화를 불러오죠. 오늘 전해드린 장성광업소의 석탄 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거예요. 탐방러 님의 지역에는 어떤 산업이,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한때 지역을 이끌었던 산업,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 앞으로도 기대되는 산업이 있다면 탐방에 공유해주세요.
✅ 탐방러들에게 지역을 이끌었던 산업,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 앞으로도 기대대는 산업 등에 대해 물어봤어요! 탐방러들이 알려주는 지역산업. 들어보실래요?
강원도 동해엔 쌍용c&e 동해공장과 DB메탈이 있어요. 두 공장 모두 사양산업에 들어갈 것 같아요. 시멘트 공장은 석회석 노천채굴이 끝나면 공장 문을 닫아야할 것 같고요. DB메탈도 망간합금철을 생산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뒤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20%를 밑돌고 있어 공장 가동이 멈출 날을 대비해야할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상주를 대표하는 산업은 농업! 삼백의 고장이라고 불릴 만큼 쌀, 곶감,누에고치가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
지식│마음은 콩밭
ep.64 태백
독일의 ‘뒤스부르크’라는 도시를 들어보셨나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도시는 아닐 수 있지만, ‘노드파크(Duisburg-Nord Landscape Park)’라는 공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예요. 사실, 항구도시인 뒤스부르크는 티센(Thyssen)이라는 회사의 제철소가 오랫동안 자리했었고 한때는 독일 산업 성장의 핵심 축을 담당한 산업도시였어요. 하지만 시대가 흘러 1980년대, 예전만큼 제철소가 바삐 움직이지 않게 되고 결국 문을 닫자, 뒤스부르크는 녹슨 철 구조물만 가득한 도시가 되었어요. (우리나라의 포항제철이 전 세계를 제패하면서 티센의 철강산업이 축소되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어요.(◔,◔o))산업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뒤스부르크는 100년 동안 오염된 도시를 재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주민들은 공장을 없애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함께 성장해 온 이 공장을 기억하고 싶었대요. 바로, 기존의 철 구조물 위에 공원을 덧씌우는 방식으로요. 지금은 우리도 선유도공원이나 문화비축기지로 꽤 익숙한 재생 방법이지만, 당시 전세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녹슨 저장소는 야생 정원, 가스탱크는 스쿠버 다이버의 수영장, 박물관, 전망대, 암벽등반 코스 등 많은 놀거리 볼거리로 채워져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고요. 저도 노드파크에서 벙커 클라이밍에 도전하고 싶은데요?! ε۹(⚈U⚈)۶з
클라이밍 가든 ⓒDuisburg-Nord Landscape Park
⛏️ 아듀, 태백 장성광업소
연탄이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1970~80년대, 강원도 태백은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태백의 장성광업소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석탄 생산지이기 때문이죠. 1950년 대한석탄공사가 창립한 이후 최근까지 생산한 석탄의 49%가 장성광업소에서 생산되었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예요. (석탄을 가장 많이 생산할 땐 전국에 330여 개의 탄광이 있었대요.😱) 그런데 석탄의 쓰임이 줄고 매장량이 고갈되면서 탄광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있는데요. 운영 중인 탄광도 지난달 장성광업소, 내년에는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석탄 생산은 종료될 예정이에요. 일생 땀 흘리며 일하던 광부에게 그곳은 어떤 의미일까요? 김영문 씨의 고별사로, 끝을 맞이하는 광부의 소감을 전해요.
“지하 1,000m의 칠흑 같은 어둠 속, 숨이 턱턱 막히는 지열에 작업복은 땀과 탄가루에 절고, 발은 불어 터져 천근만근 힘들었지만, 서로 격려해 주고 위로해 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돌이켜보건대 막장*은 세상에서 가장 낮고 어두운 공간이었지만, 가장 높고 밝은 곳이었으며, 내면의 힘과 지혜를 키울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었다.”
- 강원도민일보(2024.06.28)에서 발췌
* 막장? 막장드라마의 막장은 아니고요.( 乂˙-˙) 영어로는 'Blind end' 혹은 'Dead end'라고 부르는 막장은 마지막 장소라는 의미로, 갱도의 마지막 부분 혹은 그 곳에서 일하는 광부를 말해요.
🚧 남겨진 기억, 장소 그리고 사람들
지역의 중요한 산업이 사라지는 만큼 여러 걱정과 우려가 있어요. 장성광업소는 지역내총생산(GRDP)의 13.6%에 달하는데, 지역 경제의 10분의 1 이상을 담당해 왔다는 걸 의미해요. 강원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폐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무려 3조 3천 원이나 된대요. 가장 이슈가 된 건 탄광 근로자들의 거취에요. 폐광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에게 위로금, 학자금, 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이 지원된다고 하지만 태백의 마지막 탄광노동자 415명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계속 일할 수 있는 일자리예요. 지금도 지역 내 일자리가 부족해, 태백시민 취업자 2만 2천 4,000여 명 중 18%는 타지역으로 통근하고 있을 만큼 지역 일자리가 여유롭진 않거든요. ●︿● 집도 문제예요. 대부분의 근로자는 대한석탄공사의 사택에 거주해 왔는데, 규모가 1,700여 세대에 달해요. 대부분 노후 아파트이고 폐광이 되면서 아파트도 문을 닫을 예정이거든요. 1년의 유예기간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 거주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죠. 현재 거주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연 50만 원) 대다수 주민이 고령으로 소득이 없어 다른 곳으로 이사도 힘든 형편이기 때문이래요.
장성광업소 철암선탄장 ©대한석탄공사 / 입갱하는 광부들 ©연합뉴스
🏭 1년 먼저 폐광한 ‘화순광업소’ 상황은?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국내 1호 탄광, 화순광업소는 장성광업소보다 1년 앞서 폐광되었어요. 사람들이 사라진 마을의 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사택 아파트에는 일부 주민들만이 남았어요. 이마저도 유예기간이 지나면서 퇴거가 통보되었고 이주를 앞두고 있어요. 한때 인구 1만 명이 넘던 광업소 주변은 3천 명으로 인구가 크게 줄었어요. 정부가 실직한 광부들을 위해 대체 일자리를 연결해 주기도 했는데요. 몇몇 젊은 광부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났지만, 대부분은 아직 화순에 남아 있어요. 아무래도 오랜 시간 화순에 살며 고향이 되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남아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석탄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이 들어오는 거래요. 하지만 아직 명확한 계획조차 만들어지지 않아,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아요. (˵ˊᯅˋ˵)
💬 탐방 | 산업이 꽃을 피우고 지는 건, 지역에 큰 변화를 불러오죠. 오늘 전해드린 장성광업소의 석탄 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거예요. 탐방러 님의 지역에는 어떤 산업이,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한때 지역을 이끌었던 산업,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 앞으로도 기대되는 산업이 있다면 탐방에 공유해주세요. (폐광지역에서 손꼽아 기다리는 새로운 산업 추천도 좋아요! ヾ(Ő∀Ő๑)ノ)
✅ 탐방러들에게 지역을 이끌었던 산업,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 앞으로도 기대대는 산업 등에 대해 물어봤어요! 탐방러들이 알려주는 지역산업. 들어보실래요?
강원도 동해엔 쌍용c&e(쌍용양회) 동해공장과 DB메탈이 있어요. 두 공장 모두 사양산업에 들어갈 것 같아요. 시멘트 공장은 석회석 노천채굴이 끝나면 공장 문을 닫아야할 것 같고요. DB메탈도 망간합금철을 생산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뒤지면서 공장 가동률이 20%를 밑돌고 있어 공장 가동이 멈출 날을 대비해야할 것 같아요.
ㄴ 동해시의 대표 지역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멈춘다니, 지역에 큰 변화가 찾아오겠네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라지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해요.
제가 살고 있는 상주를 대표하는 산업은 농업! 삼백의 고장이라고 불릴 만큼 쌀, 곶감(하얀 분),누에고치가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
ㄴ 상주의 삼백은 3가지 흰 특산품을 의미한다죠. 넓은 평야에서 나는 쌀 부터 하얀 분으로 덮인 곶감, 누에고치의 하얀 명주까지 좋은 품질을 익히 들어왔어요. 명주박물관에 갔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