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54 음성군

탐방러님은 마지막 우체국 방문이 언제쯤인가요? 워낙 우편 보내는 일이 많지 않을뿐더러, 택배도 편의점이나 집에서 보낼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저곳에서 우체국이 사라지고 있대요. 은행 지점이 축소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굳이 지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농촌에서 우체국이 사라지는 건 큰일이래요. 농민들은 그때그때 신선한 농산물을 보내기 위해서 가까운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데요. 가까운 우체국이 사라지면 농산물을 이고 지고 먼 우체국까지 가야 해요. 음성군에서도 소이우체국이 문을 닫을 예정이래요. 소이우체국을 이용하던 농민들은 그나마 가까운 음성우체국으로 가야 하는데, 농산물을 싣고 복잡한 읍내까지 매일 오가는 건 쉬운 일은 아니예요. 거기다 운전이 어려운 노약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요. (๑ó⌓ò๑)

문을 닫은 소이우체국 ⓒ농민신문

📮 아직 폐쇄는 안 돼

소이우체국은 원래 4월 1일 폐쇄가 예정되어 있었어요. 지난해 12월 충청지방우정청으로부터 지정해지(폐국)가 승인되었거든요. 하지만,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고, 3개월 연장된 7월 1일로 폐쇄가 연기되었죠. 소이우체국은 지역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어요. 2023년 한 해에만 1만 5천여 건의 택배 물량을 처리했고, 특히 8~9월에는 5,600여 건의 과일 상자가 택배로 출하되었죠. 오후 3시까지 우체국에 과일을 가져다주면 신속 정확하게 배송이 되기 때문에 농민들은 안심하고 택배를 이용했어요. 우체국이 아닌 다른 택배회사들이 농산물을 꺼리는 것도 우체국을 주로 이용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 우체국도 어려워

우체국 폐쇄도 이유가 있어요. 바로, 경영난 때문이죠. 택배는 잘 되지만 우편이나 보험 등 다른 부분에서 수익이 크게 줄었거든요. 우체국도 지역의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서 충청지방우정청은 우편 업무만을 처리하는 우편취급국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죠. 우체국은 사업자를 모집해 우편취급국을 운영할 수 있는데요. 1) 우표류 및 수입인지 판매, 2) 우편물 접수, 3) ATM기 관리 및 이용 고객 안내 업무를 수행해요. 과연, 올해도 소이면의 신선한 과일을 우체국 택배로 받을 수 있을까요?

📮 별도로 정한, 별정우체국

우편을 취급하는 기관은 알고 보면, 여러 유형이 있어요.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기관인 우체국, 국가가 민간에 위탁하는 형태인 ‘별정우체국’과 ‘우편취급국’이 있죠. 오늘 소식을 전한 소이우체국은 ‘별정우체국’이에요. 별정우체국의 역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정부가 전국에 우체국을 설치하려 했지만 재정난으로 외진 시골까지 들어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민간이 자기 부담으로 건물을 짓고 시설을 갖추면 우체국 업무를 할 수 있게 사업권을 줬죠. 또 운영자는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을 보장하고 국가가 보수와 운영비를 지원했어요. 운영자는 인사권도 가지고 있어서 배우자나 자녀에게 사업권을 줄 수 있었고요. 운영 적자가 났다면? 이 역시, 국가가 책임지죠. 국가가 전 국민에게 보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의 도움을 받은 것이니까요. 같은 민간 우체국이라도 ‘우편취급국’은 달라요. 적자가 나도 국가가 관여하지 않죠. 때문에, 우편취급국은 소규모 인쇄업, 신용조합, 약국 등을 겸업하는 경우가 많아요.

💬 탐방 | 탐방러님은 우체국에서 있었던 추억이 있나요? 저는 한때 여행지에서 가족 혹은 친구한테 엽서 보내기에 빠졌던 적이 있어요. 또, 요즘에는 느린 우체통이 있으면 무조건 엽서를 넣는 편이고요. 기억이 안 날 때쯤, 우체통에 1년 전 내가 쓴 편지가 오면 그렇게 좋더라고요. 탐방러님도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편지나 선물을 보냈거나 여행 중 도움을 받은 적이 있나요? 아니면 예쁘고 특별해서 소개하고 싶은 우체국이 있다면 탐방에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