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35. 수능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한양으로 가야 했어요.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문경새재와 추풍령, 죽령이 있었는데요. 추풍령을 지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지나면 대나무처럼 죽죽🎋 미끄러진다고 생각해 높고 험한 문경새재를 다들 고집했대요.(거기다 문경聞慶에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까지 있으니 안 거칠 수 없겠죠?) 문경새재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15일 정도 걸렸어요. 왕복 경비에 숙박비,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시험에 응시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일이었죠. 그런데 과거 시험 못지않게 산 넘고 물 건너 수능을 보러 가는 수험생들이 있어요. 어떤 사연일까요?
산 넘고 물 건너, 수능상륙작전
지난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50만 수험생들은 전국 84개 지구의 1,279개 시험장으로 흩어졌어요. 익숙한 학교를 떠나 배정받은 수능 시험장으로 향했는데요, 평소보다 서둘렀는데도 초행길에 헤매거나 시험장을 착각하는 등 해프닝도 많았어요. 한편, 섬마을 학생들은 길게는 일주일가량 일찍 집을 나섰어요. 수능 시험장이 있는 육지로 나오기 위해서였죠. 아니, 섬에도 고등학교 있잖아요! 네, 맞아요. 하지만 효율적인 수험생 배치 및 관리, 부정행위 방지 등 여러 이유로 시험장이 설치되지 않고 있어요.

ⓒ연합뉴스
- 인천 | 백령고와 연평고, 덕적고* 등 인천 도서지역의 수험생 28명은 수능 이틀 전 겨우 섬에서 나왔어요. 그간 거센 풍랑에 배가 결항하며 발이 묶였었죠. 무사히 인천에 도착한 학생들은 시험장 인근의 호텔에 묵으며 막바지 점검 후 시험장으로 흩어졌어요.
- 울릉도 | 울릉도 내 유일한 고등학교, 울릉고등학교의 수험생 21명은 학부모와 후배들의 배웅 속에 포항으로 이동했어요. 수능 시험지와 답안지 수송 문제*로 2010년부터 포항의 시험장을 이용했는데요. 수능 외 토익,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무원 시험도 관내 시험장이 없어 포항이나 대구, 경주 등에서 응시하고 있어요.
- 전남 | 여수와 완도, 진도, 신안 등의 수험생 108명 역시 육지의 고사장을 찾았어요. 민간 선박 이동이 어려울 경우 해경이 수송을 지원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죠. 하의도와 조도의 학생들은 수능이 끝나고도 하루 더 육지에 머물러야 했어요. 배편🛳️이 오전과 오후, 하루 두 편인 데다 오후 6시 이전에 끊기는 탓이죠. 도교육청은 이들 수험생에게 인당 20만 원(하의도와 조도 수험생은 30만 원)의 교통비와 숙박비를 지원했어요.
드디어 안방수능이다!
섬 외에도 수능 시험장이 없어 불편을 겪는 여러 지역이 있어요.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저하 등 시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은 계속해서 시험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요. 올해 그리고 작년 첫 안방수능(?)을 보게 된 증평과 부산 기장부터, 양구의 유일한 수능 시험장의 특별한 소식까지 모아봤어요.

ⓒ동아일보
- 이젠 나도 있어, 충북 증평 | 나만 없어. 고양이😿 아니, 시험장 다 있고 나만 없어. 작년까지만 해도 충북 11개 시·군 중 증평에만 수능 시험장이 없었어요. 수험생은 청주 등 인근 지역의 학교로 시험을 보러 가야 했고, 가족과 선생님도 덩달아 원정 응원(?) 길에 올랐죠. 그리고 올해, 드디어 증평에서 사상 첫 수능이 치러졌어요. 증평에 위치한 세 개 고등학교 중 형석고가 시험장으로 배정된 것인데요. 149명의 수험생이 불편을 덜 수 있게 됐어요.
- 우리가 시험장이 와 없는데~ 부산 기장 | 매년 이맘때 반복해 온 기사가 있어요. (16’) 22년째 시험장 없는 기장·강서, (17’) 강서·기장 고3 원정 수능 언제까지… (21’) 27년째 수능 시험장이 없는 부산 기장… 이처럼 부산 기장과 강서 지역의 수험생들은 동래구와 금정구, 해운대구에 위치한 시험장으로 한 시간이 넘게 이동해야 했는데요. 작년, 기장에도 수능 시험장 두 곳이 설치됐어요. 한편, 김해공항🛫이 있는 강서는 항공기 소음으로 여전히 시험장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영어 듣기 평가 전후로 비행기 이착륙 시간이 조정되지만, 비상·긴급 항공기의 경우 해당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어요.
- 수능도 밥심! 강원 양구 | 양구의 유일한 수능 시험장인 강원외국어고등학교은 수험생 전원에게 급식🍚을 제공했어요. 지자체에서 별도 예산을 들여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메뉴는 갈비탕과 백반, 흰죽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도 있었죠. 재학생과 재수생, 군장병 등 응시자에게 사전 신청을 받고, 원하는 경우 개인 도시락 준비도 가능했어요.
💬 다마수 | 수능 아침 풍경을 담은 뉴스를 보는데 고스란히 그 떨림이 전해지는 듯했어요. 경찰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아슬아슬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을 보며 한시름 놓기도 하고 또, 곳곳의 든든한 조력자들에 감사하기도 했죠. 수험생 여러분, 그리고 수능 외의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둔 모든 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이제 놀자! 수능이 끝난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수능 끝났는데 뭐하지’ 겠죠?😎 탐방러 선배님, 우리 수험생들 뭐 하면 좋을까요? 댓글에 수험생의 버킷리스트를 채워주세요.

지식│마음은 콩밭
ep35. 수능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한양으로 가야 했어요. 영남지방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문경새재와 추풍령, 죽령이 있었는데요. 추풍령을 지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지나면 대나무처럼 죽죽🎋 미끄러진다고 생각해 높고 험한 문경새재를 다들 고집했대요.(거기다 문경聞慶에는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까지 있으니 안 거칠 수 없겠죠?) 문경새재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15일 정도 걸렸어요. 왕복 경비에 숙박비, 생활비 등을 고려하면 시험에 응시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일이었죠. 그런데 과거 시험 못지않게 산 넘고 물 건너 수능을 보러 가는 수험생들이 있어요. 어떤 사연일까요?
산 넘고 물 건너, 수능상륙작전
지난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50만 수험생들은 전국 84개 지구의 1,279개 시험장으로 흩어졌어요. 익숙한 학교를 떠나 배정받은 수능 시험장으로 향했는데요, 평소보다 서둘렀는데도 초행길에 헤매거나 시험장을 착각하는 등 해프닝도 많았어요. 한편, 섬마을 학생들은 길게는 일주일가량 일찍 집을 나섰어요. 수능 시험장이 있는 육지로 나오기 위해서였죠. 아니, 섬에도 고등학교 있잖아요! 네, 맞아요. 하지만 효율적인 수험생 배치 및 관리, 부정행위 방지 등 여러 이유로 시험장이 설치되지 않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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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안방수능이다!
섬 외에도 수능 시험장이 없어 불편을 겪는 여러 지역이 있어요. 장거리 이동에 따른 컨디션 저하 등 시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은 계속해서 시험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요. 올해 그리고 작년 첫 안방수능(?)을 보게 된 증평과 부산 기장부터, 양구의 유일한 수능 시험장의 특별한 소식까지 모아봤어요.
ⓒ동아일보
💬 다마수 | 수능 아침 풍경을 담은 뉴스를 보는데 고스란히 그 떨림이 전해지는 듯했어요. 경찰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아슬아슬 교문을 통과하는 학생들을 보며 한시름 놓기도 하고 또, 곳곳의 든든한 조력자들에 감사하기도 했죠. 수험생 여러분, 그리고 수능 외의 방식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둔 모든 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이제 놀자! 수능이 끝난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수능 끝났는데 뭐하지’ 겠죠?😎 탐방러 선배님, 우리 수험생들 뭐 하면 좋을까요? 댓글에 수험생의 버킷리스트를 채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