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콩밭]인천 옹진군 | ⚾ 위기의 학교에 구원투수의 등장이라

2023-05-15

 지식마음은 콩밭 

ep.10 인천 옹진군


인천 연안에서 배로 한 시간, 🚢섬마을 덕적도. 주민 1,300여 명이 모여 살고 있어요. 학교는 초·중·고를 통합한 덕적초중고등학교가 유일하고요. 그 중 고등학교에는 41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에요.(23년 기준 남 31명, 여 10명) 사라질 위기라더니 생각보다 학생 수가 많다고요? 21년 12월, 야구부가 창단되기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숫자였죠. 야구부가 창단되던 해, 덕적고 전교생은 14명에 불과했거든요. 초·중·고 학생을 모두 더해도 58명에 불과해 전교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검토 대상에 오르며 폐교 위기에 놓였어요. 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은 섬을 떠나 육지로 나가야 하는 수밖에 없고 마을의 침체는 불 보듯 뻔했죠.



사라질 위기의 학교에 구원투수의 등장이라…

당시 인천 출신의 김학용 감독은 덕적고에 야구부 창단을 제안했어요. 인천의 중학교 야구부 7곳의 졸업 예정자가 61명인데 반해, 고등학교 야구부는 3곳뿐이라 선발 인원을 제외한 일부 학생은 야구를 포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진학해야 했거든요. 800여 명의 주민이 야구부 창단 서명 운동에 동참했고, 덕적면발전위원회는 바닷모래 채취로 마련한 주민복지기금에서 1억 원을 후원하기로 약속했어요. 후원회와 동창회도 잇따라 생겼고요. 인천시교육청은 9월 야구부 창단을 승인했어요. 과연 섬마을까지 야구⚾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올까? 하는 우려와 달리 창단 첫 해, 인천, 대전 등 각지에서 21명*의 야구부원이 전학 왔어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지도자 및 선수등록 규정에 따르면 19세 이하부의 대회 참가 신청 최소 인원은 14명 이상으로 이를 넘겨야 했어요. 23년 현재, 덕적고 야구부원은 총 27명이에요.


잠깐, 모래를 사고 팔아요?

한강의 모래사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상상되나요?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사업 이전까지 한강 곳곳에는 백사장이 많았어요. 특히, 광나루 유원지는 강수욕장이라고도 불리며 서울 시민이 즐겨 찾는 여름 휴가지였죠. 70년대 강남과 같은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각종 골재가 부족해지자 바닷모래⏳가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한강 유역의 모래는 물론, 가까이 인천지역 해안도서의 모래도 끌어오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바닷모래, 부르면 달려갈 거야 무조건 달려갈 거야~ 는 아니에요! 골재채취허가 신청 후 승인받은 업체에 한해서만 가능하거든요.(무분별한 모래 채취는 해안 침식의 가속화와 해양 환경의 변화를 일으켜요. 환경단체는 이에 반발하며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하고요)


©️덕적고, MBN 뉴스


섬마을 야구부는 장타를 칠 수 있을까?

섬마을 야구부로는 최초지만 폐교 위기의 학교를 지키기 위해 야구부를 창단한 사례는 덕적고 이전에도 꽤 있었어요. 2011년 3월 창단한 경남 양산의 원동중학교 야구부도 이에 해당해요. 학교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강호로 올라섰고, 2017년에는 첫 프로선수를 배출하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경남 합천의 야로고, 경북 안동의 일직고 또, 최근 ‘마음은 콩밭’에서 다룬 문화도시 영월의 상동고등학교는 전국 최초 야구 공립고 전환을 추진 중이고요.(상동고의 현재 전교생은 3명이에요)

누군가 주전 경쟁에 밀려 섬으로 갔다고 무시하면 이렇게 답해라. 너는 경쟁에서 밀렸을 때도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 섬까지 찾아간 적 있느냐고, 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선수인 적 있느냐고.

덕적고 야구부의 이야기를 다룬 KBS 다큐멘터리에는 많은 응원 댓글이 달렸어요. 1루 베이스, 폐교 위기 모면을 찍고 올해로 창단 3년 차에 접어든 덕적고 야구부. 2루, 3루까지 진출하려면 야구부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하겠죠? 옹진군과 인천시교육청, 그리고 여러 기업은 다방면의 지원으로 열악한 훈련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고 있어요. 어제(14일) 덕적고는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앙전 첫 경기를 치렀어요. 창단 1년이 채 안 된 작년 16강전에 진출했던 만큼 올해 성적이 더욱 기대돼요.



💬 다마수 |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에 다녔어요. 한 학년에 반은 딱 하나씩 있었고 심지어 학생 수가 적은 두 학년이 함께 수업하기도 했죠.(옆 동네 큰 학교로 전학 갔을 때 ‘드디어 1반을 벗어나는구나’ 싶었는데 또! 1반에 배정되어서 못내 아쉬웠어요) 대학생이 되고, 결국 학교가 폐교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22년 기준, 전국의 전교생 60명 이하 초·중·고등학교는 무려 2,173곳. 야구부 외에도 시골 학교로 학생을 불러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어요.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연환경을 적극 이용한 수업 편성과 일대일 맞춤 교육, 장학금 지급 및 주거 지원 등이에요. 그럼 이제 탐방러의 머리를 맞댈 시간. 시골 학교를 지켜라!🦸‍♂️ 탐방러님의 시골 학교 전학생 모집 아이디어를 들려주세요. (혹은, 이미 시행 중인 대책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셔도 좋아요!)


✅ 탐방러와 함께 시골 학교를 지켜라! 다양한 시골 학교 전학생 모집 아이디어를 받았어요. 얼마 전 흥미로운 기사를 봤는데요, 충북 단양에서는 전교생 50명 미만의 7개 초등학교가 합동운동회를 열었어요. 이름하여 ‘제1회 작은 학교들의 큰 운동회’. 총 228명의 학생이 참여했어요. 지자체 및 여러 기관의 지원도 더해져 풍선아트,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선물 증정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됐고요. 북적북적 운동회다운 풍경에, 간만에 아이들도 신나게 뛰어놀았을 것 같은데요? ٩( °ꇴ °)۶ 아래 탐방러의 의견도 공유해요.


  • 스마트스쿨이라고 해서 시골 학교에 좋은 시설들을 많이 도입하고 있더라고요.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또, 학생 수가 많아 모든 아이에게 사용 기회가 돌아가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역이 있다고 들었어요. 도시의 가족이 농촌에 장기 체류하면서 시골살이도 경험하고 현지 학교도 다닌다고 하는 데 좋은 것 같아요. 해보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가족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게 부담되긴 하네요
  • 시골 학교의 경험을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강 등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을 시골 학교에서 여는 거예요. 도시의 학교와는 이질적인 풍경의 학교에서의 경험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 특성화 학교로 전환하는 방법은 양면이 있는 것 같아요. 타겟이 명확해지는 만큼 해당하는 학생만 유입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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