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마음은 콩밭 

ep.32 강진군

조선으로 가는 타임머신, 조만간 프로젝트

매주 주말, 강진의 사의재 저잣거리에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을 주제로 한 마당극 <다산의 꿈>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요. 바로 ‘조만간 프로젝트’인데요. 조선을 만난 시간의 줄임말로, 강진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과 그 이야기를 재현한 주민 참여형 문화 관광 콘텐츠예요. 저잣거리 골목마다 도망친 죄인을 찾아 나선 사또와 포졸을 비롯해 춤바람난 소리꾼의 제자, 아낙네들, 병영 무사들이 누비며 마치 조선시대에 툭 떨어진 듯 실감 나는 체험을 제공해요.

땅끝마을 해남, 하늘끝마을 강진

마당극 <다산의 꿈>의 배경이 되는 이야기는 이러해요. 1801년, 신유박해* 때 다산은 천주교도라는 이유로 강진에 유배돼요. 강진은 땅끝마을이라 불리는 해남과 접해 있는데요, 조정이 있는 한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왔는지 체감이 되죠? 머나먼 타지에 홀로 남겨진 다산을 모두 대역죄인이라 손가락질할 때 유일하게 손 내밀어 준 사람은 주막집의 주모였어요. 주모가 내준 방 한 칸에서 4년간 머물며 다시금 학문에 정진하고,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죠.(다산은 이곳을 생각과 용모, 언어, 행동 네 가지를 올바로 하는 이의 거처라는 뜻에서 ‘사의재’라 이름 붙였어요) 그렇게 18년의 유배 생활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를 포함해 5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집필했답니다. *조선 후기에 발생한 천주교 탄압 사건이에요.

(좌)사의재에서 펼쳐지는 마당극 (우)연습 삼매경인 배우들 ⓒ조만간프로젝트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연기해요

한편, 어디서 이런 실력파 배우들을 섭외해 온 걸까❔ 궁금해졌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마당극의 배우는 모두 강진의 주민들로 구성됐어요.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니 극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죠. 만 14세 이상 강진군민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해요. 무대에 서기 전,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통해 두 달가량 연기와 춤은 물론, 문화 해설 및 서비스 관련 교육을 받고요.

요가원 원장님부터 오토바이 대리점 사장님, 고등학생까지. 강진에 거주하는 것 외에는 성별도, 나이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한데 모여 다산과 주모, 저승사자 등 맡은 배역으로 변신해 명연기를 선보여요. 마당극 외에도 활쏘기 체험, 버스킹 등 모든 프로그램이 주민 참여로 진행되고 있어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 모집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해를 거듭할수록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돼요.

조만간! 다시 만나요

이외에도 강진은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일주일 살기, 오감통통 시티 투어, 청자/갈대 축제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올해 서울국제관광박람회와 부산국제관광박람회에서 각각 최우수 홍보상과 최우수 마케팅상을 수상했어요. 올해 4월부터 쉼 없이 달려온 ‘조만간 프로젝트’는 지난 주말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어요. 추운 겨울 잠시 쉬어갔다가 내년에 다시 찾아올 예정이니까요, 조만간 또 볼 수 있겠네요! 👋

💬 다마수 | 지역에 직접 살면서, 누구보다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 진정성이 느껴지고 또, 더욱 몰입하게 돼요. 한편, 강진에 이렇게 끼와 흥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기도 하고요.(혹, 강진에 살고 있는 탐방러라면 오디션에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떤가요…?!) 그럼, 오늘의 질문! 탐방러가 마당극에 배우로 출연한다면, 어떤 배역을 맡고 싶나요?